유모 할멈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래 사나이는 잠들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눈에 모래를 뿌려 피투성이가 된 눈을 앗아 가는 인물이다. 모래 사나이에 관한 동화, 아버지와 코펠리우스의 비밀스러운 실험, 코펠리우스와 코폴라, 클라라와 올림피아의 눈, 안경과 망원경 등은 모두가 ‘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안구 상실의 공포가 작품 전체에 흐르고 있고, 두 차례의 광기 발발을 포함해 나타나엘에게 결정적인 사건들 역시 시각적인 현상들과 연결되어 있다.6
6 프로이트는 1919년에 나온 그의 논문 「섬뜩함(Das Unheimliche)」에서 안구 상실에 대한 나타나엘의 공포를 정신 분석학적 관점에서 ‘거세 콤플렉스’로 설명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왕』에서 알 수 있듯이 눈과 생식기는 대체 관계에 있고, 모래 사나이의 섬뜩함은 유년 시절의 거세 콤플렉스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