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배미주. 정보라, 길상효, 구한나리, 오정연/ 사계절
좋아하는 작가들의 단편소설 앤솔러지~~!! 이야기의 원형이 가진 힘이라니 이토록 놀랍다.
주인공 이삭이 가진 FASD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 최근에 이 분야를 공부하고 있어서인지 그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이삭의 엄마는 한국 출신, 이삭의 이름은 고유의 한국말이다. 멸종한 도도새가 주는 상징성!
초국적 기업, 연해주의 척박한 환경, 그들은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사회가 쉽게 지워버리는 이들의 삶을, 바람처럼 질기게 살아가는 존엄으로 보여주는 소설 《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라는 제목마저 상징적이다.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 정보라의 《엄마의 마음》은 ‘저주’라는 장치를 통해 모성에 덧씌워진 강요와 속박을 파헤치는데 속이 시원하다. 짧고 강렬한 임팩트!!! 읽다 보면 현실이야말로 가장 끔찍한 공포물임을 깨닫게 된다.
내 삶을 갉아먹는 존재들은 다 버려도 된다는.........
길상효의 《행성의 한때》는 인간의 오만한 진화 서사에 맞서, ‘소수’와 ‘잊힌 생명’의 가치를 말한다. 오만한 인간들에게 경고처럼 느껴지는 문장들이다.
종 아닌 개체를 볼 것!!!라는 문장...
책을 덮으며 보이지 않는 연대, 여성 서사, 잊힌 목소리들은 얼마나 강력한가를 다시 깨닫는다.
단순히 여성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모두, 특히 약자를 떠올려보게 하는 책이다.
소설 마지막에 작가들의 인터뷰 내용도 무척 인상적이다. 정말 큰 충격을 겪었을 때 몸이 주인을 지키기 위해서 기억을 묻어버리는 일!!!
몸은 기억의 흔적을 기억한다고 한다. 우리 여성들이 잘 쌓아 올린 결과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고통을 겪어본 사람만이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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