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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책] 기획회의 614호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7,000원 (350)
  • 2024-08-20
  • : 25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서평단이 보는 서평단 이야기



614호는 서평단 마케팅 방식을 소개하며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서평단의 사례를 다뤘다. 서평단으로서 서평단 얘기를 읽자니 재미있으면서도 엄청 찔리는 부분이 많았다(뭐가 찔렸는지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무튼 이번 호를 읽으며 출판사의 마케팅 전략으로서 서평단을 운영하는 이유와 그 방식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내가 서평을 써 왔던 방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사실 책 이외의 물건을 사는 소비자로서 체험단 블로그 글을 볼 때는 광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빠르게 보고 넘기게 된다. 정성 들여 솔직하게 쓴 체험단 후기도 없는 건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좋아서 올린 후기가 아닌 만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광고 표시가 없어 블로그 포스팅을 열심히 보다가도 글 하단에 “이 포스팅은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와 같은 문구를 마주하면 김이 새는 이유다(12월 1일자로 블로그 체험단 포스팅을 작성할 때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는 문구를 첫 부분에 게재하도록 공정거래위원회 지침이 개정됐다고 하니, 마지막에 실망하는 일은 줄어들 것 같다).

  서평단 마케팅 방식을 꺼리는 출판사 역시 비자발적인 서평으로 마케팅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평 내용을 불충분하게 작성하거나 다른 이의 서평을 베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심지어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받은 책으로 이익을 추구하려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반면 성실하게 서평단 활동을 하는 이들 중에는 오히려 출판사보다 독자 소통이나 출판 동향 파악에 뛰어난 경우도 적지 않다. 〈서평단, 아직 필요한가?〉에서 국내에 발간되지 않은 일본 원서를 스스로 번역해 알린다는 ‘만화 전문 서평단’ 소개를 읽고 말 그대로 ‘전문 서평단’이라고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이호재 기자는 이번 호 첫 번째 기사에서 교육이나 의료 등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서평단 활동을 하면 오히려 출판 기자보다 깊이 있는 통찰을 담아내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변질된 서평단 문화가 보일 때도 있지만, 여전히 서평단은 저비용으로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만들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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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출판사, 서평단을 만나다〉에서 세나북스 대표가 말한 것처럼, 서평단 운영은 당장 마케팅 효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새로운 연결의 불씨”를 만드는 일이라고 볼 수 있겠다. 나만 해도 올해 한겨레출판 서평단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한겨레출판의 책에 더 애정을 갖게 되었다. 우리 엄마가 몇 권을 가져가 읽었고, 다 읽은 책 중 몇 권은 무료 나눔을 하기도 했다. 나눔을 받은 분이나 그 주변 분들이 책날개에 쓰인 ‘한겨레출판의 다른 책’ 목록에 관심을 갖고 다른 책을 더 찾아볼지도 모르는 일이다. 

  신기하게도 나는 다른 서평단분의 블로그 포스팅을 읽고 세나북스 책을 산 적이 있다…. JLPT를 준비할 때 일본어 공부 관련 포스팅을 많이 올리는 블로그에서 세나북스의 《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JLPT N1 30일 완성》을 보고 공부하기에 좋아 보여서 구매했다. 필사하듯이 N1 문법을 공부할 수 있는 책인데, 사실 끝까지 다 쓰진 못했지만 이 책으로 N1 합격에 도움을 받은 건 분명하다. 아무튼, 급수별로 나온 책이니 JLPT를 준비하는 분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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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칭찬하는 책은 사 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누군가는 극찬하고, 다른 이는 깎아내리는 책은 더 읽고 싶다. 서평단이 발전하기 위해 비판적인 글쓰기가 필요하다는 건 과한 바람이 아닐 것이다. (p.31)

나 역시 서평단으로 활동하면서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비판하면 안 될 것 같단 생각을 자주 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서평을 쓰면서 안 좋은 것을 억지로 좋다고 쓴 적은 없다.) 사실 꼭 서평단이 아니더라도 평소 독후감이나 서평을 쓸 때 ‘내가 감히’ 비판해도 되는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고, 애초에 비판이 ‘찬양’보다 더 품이 많이 드는 작업 같기도 하다. 비판적인 글쓰기를 하려면 책이 말하는 요지를 잘 파악하는 것을 넘어서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을 찾아보는 노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 때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저자의 주장을 다르게 볼 여유도 생기는 것 같다. 사실 매번 추가 자료를 찾아가면서 서평을 쓰지는 못했는데, 한 권의 책이 위치하는 지점을 찾아본다는 생각으로 여러 책을 함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서평도 보는 사람이 없다면 서평으로서 가치가 없다. (p.33)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설명하자면, 이 문장은 서평단이나 서평을 쓰는 개인을 두고 말한 것이 아니라 마케터가 서평단을 선정할 때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하는가를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내가 쓴 서평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많이 도달하는지의 문제에도 관심을 두는 편이라 이 문장을 가지고 왔다. 나도 내가 쓴 글로 책의 장점을 널리 알리고 싶지만…! 다른 글에 비해 서평은 유독 유입되는 사람이 신기할 정도로 조회수가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출판사가 서평단으로 마케팅 효과를 보고는 있는 건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많이 보는 서평의 특징은 뭘까? 클릭을 유도하는 제목? 호기심을 유발하는 첫 문장? 너무 길지 않은(…) 분량? 아니면 서평을 쓴 사람의 팔로워(이웃) 수? 서점 리뷰란의 서평을 클릭할 때는 제목이나 내용이 큰 영향을 미치는 데 비해 SNS에서 서평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려면 팔로워 수가 높은 편이 유리할 것 같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검색이 쉽지 않아 더 그렇게 느껴진다. 한편으로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사람들이 특히 주목을 많이 받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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