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당신도 좋은 시를 골라서 읽고 시를 외우고 또 베끼기도 해보십시오. 그러다 보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면서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며 들리지 않던 내면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작가의 말 중에서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울긋불긋 단풍이 짙어가고 낙엽이 쌓이는 가을이 되니 유독 시가 더 마음을 끄는 듯하다.
나태주 시인님의 시는 우리에게 잔잔하고 또 큰 울림과 여운을 주고 있어서 정감이 간다.
그래서 시인과 함께 시를 읽고 필사하는 시간이 더 반갑고 기다려지는 것이리라. 예쁜 필사집 샘플북을 받았다.
'오늘 우연히 만난 시 한 줄이 인생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라는 부제에 고개를 끄덕이며 시집을 펼쳐본다.
15세 때 처음으로 시를 베껴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좋은 문장만 보면 필사를 하신다는 시인님의 모습에서 필사의 매력을 느낄수 있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별 헤는 밤 중에서
시인이 평생 마음에 새기며 좋아했던 시들을 모은 시집으로, 요즘 한창 즐겨 듣고 있는 노래인 '나는 반딧불'로 시작하는데 왠지 그 의미를 알 것 같았다. 흥얼흥얼 노랫말을 곱씹어 보며 가사를 찾아보았다. 필사도 해봐야지!
학창시절 암송했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지금 다시 읽어보니 의미도 제대로 알지 못했을텐데 어찌 이 시를 외우려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은 며칠 전, 수덕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올려다 본 밤하늘을 떠올리게 했다. 최소한의 조명만 켜진 고요하고 서늘한 밤 공기 속에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빛 공해로 가려졌던 별빛이 선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낭만적인 밤의 기억을 떠올리며 나지막히 소리내어 읽다가 마지막 구절에서 울컥 슬픔이 치밀었다. 시를 쓰는 시인의 마음, 시 속에 담긴 생각, 이야기가 느껴지는 듯 했다.

시는 삶에서 우러나옵니다. -나를 살리는 문장 중에서
이용악의 '그리움', 신동엽의 '산에 언덕에'은 그리운 시절, 고향을 떠올리게하고 되돌아보게 한다.
시를 쓴 배경이나 시인의 생애, 시대적인 상황을 알고 나면 그 안에 더 깊고,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음을 알게 된다.
시인이 들려주는 '시인의 노트', '나를 살리는 문장'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문구나 시를 적어보기도 했다.
내나름대로 시를 읽으며 감동하고 위로받고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들, 그 순간만큼은 나의 시간이기에 한줄한줄 필사를 하다보면 더 깊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내 마음을 알아주고, 다독여주는 글, 내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문장이 나를 찾아오더라!
출판사로부터 샘플북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