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정치를 다룬 책은 무겁고 멀게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러나 『이재명의 따뜻한 실용주의』를 펼치는 순간, 정치가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내 삶과 맞닿아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 책은 시작부터 질문을 던진다.
실용주의 정치, 왜 지금 이재명인가.
한국 정치는 왜 실용주의를 요청하는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가.
책장을 넘길수록 그 답은 구체적인 사례와 철학적 사유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재명이 강조하는 실용주의는 추상적 이념의 충돌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지켜내는 정치의 본령이라는 점이 마음 깊숙이 다가왔다.

저자는 실사구시 정신에서 출발해 찰스 샌더스 퍼스, 윌리엄 제임스, 존 듀이로 이어지는 실용주의 철학의 뿌리를 짚는다.
특히 교육철학과 연결되는 맥락은 흥미롭다.
지식이 삶에 봉사할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는 듀이의 사상은 민심과 호흡하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메시지와 공명한다.
이는 곧 현상학적 정치 실천으로 이어지며, 일곱 가지 기본 테제가 제시된다.
민심을 아는 것, 민심을 얻는 것, 그리고 그것을 정책으로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실용주의 정치의 길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이재명의 실용주의를 세계 정치사의 맥락 속에 위치시키는 부분이다.
앙겔라 메르켈을 비롯해 21세기 대표 지도자 네 명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서로 다른 배경과 조건에서도 실용주의가 어떻게 구체적 정치의 성과로 나타났는지 보여준다.
복잡한 사회 문제 앞에서 작동하는 정치가 어떻게 현실을 바꿀 수 있는지, 그 생생한 증거와 사례들을 통해 독자는 정치가 이상론의 경연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책 속에서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우리 역사 속 지도자들에 관한 언급이었다.
선조와 정조의 사례를 통해 국가의 흥망이 지도자의 의지와 선택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다시금 느꼈다.
같은 조건 속에서도 한 사람의 결단이 지옥을 열 수도, 번영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통찰은 실용주의가 왜 지도자의 책임 정치와 연결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재명이 말하는 실용주의는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을 넘어선다.
국민과 함께 걷는 길,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동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새로운 정치의 방향으로 제시한다.
이는 단지 수사적 선언이 아니라 책 전반에 걸쳐 제시되는 구체적 청사진에서 더욱 빛난다.
교육, 복지, 산업, 환경, 외교 등 국가와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영역에서 실용주의의 원칙은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설득력 있게 펼쳐진다.

특히 마음을 울린 대목은 실용주의의 내면화를 다룬 부분이다.
저자는 자신의 성장 과정과 진솔한 서사를 통해 실용주의가 어떻게 뿌리내렸는지 보여준다.
이는 관념이 아니라 삶의 체험에서 길어 올린 정치철학이라는 점에서 더욱 힘이 있다.
거기서 비롯된 통합의 메시지는 단순한 화해의 외침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함께 길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실용주의라는 단어가 더 이상 교과서 속 개념으로 머물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국민의 삶 한가운데서 숨 쉬는 정치의 언어이며, 내일의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그리는 실질적 지도가 된다.
지금 우리 정치에 필요한 것은 이상적 수사보다 국민의 삶을 지켜내는 힘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다시 확인시켜준다.
『이재명의 따뜻한 실용주의』는 읽는 내내 정치가 삶과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새로운 시대를 향한 길목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