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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화
  •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
  • 정희태
  • 19,800원 (10%1,100)
  • 2022-05-22
  • : 678

명화와 와인, 이 두 가지를 엮어서 가볍게 담은 책을 만났다. 이렇게 엮는 것도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에서 명화를 보고 떠올린 와인 이야기를 해준다니 솔깃했다. 독특한 느낌에 일단 시작도 전에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든다.

게다가 명화도 보고 교양이 되는 와인 지식도 챙기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한없이 가벼운 와인 지식, 그리고 좀처럼 늘지 않는 미술 감상 능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기로 한다.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를 읽으며 명화와 와인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정희태. 와인과 미술에 취해 파리에서 살아가는 중이다. 와인의 중심 부르고뉴 지역에서 소믈리에 과정과 와인 시음 과정을 수료했고, 프랑스 각지의 와이너리를 방문하며 와인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프랑스 국가 공인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했고,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을 비롯한 프랑스 문화재에서 10년째 문화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어느 날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보는데 문득 샹볼 뮈지니라는 와인이 떠올랐습니다. 그림에서 전해지는 꽃향기와 따스함, 연못에 고인 물의 습함이 피노 누아로 만든 샹볼 뮈지니 와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와인을 들고 모네가 그림을 그린 장소에 찾아갔습니다. 마치 모네가 된 것처럼 모네가 보았을 풍경을 바라보며 이 와인을 마셨습니다. 이때 제가 느낀 감동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그림과 와인을 연결 지으며 마시니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게 미술과 와인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 작품을 볼 때마다 그림 속에서 느껴지는 이미지 혹은 작가의 인생과 성향에 따라 어울리고 의미가 연결되는 와인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반대로 와인을 마시면서는 향과 맛에 따라 연상되는 그림을 떠올려보았죠. 서로 닮은 작품과 와인을 함께 즐길 때 배가 되는 이 감동을 혼자서만 느끼기엔 아까웠습니다. 와인만 마실 때, 또는 그림만 볼 때 느낄 수 있는 각기 다른 감동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함께하면 감동은 배가 됩니다. 제가 느낀 이 감동과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프랑스에서 와인과 미술을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썼습니다. (7쪽)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머리말 '와인과 미술의 공통된 가치와 감정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을 시작으로, 1장 '와인과 미술에 담긴 가치', 2장 '작품과 와인에 스며든 감정', 3장 '명화 속 와인'으로 나뉜다.



이 책의 구성이 참신했다. 와인 하나, 명화 하나, 차근차근 음미하며 읽어나가는 느낌이 든다. 두 가지 다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소재이지만, 그렇기에 저자의 역할이 큰 것이다. 어떻게 설명해주느냐에 따라 감흥이 다르게 다가오니 말이다.

그리고 와인과 그림의 접점을 짚어줄 때 그 또한 흥미롭게 접근한다. '똑같은 식물의 열매인 포도인데도 품종에 따라 와인에서 느껴지는 향과 맛이 달라지듯, 그림 역시 사용한 물감에 따라 작품에서 풍기는 느낌이 달라집니다. (50쪽)'라는 설명을 보고 나서야 '아, 그렇네.'라면서 그다음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것처럼 말이다.

마리아주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생선에는 화이트 와인, 고기에는 레드 와인"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았겠지만, 그 말이 꼭 맞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효과적으로 좋은 마리아주를 찾는 방법은 우선 맛을 서로 보완해주고 잘 어울리는 맛의 상관관계를 알면 좋다는 것. 음식의 색에 맞추어 와인을 고르거나 소스의 색에 맞추어 와인을 고르는 등의 고전적인 방법도 있다고 한다.

음식의 무게감과 비슷한 무게감을 지닌 와인을 고르거나, 음식이 태어난 곳에서 만든 와인을 고르는 방법도 있다고 하니, 와인을 고르는 마리아주의 다양함을 신기하게 바라본다.

역시 거기에 이어 배색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 색 마리아주 이야기가 이어지니 이 또한 흥미롭다. 와인과 음식처럼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한 색에도 서로의 마리아주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알려주고 짚어주어야 비로소 보인다. 프랑스에서 와인과 미술 공부 10년의 세월을 이렇게 책을 통해 나눠주니, 눈을 반짝이며 읽어나간다.



상당히 정성스레 글을 담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에 대한 글도, 그림에 대한 글도, 각각 따로 놀지 않게 부드럽게 교차하며 글을 풀어나간다. 섬세한 연결이 이 책만의 특징이다.



와인을 디캔팅 하는 이야기가 나오니 문득 예전에 만화를 통해 디캔팅을 접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나는 왜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면 너른 포도밭을 뛰노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느냐며, 나의 능력을 지레 포기하며 와인과 더 멀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어쨌든 이 책에서는 와인이 디캔팅 과정을 거치듯 예술 작품도 관람자가 최상의 상태에서 보고 크게 감동할 수 있도록 복원작업을 거친다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렇다면 수많은 복원 방법 중 가장 좋은 복원은 무엇일까요?

바로 전혀 손대지 않는 것입니다. (146쪽)

여기에는 <밀로의 비너스>와 <사모트라케의 니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뒷이야기가 이 작품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와인과 그림 이야기를 이렇게 풍부하게 들려줄 수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주제로도 와인 이야기 한 번, 명화 이야기 한 번, 교차하며 풀어나가니 두 가지가 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풍부한 사진 자료도 한몫한다. 더욱 입체적으로 수업을 듣는 듯 현장에서 강의를 듣는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와인과 미술에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와인과 미술에 대한 안목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소에 와인을 좋아하고 미술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새로운 시선으로 2가지 문화를 함께 만나며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미처 몰랐다. 와인과 미술이 이렇게 서로 닮은 꼴이며, 함께 하니 더욱 매력이 발산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와인과 미술, 동시 입문서로 손색이 없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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