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저의 『구름은 바람 위에 있어』 를 읽고
나에게 연륜이란 뭣일까?
인생이란 뭣일까?
죽음이란 뭣일까?
이런 것을 가끔은 생각하게끔 하게 하는 시간들이 멈칫거리며 함께 하곤 한다.
벌써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이제 갈 날이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 합리화 해보지만 왠지 더 쓸쓸해지는 듯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후반기 인생을 보내는 시간에서 좀 더 건강을 챙기면서 더 즐겁게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건만 아직도 쫒기는 듯한 시간에 바쁘게 보내느라 너무나 여유가 없어 보여 아쉽기도 하다.
이제는 자연과 더불어 조금은 쉼과 함게 과감히 욕심과 비교를 내리고, 대신 주변에 배려하는 생활을 통해 하늘에 구름의 흐름처럼, 물가의 물이 흘러내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 2막의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의 다짐을 하면서 요즘은 운동 겸 산책을 자주 하면서 우리 자연의 숲과 들풀과 꽃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 사랑하게 된 것은 바로 수시로 하늘을 쳐다보게 되었다.
푸르른 하늘과 하아얀 구름을 언제든지 보면서 나의 마음을 확 펼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노벨상 수상 작가이자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구름은 바람 위에 있어』작품에는 유독 구름을 오래, 또 깊이 바라본 시인만의 애착과 감각이 새겨져 있는 선집이다.
특히나 헤르만 헤세가 머물지 않는 구름을 따라, 헤세가 좇아간 고독과 갈망, 그 마음과 삶의 순례를 담은 산문 선집이다.
헤세에게 ‘구름’은 하늘과 땅 사이를 떠돌며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는, 모든 그리움과 갈망의 은유였다.
시인 헤세가 몰두한 구름의 이미지는 “신의 하늘과 가련한 땅 사이에서 떠도는” 물질이자 “영원한 방랑의 상징”이었다.
늘 스스로를 이방인이라 여겼던 헤세는 구름 속에서 자신과 닮은 고독과 불안을 발견했다.
그는 구름의 순례자가 되어 세상과의 싸움에서 얻은 상처와 치욕을 안고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내가 보았고 내가 했고 내가 겪었던 모든 것이 / 저 높은 구름 행렬 속에서 함께 흘러가네.”
구름은 끝나지 않는 싸움 속에서 잠시나마 스스로를 잃어버릴 수 있는 아름다운 무상함을 주었다.
“너희 방랑자들이여!—우리 또한 방랑자이니.”
이 부름에는 부드러운 동경이 아니라, 돌아갈 수 없는 고향과 잃어버린 시간을 향한 절박함이 스며 있다.
“형태도 머무름도 없는” 구름은 헤세의 또 다른 자아였다.
구름은 그의 이상을 비추는 거울이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며 떠도는 존재로서 인간의 한계를 넘고 영원과 맞닿는다.
구름 덕분에 하늘은 끝없는 허공이 아니라 땅과 이어지는 무대가 되고, 지상의 물질을 머리 위 높은 상공으로 끌어올리며 땅에서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하늘을 향한 그리움을 동시에 드러낸다.
“자연에서 구름의 역할은 예술에서 날개 달린 존재들, 즉 천사와 천재들이 하는 역할과 비슷하다.
스러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몸을 지녔으나 날개를 펴고 중력에 저항하는 존재들이다.”
지상과 하늘 사이를 오가는 덧없고 변덕스러운 구름은, 더 높은 차원의 존재와 같이 순간의 아름다움으로 현현하며 인간적 한계를 넘어서는 예술로 재현된다.
『구름은 바람 위에 있어』는 구름을 사랑하는 이들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든 이들이 “부드러운 바람에 실려” “순례자에게 그리움을 일깨우”는 “창백한 은빛”에 젖어들게 할 것이다.
정말 구름의 수시로 변하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면서 신비스러움을 갖게 만든다.
갖가지 상상을 하게 하고, 예술적인 세계로까지 그려보게 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의 중간 매개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은 매우 흥미롭다.
하이얀 백옥의 구름으로부터 진한 회백색의 구름에까지 갖가지 구름에까지 종류도 여러 가지 모양도 헤아릴 수 없을 마법의 구름들이 오늘은 어떤 모습일지 정말 궁금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