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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가 영화화된다고 한다.  오랜 이국 생활에 지쳐있을 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그건 이국 생활의 장점도 매우 잘 알고 있다는 뜻이므로) 매우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라 영화화 소식이 매우 반갑고 영화가 매우 기대된다. 캐스팅도 잘 된 것 같고. 장강명의 아내 이야기를 소설화한 것이라는데  이로써 돈 이야기만 하는, 아니 돈 이야기를 솔직하게 자주 언급하는 장강명이 돈방석에 앉게 되는 건가. 여전히 그건 아니라고 손익계산서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설명하며 우는 소리를 하는 장강명의 볼멘 소리가 들리는 듯 한데 이로써 장강명은 모든 문학상을 휩쓸고 작품을 영화화까지 시킨 신기록을 달성해 작가계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 것인가.


이 작품이 장강명의 최고 (판매)작품인 이유는 한국의 단점을 아주 꼼꼼하게 다루었기 때문이다. 제목에서처럼. 사람들은 한국이 왜 싫은지 이 이야기를 이렇게 조목조목 짚어가며 욕하는 작품이 있었던가 싶어 매우 통쾌하게 생각한다. 소위 헬조선의 민낯이 만천하에 공개되었으므로. 지금까지 이렇게 노골적으로는 이야기 못 했으므로. 다들 헬조선 헬조선했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제목도 딱 노골적으로 한국이 싫다고 하면서 뒤에서만, 인터넷에서만 욕하던 그 헬조선을 능력있는 젊은이가 어떻게 탈출에 성공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으므로.  


그래서 소설에서 헬조선 탈출에 성공한 여주는 이국땅 호주에서 성공해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나. 그렇지 않다. 보무도 당당했던 여주는 지금 한국에서 산다. 왤까? 다시 말해 여주는 한국이 싫다고 떠났으면서 결국 다시 돌아온다. 그 헬조선으로. 왤까? 왜 여주는 귀국할 수 밖에 없었을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카타르시스는 헬조선 탈출에 있지만 카타르시스는 카타르시스고 우리는 먹고 살아야 하니까. 해필리 에버 에프터는 현실에서는 없으니까.


다소 꼰대스러운 결론일 수 있겠으나 언어장벽 인종차별은 당해 보지 않고는 잘 모르는 일이고 웬만해서는 극복이 안 되며 뼈속까지 차가워지는 타향살이의 고단함의 정도는 가히 상상하기 힘들 정도이고 이러한 기타 등등의 이유로 다수가 '정다운 지옥'으로 돌아오거나 돌아오고 싶어한다는 것. 여주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 그러니 결론은 조오국을 욕만 하지 말고 그래도 여기가 우리의 베이스캠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고, 탈출만이 답이 아니며, 헬조선이긴 하니까 욕은 하되 어떻게 우리의 영원한 베이스캠프를 더 나은 조선으로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헬조선을 외치며 타국으로 떠나 타국에서, 정말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걸 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기득권을 가지고 자국에서 살아왔는지 알게 된다. 기득권이 없어서, 흙수저여서 기회의 땅인 타국(미국, 호주 등등)으로 갔는데 타국에서는 아예 수저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수저만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새는 아니지만 아예 날개를 접고 생활하는 것과 같다고들 한다. )보다는 힘과 자원이 덜 들 수도 있다는 다소 꼰대스럽고 라떼스러운 결론을 내리고 마는 나는야 구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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