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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님의 서재
대부분 작가들의 첫 작품은 자전적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소설에서 자신의 경험이나 삶이 녹아 있지 않는 게 더 힘들지 않을까. 외계생명체나 우주를 이야기하는 sf에도 실제 경험은 없어도, 작가의 철학과 미래관이나 인간에 대한 성찰등이 담겨 있다
루시아 벌린
어린 시절의 그녀를 마주할때면 나 또한 그 시절이 떠올랐다. 가난하지만 아버지에게 사랑받으며, 조금은 특이한 외할아버지와 알콜에 의존하는 어머니의 영향속에서 작가 본인이 스스로 말하듯 예뻤고 인기 많았던 젊은 시절을 거쳐, 네 아이의 엄마로 선생님으로 청소부로 응급실 직원으로, 알콜중독자로, 마약중독자의 아내로, 자살한 엄마의 딸로, 불안하고 가족과도 단절과 이해의 외줄같은 삶을 살았던 루시아 벌린. 그의 자전적 책을 읽고 나서, 단편집을 펼치니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그 시절들의 단편이, 그 시절들의 그녀의 삶을 떠올리게 했다. 오지의 삶과 멕시코에서의 자유로웠던 삶과, 정직했던 사랑, 그닥 올바르지 않았던 남편들, 그러나 매 순간 불안하고 두려우면서도 사랑하길 멈추지 않았던 그녀. 하늘도 바다도 마약에 중독된 남편도 알콜의존증에 비대칭의 자신의 몸도 사랑한 그녀, 그래서 그녀의 시선이 닿는 곳엔 따뜻함이 있다. 더럽고 허름한 세탁소도 그녀의 눈에 담겨 글로 쓰여지면 참 따뜻한 곳이 된다. 먼지조차 햇살속에 빛나는 조각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이 그녀의 능력이 아닐까.
지지않는 삶이지만 이기려고도 하지 않는 삶, 미친듯 울렁이는 삶이란 바다에서 열심히 자신의 몫을 하며 어떤 힘든 순간에도 인간다운 선택을 하며 산 그녀의 이야기가 한 편 한 편 마음에 와닿는다.

(나 또한 어린시절엔 이사가 잦았다. 그 낡고 작은 집들에서 나는 좋은 기억들과 어두운 이야기들을 마음에 담았다. 루시아 벌린의 집들과 그 속에서의 추억을 읽다보니 옛 집들이 기억나기도 한다. )
( 작가님은 36년생 빨간쥐띠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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