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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ya_think_do님의 서재
  • 가끔 사는 게 창피하다
  • 김소민
  • 12,150원 (10%670)
  • 2020-02-27
  • : 360

 #가끔사는게창피하다 #한겨레출판 #김소민


 나에게 상처 주고도 아닌척 했던 날들에 대해

40대.빼도 박도 못 하는 중년이 되어 돌아보니 이런 생각이 덮쳤다. ‘뭔진 모르겟는데 잘못됐다.’ (p.4)

 나는 내게 거짓말을 해왔다.사랑이라며 타인을 방패막이 삼으려 했다.세상이 정한 위계를 그대로 받아들여 사람을 그 칸에 분류한 뒤 나를 무시할 가능성이 있는지 점쳤다.남이 나를 무시한다며 핏대를 세우면서 정작 나는 내게 뭘 원하는지 묻지 않았다.무엇보다,나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를 위해서도 기도한 적이 없다 (p.7)

상냥한 중년여자가 집에 두고 온 개 이야기를 꺼냈다.고마워서 덥석 물었다.”저도 개를 키워보고 싶어요.”아주머니는 친절했다. ”어머,키우세요.아이들은 다 컸을거 아니에요..” 난자가 수정한적도 없다고 하니 아주머니는 당황해 물을 들이켰다.밥이 왜 이렇게 늦게 나오는지,개가 어떤 제롱을 부리는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이어가느라 안간힘을 썼다.분위기가 더 꼬였다.나는 묘한 적의와 죄책감을 느꼈다. (p.61)

친구가 울던 그때.적어도 나는 가만히 오래 곁에 있어줄 수는 있었다.내가 울 때 내 슬픔이 사지 선다형 문제처럼 간단하게 다뤄지지 않기를 바랐던 것처럼 (p.139) ?

 40대의  나이가 되면  누구라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기가 되는건가. 흔히들 마흔 앓이라고 하기도 하는 인생의 감기를 앓는 나이 40대를 직진으로 관통하는 작가의 이야기다  부모가 만들어준 10대와 학창시절 ,대학,그리고 입사. 모든 인간관계가 회사안에 있을 만큼의 시간을 보내다 어느날 호기롭게 퇴사한 후 자신에게 찾아오는 고립감에 몸부림 치고서야 결국은 자신과  마주 하는 작가의 모습은 결코 그녀 혼자만의 이야기만은 아닌지라 씁쓸하기만 하다

<한겨레>에서 13년간 기자로 일한 그녀의 입담은 기대 이상이다.그녀에게 고구마란 없다.그러니 사이다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 그냥 그녀가 풀어내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을 귀와 눈과 마음이면 족하다.스스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때로는 부끄러운 모습 조차도 꺼내보일수 있는건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 존재할 때 가능한 것임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녀가 얼마나 스스로의 삶을 사랑하는지 자신을 사랑하는지 느끼며  읽어 나갔던 것 같다

1부에서는 사추기에 퇴사라는 인생의 사고를 치고 그제서야 자신의 이야기에 기울이게 됐다는 그녀의 이야기들 .2부에서는 어쩌면 인생의 절반쯤  살았을 마흔이라는 나이에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며 나의 상처까지도 인정하고 다독이며 나자신을 사랑하는 이야기들 3부에서는 내게 향하는 시선을 거둬 주변의 타인에게로 돌려 그들과 함께하는 이야기들 .4부에서는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이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속에 나의 이야기들을 담았다.(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

때론 세태를 풍자하는 듯한 시선으로 ,때론 기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때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자로서 느끼는 눈물나는 서러움의 눈빛으로 읽는 동안 나를 미소짓게도 하고 아프게도 하고 서글프게도 했다. 읽는 동안 가장 마음에 남는 부분은 4부 사람에겐 무조건적인 환대가 필요하다 편이었다. 공정한 척 하는 불공정이 제일 불공정 하다는 말이 내 살갖을 파고 들었고 같은 시대를 살았던게 맞았나 싶을 정도로 불공정한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에 코끝이 시큰 거렸다 우리나라 역사의 민낮을 보는건 언제나 아프다.그리고 가끔 사는게 창피하다.

가끔씩 툭 튀어 나오고 글속에서 나좀봐봐 하고 폼 잡고 서 있는 스티커 라고 해야 하나 .읽다 보니 정이 든다. 책 디자인에 대한 편견을 깼다고 해야 하나 .엄지와 검지로 콕 찝어 꺼내 보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하는 귀여운 스티커다.시크한듯 담백한 문장들, 솔직하면서도 구질 구질 청승 맞지 않는 깔끔함.자연스레 미소 짓게 하는 허당기 가득한 순진함. 그럼에도 곳곳에 묻어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연륜이 묻어 나는 날카로운  글들.천상 글꾼이라는 느낌이 드는 읽는 이를 끌어 들이는 마력의 글이다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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