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종이에 무언가를 쓰는 행위자체가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했었다. 집중이 잘 될 때야 자기가 공부하는 내용과 관련된 것들을 적어보는 것이야 당연지사지만, 만약에 집중이 너무 안 될 경우에는 그냥 종이에 끄적이는 낙서라도 하는 것이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낙서가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어쨌든 이렇게 적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저자는 공부 일기를 꾸준히 적어볼 것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보다는 단지 자신의 하루 공부 시간이나 집중한 시간 등을 기록 하면서 스스로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또한 그날 공부했던 것들을 다시금 머릿속에 떠올려보면서 기억을 오랫동안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단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사항으로 저자는 공부 일기를 너무 잘 쓰려고 하지말라는 말도 덧붙인다. 이건 누구한테 보여줄 것도 아니고 단지 위에서 언급했던 목적들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살다보면 때로 수단이 목적이 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는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살면서 늘 주의해야 한다. 오늘 본문의 얘기를 여기에 대입해보자면 수단은 공부 일기라는 것이고 궁극적인 목적은 공부를 통한 성취도 향상이다. 공부든 일이든 뭐가 됐든 간에 자신의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공부 일기는 단순한 기록이다. 에세이가 아니다.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를 갖지 않아도 된다. ‘오늘의 교훈‘은 없어도 된다. 하루 동안 공부한 시간을 돌아보면서 생각나는 것을 쓰면 된다. 공부 일기는 다른 사람이 검사하는게 아니다. 일기처럼 누군가 읽을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쓰면 된다.- P92
노트에 날짜를 쓰고 오늘 읽은 책 제목과 단락 제목을 적는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 처음 알게 된 용어와 개념 설명을 나만 알아볼 수 있게 적는다. 오늘 공부한 내용에 이어서 내일 공부할 내용을 쓴다. 말 그대로 공부에 관해서 ‘아무거나‘ 쓴다.- P92
공부 일기도《안네의 일기》처럼 자기 생각을 ‘기록‘하는 데 충실하게 쓰면 된다.- P93
공부 일기에 인상적인 일, 나중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만 적는 게 아니다. 느낌과 사실을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된다. 점심 식사 메뉴를 적어도 상관없다. 꾸준히 쓸 수 있다면 무엇이든 적는다. 공부보다 더 중요한 일을 했다면 그 일을 쓴다.- P93
공부할 기분이 나지 않아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냈다면 ‘아무것도 안했다‘라고 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이 빈번하다면 문제가 되지만 몇달에 한 번 정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늘은 휴식‘이라고 쓴다.- P93
《메모의 기술》을 쓴 광고 디렉터 사카토 켄지는 자기 생각을 되돌아보기위해 일기에 생각과 느낌을 적는다고 했다. 생각을 적는 게 내키지 않을 때는 책에서 읽었던 문장을 옮겨 적거나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를 베껴 적는다. 그러다가 일기에 적을 내용이 떠오르기도 한다.- P93
꾸준히 써둔 공부 일기를 시간 날 때 읽는다. 그러면 공부한 내용 외에 자신의 나쁜 습관이 보인다. 공부 계획표를 지키지 않은 것,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로 하고 늦잠 잔 것, 공부할 범위를 자주 수정하는 것 등을 알 수 있다.- P93
공부일기는 쓰면 나쁜 습관을 발견하고 고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쁜 습관을 고치려면 우선 자신의 습관을 인지해야 한다. 나쁜 습관을 고치는 첫 단계는 나쁜 습관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P94
공부 일기는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게 아니다. 공부한 내용을 깨끗하게 옮겨 적는 노트 필기나 틀린 문제를 적는 오답 노트도 아니다. 공부한 시간, 공부에 관한 생각과 감정의 기록이다. 공부 일기에 생각을 적으면 자기 앞에 있는 문제가 뚜렷해진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 해결책도 나온다.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과 편견, 새로운 생각도 알 수 있다. 공부에 관한 고민도 어느 정도 해소된다.- P94
종이에 쓰면 머릿속에 복잡한 생각이 단순해지고 구체화된다. 자기 생각을 눈으로 확인하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 계획을 지키지 않는 자신을 인지한다. 이런 계기를 통해서 스스로 변화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P94
책을 읽을 때는 그 책을 읽는 이유에 관해서 자기 생각과 의견을 만든 다음 읽는다. 눈으로 읽지 말고 손으로 읽어라. 부지런히 초록하고 기록해야 생각이 튼실해지고 생각과 의견이 확립된다. 그때그때 적어두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당시에는 요긴하다 싶었는데 필요할 때 찾을 수 없게 된다.- P95
기억을 믿지 말고 손을 믿고 부지런히 기록한다. 기록은 생각의 실마리다. 기록해야 기억이 복원된다. 습관처럼 기록하고 본능적으로 기록한다.- P95
평소에 관심 있는 사물이나 일에 대해 세세히 관찰해서 기록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P95
메모 중에 쭉정이는 솎아내고 알맹이를 추려 계통별로 분류한다. 그리고 현실에 활용한다. 속된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이 정리한 지식체계와 연결한다.- P95
기록은 불완전한 기억을 보완하는 도구이며 생각을 정리한다. 학습 후에 필기 또는 메모를 다시 보는 습관을 들이면 장기기억에 저장되고 기억이 강화된다.- P96
아인슈타인, 뉴턴, 프랭클린, 에디슨, 다빈치, 빌 게이츠, 다산 정약용은 메모광이다. 메모가 종교였다면 이들은 틀림없이 이 종교를 믿었고 광신도가 되었을 것이다. 위대한 메모광은 아이디어를 기록해서 발전시키고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 결과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P96
기억해야 하는 내용을 종이에 적은 다음 그 내용을 반복해서 읽고 다시 정리하면 기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P97
종이에 손으로 쓰는 행위와 손으로 쓴 내용을 다시 읽는게 중요하다.- P97
"읽은 책은 손이 기억한다. 문장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것이 책을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_소설가 이노우에 하사시- P97
기억하고 싶다면 종이에 손으로 써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두는 사람이 많은데 종이에 쓰는 것과 비교해서 기억에 남는 양이 적다. 스마트폰으로 기록의 효과를 보려면 찍어둔 사진을 자주 보고 종이에 적어야 한다. 결국, 종이에 적어야 기억에 남는다.- P97
기록하는 습관은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종이에 적으면서 학습한 내용을 정리한다. 종이에 쓸 내용을 간추리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한다.- P97
복잡해서 이해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종이에 적은 다음 생각하면 답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종이에 적으면 잠재의식에 있던 지식이 의식 영역으로 나온다. 머릿속에서 문제 해결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가 연결된다. 새로운 발상 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떠오른다.- P98
둘째, 집중력이 향상된다. 종이에 적는 동안 문제에 집중한다. 어떤 문제든지 집중하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종이에 쓰기 전까지는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몰랐던 문제가 종이에 쓰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로 바뀌기도 한다.- P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