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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님의 서재
  • 스턱 멍키
  • 제임스 해밀턴-패터슨
  • 17,100원 (10%950)
  • 2025-09-24
  • : 405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스턱 멍키
탐닉의 대가
제임스 해밀턴-패터슨, 박명수 로이트리프레스 2025-09

원숭이는 어떻게 갇힌 걸까?
책 제목을 서문으로 대신했습니다. ‘스턱 멍키’는 어렸을 때 만화책에서 본 원숭이 채집도구입니다. 좁은 입구의 항아리에 손을 집어넣고 바나나를 쥔 채 손을 빼지 못하는 원숭이 이야기로 실제로 존재합니다. 원숭이는 욕심에 바나나를 놓지도 못하고 바위에 부딪혀 깨지도 못하고 계속 날뛰기만 한답니다. 아. 참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놔버리면 살 것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어딘가의 선사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방하착!
그렇지만 원숭이를 비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다음에 나오는 애완동물, 정원가꾸기, 스포츠, 자동차, 패션을 읽어보면 바로 우리가 스턱 멍키입니다. 핵심은 “우리 자신이 쥐고 있는 것”입니다. 편리함, 즐거움을 약속하는 소비 습관을 놓지 못해 스스로를 가두게 합니다.

애완동물을 먹어라!
‘먹여라‘의 오타인가 했는데 영문으로도 Eat Your Pets입니다. ‘먹어라‘의 의미가 잠깐 나오는데 생각하는 그런 뜻이 맞습니다. 하지만 깊이 들어갈 수는 없지요.
애완동물이 전 세계 고기, 생선의 5분의 1을 소비합니다.
2020년 한해에 영국에서 버려진 개가 47,500마리입니다.
개 한 마리를 키우는데 첫 해에 1,800파운드가 필요합니다. (평생 3만파운드가 필요)
2019년 애완동물 식품 회사 1위는 마즈 펫케어의 180억 8,500만 달러 매출.
고양이의 몸속에 톡소플라즈마 곤디 기생충이 번식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개의 밀접한 접촉 그리고 연구 대상 브랜드 제품이 여러 국가에서 시판되고 있다는 사실은 국제적으로 공중 보건에 위험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유럽의 관계 당국은 애완동물에게 날 사료를 먹일 때 잠재적인 건강 위험에 대해 널리 알려야 하며, 성분 선택과 위생관행을 포함한 애완견용 식품 제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애완동물 사료를 만지고 난 후 그리고 배설물을 처리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51p, 아나 프라이타스Ana Freitas 연구원

사람을 키우는 것만이 힘든 것이 아닙니다. 개, 고양이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나저나 애완동물에 대한 인간의 집착이 세계 경제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원 가꾸기
정원 가꾸기는 아름다운 취미가 아닌가요.

Annihilating all that’s made / To a green thought in a green shade
세상의 피조물은 모두 잊고, 초록 그늘에서 초록 생각에 빠져든다
60p, 앤드루 마벨 Andrew Marvell
모두가 부러워하는 정원에서 아름다운 시구절을 읆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네요. 하지만 살충제, 비료, 대량 생산, 외래종 식물... 현대적 전원 문화는 생태계를 존중하지 않는 인간들의 유희랍니다.

스포츠
모터 스포츠 : 내연기관 엔진의 폭발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F1에서만 연간 25만 톤 이상 배출합니다)
골프 : 전 세계 4만개의 골프장 관리에 비료, 제초제, 살충제, 인력, 물의 사용으로 환경을 망치고 있습니다. 미군 기지의 골프장과 사막 한 가운데 골프장은 더욱 지독합니다.
관중 : 관중이 무슨 잘못이 있을까 했더니 경기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전기 자전거! : 이거야말로 친환경, 미래를 견인하는 제품이 아닌가 헀지만 리튬, 납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모든 에너지는 비용을 치른다‘고 합니다.
승리, 흥행의 경쟁이 환경을 밀어버립니다. 그렇다고 경기를 금지해야 할까요. (골프장 수는 좀 줄여야할 것같기도 하지만) 그 안에도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자동차와 비행기: 하이브리드, 전기, 수소 동력
석탄, 석유를 사용하면 배기가스가 발생합니다. 효울이 높아질수록 에너지 소비는 늘어납니다. 하이브리드는 괜찮을까요. 풍력, 태양광, 핵분열... 모두 수명이 다하면 폐기해야 합니다.
수소는 대기에도 존재하며 전기를 생산하며 부산물로 물이 됩니다. 가장 친환경적입니다. 그러나 수소가스를 생산하는데 메탄, 철강, 전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1톤의 수소를 만들려면 9톤의 물이 필요합니다.
또 도로 위 타이어의 마모는 미세 입자를 만들어내는데 배기가스보다 2천배 많은 오염을 발생합니다.
지구를 위하려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패션 산업
통계는 무섭지만 정확합니다.
영국 여성은 연간 자기 몸무게의 절반 정도, 26.7kg의 옷을 구매합니다.
미국 소비자는 5.5일에 한 번씩 옷을 구매합니다.
호주인은 연간 27kg의 새 옷을 구매하고 23kg를 버립니다.
패션은 빠른 유행, 미세플라스틱, 수질오염, 대량 생산, 과잉재고 폐기, 쇼핑 중독으로 이어지는 탐닉의 집합체입니다.

군대의 탄소발자국
전 세계 군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6%를 차지하는데 매년 국방비가 증액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늘린 돈으로 소음피해, 전쟁, 건설을 하면서 더욱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군사 작전, 이동, 물자 생산과 보급, 병력 유지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들이 있습니다.

즐거운 휴가: 에코 롯지와 크루즈
일반 여행보다 에코 투어, 그린 투어를 표방하는 산업이 있습니다. 이들은 에너지 절약형 전구, 물 절약형 화장실, 수건 세탁 횟수 감소 노력에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피합니다. 복도에 타이머 스위치를 설치하여 불필요한 조명을 소등합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단도 제공합니다. ‘시골스러운‘, ‘자연적인‘이라는 단어를 강조합니다. ‘미네랄 친화적‘이라는 말에 날카로운 비판의 메스를 들이댑니다. 와. 신랄합니다. 도저히 도망갈 수가 없겠습니다.

휴대폰과 컴퓨터
저도 하루에 몇시간을 이용하는지도 몰라 이 편은 읽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하루 2분씩 일 년 동안 휴대폰을 사용하면 이산화탄소가 47kg배출됩니다. 한 시간씩 사용하면 1.25톤이 발생합니다.
죄책감에 빠져드는데, 슈퍼컴, 양자컴은 더욱 엄청난 전력을 사용합니다. 광저우의 텐허-2는 18메가와트, 전구 30만 개를 켜는 전력을 소비합니다. 다행입니다. 더 나쁜 것이 있으니까요.

웰니스와 뷰티
시작부터 귀네스 펠트로의 질 냄새 향초가 나오길래 무슨 농담인건가 하고 찾아보니 그런 제품이 실제로 있습니다. 이거야말로 스턱 멍키입니다. 게다가 잘 팔리고 있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웰니스, 뷰티 산업은 현대인의 건강 탐닉, 미적 욕망을 충족하면서 계속 성장하고 있고, 환경 부담과 소비 과잉이 발생합니다. 겉으로는 웰빙의 가치를 표방하지만 끝없는 소비를 일으킵니다. 소비하고 소모되는 웰니스는 남들에게 보이는 비교와 과시입니다. 인간들도 바나나를 내려놓아야 하는데 어렵습니다.

개인의 자유 vs 지구: 암호화폐
어려운 대목입니다. 암호화폐와 환경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해가 되는 것같으면서 다시 보면 이해가 안됩니다. 내용은 차분하게 암호화폐의 역사가 나오는데 거기에 개인의 자유까지 걸치니 복잡한 옵션을 읽는 듯합니다. 결론은 규제가 없는 금융시장은 폰지 사기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끝맺습니다.

운송과 쇼핑
해운산업은 매년 9억 4천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항공산업보다 많은 양입니다. 온라인 쇼핑, 글로벌 운송 등 쇼핑 산업이 발달하면서 운송은 늘어납니다. 빠른 배송의 편리함으로 그 그림자에 탐닉이 있습니다.

주변을 살피는 스턱 멍키
다시 불쌍한 스턱 멍키로 돌아왔습니다. 바나나만 내려놓으면 무리로 돌아가 보스 원숭이가 될 수도 있지만 끝없이 붙잡이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모든 글에서 바나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이 숨어있습니다. 언제까지 바나나를 붙잡고 욕망을 해결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우스꽝스런 원숭이의 모습이 그저 만화에 나올 일만이 아닙니다. 욕망과 탐닉을 만족시키려고 힘쓰고 있는 인간 역시 같은 모습입니다. 다시 표지를 보니 병 안에 바나나가 먹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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