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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당화 그늘

베개용암을 출발해 백의리층을 향해 가는 중에 윤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서울 모 숲해설 교육기관에서 함께 수업을 듣는 사람들 중 서울의 최 ** 선생님이 내게 전화를 해도 받지 않더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래요? 란 말을 하고 말았다. 일행이 있었기 때문이고 길게 말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통화 후 나를 돌아보니 지난 1년 사이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 몇을 차단하는 데에 참 과감했다는 생각이 든다. 머뭇거리기 잘하고 정 많은 내 성향을 감안하면 스스로도 의외다 싶을 정도다. 내가 차단한 세 사람은 필요할 때만 전화하거나 겉과 속이 다르게 나를 이용하려고 한 사람들이다.

 

문제는 나는 그럴 만해 그들을 차단하고 친구목록에서 잘라냈지만 그런 일이 몇 건 일어나다 보니 내가 지나치게 빡빡하거나 융통성이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난감함이 든다는 점이다. 아직 사회화가 덜 되어서인지 모르지만 나는 욕심과 안하무인적 태도로 덕(德)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을 몹시 경멸한다.

 

내가 연천의 비기독교 신자 지질해설사 가운데 최고로 깨끗한 분이라고 하신 한 선생님은 나를 정확히 꿰뚫어 본 것이다. 정치인들만이 부도덕하고 탐욕스런 것이 아니라 내 주위 사람들 가운데서도 부도덕하고 탐욕스러운 사람들이 꽤 있다.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그에 맞게 점점 더 사람을 속이고 남을 무시하고 자신만이 옳다고 여길 사람들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이란 말을 읊조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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