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단의 작가와 명사 37인이 한 권의 책에서 만났다. 책발전소 ‘이달의 큐레이터’ 레터로 책발전소북클럽 회원들에게만 유료로 발송되고 봉인되었던 작가들의 책편지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작가들이 책임감을 갖고 한 권의 책을 살려내고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썼던 책편지들에는 작가들의 책과 인생에 대한 특별한 시선과 애정이 스며 있다.
책발전소북클럽의 대표이자 엮은이 김소영은 책 서두에 길고 곡진한 편지 한 통을 새로 쓰며, 왜 이런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북클럽을 시작했는지, 왜 작가들에게 편지라는 형태로 책과 인생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지, 그리하여 이 편지들이 그 자신의 인생과 삶에 어떤 힘과 용기와 계기로 자리잡았는지를 고백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저는 어른의 삶과 아이의 삶이 다르기 때문에 행복 또한 어른의 행복과 아이의 행복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아주 단순하게 이해해서, 즐겁고 신나고 재밌고 맛있으면 행복합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행복의 조건은 그것보다 더욱 단순합니다. 어른들은 일단 마음속에 걱정거리가 없어야 행복합니다. 마음에 에걸리는 것 없이 잠자리에 들 수 있으면 그게 최고의 평안이자 행복이라고들 하지요. 이것이 바로 어른의 삷이요 행복의 조건인 것이죠. p39~40
첫 마음, 이라는 간결한 의미의 두 음절에 불과하지만 왠지 저에게는 매우 다채롭고 복잡한 단어처럼 느껴집니다. 처음을 대할 때 인간이 으레 품게 되는 설렘과 두려움, 신체적 긴장까지 모두 포괄한 표현이기 때문이지요. 이제는 어느덧 7년차 작가가 되어 글쓰기가 노동의 동의어가 되어 버렸지만 처음 작가가 되었을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신인상 소식을 알리는 전화벨, 처음 소설을 발표할 할때의 설렌, 첫 원고료를 받았을 때 온몸에 퍼지던 따땃한 온기... p91
일상은 아무리 즐거워도 너무나 자주 권태롭고, 이따금 떠나는 여행은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세상 밖은 아니고, 가족보다 가까운 사이라도 완전히 이해 할 수 있는 관계는 없어서 우리의 의이해와 경험은 여전히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데요. 그럴 때, 아니 니그래서 필요한 것이 이야기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늘 함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게 아닐까요? p110~111
앞으로도 저는 끊임없이 다양한 경험을 해볼 생각입니다. 제가 왜 많은 걸 경험하고 싶어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이 경험들이 어떻게든 제게 도움이 될 거라는 막연한 믿음만 있을 뿐입니다. 경험이 쌓이고 쌓여 그 언젠가 이들이 제게 어떠한 답을 해주겠죠. 어쩌면 저 역식 편지를 통해 여러분과 인생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176
여기 이 인물들은 선형적으로 흐르는 우리의 인생, 삶은 단 한 번뿐이며 시간은 절대 돌이킬 수 없다는 가혹한 전제조건 위에서 때론 혼잣말하듯 때론 고백하듯 이야기합니다. 그들의 목소리에 은은하게 배어 있는 죄책감과 씁쓸함이 삶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순간들을 비춥니다. 인생은 이토록 알 수 없는 일투성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 우리로서는, 묵묵히 먹먹히 따라 읽어갈 수 밖에요. '그때 만약 ~했더라면'의 시차가 주는 아득함을 함께 누려주세요. p258
어제는 비교적 안깨고 잠을 잘자서인지
오늘 컨디션은 좋았다.
그래서인지 공황약을 다시 먹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이젠 그만 먹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날 불안하게 했던 기말시험도 끝나고
시험뒤로 미뤄두었던 약속도 이제 어느 정도 끝나고
아! 그리고 여행 떠난 꼬맹이까지 무사히 돌아와서인지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정리할 마음도 생긴다.
37편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편지...
베스트셀러들이 살짝 시큰둥 해지는 시기여서인지
필자들이 정성껏 소개한 책한권 한권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글 잘쓰는 사람들의 짠밥이라는 건 이런거구나. 부럽다.
이런 생각들과 함께...
이토록 다정한 개인주의자 -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도덕
배려의 말들
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어머니를 위한 여섯까지 은유
비둘기
스웨덴 장화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이있다 - 우아하고 유쾌하게 나이 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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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덥지만 내일은 도서관에 다녀와야겠다.
읽고 싶은 책이 잔뜩생겼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