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저자, 김현정 작가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작가생활을 시작하여 10년간 생방송 원고를 썼고, 이후 JTBC의 <앵커브리핑>, KBS의 <뉴스9>의 작가로 원고를 써왔다. 또 2021년부터는 대학에서 방송글쓰기 강의를 하며 요즘은 웹툰도 연재하고 있다. 매일 촌각을 다투는 긴급함과 살벌함이 존재하는 방송현장에서 이렇게나 오래도록 살아남은 작가경력이라면 사실 보통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쉬지않고 꾸준하게 글을 써온 내공있고 뚝심있는 작가라는 증거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저자 자신 또한 이런 꾸준함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고있다.
글 좀 쓰는 사람이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 내가 작가 행세를 하는 이유는 딱 하나, 매일 써왔기 때문이다. ...
누구에게나 반짝이는 한 줄은 있다. 하루이틀, 혹은 몇 주는 재능과 순발력으로 이어갈 수도 있지만, 매일 써낸다는 것은 재능과는 다른 문제다. ... 적어도 나는 이 지긋지긋한 글 감옥에서 도망가지 않았다.
... 하루 반짝 잘 쓰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매일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늘 좀 못 썼다고, 주눅 들지 않아야 내일도 쓸 수 있다.
그런면에서 좋은 작가의 요건 하나를 건져올리게 된다. 그건 꾸준함이다. 더구나 날마다 비난과 평가가 난무하는 방송계에서 꾸준하기 위해서는 용기도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 글을 쓰는 작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냥 꾸준함이 아니라 무지막지한 꾸준함, 용기와 배짱을 장착한 수퍼 울트라 꾸준함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그녀는 실제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를 통해 배우는 좋은 작가로서의 또 하나의 요건은 배움과 흡수의 자세이다. 그토록 오랜 작가 경력을 내세울 만하지만 그녀는 늘 눈과 귀를 열어두고 부지런히 읽고 또 읽어 자신을 먼저 채운다. 그러고보면 좋은 작가는 동시에 매우 부지런한 독자이기도 한 것 같다.
나는 신문이 없으면 일을 못하는 사람이다. 누군가 글쓰기 비법을 물어본다면 나의 답변 1번은 언제나 같다.
- 신문 하나 정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고 메모하세요. ...
몇년 동안 지치지않고 꾸준히 읽는다면 그 사람의 글쓰기는 누구도 못 이긴다. 진짜다.
종이신문은 하루의 세상이 모두 집약된 종합예술이다.
김현정 작가의 매력이자 능력은 "해볼게요 정신"인 것 같다. 이 또한 좋은 작가의 요건이 될 수 있을게다. 자신의 분야가 아니더라도, 경험이 없는 영역에 대한 제안이 오더라도 그녀는 그 기회를 그냥 지나치게 두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성장하는 기회, 자신의 영역이 확장되는 글쓰기 공부기회로 삼고야 만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이런 태도는 작가로서나, 인간적으로나 정말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 골든디스크어워즈 예고영상 제안을 받고서...
당시는 매일 앵커브리핑을 막아내느라 숨이 턱턱 막혔던 처지였다. 맡은 원고도 제대로 못 쓰는 주제에 무슨 광고영상..., 이런 망설임도 잠시, 주책없는 욕심이 머리를 들었다. 평생 시사원고만 쓸 거야? 기회가 왔을 때 얼른 잡아. 바보야.
- 해보겠습니다. 대신 처음이니 많이 도와주세요.
# 다큐멘터리영와 시나리오 제안을 받고서
하지만 안 될 건 또 뭐있나. 수업료를 내가며 배우는 사람도 있을 텐데, 원고료까지 받아가며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도전하고 싶었다. '해볼게요.'
김현정 작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좋은 작가의 요건을 마저 정리해서 덧붙이자면 내가 써야할 대상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열심"과 "번거로움과 비평을 감수하는 용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책은 목차그 자체가 좋은 작가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 7장에서는 글쓰기를 실제로 연습해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1장 연중무휴, 오늘도 씁니다
2장 연중공부, 채워야 씁니다
3장 연중궁금, 한 발 더 다가가 씁니다
4장 연중도전, 처음이지만 씁니다
5장 연중취재, 내성적이어도 씁니다
6장 연중마감, 오래 달리듯 씁니다
7장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수업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