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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플 때마다 나는 자주 이문구의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 왔다>를 생각한다. 젊었을 때도 어딘가 아프긴 했다. 하지만 그건 소소하고 잘 먹거나 잘 쉬면 났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들수록 잘 났지 않거나 새로운 양상으로 아픈 것 같다. 나았다고 해도 완벽하지도 않고.   

 

작년은 좌골신경통에 걸려 병원을 오래 다녔다. 작년 이맘 때도 병원을 다녔었다. 병원을 다니면서 얼마나 지겹던지. 아마도 지겨워 더 못 다녔을 것이다. 마침 얼추 나아서 완벽한 걸 바라지도 않았으니 치료를 종료시켰지.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생각하면 작년에 병원 다니길 차라리 잘 했구나 싶기도 했다. 올해 아팠으면 많이 망설였을 것이다. 이제 겨우 살살 다닐만 했는데 지금은 왼쪽 발바닥이 아파 고생하고 있다. 족저근막염이라지 아마. 이 병은 딱히 치료법이 없다는데 그래서 운 좋으면 저절로 나을 수도 있다는데 어쨌든 병원에 가기 싫어 버텨보는 중이다. 작년에 치료를 종료하면서 마지막으로 의사를 만났을 때 무슨 말 끝에 가볍게 뭐 아프면 또 다시오시면 되죠하는데 머리통 한 대 쥐어 박아주고 싶었다. 근데 그 말이 뭔가 마가 걸린 것도 같다.

 

그는 병원이 무슨 놀이방 다니는 줄 아는가 보다. 하긴 나이들수록 병원 가까운 곳에 살라는 말도 있는데 모든 사람들이 병원을 좋아서 다니는 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는 병원을 너무 자주 다닌다는 말도 있는데 오죽하면 병원을 다닐까. 나 같은 사람은 아무리 약방은 몰라도 병원은 정말 싫다. 

 

내일은 내 생일이다.

그동안 내 몸은 체중이 전혀 빠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고, 안경도 쓰게 되었으며, 관절은 오래 전부터 안 좋았고, 말했던대로 좌골도 안 좋고, 발바닥도 아프게 되었으며, 이제 완경을 앞두고 있다. 숫자 뒷자리 변한지 6번째 되는 동안 이 모든 변화를 겪으며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자꾸 뭔가 덤덤해지는 것 같다. 뭔가 짜릿하고, 기대되고 뭐 그런 감흥이 갈수록 없어지는 것 같다. 젠장. 옛날 어르신들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다.

 

이 생일이라는 것도 별로다. 근데 그냥 오랜만에 밝혀 본다.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인 것 같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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