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각기 다른 이유로 복수를 꿈꾸는 2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메그는 자신과 엄마에게 사기를 쳐 집을 빼앗고 모든 것을 앗아간 한 남자에 대한 복수를 원하고 또 다른 여자 캣은 그런 메그로 인해 인생이 뒤틀려버린 후 그녀에게 복수하고자 집요하게 메그의 뒤를 쫓는다.
이렇게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사람이 각자의 시선과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투 오브 어스는 작가의 전작인 라스트 플라이트와 전혀 다른 소재를 가져왔지만 들여다보면 두 책에서 작가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같다는 걸 알 수 있다.
나쁜 남자들에 의해 억압받고 학대받는 여자들이 힘을 모아 악당인 남자들에게 강력한 한 방을 날리는 것
하지만 메그는 복수의 방법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자신과 엄마를 파멸하게 한 것과 같은 방법인 사기를 선택했다.
자신의 목표물을 발견하면 그 남자의 취향을 비롯한 모든 걸 조사한 후 대상에게 접근해 재빨리 그가 가진 걸 사기로 뺏어오지만 대상은 고발조차 할 수 없다.
자신의 엄마가 당한 것처럼 대상자 스스로 그런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기 때문...
10년 이상 복수를 꿈꾸면서 살아왔던 메그는 마침내 복수의 대상인 부동산 개발업자 론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자신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힌 메그에게 복수하려는 일념으로 집요하게 추적하고 조사하던 캣은 마침내 메그의 곁에서 그녀가 치는 사기극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매그는 캣이 생각했던 사람 즉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가리지 않고 사기를 치면서 남의 감정이나 형편 따윈 생각조차 하지 않는 무자비한 사람이 아니라 남의 일에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여느 평범한 여자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에 놀란다.
놀랍게도 메그 역시 캣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걸 알면서도 말없이 곁에 둘뿐 아니라 그녀가 위기에 처했을 떼 스스럼없이 손을 내밀어 준다.
두 여자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사건의 추이를 비롯해 서로를 보면서 변해가는 감정 묘사가 흥미로웠고 둘 중 특히 캣이 메그에게 품었던 원망과 의심이 조금씩 사라져 가며 마침내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진실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아 납득이 갔다.
결국 두 여자 모두 나쁜 놈에게 속은 피해자들이고 캣이 원망해야 할 대상은 메그가 아니라 자신에게 피해를 입힌 남자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자칫 비호감이 될 수 있는 캐릭터로 결국에는 응원하게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만든 건 역시 작가의 필력
스토리도 탄탄하고 두 여자의 심리묘사도 좋았으며 마지막 결말까지 뻔하지 않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