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일, 그리고 또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에 관한 이야기 “인어가 도망쳤다”/도서제공 해피북스투유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따뜻합니다. 제목은 판타지스럽고, ‘도망쳤다’니까 스릴러가 아닐까? 본격적인 범죄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다가 ‘사랑은 어리석어’부터 고개를 끄덕이며 ‘사랑은 참 아름답지’하고 긍정하게 되는 이야기들입니다. 왕자는 주인공들이 갇혀있던 시야를 열어주어 한 발자국 더 나아가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빛나는 표지만큼이나 반짝반짝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놀랐다고 적어둡니다.
인어공주이야기가 교차하며 각자의 삶을 반추하는 장면들은 등장인물이 자신의 선택의 결과로 만나게 된 현재를 돌아보게 합니다. 왕자를 만나 인어를 잃고 후회하는 왕자에게 건네거나, 왕자에 대해서 나누는 말도 등장인물들의 현재처럼 모두 다릅니다. 저는 나오 양의 발언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내 탓이라고 후회하는 왕자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었거든요.
“온갖 위험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어요. 불안하지 않았을 리 없어요. 누가 하라고 한 게 아니라 본인이 원한 거니까, 고통도 모두 받아들였어요. 그만큼 강한 의지로 시작한 일이에요.”
“괜찮아. 고개 들어. 씩씩하게 살아야지. ‘x'라는 글자를 엑스라고도 읽지만, 곱하기라고도 하잖니. 실패는 벌점이 아니야. 경험의 곱셈이지. 앞으로도 계속 음미할 깊은 인생이라고.”
소중함을 깨닫는 와타세의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갖고 싶은 것, 그리고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정말 소중한 것을 깨닫는 그 순간은 부족하고 흠결 있는 내 자신을 스스로 안아주는 기분같다고나 할까요.
“인어공주는 당신을 만나고 곁에 있으면서, 또 사랑하면서 사랑을 이루는 것 이상의 소중함을 얻었을 겁니다.”
사랑을 얻었지만 목표에 집착하느라 잠깐 잊고 있었던 신지로가 다에의 말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긍정을 느끼고 원하던 행운을 얻던 순간은 달다 못해 꼭 아메리카노가 필요한 오페라만큼 달았고요.
인어를 찾아야 하는 다섯 시라는 리미트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밀은 동화 속 이야기를 현실로 가져오는 역할을 합니다. 환상이 탁! 하고 꺼지는 순간 이야기의 완성은 우리의 상상 속에 맡겨진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저는 해피엔딩으로 마음대로 결정하려고요. 인어는 물거품이 되었지만 현실의 미래는 바꿀 수 있으니까요. 작가님의 마지막 반전이 더 많은 생각을 가지게 했다고 적어둡니다. 즐겁고 따뜻한 이야기 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