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끌어안고 손을 내민다는 것
책수집가 2025/11/2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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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갖춘마디
- 채기성
- 12,600원 (10%↓
700) - 2025-10-30
: 3,325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아빠가 시설 관리원으로 일하는 상가에서 불이 났고, 사람들을 구조하다가 돌아가셨다. 사람들은 아빠를 의인이라고 부르지만, 소이는 아빠가 세상을 그렇게 떠났다는 사실이 원망스럽다. 이런 상처를 품고 있는 소이가 랩을 통해 상처를 세상 밖으로 꺼내게 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소이가 유일하게 마음을 꺼낼 수 있는 순간은 랩 가사를 만들 때다. 그러나 한겹 둘러싸인 내면의 이야기는 좀처럼 쉽게 꺼내지지 않는다. 내면의 상처를 마주하고, 꺼내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법이니까. 그런 소이에게 용기를 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시은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이별은 마음을 놓아야 하는 순간이 있음을 알려준다고, 헤어지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 덕분에 소이는 선생님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된다.
불안정하게 시작하는 못갖춘마디처럼 소이의 출발도 조금은 불안하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상처를 마주하고 세상 밖으로 꺼내는 소이의 성장은 불안정하지 않다. 마지막 마디에 남은 박자를 채우듯이, 소이도 마지막 마디를 채워가게 되니까.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상처를 꺼내 놓으면서 조금씩 치유의 길로 나아간다. 서로의 슬픔을 끌어안으며 타인에게 손을 내밀게 되는 이들의 연대가 눈부신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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