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내게 참 힘겨운 해다. 내게 너무 소중한 분들이 유난히 많이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며칠 전, 갑작스러운 지인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지난주에도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 부고 문자를 받고 정말 머리를 한 대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잠 한숨 못 자고 그렇게 아침을 맞았고, 일정을 마무리하자마자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우리 모두 씁쓸하고 아팠다. 물론 죽음의 때가 없고,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머리와 피부의 온도차가 이렇게나 클 줄이야....! 피부로 와닿은 지인의 사망 소식은 '죽음이, 신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거듭하게 될 정도로 아팠다.
죽음을 참 무서워하고 두려워한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죽음에 관한 책을 읽으며 죽음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죽음이 편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계기가 계속 마련되는 것 같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고, 나이가 어릴수록 죽음은 나와 먼 미래의 일이라는 생각을 할 때도 많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될 때도 많다. 그럼에도 죽음은 피할 수 없는, 당장 내일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꼭 한번 즈음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 안에는 죽음과 관련된 모든 것이 담겨있다. 다양한 모습의 죽음을 비롯해서 죽음이 가까워 왔을 때 보이는 모습들(특히 노인들이나 오랜 병을 앓은 사람의 임종에 관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사람이 죽게 되면 몸에 일어나는 모습들과 장례식의 절차 등에 대한 실제적인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사실 죽음에 관한 책들을 참 많이 읽어왔는데, 이렇게 실제적인 내용은 처음이었다. 덕분에 죽음에 대한 불안한 공포감이 조금은 해소되기도 했다.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조금 더 죽음의 실체와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도 하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돌보는 의사나 요양보호사, 장례지도사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죽음의 모습들을 미리 만나볼 수도 있다.
죽음 하면 떠올리는 다양한 단어들과 용어들, 각 문화 속에서의 죽음의 모습들, 종교적인 사후세계 등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들을 통해 조금 더 선명하게 죽음에 대한 내용들을 맛볼 수 있어서 실제적이다.
앞에서 말한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게 맞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꼭 필요하다는 말을 한다. 설령 아이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죽음에 대한 설명은 필요하다는 것. 그런 면에서 이 책의 그림이나 내용을 활용해서 죽음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죽음은 두렵고 무섭지만, 그렇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시간을 떠올리고 준비하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웰다잉이라는 말이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도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죽음에 대한 총체적인 그림들을 그려보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