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 All Loving
춘원 이광수
K-Classics Press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고전 소설이라고 하면 교과서에 실리고 지루한 느낌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한글의 위대함을 알리고 한국 문학을 세계에 소개하겠다는 의지로 원작의 깊이는 살리되 현대인인 내가 읽기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잘 다듬어져 있었다.
나의 아빠, 이 외로운 딸은 아빠의 곁을 향하여 갑니다. 저의 손을 잡아 주세요.
본문 중에서
특히 이 책이 인상적인 것은 페이지 양쪽에 한글과 영어를 나란히 병렬시킨 구성이다. 단순히 번역을 실어놓은 것을 넘어 우리말이 가진 미묘하고도 깊은 감정선이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직관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작품이 연재될 당시에는 엄청난 센세이션이 일었다고 한다. 단행본으로만 1만 부가 팔렸다니, 당시의 문맹률을 고려하면 글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다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증오도 이념도 없이 오직 사랑과 정이라는 본질에 집중한 이야기에 순수하게 몰입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세상의 본질을 알고 미련 없이 그런 세상을 버리고 싶을 때에도 오직 한 가지 고마운 것은 너 하나가, 이 세상에서 오직 너 하나가, 나를 끝까지 아껴주고 순수하게 사랑해 준다는 것이다.
본문중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려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영어 문해력을 키우고 싶은 한국인에게도 유익할 것 같다. 억지로 암기하는 영어가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맥락을 이해하게 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내가 쓰던 모국어의 깊이를 재발견하는 시간은 꽤나 지적이고 우하한 취미 생활이 될 것이다.
호수는 우주의 신비를 품고 하늘을, 새들을, 구름을, 그리고 내가 섰을 때는, 나를 비춥니다.
본문 중에서
100년 전의 소설 속 인물들이 겪었던 오해와 아픔, 그리고 사랑은 형태만 다를 뿐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관계의 고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팍팍한 현실에 지쳐 마음이 굳어있다면 사랑의 의미와 뜨거운 감정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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