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벽을 통과할 수 없는 이유
플로리안 아이그너
시그마북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양자역학은 이해하기 난해하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가 벽을 통과할 수 없는 이유>를 펼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딱딱한 수식이 아니라 난해한 개념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그림들이었다. 글로만 읽었으면 도저히 상상조차 되지 않았을 양자역학의 기묘한 원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된 일러스트 덕분에 도움이 되었다.
원자는 왼쪽으로 움직이면서도 동시에 오른쪽으로도 움직일 수 있어요.
본문 중에서
책에서 그림과 함께 설명하는 빛의 이중성, 즉 빛이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라는 설명은 마치 나의 직장생활과 쉬는 시간의 내 모습같다. 토마토처럼 벽에 부딪혀 자국을 남기는 입자의 성질과 물결처럼 부드럽게 퍼져나가는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가진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이것이 모순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상태라고 말한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또한 인상 깊었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은 측정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자연의 본질이라는 점이 말이다.
광전 효과는 각 광자가 금속판에서 전자를 방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갖는 파장을 사용할 때만 발생합니다.
본문중에서
이 책에서는 전자를 '체리'라는 고정된 알맹이가 아니라 방 안에 퍼진 체리향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체리가 있는 곳에서는 향이 진하고 멀어질수록 흐려지지만, 그 향기 자체를 전자의 존재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나의 위치를 하나의 점으로 찍을 수 없다고 해서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는 사무실에도 있고 퇴근길 지하철에도 있고 주말의 침대 위에도 확률적으로 존재한다. 명확한 답이 없는 상태, 흐릿한 가능성에 머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불확정성 원리는 측정 과정에서 입자의 위치나 운동량이 변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입자 자체에는 이러한 정보가 없다는 사실에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아인슈타인이 유령 같은 원격작용이라며 거부했던 그 현상.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듯 즉각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마법같다. 양자역학은 세상이 우리의 상식보다 훨씬 더 기묘하고 복잡하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그 혼돈 속에도 질서와 규칙이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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