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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느림이 있는 삶
  • 한강
  • 장강명 외
  • 15,120원 (10%840)
  • 2025-10-27
  • : 1,340

앤솔러지 한강

장강명 , 정해연 , 임지형 , 차무진 , 박산호 , 조영주 , 정명섭

북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국인에게 한강은 거대한 상징이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한강의 기적이라는 역동적인 서사가 흐르는 곳이자 주말이면 돗자리를 펴고 치맥을 즐기는 쉼터이기도 하다. 한국인에게 한강은 삶의 치열한 현장이자 휴식처이고, 때로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애증의 공간이다.

'앤솔러지 한강'은 너무나 익숙해서 오히려 무감각해졌던 공간을 상상력으로 비틀어 보인다. 장강명, 정해연, 임지형, 차무진, 박산호, 조영주, 정명섭이라는 화려한 라인업의 작가는 우리가 알던 한강의 모습을 걷어내버렸다.

나는 물이 주변에 몰려들지 않음을, 내가 계속해서 숨을 쉴 수 있음을, 내 두 발이 거대한 공기 방울 막 위에 단단히 서 있음을 확인하고 겨우 팔다리에서 힘을 뺐다.

본문 중에서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한국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한강이 보이는 집'에 대한 로망을 품어보았을 것이다. 거실 통창으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성공의 맛을 만끽하는 삶. 정해연 작가의 '한강이 보이는 집'은 한국적인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품이었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중산층의 삶 내부가 곪아 터졌을 때 아름다운 한강뷰는 공포의 배경이 되어버린다. 행복해 보이는 타인의 삶을 쉽게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세속적인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아들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대신 꿈결처럼 나타난 낯선 소녀로 인해 잠시 멍해졌다. 아들을 만나러 온 길인데, 전혀 다른 세계으 문턱 앞에 서 있는 듯 했다.

본문중에서

현실적인 이야기로 한국 사회를 해부해 온 장강명 작가가 '한강의 인어와 청어들'을 통해 보여준 판타지는 신선한 이야기였다. 인간들이 잠든 시간, 한강의 진짜 주인인 인어와 물고기들이 그들만의 전쟁을 치른다는 설정이 신박했다. 한강 다리 밑, 공원, 유람선 선착장 등 무심코 지나치던 장소들이 작가들의 상상력을 만나 특별한 무대가 되는 과정이 신기했다.

구석 놀이란, 네 사람이 각기 어두운 방의 네 귀퉁이에 선 다음 같은 방향으로 한 칸씩 이동하며 귓속말을 반복하는 놀이다.

본문 중에서

한상은 수많은 사람이 고독을 삼키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낯선 타인과 어깨를 스치며 위로를 얻는 공간이기도 하다. 자인의 과오로 인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매일 한강을 달리는 여자가 학대받는 아이를 위해 용기를 내는 순간, 버림받은 기억을 가진 유기견이 새로운 가족을 구하기 위해 질주하는 장면에서는 감동이 밀려왔다.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한반도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한강은 우리 민족의 거대한 이야기 저장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변북로를 달리거나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내가 아는 한강과 모르는 한강을 느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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