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역전시장의 예전모습과 어제 찍은 현재 모습이다. 나는 역전시장 근처에 있는 함월초 나왔는데, 아이들 대부분 학교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살았다.
아직 외할머니가 살아계셨을 적 외할머니가 교관아~하며 집에 오시면 할머니 손잡고 역전시장에 가서 겨울장갑도 사고, 감기 걸려 권소아과에서 주사 맞고 울고 나오면 할머니와 함께 순대를 먹었다. 요즘처럼 장에 찍어 먹지 않고 붉은 소금에 찍어 먹었다. 아주 맛났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라서 그런지 역전시장에 가면 그런 기억이 떠오른다. 함월초 교가를 잊어버려 유튜브를 찾아서 들었는데, 반주 듣자마자 마술처럼 그냥 다 기억이 나면서 따라 부르게 된다. 울산을 지켜주는 함월산품에~~ 밝은 달 떠오르듯 희망도 차게~~ㅋㅋㅋ 학습과 훈련이란 도대체가.
시내로 오면 예전 주리원 백화점이 뉴코아아울렛으로 바뀌었다. 주리원 백화점이 생기고 울산에 백화점 시대가 열렸다고 대대적으로 알려졌지만, 주리원 백화점보다 일찍 문을 연 황태자백화점이 있었다. 하지만 훨씬 이전부터 울산 시내에는 백화점이 있었다. 성남동 시계탑 사거리가 보이고 지금 뉴코아 아울렛(구 주리원 백화점) 자리에 야마사이 백화점이 있었고, 맞은편에 마쓰시개 백화점이 있었다.
해방이 되면서 한국인의 손에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일본 이름이 사라졌다. 그러다가 80년대 황태자, 주리원 백화점이 본격적인 백화점 시대를 열었다. 주리원 백화점은 만남의 장소였다. 주말이면 이곳에서 많은 이들이 손을 호호 불며 친구와 연인을 기다렸다. 맞은편에 제일레코드샵이 있었는데 나는 그곳의 단골이었다.
꼬부랑 할아버지 같은 주인은 평론가보다 더 헤비메탈과 음악에 대해서 해박해서 앨범 하나 사러 가면 꼭 하나 더 사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필요도 없는 이영애 브로마이드 같은 걸 주었다. 레코드샵 앞에는 항상 음악이 나왔는데 겨울이면 캐럴의 향연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