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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고 앉아있네

 

 

 

 

 

 

 

 

 

생각해 보면 방송국 CP와 메니지먼트 대표와 잘나가는 중견 방송작가의 이야기, 그들의 내면이나 일상은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비현실적인 모습이라 꽤 재미있거나 공감이 안 가거나 할 것 같다. 지방에서는 드라마가 제작될 일이 없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는 만화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일탈을 준다

 

게다가 여기의 CP는 이혼 후 개 두 마리와 함께 살며 허당끼에 후배 피디들과 잘 어울리며 주위를 생각하고 정혜정 작가와 술을 마시다가 개 이야기가 나오면 자리에서 일어나 그대로 개 밥 줘야 한다며 집으로 가버리는 현실에 없는 비현실적인 캐릭터이다

 

정혜정 작가는 독신으로 잘나가는 드라마 작가로 콧대가 높으며 싸가지가 없고 새끼 작가들을 3명이나 두고 있고 중간에 임진주 작가에게 새끼 작가를 하나 보내는 과정에서, 세 명의 새끼 작가들은 모두 그쪽으로 가고 싶어 하는데 정혜정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새끼 작가들이 자기 밑에 있고 싶어 한다고 믿는 그런, 하지만 술이 취하면 한없이 토끼가 되어 귀여움이 극대화되어서 주위를 불안하게 하는 캐릭터이다

 

이소민을 데리고 있는 메니지먼트 회사의 대표도 독신(인줄 알았는데 후에 아니라는 것을 밝힌다)으로 방송국과 연예계에서 갖은 구박과 경멸과 능욕을 이겨내며 버티고 버텨 20년을 보낸 베테랑 대표로서 자신은 외롭지 않다고 자신에게 믿음을 주지만 외롭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외로워서 한잔하려고 포장마차에 들렀다가 거기서 혼자서 술 마시고 있는 정혜정 작가를 아는 체 한다. “아니 작가 님은 입맛이 없으세요? 왜 나이를 안 드세요?”라는 멘트를 하는 그런 캐릭터다

 

주인공 3명의 에피소드가 나오는 것도 재미있지만 주인공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가 참 재미있다. 모두가 중년이지만 늘 외롭고, 그래서 진실하고 깊은 사랑을 아직도 바란다. 세상에 없는 그런 사랑을, 세상에 없다는 것을 가장 일선에서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그런 사랑을 바라고 있다

 

극 초반에는 참 없었으면 하는 캐릭터들이 회를 거듭할수록 다음 회에는 이들의 분량이 적으면 똥누고 덜 닦은 듯한 기분이 든다. 한 편의 드라마가 제작되는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 드라마를 지방 사람이 잘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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