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 에세이 !
작되싶 2025/07/1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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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심 없는 마음
- 김지우
- 15,300원 (10%↓
850) - 2025-06-23
: 891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리뷰했습니다.)
"아니, 이런 일은 생겨선 안 돼." (p.107)
휠체어를 구르며 못 가는 곳이 없는 구르님(저자, 김지우)은 독일에서 기차 리프트를 연결해줄 직원이 5분 정도 늦었을 때 그에게 농담을 던졌다. "괜찮아. 이런 일은 늘 생기지" 그러자 직원은 위와 같이 말한다. 휠체어를 타며 겪는 불편이 당연하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사람.
서평을 쓸 때에는 읽는 사람의 이야기는 배제하고 책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200페이지 에세이 한 권으로부터 느끼는 바가 많아서 내 안에 설명하기 힘든 말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편견이 많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평가한다. 하지만 평가하기도 부끄럽게 일상에서 불편한 사람을 만나는 법이 없다. 회사에서 봉사활동을 간다거나 그런일이 아니라면 그들을 볼 수 없다. 마치 세상에 없는 듯 하다. 지나가며 길에서 교통약자 이동지원차량을 본 것이 전부다. 저상버스에 누군가 타는 모습도 본 적 없다. 그렇다고해서 그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사실 만났을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알 수 없다. 요즘은 학교에서 다양성과 인권을 강조하며 여러 교육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내가 어릴 때는 그런 것도 없었다. 그냥 그들이 생각보다 도움을 달가워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그 점을 배려해서 물어봐야한다고 어디서 들었던 것 뿐이다.
그렇다보니 이 책 126페이지에서 트램을 타기 위해 주변의 승객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그가 한 말이 신기했다. 물어봐 줘서 고맙다는 말. 낯설고 낯설다.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당연하게 돌봄을 제공 받았던 가족에 대해서도 그 관계를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
구르님의 이야기는 분명 휠체어와 눈물이 담겨있는데 읽는 나는 장애를 한 스푼도 느끼지 못했다. 이야기가 선명해서 눈 앞에 보이는 듯 했다. 대신해서 눈물짓다가 웃음을 지었다가 반복했다. (마지막 호주에서의 식사 장면은 정말이지...)
올해 최고의 에세이라고 말하고 싶다.
꼭 읽어보세요 ! 강추
#의심없는마음
#굴러라구르님
#응원해요
장애를 가지고 살아오며 얻은 한 가지 문장이 있다면, 어떻게든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p.23)
그러므로 차별받는 사람들은 당장의 상황을 겪는 것에서도, 이후 그 기억을 소화하면서도 아주 지쳐버린다.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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