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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킬로스의 향연
  • 등에
  • 에델 릴리언 보이니치
  • 10,800원 (10%600)
  • 2006-04-10
  • : 94

내가 소설 '등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아마 우연히 듣게 된 쇼스타코비치의 '등에(The Gadfly)'라는 음악을 듣게 되면서였을 것이다. 로망스라는 제목까지 붙은 그 음악은 잔잔하면서도 뭔가 추억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뭔가 속사정이 있을 것 같아 이를 찾던 도중에 보이니치의 '등에'라는 소설을 알게 되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참 열정적인 작품이었다. 분명 전체적인 틀은 혁명을 준비하는 주인공 등에와 젬마, 그리고 혁명 당원들의 모습이지만 점차 읽으면 읽을수록 정치 소설보다는 등장인물들 간의 내면과 심리를 잘 풀어낸 작품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저자인 보이니치가 엥겔스와 오스카 와일드, 버나드 쇼 등등 많은 유명인사와 교류를 했다는 점, 그리고 남편이 러시아에서 혁명적 활동을 하다가 망명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작품 자체에서도 다국적인 면모가 보여서 신기하다. 분명 배경은 이탈리아이건만 스토리는 18~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가 느껴지고 떡밥 같은 것은 말하는 바가 명확한 영국 문학 같은 느낌이 든다(물론 이 책의 저자는 영국인이기에 영국 문학이긴 하다). 게다가 당원들과 혁명적 대의를 논할 때는 마치 19세기 격동의 러시아 혁명 활동을 보는 것 같았다. 


아무튼 이런 다국적인 모습과 별개로 내가 이 작품을 정치 소설이 아닌 심리/내면 소설이라고 평했었는데, 그것은 이 작품이 단순히 정치적 산물(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적, 투쟁적 분위기)을 통해 사랑, 우정, 인류애, 종교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장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는 역자도 물론 그동안 읽었던 독자들 역시 인정하는 부분이다. 


혁명을 주제로 하는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 이탈리아나 러시아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적극 추천해 드리는 책이다. 

그(예수)는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지 않으면 안 될 여러가지 멋진 것들을 이야기했어.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무엇을 실천해야 하느냐에 대해선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어. (중략)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끈기가 아니라, 누군가 지금 당장 일어나 맞서 싸우는 거야- P44
혁명은 대중의 삶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점이며, 진보를 위해 우리가 치러야 할 값비싼 대가입니다.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건 틀림없겠지요. 혁명이란 모두 그러하니까요. 그렇지만 그건 하나의 제한된 사례입니다. 예외적인 시기의 예외적인 현상일 뿐이지요. 무차별적인 암살이 가져오는 가장 끔찍한 위험은 그것이 하나의 습관처럼 되어버린다는 사실이에요. 대중은 그것을 일상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그들의 감각은 완전히 마비될 거에요.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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