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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비정치
  • 강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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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8
  • : 1,649

평소 이재명을 높게 평가해 온 전 국민의 힘 총괄선대위원장 김종인은 이재명을 '변신의 귀재' 라고 했다. 긍정적 의미로 쓴 말이다. 이재명이 보여준 놀라운 변신은 깡과 '긍정과 희망'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18-)

그건 이재명 캠프가 걱정할 일이겠지만, 사회 전체를 놓고 보자면 정치판의 '흙수저 우대'는 뭔가 이상하다. 과거의 가난을 그렇게 높게 평가하는 한국인들이 어쩌자고 현재의 가난한 사람들에겐 등을 돌리는 걸까? 아니 왜 모멸까지 하는 걸까? 대중의 일상적 영역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각종 '갑질' 사건을 보라. 갑질를 당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25-)

의원들은 좀비 역할을 거부하다가 사실상 민주당에서 쫓겨난 금태섭을 보면서 "절대 금태섭처럼 하면 안 된다"는 뼈저린 교훈을 음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 때 소신파의 별명으로 통한 '조금박해'의 일원이었던 박용진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겨우 1퍼센트대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한 걸 보면서 좀비 역할에 충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또 할지도 모르겠다. (-36-)

이재명이 '할 수 있는 일'만 해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미국의 유명한 빈민운동가 솔 알린스키의 명언을 떠올리게 만든다."약자들의 싸움은 패배해서는 안 된다.만약 패배할 것 같다면 무조건 도망치고 이길 수 있는 싸움만 골라서 해야 한다. (-61-)

윤석열은 늘 보기에 딱하다.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을 모른다. 공개되지 않는 사랑방 잡담회 수준의 언어를 언론 앞에서도 그대로 구사함으로써 자주 화를 자초한다. 늘 군중집회 연설의 선동적 언어를 즐겨 쓰는 이재명과 더불어 둘 다 희한한 케이스다. 평소 말을 신중하게 하지 못하는 윤석열의 한계와 결함은 이미 널리 알려진 것이거니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 52시간제 설계의 품질에 대한 문제제기를 포기할 필요는 없을 게다. (-82-)

"자신과 같은 편이라고 생각되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선한 의도를 갖고 대하나, 반대쪽의 이들에겐믄 무관심하다. 이 성격 자체가 내 편, 네편을 가르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내 편에만 충성스럽게 대하는 것이고, 내 편에만 의지하여, 그리고 내 편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려고 한다.그리고 이 성격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회피하는 점이다. (-116-)

"경찰도 15만인데 권한이 집중되면 검찰 못지 않은 권력을 가지게 되잖아요. 그것도 지방경찰별로 끊어서 한다든지, 지방 경찰화를 먼저 해놓고 검찰이 가진 수사권 가운데 일부는 넘겨주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아요. 분할해서 1단계 2단계 3단계 등 단계별로 넘겨줄 수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요. 개혁이라는 게 한꺼번에 할 수도 있지만 이게 문화와도 연관되는 문제잖아요." (-121-)

그로부터 5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여저니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기득권 권력이 사방에 포진해 이재명을 괴롭힐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그런 생각도 있었겠지만,이번엔 이재명의 슨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더 다급한 목적이 있는게 아닌가 싶다. 정권 교체의 가능성에 대한 공포라고나 할까? 그의 정치적 선배인 이해찬이 '20년 집권론','50년 집권론','100년 집권론'을 역설하면서 장기 집권의 꿈을 즐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163-)

조은산이 자신이 "과거 노무현을 지지했던 진보도 보수도 아닌자" 로 판명되었다고 담담하게 말한다.그럼에도 "너는 어느 편이냐"라는 추궁에 질린 탓인지 "내가 진보인지 보수인지,차라리 누가 대신 나를 정의해줬으면 좋겠다" 고 했다. (-191-)

"사업주는 사업주의 금기를, 노조는 노조의 금기를 깨야 한다. 진보는 진보의 금기를, 보수는 보수의 금기를 스스로 깰 때 개혁이 성공하고 사회발전이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보수가 사회 안전망의 대폭 확대에 찬성하고 ,진보가 어느 정도의 안정서의 확보를 전제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지지하는 것이다. (-206-)

내로남불의 문제도 심각하다. 내가 성찰을 거부하고 해오던 대로 밀고 나가는 건 소신이나 뚝심이지만, 상대편이 그렇게 하면 그건 고집이나 아집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215-)

그런데 거대 양당이 하는 일은 '승자 독식' 전쟁이다. 미국의 '승자 독식'보다 훨씬 더 심하고 악성이다. 미국은 각 주마다 정치체제 와 방식이 다른 연방제 국가라 승자독식의 완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은 초강력 일극주의 국가로 그 어떤 완충 효과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승자독식 전쟁에서 이성과 양심은 독이다. 스단돠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내로남불은 기본이고, 마타도어와 음모론도 불사해야 한다. (-221-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집권 세력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해나가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지 않은가? 그런 집권 세력이 걸핏하면 '쿠데타 타령' 을 해대는 건 안정을 유지하지 못하는 자신들의 무능과 치부를 스스로 널리 알리는 자해가 아닌가? 여권은 왜 그런 '자해 취미'를 갖게 된 걸까? (-247-)

1980년대의 운동권을 지배했던 철칙 가운데 '조직보위론'이란게 있었다. 조직 보위론은 '진보의 대의'를 위해 활동하는 운동 조직을 '적'의 공격에서 '보위'해야 하며, 따라서 내부에서 성폭력과 같은 몹쓸 짓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이를 조직 밖으로 알려선 안 된다는 논리다. 바로 이 논리에 따라 운동권 내부의 많은 성폭력 사건이 철저히 은폐되었고, 피해자에겐 이중,삼중의 고통이 가해졌다. (-260-)

민주당에 필요한 건 역지사지다. 정치는 언론 이상으로 국민적 불신과 비판의 대사잉 되고 있지만, '정치 징벌법'을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입법권을 가졌다는 이유로 정치에 대한 정파적 분노를 언론에 떠넘기려는 건 옳지 않다. 윤창현은 "이명박 정권이나 박근헤 정권이 이런 법률을 만들었다면 민주당이 찬성했겠느냐"고 물었다. 당장 거리로 뛰쳐 나가 대대적인 반대 시위를 벌였을 게다. (-272-)

박근혜 정권이 촛불 부대로 인해 무너졌으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국민의 뜨거운 지지와 열망으로, 2018년 6월 13일 치뤄진 지방선거도 여당인 민주당 몫으로 남게 되었으며, 2020년 총선 선거도 마찬가지로, 여당 몫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 하나하나하가 민주단 스스로 탄탄대로를 걸어잘 수 있을거라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열망이 서서히 무너진 시점은 조국에 의해 살아난 민주당이 조국으로 인해 죽어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2020년 총선 이유, 이해찬은 20년 집권론을 내세웠으며,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민주당 당원과 민주당 지지자가 있었다.

하지만 거대한 정치 댐이 무너지는 건 , 작은 구멍하나에서 시작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과 조국의 아내 정경심 교수의 재판을 보았던 국민은 서서히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가게 된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정치 진리가, 이번 대선에 고스란히 미추고 있었다. 이재명은 떨어졌고, 윤석렬은 당선되었다. 공교롭게도 강준만의 『좀비 정치 』 는 이 책이 출간된 이후에 쓰여졌다. 이 책은 대선 승리이전에 쓰여졌으며, 왜 대선에서 이재명이 질수 밖에 없는지, 그 원인을 복기해 볼 수 있었다. 소위 문재인이라는 거대한 지지율에 가려진 이재명이라는 또다른 태양은 서서히 산너머로 저물어 가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였으며, 저자 강준만은 정치인의 혐오와 중오의 말말말을 꼬집고 있었다. 즉 저자가 말하는 좀비 정치란 내로남불 정치이기도 하다. 국민의 힘당이 했다면, 더불어민주당은 시위나 집회, 반대성명서를 써서 제출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행동을 민주당이 했다. 민주당의 강성 지지자들이 국민의 힘당의 민주당에 대한 저항에 대해 비판을 가하게 된다. 즉 자신들이 하면 괜찮고, 남이 하면 안된다는 민주당 특유의 위선과 모순으로 가득찬 내로남불이 나타나게 되면서, 거대한 민주당 배는 침몰하게 된다. 소위 금태섭과 같은 이들이 걸어왓던 발자취들에 대해서 현직 민주당 국회의원은 학습하게 되었다. 촛불 세력이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조국이나 추미애에 대해서, 노맨이 되는 그 순간 낙인이 찍힐 거라는 생각에, 스스로 좀비가 되기로 선택, 결정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유시민의 어용 스타일이 도드라졌지만, 민주당 당내에서는 유시민을 비판하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었다.그리고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면 주변에 예스맨을 전면 배치하여, 여론과 정치 지형도를 왜곡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이유는 균형잡힌 시선으로 정치를 보자는 것이다. 한족에 치우치거나 정치 팬덤에 치우치는 현재의 민주당의 위선과 모순에 대해, 어느정도 올바로 보자는 것이며, 이재명 리스크에 대한 대안을 생각하려는 의지가 그대로 나타난다. 잘못되어도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는 민주당 강성지지자들의 모습에 대해서, 스스로 지쳐가게 되었으며,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판 단기준이 모호해지고 있었다. 스스로 걸어온 더물어민주당의 정치 이념이 이번 선거에서 , 스스로 칭찬과 응원의 주체가 아닌,비판의 주체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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