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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ly flow
  • 구름은 바람 위에 있어
  • 헤르만 헤세
  • 15,300원 (10%850)
  • 2025-08-18
  • : 495

헤세의 글을 여러 번 읽었지만 그의 첫 소설 <페터 카멘친트>는 이번에 처음 접하는 듯하다. <데미안>과 <싯다르타> 그리고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접한 그의 작품 세계와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다.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늘과 날씨의 변화에 대한 그의 깊은 감각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특히 구름과 푄 현상 -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다 -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이 책은 헤세의 <페터 카멘친트>를 중심으로 시와 편지 그리고 에세이 등에서 발췌한 글을 폴커 미헬스라는 사람이 엮어서 펴낸 책이다. 이를 우리나라의 박종대 님이 옮겨서 펴냈으니 여러 사람의 시선으로 헤세를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책이기도 하다.

짧은 글들을 모아서 펴낸 책이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책 두께도 얇고, 들고 다니기에도 딱 좋은 크기라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듯하다. 나 역시 집으로 내려가기 전에 남는 시간 동안 카페에서 이 책을 읽었다.

우리가 매일 보는 아니 그냥 스쳐 지나가는 하늘과 구름에 대한 헤세의 시선은 사뭇 남다르다. 상상력과 순수함으로 넘쳐났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도 하고 구름이 얹혀있는 산맥과 경치 속에서 아주 오래된 화석화된 대홍수의 흔적과 거인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때로는 그냥 구름의 움직임과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만을 온전히 느끼는 모습도 보여준다.

하늘의 모습과 움직임은 수천 년간 큰 변화가 없었지만 우리는 불과 몇십 년 사이에 아이에서 어른이 되면서 그 시선과 느낌을 잊어버린 듯하다. 헤세는 1913년 어느 글 속에서 그 감정을 담담하게 기술한다.

작은 서재와 테라스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공간이 주는 편안함은 1926년 헤세의 글 속에서 잘 드러난다. 여기서 느낀 구름의 모습도 대자연 속에서 느끼는 것 이상의 감정을 가져다주는 듯하다.

책장을 덮으면서 그의 첫 소설인 <페터 카멘친트>가 더욱더 궁금해진다. 찾아보니 문예출판사에서 펴낸 작품이 가장 최근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 기회가 될 때 한번 제대로 읽어보기로 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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