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뜻깊고 아름다운 그림책을 이제야 봤다.
작가의 전시회에서 그림을 먼저 보았고, 거기서 책을 샀다.
처절한 국가 학살의 현장. 얼마나 혹독했으면 이 마을은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해 ’잃어버린 마을’ 100여 개 중 하나.
옛 학살지 근처 밭에 지금 사람들이 모여 조 농사를 짓는다. 태풍 같은 시련도 이겨내고 조는 영근다. 참새 밥도 되지만, 그예 수확한 조로 막걸리를 담고 소주를 내려 희생자들에게 한 잔 올린다. 그 땅에서 비롯한 추모.
제주도에서 까마귀는 이승과 저승을 잇고 거기와 여기를 이어 주는 길조라고 한다.
까마귀가 그림에 자주 나온다.
학살이 학살로, 현재가 현재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학살 생존자들인 삼촌들이 농사를 돕는다. 학살을 겪지 않는 이들이 학살을 들으며 자기 안에 담는다.
그 치유를 잔잔히 그린다.
지금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개인전 ‘검은 그믓‘이 열리고 있다. 8/18까지다. 대작 ‘그 겨울로부터‘를 찬찬히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작가의 설명을 들을 수도.
https://v.daum.net/v/202507260000422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