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갑자기 그녀가 주위와 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취하는 섬세한 태도를 주목하고 있던 셀든에게 그녀의 상황이 정말로 무척 절망적이기에 그녀가 그렇게 온갖 솜씨를 다 발휘해 가며 주위의 비위를맞춰야 하는 거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녀는 뭔가 아주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 있다. 그것이 그가 받은 최종적 인상이었다. 그녀는 바닥이 무너지고 있다는 무의식적인 느낌을 확인하기위해 우아하게 한 발을 내딛은 채 절벽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서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P24
피셔 부인은 말을 멈추고 선인장 꽃들 사이로 바다가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을 생각에 잠겨 바라보았다. "어떤 때는, 그녀가 덧붙였다. "그게 그냥 변덕이다 싶지만, 또 다른 때는 릴리가 자신이 가지려고 노력하는 대상을 경멸하기 때문인 것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둘 중 어느 쪽인지 결정하기가 쉽지않다는 사실 때문에 릴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일이 아주 흥미로워지지요." 그녀는 셀든의 반응을 살피려는 듯, 아무 움직임없는 셀든의 옆모습을 흘낏 보다가 약하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P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