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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님의 서재
  • 보다
  • 김남숙 외
  • 14,400원 (10%800)
  • 2025-10-30
  • : 1,165

동사. -하다. 그 짧은 단어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에 많은 어간이 들어가서 뜻이 바뀌는 건 당연하겠지만 무엇이 들어가는가에 상관없이 의지가 담겨있다. 비록 행위자의 의지가 아닐지라도.

#열린책들 의 #하다앤솔로지 그 세번째 #보다 는 다섯개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김남숙 작가의 ‘모토부에서’는 삼년전 언니와 각자의 남자친구 넷이서 다녀온 모토부 여행에서 부터 시작된다. 그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보는’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모토부에서 언니의 남자친구였던 진호가 헤어지자는 언니를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을 잊지못하는 나, 모두 내탓이라며 애써 웃으려는 언니, 아무일도 없었던 듯 살아가는 나의 남자친구 우형. 나만 모토부에 머물러 있다.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소설가임에도 한단어도 적지 못한 빈 화면만 ‘바라보고’있다. 그러다 모토부에서 있었던 일을 소설로 쓰면서 나는 현실을 ‘직시’했다. 우형은 이기적이라는 말을 끝까지 뱉지못하고 슬픈 표정을 짖고있다. 어쩌면 괜찮지 않인 사람은 마주하지 않은 언니와 우형.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지 않을까.

#김채원 작가의 ‘별 세 개가 떨어지다’는 홀로 지내는 할아버지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할아버지 댁을 찾아 할아버지는 ‘살피는’ 손녀딸들이 등장한다. 할아버지의 종묘원에서 누군가의 두발을 ’보고‘ 그럼에도 행복하게 할아버지의 나무돌보는 일을 돕는다. 안타깝고 상실된 상태에서 그 와중에서도 생명의 발아, 세 조손의 행복한 보통의 일상에서 위로와 기쁨을 ‘발견’한다.

#민병훈 작가의 ‘왓카나이’는 일본 최북단, 소야곶, 왓카나이에 ‘우연히’도착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살아갈 이유를 찾기위해라는 단하나의 목적을 위해 왓카나이에 도착한 그는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바다를 ‘바라보고’있다. 도쿄에 살고있닌 친구를 회상하며 왓카나이 네글자만 친구에게 보낸다. 특별한 이유없이 온 왓카나이에서 자신을 바라보고싶어했다. 보이지않는 사할린 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왓카나이처럼 갈 곳이 없었지만 어디로든 갈 수 있었다. #양선형 작가의 ‘하얀손님’ 은 하얀손님을 태운 운송기사의 이야기이다. 이상하리만치 이동경로가 온통 빨간색으로 칠해진 운송경로에서 ‘너’는 조각조각 나있는 과거를 떠올린다 관음보살, 혼내는 큰누나, 돌아가신 아버지, 아버지의 장례식장, 십만원만 빌려달라는 큰누나 등등 , 옆에 있던 하얀 손님는 저수지에 얽힌 자기 친구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렇게 하얀 손님의 목적지가 도착하고 그는 회사를 다시 목적지로 삼는다. 그들은 잠시 함께 여행한 것이다. 정면을 바라봐야 하는 운송기사 이기에 손님은 제대로 바라볼 수 없는 시야의 가장자리이다. 그 가장자리는 앞만보느라 미처 놓쳤던 것들로 채워져있다. 그 시선에 담긴 것까지 모두가 우리의 인생이고 우리모두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한유주 작가의 ‘이사하는 사이’는 산희의 이사로 시작한다. 원래살던 곳 근처로 이사를 했지만 청소기가 보이지 않아 다음날 자신이 살던 곳으로 간다. 그러자 자신과 너무나 똑같은 사람을 만난다. 그사람과의 대화 후 산희는 미국으로 향하고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만난다. 또 자신과 너무나 닮았다. 휴대폰 잠금이 열릴만큼. 그런 많은 산희들을 조우하며 여행에서 급히 귀국하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또 다시 이사를 할 것이고, 낡은 청소기를 새 청소기로 바꿀 것이라는 몇가지의 다짐을 하며. 정확히 나는 아니지만 수많은 나의 부분들 중 하나씩이라도 닮은 사람들은 세상에 아주많다. 그 닮은 부분 하나가 너무나 친근하게 만든다. 그것이 살아갈 이유가 되기도 하고 가끔.

이번 #보다 앤솔러지는 뜻이 명쾌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본 부분을 또 보게되고, 놓친 것은 없는지 또 샅샅이 보게되었다. 그렇게 우리도 익숙하고 명징한 것들만 좇느나 놓치고 있는 애매하고 모호한 것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 까지 모두 합쳐 나임을. 내 삶임을 다시한번 생각해보았다. 두눈 크게, 샅샅이, 멀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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