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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
- 위수정
- 13,500원 (10%↓
750) - 2025-10-25
: 2,010
<밤으로의 긴 여로> 노벨문학상 수상자 유진 오닐의 희곡은 지금도 여전히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아들이 죽고, 아내와도 관계가 좋지 못했던, 자신이 죽은 뒤 25년동안 출간을 금지했으나 아내가 4년만에 발표한 이 이야기는 그의 자전적 희곡으로 한가족의 하루동안의 불안과 갈등이 담겨있다.
#Fin (#위수정 씀 #현대문학 출판)은 이 <밤으로의 긴 여로>마지막 공연을 마친 두 배우와 그들의 두 매니저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온갖 스캔들에 시달리다 이 연극으로 복귀한 기옥, 영화판에서 인정받는 연극배우 출신 스타의 연극 복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태인.
기옥은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화려한 커튼콜을 올라가면서도 즐겁지 않다. 이게 사는거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무슨 말을 할지 불안해 한다. 태인도 영화의 성공으로 가정이 경제적 안정을 찾았으나 연극판에 있었을 때 불미스러운 일들로 연극으로의 복귀를 반기지 않는 아내 혜림과 아이들과 소원해졌다. 술만 먹으면 진심이 아닌데 진심과 다른 말과 행동이 주위 사람들에게 쏟아진다. 그 스스로도 진심이 아닌지도 확실치 않다. 이것이 본심인지도 모르겠다며 스스로도 혼란스럽다.
쫑파티를 끝낸 뒤 태인의 교통사고 소식이 들려온다.
매니저 상호가 운전하던 차량이 빙판에 비끄러져 불이 붙어 나오지 못했다. 상호도 많은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기옥은 태인의 장례식장에 가 그를 애도하지만 그럼에도 기자들에게 찍힌 자신의 사진을 열심히 살펴본다. 흘러내린 볼은 아쉽자만 선글라스는 잘 고른 것 같다.
성공스런 복귀를 했지만 불안은 여전하고 그로인해 불면증에 시달린다. 매니저 수정이 퇴근했다가도 다시 돌아와 수면제도 챙겨주며 살뜰히 챙긴다. 기옥은 그런 수정을 고마워 하지만 완전히 믿지는 않는다.
수정도 많은 것을 가졌으나 그럼에도 자신이 실패했다 말하는 기옥이 밉다. 진짜 실패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의 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몸과 마음은 기옥을 챙김으로 기꺼이 나아간다.
상호도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배우가 꿈이었다.
하지만 가난한 집과 ‘지금은 아니야. 1년만 미루자.‘라는 생각이 지금까지 왔고, 용기 내어 시작한 것이 바로 태인의 매니저였다. 태인의 대본을 읽고 연습리딩의 상대방을 하며 아무도 모르게 꿈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태인의 교통사고의 ’피의자‘로 아무도 그가 운전하는 차를 타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는 것으로 그의 미래는 다시 닫힐 것임을 암시한다.
이렇게 네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제각각의 환경에 놓여있으나 서로의 환경을 이해하지 못한다.
못하는지 하지 않는지 헷갈리기도 하지만 각자의 슬픔보다 나보다 더 가진 것에 집중해 흔들리는 두명의 자기자신과 마주한다.
유명인등인 기옥과 태인은 어느곳에서도 맘편히 털어놓을 수 없다. 수정을 계속 고용하는 것도 최측근인 수정이 자신에 대해 무슨말을 할지 몰라 염려했기 때문이고, 태인은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닌‘유복한 집안의 딸이었던 혜림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
네명 모두가 그렇듯, 우리도 매번 적어도 둘 이상의 성향으로 나뉘어진 스스로와 만난다.
옛날 만화영화에서 주인공의 머리위로 천사와 악마가 날아다니며 속삭이듯이 보이지 않으나 분명히 존재하는 내가 끊임없이 전쟁을 치룬다.
삶에서 어떤 하나의 일이 끝나 엔딩 크레딧에 ‘fin’이라는 단어가 떠야 비로소 시작되는 것들이 있다.
끝은 마지막이 아니라 무언가의 새로운 시작임을, 그 시작이 진취적인 것만은 아닐수도 있다고 이 책은 말해준다.
자기내면을 들여다보는 괴로움이 있을 수도 있고, 하기 싫지만 해야하기에 시작되는 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내야 한다.
우리가 본 엔딩 크레딧은 진정한 엔딩이 아니다.
하나의 단막이 끝났을 뿐.
우리의 삶이라는 무대는 아직 절찬리 상영중이다.
귀하고 귀하지 않음은 없다.
어느 하나 필요없는 역할이란 무대에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나보다 빛나보이더라도 내가 초라한 것은 아니다.
나도 충분히 빛나는 존재로 무대위에 있음을 잊지만 않는다면 수많은 나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인생이라는 무대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들게하는, 마냥 달지만은 않은 쌉싸름한맛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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