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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지기의 문화산책
  • 광합성 인간
  • 린 피플스
  • 26,100원 (10%1,450)
  • 2025-08-28
  • : 635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저자가 벙커에서 일주기 실험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생체 시계는 빛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라디오, 텔레비전, 시계, 전화, 기온, 햇빛, 소음, 진동처럼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환경으로부터 차단된 벙커에서 몇 주를 보낸다면 실험 참가자들처럼 요일과 시간을 맞추기는커녕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를 것이다. 벙커에서의 실험을 마치고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생체주기를 회복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지구상에 사는 동물들은 햇빛을 받으며 생체 시계가 작동하는 것 같다. 빛 결핍은 생체 리듬을 망가뜨리고 우울증과 무기력함은 물론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낮과 밤이 바뀐 시대라는 건 전구의 발명으로 이젠 늦은 밤에도 인공조명들이 밤새 불을 밝히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산업 사회 이전엔 주로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도시화되면서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사무실 같은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저자가 "우리는 모두 지하에서 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점심시간이나 휴식 시간에 주위 공원이나 산책길을 걷고 주말에도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린다면 적어도 빛 부족에 따른 문제도 줄어들 것이다. 위도상 북위에 가까운 나라들은 이런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백야와 극야 현상으로 낮과 밤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밤 시간대인데도 밖이 환하거나 낮 시간대인데도 밖이 어두워서 생체 리듬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부러 극야일 때는 실내에서 인공조명을 쐰다고 한다. 


사실 저자가 제시한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일주기 과학이나 일주기 시장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생체리듬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사계절이 뚜렷하고 영국이나 북유럽처럼 빛 부족을 걱정할 일이 없기 때문이어서 그런 것 같다. 저자가 여러 실험과 연구를 하며 검증한 사실 중 불면증, 소화불량, 집중력 저하, 비만, 심장병, 탈모, 우울증이 모두 광합성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러 해가 쨍쨍한 날엔 웃통을 다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이유도 건강을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 야간 근무를 서는 사람이나 실내에서만 일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공감할 것 같다. 빛이 사람에게 얼마나 소중하며 야외에서 일할 때 훨씬 활기차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저자가 제기하는 빛의 과학이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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