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흔히 중독이라고 하면 마약이나 알코올, 도박 등 좋지 않은 것을 먼저 떠올린다. 요즘은 스마트폰에까지 중독되고 있어 그 범위는 훨씬 넓어졌다. 중독이라는 것이 너무나 유혹이 강해서 쉽게 끊을 수 없는 것인데 담배도 그렇고 술도 그렇고 한번 손을 대면 끊을 수가 없는데 심리적인 영향이 클 것이다. 아마도 우리 뇌를 자극하여 그것이 없다면 살아가기 힘든 것처럼 한다. 10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하게 함께한 담배도 한순간에 끊어버렸지만 중독이라는 것이 사실 끊기 쉬운 것은 아니다. 책에서 소개된 중독의 대부분은 식물에서 유래하였다. 단맛을 이용해 인류를 유혹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우리의 혀를 행복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뒷면에는 수많은 희생들이 있었다. 사탕수수를 재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농장으로 끌려가서 혹독한 고통 속에서 무더위와 싸워가며 일을 하였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어쩌면 알고 있었지만 모른척했는지도 모를 암울한 역사에 대해 알려준다. 서해에서 염전에서 노예처럼 생활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뉴스로 접했는데 미식의 뒷면에는 이런 사건이 있을 수밖에 없나 보다. 단테의 신곡에서 인간의 죄 중에서 중죄는 식탐이라고 했다는데 식탐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과정이 이토록 잔인한 것이다. 물론 지구 곳곳에서는 금광을 채굴하기 위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지금도 고통받고 있을 것이다.
마시는 것에 대한 중독이라면 차, 커피, 술이 가장 대표적이다. 인류가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것이 차라고 하고 또 커피라고 한다. 그만큼 맣은 사람들이 애호하는데 다른 책에서 본 흥미로는 내용이 있었다. 티타임과 커피 브레이크인데 차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음미하고 대화를 나누며 마시고 커피는 바쁜 와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마신다는 것이다. 차와 커피로 대표되는 중국과 미국. 지금은 어느 정도 평준화되었지만 서로 다른 모습을 지닌 강대국으로 이끈 원동력이 중독성 강한 음료의 영향은 아니었을까? 차 때문에 많은 전쟁도 일어났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국 독립 전쟁의 시발점이 된 보스턴 차 사건도 실상은 차 때문이 아니라 럼주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오늘날 중국이 다른 나라 제품을 모방하여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 가격을 흐리고 있다고 손가락질하지만 알고 과거로 거슬러 가면 중국도 피해자이다. 흔히 알고 있는 종이가 그렇고 과거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던 차도 그랬다. 브라질이 커피 공화국이 된 배경도 불륜 공작으로 완성되었다니 우습기도 하고 인간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인류가 정착을 하면서 농업 혁명을 일의 키더니 이제는 비료를 비롯하여 유전자 변형 식물을 이용하여 생태계의 질서를 흔들고 있다. 그 끝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 식탐에서 시작된 발명이 이제는 음식으로부터 반격을 받고 있는지 모른다. 인류의 욕망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중독된 채로 살아가게 되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데 흥미롭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진다. 쾌락을 추구하며 발전하였다면 앞으로는 건강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뀔지는 알 수 없다. 책에서 말한 고추의 경우도 매운맛이 몸에 좋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되어 결국 중독으로 빠져들었다. 이제 어떤 자극적인 맛이 우리를 다시 중독시킬 것이며 또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