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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dat0304님의 서재
  •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 무라세 다케시
  • 12,600원 (10%700)
  • 2022-05-11
  • : 9,952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무라세 다케시

P.9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다시는 돌아살 수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만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면, 당신은 그에게 무슨 말을 전하겠는가.

P.88
"네가 행복하게 사는 것. 구로랑 신나게 놀고, 돈가스 덮밥을 맛있게 먹으면서. 난 네가 평생 웃으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할머니가 돼서도 평생, 영원히"

P.304
"멈춰 있던 제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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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기차 한 대가 탈선해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이 사고로 수많은 사람이 죽게 된다. 그런데 몇 달 뒤 유가족에게 유령을 통해 죽은 이를 다시 한번 볼 수 있다는 기회가 생겼다. 사랑하는 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총 4명의 사람이 그들을 보기 위해 유령이 있는 역으로 향한다. 유령은 그들에게 4가지 규칙을 지킬 것을 약속하고 약혼자를 떠나보낸 여자, 아버지를 잃은 아들, 짝사랑 상대에게 고백하는 순간 탈선 사고로 혼자 살아남은 남학생, 기관사의 아내를 기차에 탑승 시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4명의 인물이 각자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옴니버스 형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인물에 대한 배경과 사연을 집중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감정이입이 잘 되었던 것 같다. 평소 슬픈 장르의 책을 읽어도 깊게 그 감정에 닿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신기하게도 슬픔의 감정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앞서 말한 옴니버스 형식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한 것 같다. 

4가지 에피소드 모두 좋았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유가족들이 기관사 아내에게 분노를 가지고 행동했을 때다. 소설이지만 이 장면만큼은 정말 현실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분명 기관사의 아내도 유가족 피해자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기관사의 아내를 같은 유가족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소중한 나의 사람을 잃었다는 슬픔과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관사의 아내도 피해자이고 남편을 잃었지만 슬픔보다는 죄책감을 느낀다.

현실에서도 그렇다. 사람들은 좋은 일이 있으면 본인 위주로 생각하고 안 좋은 일은 타인의 탓으로 돌린다. 본인의 슬픔, 분노,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게 과연 옳은 일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기 위해 타인의 몰아넣는 것은 또 다른 가해다. 이 책은 소설이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을 적자면, 제목에서부터 느껴졌듯이 이 책은 대놓고 슬픈 책이다. 그래서 슬픔이라는 감정을 극대화하거나, 눈물샘을 자극하려고 하는 글이 보여 몰입이 살짝 깨졌다. 물론 내용이 슬프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 감정적으로 다가온 책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떠오른 노래와 가사>

양희은 - 늘 그대 中

어쩌면 산다는 건 말야
지금을 추억과 맞바꾸는 일
온종일 치운 집안 곳곳에
어느새 먼지가 또 내려앉듯
하루치의 시간은 흘러가
뭐랄까 그냥 그럴 때 있지
정말 아무것도 내 것 같지 않다고 느껴질 때
가만히 그대 이름을 부르곤 해
늘 그걸로 조금 나아져
모두 사라진다 해도 내 것인 한가지
늘 그댈 향해서 두근거리는 내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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