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로거에 걸 썬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첫 글을 쓸 때, 상품을 선택하라 고 뜨길래 선물을 주는 모양이다 해서 음반을 하나 고르고, 그 다음에 또 상품을 선택하라고 뜨길래 DVD를 하나 골랐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책 주문이‘무통장입금’만 빼고 다 되고, 나는 인터넷으로는 그것만 하기‘따문에’여기서 책은 못 산다. 7월에 건너가버린 천규석 선생 책, <사람들은 어디 갔노, 청산만 날 부르네>는 특히 무거워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어느 나라 사람도 물건 나를 때‘지게’를 안 쓰던데 책들을 지게에 지고 내가 4차(원)선 건널목을 건너면, 서 있는 차의 사람들도 지게를 장만할까? 그것보다 빈 지게를 지고 책 사러가는, 파란불 되길 내가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웃프다(feat.황영웅_빈 지게).
(겸사겸사 디제이도 겸하고 있다.)
이 글들이 또 낙엽처럼 4분지 1 후두두둑 떨어져 나가지나 않을는지 이곳 블로거들에겐 예기치 않은 서터레서도 (자꾸) 있단 걸 알게 됐고(=떠날 때가 됐고). 그래가 내용은 잘 쓰는 남들이 많으니 나는 형식을 좀 고민해보고 적용해보고 싶으나 털어지니, 이곳에서 접으면 자매사 이동은 안이동이다(feat.진성_안이동역에서).
천규석 선생은 아마 17세에 장가를 들고, 부인이 하늘로 간 41세부터 87세인 올 7월까지 그대로 살았고, 대구한살림 설립, 한평생 소농과 두레와 생태계 중시, 토착민의 자주적 삶을 붕괴 시키는 시스템과 권력에 대한 분노, 인간으로나 금전으로나 자신에 대한 오해와 곡해에서 오는 억울함과 서운함(못 풀고 떠난 듯!)의 내용이 (조금) 있다(feat.함광선_정선아리랑).
총853쪽 = 무쇠.
먼저 간 친구에 대한 그리움, 몸의 통증, 불치병 자식에 대한 걱정, 이혼으로 남은 어린 손녀에 대한 슬픔, 한평생 기쁨과 슬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지적 추구의 끈을 놓지 않고, 추구하는 게 일관된 사람으로 살다 갔다(=꼬장꼬장). 많은 이들의 책이 있지만, 김종철 천규석 같은 이의 말과 뜻이 진심에 가장 와 닿고 가장 맞다고 나는 느낀다. 이제 웬만한 소농중시주의자는 거의 다 저승으로 건너가고, 뜻이 있어 농사를 지으려도 짓기 어렵다.
일단 사람들의 폄훼와 무관심이 있고, 이단 봄여름 기후가 농사를 훼방 놓는다. 삼단 너무 많아진 날짐승 들짐승의 횡포(첫 단계에서 '맴붕'이 오는데, 씨를 깊이 묻어놔도 다 파먹어 버린다)가 있다. 사단 야산에 물길을 내거나 시멘트로 농로를 만들어 땅 속에 스며들지를 못하게 돼버려, 우천시 산과 농로에서 (급히) 내려온 그 물이, 옆이나 아래쪽에 있는 밭으로 마구 들이치는데, 나는 그것을 보았다.
이 책에서 천규석은 장례 풍습에 있어서 연료를 소비하여 시체를 태우는 방식인 ‘화장‘을 반환경적이라며 ’매장‘에 대한 얘기를 한다. 거대한 토지를 잠식하는 도로를 그만 만들고, 어차피 농사 안 짓고 농토를 묵힐 거면 거기 묻으면 된다는 것이다. 악취라는 리얼한 낱말이 나오는데, 내가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다.
“매장을 해도 악취를 전혀 풍기지 않고 시간이 좀 걸릴 뿐, 땅 속에서 미생물과 벌레들의 먹이가 되어 위생적으로 분해되기 마련이다. 매장을 통한 환생이야말로 더 근본적이고 완벽하게 순환하는 환생이다. 큰 까마귀 같은 지상의 포식자보다 지하에 사는 이름 없는 미물과 벌레들의 밥으로부터 시작해서 식물의 밥, 초식동물의 밥, 큰 까마귀 같은 육식동물의 밥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잡식하는 사람으로까지 순환하는 모든 생명, 생태단계를 다 거치기 때문이다.”(697에서 6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