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날마다 새로운 세상
  • 새로 쓴 오백년 고려사
  • 박종기
  • 22,500원 (10%1,250)
  • 2020-03-02
  • : 798

생각해보면 내가 고려사를 마지막으로 접한 시기는 공무원 시험 국사과목 공부 때였다. 물론 시험공부였으니 팩트 위주의 암기였고, 우리 조상들의 살아있는 삶으로서의 역사로 체험하지는 못했었다. 더구나 한국인의 삶을 다루는 많은 역사교양서들이 대부분 조선시대이다보니, 조선시대와는 다른 특징을 가진 고려사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보지는 못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알라딘 중고서점 서가에서 이 책 '새로 쓴 오백년 고려사'를 보았을 때 망설임없이 구입하게 되었다.

사실 우리에게 고려사는 곧바로 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정사로서의 '고려사'는 조선시대에 편찬되었기에, 고려를 뒤엎고 창건한 조선의 입장에서는 고려의 모습을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가 학생일 당시에는 고려사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자들도 많지 않아 그 역사를 많이 왜곡해서 배웠었다.

하지만 박종기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조선 이전에 찬란했던 고려왕조를 다시금 우리 눈앞에 소환한다. 혼란한 국제 정세 상황에서 자주성을 지키며 자신의 문화를 뽑내고, 개방성와 역동성을 가진 다원사회로서의 고려를, 동북아에서 외국과 진취적으로 교류한 해양국가로서의 고려를 말이다.

생각해보면 조선은 그다지 전쟁을 많이 치루지는 않았다. 임진왜란이야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병자호란은 우리가 외교를 현명하게 했다면 피할 수도 있는 전쟁이었다. 하지만 고려의 경우 조선에 비해 훨씬 많이 외적들이 침략했고, 급기야는 세계사적 전투국가인 그 몽골과 30년을 전쟁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 모든 혼란 속에서도, 고려는 조선과 비슷하게 무려 500년을 지탱한, 대단한 내공을 가진 국가였다. 우리가 결코 만만하게 볼만한 나라가 아니었다.

저자 또한 이러한 고려의 내공에 주목한다. 저자는 그 당시의 혼란한 세계정세 속에서 500년의 역사를 가질 수 있었던 고려의 힘을 성공적인 다원사회에서 찾으며, 후삼국 시대의 고대적 사회에서 점차 행정적인 틀을 완성시키며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국가를 유지하려했던 조상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다만 나로서는 하나의 의문, 즉 이렇게도 개방적이면서 다원적이고 해양국가적이었던 고려가 어떻게 그렇게 폐쇄적이고 소극적인 외교정책을 펼친 조선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해답을 얻지 못했다. 그 원인이 이성계의 '역성쿠데타' 때문인걸까? 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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