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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눈이님의 서재
  • 선장의 항해일지
  • 이동현
  • 17,100원 (10%950)
  • 2025-11-05
  • : 1,315

이런 바다, 배의 세상이 있었구나 싶었다. '인생은 고해'다라는 말도 있긴 하다.

마치 바다 한 가운데 있는 불안한 배같다는 뜻이다. 나도 섬과 서울을 오가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바다위 날씨는 예측이 힘들다. 현대과학으로 예보를 한다고는 하지만 바람의 세기며 파도의 세기, 물길의 방향을 다 고려해서 바다에 나가도 바로 육지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흔히 원양어선을 타는 사람들도 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이렇게 다양한 선박에 여러 화물의 특성에 따라 일의 난이도가 다를 것이라고 미처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발을 땅위에 딛고 사는 것이 아닌 바다위에서의 생활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그저 파도만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곳도 하나의 세상, 사회라는걸 깨닫고 보니 만만한게 없는게 인생이란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저자는 서른에 3억을 벌게 된 과정을 쓰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의 실패담과 수많은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를 철학적으로 쓴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삼수를 하고서도 해양대학교를 갔다는 것은 실력이 부족해서일거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사관학교 기숙사에서 4시간씩 자면서 노력을 했던 것만으로도 결코 실패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인생을 살고 보니 자신이 결정하지 못하는 선택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삼수를 하고도 고작 이런 학교에 들어왔냐'는 비아냥을 견뎠던 순간들은 평생 잊지 못할 굴욕이었겠지만 분명 큰 가르침이 되었을 것이다. 자신은 선배들의 부당한 전통을 답습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이 얼마나

현명한 결정이었는가. 그게 가르침이다. 나쁜 일에서도 배울 것이 분명 있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 배웠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어진 항해사 시절의 일들을 보면 몇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앙숙처럼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후일 자신이 선장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소중한 사람이 된 마르코와의 일화는 정말 감동스럽기만 하다.

그러고보니 저자는 자신의 노력도 있었지만 인덕이 참 많은 사람인 듯 하다.

세상에 노력해서 안되는 일도 있다. 운좋은 사람을 따라갈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고보면 그가 일등항해사가 된 계기도, 선장이 된 계기도 행운이 함께 했음을 알게된다.

배에서 일어나는 일들, 해야하는 일들, 국제간 선박에 대한 협약과 승진에 관한 일들까지 몰랐던 일들을 알게되어 좋은 시간이 되었다.

무엇보다 배 한 척이 또 다른 우주가 되기도 한다는 것. 그 속에서도 삼라만상의 모든 일들이 일어나고 소중한 인연과의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시간이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인 것은 알았지만 글도 제법 아주 잘 쓴다는 것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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