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공산 연구소



무산 계급과 국유화 요구

 


사회가 발전할수록 노동 계급의 정치적 권리는 명목상 보장될지라도, 그것이 발휘되는 실질적인 정치적 권한은 제한되기 마련이다. 사적 소유의 폐지는 단순히 개인의 생활 수단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타인의 노동을 지배하고 착취하는 수단이 되는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 (생산 수단에 대한 소유)’를 폐지하는 것임을 명확히 한다. 이를 한국 사회의 실천적 행동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제들은 다음과 같다.

 

사실 자본주의적 소유 (또는 소유 재산)와 자산의 핵심은 생산 수단을 가진 자가 노동 과정의 권한 및 통제권과 잉여 가치를 독점하는 구조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 국내 실천의 첫걸음은 주요 생산 수단과 기간 산업을 자본의 수중에서 회수하는 일이다.

 

1. 재벌 체제 해체와 산업 시설의 공공화

 

한국 경제를 지배하는 독점 대기업 (재벌)의 소유권을 해체함을 분명히 하고, 이를 사회적·국가적 소유로 전환한다. 이는 단순한 주식 사유화가 아니라, 노동을 노동자와 국민 모두가 짊어진 ‘의무 노동’이 아닌 ‘사회적 노동’으로 전환함을 의미한다. 이는 실질적인 무산 계급 국가가 주도하는 국유화 정책 중 ‘계획 경제’를 전방위적으로 실시함을 뜻한다.

 

국가 기간 산업 및 핵심 시설의 완전 국유화가 지니는 이점은 에너지, 교통, 통신, 의료, 교육 등 노동자 국민의 사회적 생존과 직결된 필수 의존 분야의 사유화를 전면 금지하게 된다. 이로부터 완전한 국유화를 달성하게 되면, 경제의 중심은 단순히 이윤 추구가 아닌 사회적 필요에 따른 계획 경제로 전환된다.

 

2. 토지 및 부동산의 사적 소유 폐지

 

한국 사회에서 자산 불평등의 가장 고착화된 원인이자 지대 추구의 중심인 토지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현 체제 내에서는 늘 난제로 간주되지만, 실제로는 그것은 유산 계급의 변명적 구실에 불과하다. 모든 토지의 소유권을 무산 계급 국가로 국유화하게 되면 이러한 토지 매매를 전면적으로 금지할 수 있으며, 사회적 필요와 공공 이익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마련하여 노동자 국민에게 ‘사용권’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주택은 본래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다. 주거란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본 권리로 규정하며, 대규모 공공 임대 주택 확충 및 사적 임대업 금지만이 아니라 자본 축적의 수단으로서의 부동산 소유 자체를 완전히 소멸시킨다.

 

3. 금융 체제의 통제와 자산 가상화에 대한 대응

 

‘국가 자본에 따른 신용 집중’은 자본주의 경제를 통제하기 위한 필수 행동이다. 민간 상업 은행과 대형 금융 자본을 국유화하여 사적 이윤이 집중되던 민간 은행 체제를 국가 은행 체계로 전환하고 신용을 재분배한다. 이는 단순히 부패로 점칠된 은행이 아니라, 계획 정책에 따라 노동자들로부터 철저히 통제된 은행을 의미한다. 지금과 같은 투기적 금융 상품과 주식 시장을 점진적으로 폐쇄함에 따라, 자본의 운동은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노동 계급의 생활 보장과 사회적인 생산 계획에 집중된다.

 

금융 자본의 심화에 대한 지적도 상당하므로, 자본과 은행이 완전히 결탁하고 디지털 자산, 파생 상품, 가치 증권 등 ‘가상화’된 형태로 존재하는 현대 사회의 조건은 국유화 논의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동시에 노동자 조직화의 방식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가상 자본’이란 이처럼 실물 생산과 분리되어 증권과 신용 체계 위에서 팽창하던 가상화된 재산을 뜻하며, 자본주의 체제의 취약성이 극대화됨에 따라 모순적으로 소유의 사회화가 진행되어 선진적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물질적 토대를 제공한다.

 

이처럼 자본과 은행의 결탁이 고도화되어 자산이 가상화되어, 사적 소유는 거대한 독점 금융 체계라는 ‘사회적 형태’를 띠게 된다. 이는 다음과 같은 논리로 국유화 및 사회화의 당위성을 형성한다. 자산이 가상화되고 대형 은행과 금융 체계로 집중될수록, 오히려 소유는 이미 고도로 사회화된 체계를 갖추게 된다. 지금은 수많은 소생산자의 파편화된 사적 소유를 폐지하는 것보다, 이미 금융 체계로부터 고도로 집중된 가상 자본을 통째로 사회적 국유화로 전환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도 훨씬 용이하다. 즉, 금융 체계의 중앙 서버와 신용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사회 전체의 생산 수단을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가상화된 자산은 실물 노동의 가치에 기반하면서도 전산 체계 내 수치나 신용 등급으로만 존재한다. 이 가상적 신용 체계가 금융 위기 등으로 인해 흔들릴 때면 국가가 공적 자금을 투입해 이들을 구제하므로, 사유 재산이 사실상 사회적 시설 기반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음이 폭로된다. 이는 사적으로 이윤을 독점하면서 위험은 사회화하는 금융 자본을 전면 국유화하고, 신용을 전체 사회적 필요에 맞게 배분해야 하는 요구로 전환된다.

 

현대의 가상화된 재산은 거대 금융 및 전산 체계 (IT) 위에서 유통되므로, 이 체계들은 대중의 상호 작용과 정보를 흡수하여 가치를 창출한다. 따라서 특수 체계 (‘플랫폼’ 등)의 소유권을 자본가 개인에게 맡겨 둘 수 없게 되며, ‘특수 체계 국유화’ 및 ‘정보 (데이터) 자산의 사회화’ 논의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결국 무산 계급이 주도하에 정치적 지배권을 장악하여 자본 계급으로부터 모든 자본을 차례로 회수해야 하며, 이러한 법적·정치적 토대 없이는 사적 소유 폐지의 실천은 어렵다. 현행 유산 계급 의회주의 체제가 아니라, 노동 계급의 가치를 대변하고 실질적인 권력 장악을 목표로 하는 강력한 혁명 정당 및 조직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개별 사업장 단위에서 노동 조합만이 아니라 ‘노동자 평의회’와 같은 현장 통제 기구를 활성화하여 생산 과정 전체를 노동자가 직접 통제하는 역량을 증명하게 된다. 

 

실천적 유의점으로는 여기서 국유화는 단순히 관료주의적 국가가 모든 것을 소유하고 통제하는 국가 자본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국가라는 억압 기구 자체가 사멸해가는 과정 속에서, 국가 소유를 거쳐 ‘연합된 생산자들의 자유로운 공동체’로부터 사회적 소유로 나아가는 과정임을 파악하는 것이 한국 내 실천 전개에서 가장 핵심적이다.

 

4. 선진적 노동자 조직화와 전진 요구

 

선진적인 노동자 조직에 있어 자산의 가상화와 금융화는 전통적인 공장 노동자 중심의 조직화만이 아니라, 총노동을 결집하고 선진적인 조직 형태로 나아가는 물질적 조건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가치 창출 사슬 전반을 아우르는 자본 조직화에 맞서, 이전의 노동 조직이 개별 공장이나 산업별 울타리에 갇혀 있었다는 한계를 도약해야 한다. 자본이 금융과 ‘가상 정보망 (디지털 네트워크)’으로 결탁한다는 조건에서는 노동자들 역시 ‘공공 연결망 (가치 네트워크)’ 전체를 움직이는 조직체로 전환해야 한다. 부품 생산자, 배달 및 물류 노동자, 자료 관리자 (데이터 관리자), 금융 사무 노동자 등 하나의 자본 사슬과 같은 연쇄 고리를 파악하고, 현장에서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선진적 조직화의 첫걸음이다.

 

금융 자본이 결국 가상 체계 (알고리즘, 특수 체계, 자동화된 신용 평가 등)로 노동을 다시 통제하려 든다면, 선진적 노동자 조직은 단순히 임금 인상 요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 체계의 설계와 운영 방식을 노동자가 직접 통제하는’ 요구를 내걸어야 한다. 생산의 물리적 과정뿐 아니라 가상화된 관리 체계 자체를 결국 노동자 평의회가 장악하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현재의 금융과 은행 결탁 체제는 필연적으로 자산 버블과 부채 경제를 낳는다. 이는 노동 대중에게도 주거 부채, 학자금 부채 등의 형태로 전가되므로, 선진적 노동 조직은 공장 안의 노동자 정체성만이 아니라 가상화된 자본으로 생활 전반에 저당 잡힌 ‘채무자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확보한다면 더 넓은 노동 대중 운동을 기층에서 전개할 수 있다. ‘부채의 거부와 은행 유한 책임 해체’라는 요구 역시 자본의 금융적 결탁을 타격하는 동시에, 폭넓은 민중을 선진적 노동자 조직의 주도로 결집시키는 강력한 연대 고리가 된다.

 

따라서 금융과 기술의 결합으로 자본이 아무리 가상화되더라도 그 가상의 숫자를 떠받치는 최후의 기반은 여전히 인간의 살아있는 실물 노동이기에, 체제가 고도화될수록 그 핵심 연결망을 장악한 노동자 조직의 잠재적 자본 파괴력도 더욱 커진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체제 변혁을 향한 국유화 요구가 단순한 법적 소유권 이전이 아니라, ‘금융·정보 체계의 노동자 통제’라는 선진적 형태로 구체화된다.

 

5. 공산주의 단계에 따른 분배 원리

 

결국 자본주의가 무너지자마자 ‘터무니없거나’ ‘이상적’이라 여겨지던 공산주의 분배가 곧바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발전 단계 (공산주의 단계)에 따라 분배 방식이 변혁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 구체적인 분배 원리와 단계별 과정은 다음과 같다.

 

5-1. 분배 이전의 원천 공제분 (사회 지속과 발전을 위한 몫)

 

많은 사람들이 국유화 직후 노동자가 생산한 가치 전체를 노동자 개인에게 100% 임금으로 돌려주어야 한다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이는 ‘느슨하고 무책임한 생각’이다. 노동자 개인이 자신의 몫을 분배받기 전에는 사회적 총생산물에서 공동체 유지와 발전을 위해 먼저 공제해야 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 생산 지속 및 대비를 위한 영역: 닳아 없어지는 생산 수단의 보충분 (감가상각 비용), 생산 확장을 위한 추가 가치, 재해나 천재 지변에 대비한 예비 기금 및 보험 기금 등. 

 

· 공동 소비 및 사회적 충족을 위한 영역: 일반 행정 비용 (국가나 행정 기구의 관리 비용으로, 이는 새로운 사회에서 점차 최소화됨), 학교·병원 등 주민들의 공동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문화·보건·교육 기금, 노동 능력이 아예 없는 사람들 (어린이, 노인, 환자 등)을 위한 구호 기금. 이러한 공제 과정을 별도로 거쳐야만 남은 부분만이 비로소 노동자 개인들에게도 분배될 수 있는 ‘소비재의 몫’으로 온전히 주어진다.

 

5-2. 공산주의 낮은 단계 (사회주의): 노동에 따른 분배

 

사회주의는 그 단계상 공산주의의 낮은 단계이므로, 노동에 따른 분배가 이뤄지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막 빠져나와 여전히 그 경제적·도덕적 흔적이 남아 있는 전환기 (자본이 고도화되는 이행기나 과도기가 아님) 단계에서는 ‘능력에 따라 일하고, 노동에 따라 분배받는다.’는 원칙이 적용된다. 

 

가령 노동자는 사적 소유가 폐지된 사회적 일터에서 자신이 제공한 노동 시간과 양을 증명하는 인증서를 받는다. 예를 들어 한 노동자가 하루 8시간 동안 사회적으로 유용한 노동을 제공했다면, 8시간 분량의 노동 가치가 기록된 인증서를 취득하며 그 가치에 따라 재화가 수령된다. 그리고 노동자는 이 인증서로 증명된 사회적 소비재 창고에 제출하고, 자신이 사회에 제공한 노동 시간과 정확히 같은 양의 노동이 들어간 소비재를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자본가가 중간에서 가로채던 잉여 가치 (착취)는 사라지며, 자본주의적 임금 형태는 소멸한다.

 

그러나 노동에 따른 분배는 얼핏 공평해 보이지만 여전히 한계를 가진다. 사람마다 타고난 신체적·정신적 노동 능력도 다르고, 부양해야 할 가족 수도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똑같이 8시간을 일해도 누구는 더 풍족하고 누구는 더 빈곤할 수 있다. 즉, ‘형식적으로는 평등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불평등한’ 유산 계급적 권리의 잔재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단계가 진행된다.

 

5-3. 공산주의 높은 단계: 필요에 따른 분배

 

생산력이 고도로 발달하여 물질적 재화가 넘쳐나고, 노동이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의무’에서 벗어나 인간의 자아를 실현하는 ‘제1의 생활 욕구’로 변화했을 때, 사회는 마침내 최종적인 분배 단계로 진입한다.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받는다.’는 이 단계에서는 더 이상 노동 시간을 자로 재듯 계산하여 분배하지 않게 된다. 모든 사회 구성원은 자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자신이 생활하고 자아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만큼의 재화와 용역을 사회적 공동 축적물에서 자유롭게 가져다 쓴다. 이후부터는 가치 법칙의 완전한 소멸이 이뤄지므로, 가상화된 자본은 물론이고 가치를 측정하던 화폐나 노동 인증서 체제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며, 분배는 철저히 인간의 구체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6. 한국의 국유화 실천 과정에서 구체적 분배 적용

 

앞서 논의한 자본과 은행의 결탁, 자산의 가상화가 고도화된 국내 현실에서 이를 실천할 경우, 분배는 다음과 같은 선진적 형태로 조직될 수 있다.

 

기본 생활 기반의 무상 분배 (공동 소비): 국유화된 금융 자본과 재정적 기반의 잉여를 바탕으로 주거, 의료, 교육, 대중교통, 통신, 에너지 등을 노동의 대가와 상관없이 전 국민에게 즉각 ‘무상 공급’하는 영역으로 전환한다. 이는 실질적인 필요에 따른 분배를 부분적으로 조기 실현하는 방식이다. 

 

· 전산 정보망 및 특수 체계의 회수

 

가상화된 특수 체계와 정보 시설망이 국유화되면, 과거 자본가들이 독점하던 수익과 지대를 전체 노동자의 사회적 기금으로 즉각 회수한다.

 

· 노동 계획 경제 체계의 확립

 

국가 관료가 분배를 일방적으로 관리하는 관료주의적 폐해를 막기 위해, 선진적 노동자 조직 (노동자 평의회)들이 직접 사회적 총생산에서 공제할 몫과 개인에게 분배할 소비재의 비율을 주체적으로 토론하고 결정할 수 있는 ‘노동 계획 경제’ 체계를 수립한다. 

 

이러한 기존의 관료주의 독재를 막고 ‘연합된 생산자들의 자유로운 공동체’에 기초한 올바른 계획 경제를 성립하기 위해서는, 현 체제의 경제 체제 및 체계를 끊임없이 타격하며 노동 계급의 역량을 드높이는 구체적이고 과감한 ‘전진 요구’들이 조직되어야 한다. 여기서 전진 요구란 단순히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일부 조건을 개선하는 ‘개량적 요구’가 아니라, 현 체제가 수용할 수 없는 모순을 폭로하여 노동 대중을 실제 권력 장악과 체제 변혁의 길로 전진시키는 징검다리 요구를 뜻한다. 따라서 올바른 계획 경제 수립을 위한 핵심 전진 요구들은 다음과 같다.

 

· 노동자의 ‘영업 비밀 폐기’와 ‘노동자 주체 통제’ 법제화

 

자본주의 하에서 자본과 은행은 생산 비용, 원가 구조, 투자 계획, 알고리즘 소스 코드 등을 기존의 ‘영업 비밀’이라는 이름으로 은폐한다. 그러나 자본의 정보 독점을 깨뜨리지 않고서는 올바른 계획 수립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대기업과 금융 기관의 자산 보유 현황, 자금 유출입 경로, 이윤율을 노동자 조직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기를 요구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기업의 장부 및 영업 비밀을 전면 공개하고 생산 및 경영에 대한 노동자 거부권을 확보함에 따라, 현장 노동자들이 공장과 일터의 폐업,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을 거부하고 직접 생산 과정을 감독·통제할 수 있는 법적 권리와 노동자 권한을 요구한다. 이는 노동자들이 자본을 대신해 생산을 감독하는 ‘계획의 주체’로 훈련되는 결정적 과정이다.

 

· ‘시간 주권’ 쟁취를 위한 노동 시간의 획기적 단축

 

노동자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생계를 위한 임금 노동에 저당 잡혀 있다면, 국가와 사회 전체의 경제 계획에 대해 토론하고 결정할 정치적 시간과 에너지를 확보할 수 없으므로, 계획 경제는 노동자의 자유 시간에 비례한다. 더욱이, 주 30시간 (또는 주 4일제) 노동제로의 전환 요구 역시 임금 삭감 없는 과감한 노동 시간 단축을 포함한다. 노동자가 기업 경영, 지역 사회 계획 수립, 노동자 평의회 활동에 참가하는 시간을 정당한 노동 시간으로 인정받아 생계 위협 없이 계획 수립에도 동참할 수 있는 물질적 토대를 제공한다. 따라서 사회적 활동의 노동 시간 인정이 보장된다.

 

· 금융 체계의 사회화와 ‘공공 신용 계획’의 전면화

 

앞서 논의된 가상화된 자본과 은행 결탁을 해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파편화된 투기 금융을 전 사회적 생산 계획으로 지원하는 공공 신용 기구로 강제 전환해야 한다. 단일 국립 은행 설립과 화폐·신용 통제를 위해 기존의 모든 민간 은행을 단일한 국가 신용 체계로, ‘이윤’이 아닌 ‘사회적 필요와 지속성’에 따라 자금을 배분하는 ‘공공 신용 예산제’ 실시를 요구한다. 이에 따라 주식, 파생 상품 등 가상화된 금융 투기 시장을 폐쇄하고, 그 체계적 기반을 사회적 수요 (지방 소멸 방지, 기후 위기 대응, 공공 의료 확충 등)를 추적하는 ‘공공 열림망 계획 기반’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

 

7. ‘현장 계획’의 제도화 (현장·지역·전국·평의회)

 

과거 소비에트 연방 (소련)의 계획 경제는 고위 관료들로 인해 위에서 아래로 생산량을 하달하는 ‘하향식 관료주의 계획’이었다. 이를 막기 위한 정치·구조적 전진 요구가 필요하다.

 

· 생산자·구매자 (소비자) 공동 평의회 구성

 

개별 사업장의 노동자 평의회와 지역 주민 (소비자) 평의회가 함께하여,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고 분배할지 현장에서부터 스스로 결정하는 구조를 요구한다.

 

· 기술 계획 (디지털 계획 플랫폼)의 공공화 (공공 통제) 

 

현대의 발전된 정보 통신 (IT) 기술과 가상화된 특수 체계 기반(플랫폼 인프라)을 활용하여, 전 사회적 수급 현황과 자원 배분 경로를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보고 (모니터링)하고 계획할 수 있는 ‘기술 계획 체계’를 요구한다.

 

따라서 이러한 요구들은 자본 계급에게는 이윤 창출의 자유를 박탈하는 공격이 되며, 노동 계급에게는 ‘자본가 없이도 우리가 사회 전체의 경제를 더 합리적이고 계획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계급적 자각과 정치적 권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된다.

 

8. 사유 재산의 독점이 낳는 ‘형식적 민주주의’의 모순과 평의회 민주주의 선거 요구

 

현행 체제가 명목상으로는 모든 국민들에게 표를 주는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함에도, 실제로는 계급적 독점과 자본의 지배로 인해 제한적인 선거 (사실상의 유산 계급 독재)만 실시되고 있다는 지적은 사유 재산 (생산 수단)의 존재와 직결된 필연적인 결과다. 정치적 구조 (국가, 법, 선거 등)가 경제적 토대 (사유 재산과 생산 양식)에 따라 규정된다면, 사유 재산 폐지와 제한적 선거 사이의 연관성은 다음과 같은 논리로 설명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사유 재산 제도는 소수의 자본 계급이 생산 수단을 독점하고, 대다수의 노동 계급은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자본의 경제적 격차 및 불평등은 선거라는 정치적 영역을 왜곡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분명 1인 1표의 원칙임에도 선거를 치르고 정당을 유지하는 데에는 막대한 자본이 소요된다. 재력에 따른 정치 시장 독점으로 인해 언론 매체 장악, 선거 자금 후원, 전문 조직 (‘싱크탱크’ 등)의 여론 형성 등은 사유 재산을 쥔 자본 계급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결과적으로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과 주요 정당들은 자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인물들로 제한되며, 국민들은 ‘어떤 자본가 가문의 대리인을 뽑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제한적 투표에 갇히게 된다.

 

따라서 경제적 종속과 투표의 비자유로 인해 생산 수단을 사적 소유한 자본가는 노동자의 생산여탈권 (고용과 해고)을 쥐고 있다. 노동자가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위협하는 정치적 선택을 하려 할 때, 자본은 ‘투자 철회’, ‘공장 이전’, ‘경제 위기 공포 조성’ 등으로 노동 대중의 정치적 선택을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제한하려 한다. 즉, 직장 문 앞까지만 통용되는 민주주의는 일터 내부의 사유 재산 권력 (독재)으로 인해 무력화된다.

 

8-1. 사유 재산 폐지에 따른 정치적·실질적 선거를 해방하는 방식

 

사유 재산을 폐지하고 생산 수단을 사회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 구조를 바꾸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제한적이고 왜곡된 선거 체제를 인민 전반의 실질적이고 전면적인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정치적 도약의 전제가 된다. 

 

정치와 경제의 분리 해체 (일터의 민주화)

 

사유 재산이 폐지되면 생산 수단은 공공의 자산이 된다. 이에 따라 과거 자본가 개인의 독재 영역이었던 일터 (공장, 회사, 플랫폼) 내부에서부터 노동자들이 직접 감독자 (또는 관리자)를 선출하고 생산 계획을 결정하는 선거가 성립된다. 정치가 4-5년에 한 번 투표소에서만 일어나는 행사가 아니라, 생활에서도 경제 활동 전체로 확장된다.

 

계급적 장벽의 소멸과 노동자 후보도 다양화 

 

자본 축적과 사적 소유가 사라지면 개인이 가진 재산의 크기가 정치적 영향력으로 전환되는 경로가 차단된다. 누구나 자본의 후원 없이도 자신의 정견과 사회적 필요를 바탕으로 선거에 나설 수 있으며, 대표자를 선출하는 기준 또한 ‘누가 자본을 더 잘 유치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사회적 총생산을 더 합리적으로 배분하는가’로 전면 재편된다.

 

8-2. 선진적 노동자 조직, 평의회 민주주의

 

다음으로, 체제 변혁을 주장하는 일각에서 현행 선거를 제한적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는, 유산 계급 의회 제도가 생산 현장과 완전히 분리된 파편화된 투표 방식이기 때문이다. 사유 재산 폐지와 함께 요구되는 선진적 선거 체제는 다음과 같다.

 

· ‘생산 단위 기준’ 선출

 

지역 기준이 아닌 ‘생산 단위 기준’의 선출로, 거주지 (지역) 중심의 현행 선거는 노동 대중을 파편화 (또는 원자화)시켜 자본의 여론 조작에 취약하게 만든다. 반면 사유 재산이 폐지된 사회의 선거는 노동자들이 매일 모여 토론하는 ‘일터와 생산 단위 (노동자 평의회)’를 기초로 대표를 선출한다. 이는 노동 대중이 대표의 자질을 가장 잘 감시하고 감독할 수 있는 선거 구조다.

 

· 상시 소환권과 노동자 임금 지급 

 

제한적 민주주의 하의 의원들은 당선 후 인민의 통제를 받지 않는 특권 계급이 된다. 사유 재산 폐지 이후의 올바른 계획 경제 체계에서는 선출된 모든 대표자를 유권자들이 언제든 소환하여 직위를 박탈할 수 있으며, 이들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숙련 노동자의 평균 임금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여 정치의 관료화를 원천 차단한다.

 

생산 수단의 ‘사유 재산 제도’를 그대로 둔 채 실시하는 선거는 자본의 지배를 여전히 정당화하는 거대한 장식물 (제한적 선거)에 불과하다. 따라서 사유 재산의 폐지는 경제적 잉여의 분배를 바꿀 뿐만 아니라, 유산 계급이 독점해 온 정치 권력을 해체하여 국민 또는 인민 전반이 국가와 경제의 참된 주인이 되는 ‘실질적이고 전면적인 민주주의 선거’를 성립시키는 선결 조건이다.

 

9. 국가 관료 독재와 사적 권력 독점을 방지하는 노동자 평의회

 

무산 계급 국유화가 ‘연합된 생산자들의 자유로운 공동체’로 나아가지 못하고, 국가 기구와 관료층이 생산 수단을 독점하여 노동자를 지배하는 ‘국가 자본주의’나 관료주의적 소유로 타락하여 부패하는 문제는 역사적으로도 (소련 사례 등) 가장 치열하게 논의되어 온 핵심 과제다. 국가 자체를 유산 계급의 공동 서무를 처리하는 위원회이거나, 계급 대립의 산물로서 소멸해야 할 기구라고 보았다. 따라서 국유화된 통제가 국가만의 일반적 소유로 굳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정치적 구조 내부에서 국가 관료의 권력 독점을 원천 차단하는 강력한 제도적·실천적 안정 장치들이 요구된다.

 

9-1. 생산과 계획 (경영)에 대한 ‘노동자 주체 통제’의 전면화

 

가장 본질적인 방지책은 법적인 소유권이 국가에 있더라도, 현장의 실질적인 관리·처분 권한인 ‘점거 (점유)와 통제권’을 노동 계급이 직접 행사하는 것이다. 기존의 국가 관료가 임명한 지배인이 공장을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이 직접 선출하는 ‘노동자 평의회’가 자원 배분, 생산량 조절, 노동 조건 결정 등의 실질적인 통제권 (경영권 또는 계획권)을 맡는다. 단, 국가는 이 평의회들의 계획을 조절 (조율)하는 기술적 행정 창구로만 기능해야 한다.

 

계획의 수립 과정에서 국가 기구와 노동자 조직 간의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이는 이중 권력 체제의 유지와 감시를 위함이다. 노동 조합과 노동자 평의회는 국유화 이후에도 국가 기구로부터 독자성을 유지하며, 국가의 행정 명령이 노동자 전체의 요구에 반할 경우 이를 거부하고 언제든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다.

 

9-2. 국가 관료층의 특권화 및 계급화 차단 (아래로부터의 자치 원칙 또는 코뮌의 원칙)

 

국가 계획 기구의 관료, 정치가, 행정 요원들의 보수를 숙련 노동자의 평균 임금 수준으로 제한한다. 이로부터 공직을 단순히 물질적 부를 축적하거나 특권을 누리는 ‘출세의 수단’이 아닌, 사회적 봉사의 영역으로 묶어둔다. 이에 따라 모든 공직자의 공장 노동자 수준 임금화가 실시된다.

 

선출되거나 임명된 모든 행정 관료와 계획 담당자가 노동 대중의 의사에 반하는 독단적 결정을 내릴 경우에도, 임기와 상관없이 투표로 즉각 지위를 박탈하고 교체할 수 있는 상시적 통제권을 확립한다. 이는 전면적인 상시 소환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행정 및 계획 업무를 특정 전문가 집단이 독점하지 않도록 교육을 노동 대중화하고, ‘모든 사람이 교대로 관료가 됨에도 아무도 관료가 될 수 없는’ 순환 근무 체계를 지향한다. 이로부터 공직의 순환제 및 관료제가 해체된다.

 

9-3. 계획 수립의 정보 독점 타파

 

기존 소비에트 방식의 관료주의 계획 경제가 실패한 결정적 원인은 그러한 관료들로 인해 생산 정보 및 사회적 통계를 독점하고 왜곡했기 때문이다. 현대의 고도화된 정보·통신 기술은 이를 기술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계획 수립의 ‘디지털 민주화’와 ‘정보 독점’을 타파하게 된다. 

 

· 투명한 계획 체계 확립

 

사회적 수치와 기록을 전면 공개하여 전 사회적인 생산 수단의 유동, 원자재 경로, 신용 배분 경로를 국가의 밀실이 아닌, 누구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공 열림망’에 기록한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제거하여 관료가 수치를 자의적으로 조작하거나 자원을 사적으로 유용할 여지를 차단한다.

 

· 생산 정보 및 사회적 통계 (공공 열림망) 기반의 배분 체계

 

자원의 배분 우선순위를 국가 관료의 탁상공론이 아니라, 지역 평의회와 노동자 (소비자) 평의회가 제기한 구체적 요구 수치들을 대면하거나, 거리상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면 공공 열림망으로 취합하는 방식으로 결정한다.

 

9-4. 유산 계급 국가 폐지 단계

 

결국, 궁극적 목표는 국가 권력의 강화가 아니라, 이러한 계급 분화가 점차 사라짐에 따라 억압 기구로서의 기존의 국가 자체가 불필요해져 사멸하는 것이다. 정치적 통치에서 ‘사물의 감독·관리’로의 전환으로, 국가의 기능 중 군대, 경찰, 법원과 같은 계급 억압적 기구를 해체하고, 오직 생산과 분배 계획에 따른 ‘행정적·기술적 관리 기구’로 국가의 성격을 축소시킨다. 유산 계급 국가 기구가 폐지됨에 따라, 무산 계급 국가의 기존 형태 역시 사멸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 사멸의 수순은 유산 계급의 저항을 무력화하고 무산 계급의 정치적 지배를 관철하는 혁명적 과정이다.

 

이에 따라 일국적 수준의 사회주의 국유화는 외부 자본주의 세계와의 경쟁 속에서 필연적으로 국가 권력의 강화를 낳고 내부의 관료화를 부추기므로, 따라서 국내의 노동자 국유화 통제가 국가주의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주변국 및 전 세계 노동 계급과의 단결을 돕고, 변혁의 공간을 국제적으로 확장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국가 소유가 국가만의 일반적 소유 (관료 독재)로 변질되는 것을 막는 핵심은 소유권과 통제권의 분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국가가 법적 명의를 갖더라도, 그것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손과 머리는 철저하게 현장의 ‘연합된 노동자 평의회’여야만 지배 계급으로서의 국가 관료가 활개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국가가 없이도 노동자들은 자신의 주체성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