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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정원
  • 경애의 마음 (리커버)
  • 김금희
  • 16,200원 (10%900)
  • 2025-08-22
  • : 16,556

이 책을 고른 건 어떤 운명(?) 같은게 작용한 건 아닐까.. 싶다. 

부여 해필책방에서 책 한 권을 골랐다. 정확하게는 두 권 가운데 고민하다,<경애의 마음>을 골랐다.아니 집어들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전혀 알지도 못하던 사람들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기 위해서는 그렇게 안녕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행운이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태어나야 했고 자라야 했고 먹어야 했고 사고를 피해야 했고 견뎌야 했다. 무엇보다 불운을 불운이라고 말하면 대체 피할 수 있는 건가 싶은데 적어도 살아 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경애는 알았다. 고등학생이던 1999년에 가까웠던 친구들을 한번에 잃어봤기 때문이었다"/77쪽



경애의 느닷(?)없는 고백에 당혹스러웠던 건, 마음에 관한 소설이겠거니.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내가 알고 있는(정확하게는 그알을 통해 보면서 화가 났던 사건) 사건이 언급되는 바람에 놀랐다. 경애의 마음에, 수만가지 마음이 자리할 수 밖에 없겠구나..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사고를 겪은 이들의 마음을 나는 헤아릴 자신이 없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묵묵히 그날의 일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경애가 하는 사랑의 방식은 작위적이란  느낌이 들어 지루했지만, 그것 또한 이해하지 못할 마음은 아니었다. 사랑했으나, 헤어졌고, 그럼에도 영원히 그 마음에서 나올수 없는 경애의 마음은 오로지 경애만 알 수 있는 '마음'일테니까. 그리고 경애와 상수의 관계를 보면서,우리는 서로 모르지만, 그런데 또 무언가로 연결되어 서로 알지 못한채로 위로를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경애는 사실 호찌민이라는 사람에게는 이름이 160개도 넘게 있다는 걸 아느냐고 물었다. 혁명 시절 자신을 숨기고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그렇듯 숱한 다른 이름들로 살다가 공화국의 초대주석까지 되었고 호찌민은 그가 중국에서 기자생활을 하던 시절의 이름이라고."/326~327쪽



평범한 듯한 제목이라 생각하면서도, 리커버 표지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내 마음 나도 모를때가 많아서, 경애의 마음이 궁금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호찌민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가, 우리 속에 있는 수만가지 마음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다 보면 타인을 통해 내가 어떤 마음인지도 알게 되는 건가 보다. 상수와 경애의 에피소드, 경애의 연애사를 뒤로 하고, 1999년 시월 인천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읽으며 먹먹해져왔다.그날의 시간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알을 통해 사건을 다시 접하면서, 흥분했다. 소설이지만, 그날의 사건이 하나의 마음으로 각인되어진 기분... 그래서 나도 모르게 책장을 덮으며 왈칵 눈물이 나고 말았다. 시월이 아닌, 봄에,아니면 여름에 읽었다면 좀 다른 기분이었을까... 그렇지 않을게다. 죽음을 한찮게 만들어버리는 뉴스를 읽으면서 도저히 그렇게 넘어갈 수 없는 거다. 그렇다면 '마음'이 없는 사람들이겠지.


공상수를 조롱하듯 한 말이지만, 나는 그것이 이 소설에서 작가님이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괴물이 되지 않으려면, '마음'이 있어야 한다. 허울뿐인 마음이 아닌.진짜 마음!!


"사람 마음을 알기 위해 노력하게. 그래야 우리가 괴물이 안돼(...)"/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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