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파리를 걷다
진동선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파리의 첫 인상은 <올드> 그 자체였다. 온갖 네온 싸인과 쭉쭉 뻗은 대로 가득히 질주하는 차들로 가득찬 서울 사람의 눈에 파리의 첫 느낌은 <오래된 신비함>이었다. 사진들로만 봐 왔던 파리의 도시 곳곳은 정성들여 연출한 사진보다 훨씬 더 아름다왔다. 

<올드 파리를 걷다> 제목을 보는 순간, 그때의 그 느낌들이 강렬하게 다가와 집어들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은 또 어떻게 변했을 지 모르지만, 내가 보았던 십 수년 전의 파리의 거리가 그대로 펼쳐지는 것만 같은 기대감으로. 

그저 멋진 풍경과 감초 같이 곁들인 에세이 정도로 생각했던 이 책은 인상보다 훨씬 더 묵직하다. 2010년 파리를 방문한 사진작가 진동선은 1890년대를 기점으로 온갖 만국 박람회가 열렸던 파리가 어떻게 변해 버렸는지, 각종 산업과 기계 문명으로 인해 파괴되고 버려진 <올드 파리>를 끈질긴 시선으로 찾아 다닌다. 그가 찾아다니는 <올드 파리>의 실마리는 일종의 도큐먼트 사진작가라고 할 수 있는 <외젠 앗제>의 시선이다. 

 

   
 

외젠 앗제 

1857년 2월 12일에 태어나 1927년 8월 4일에 세상을 떠난 파리 사진가다. 1868년에는 어린 선원이었고, 1876년에는 유랑 극단 배우였다. 1896년 파리에서 사진을 시작한 후 프랑스 문학과 미술에 초현실주의 영감을 제공했고, 수많은 예술가에게 사진을 제공했다. 파리 현대화와 대도시화를 목도하고 그 모든 대도시적 시간과 사건과 역사를 카메라에 담았으나 정작 본인은 1927년 사진 1만 7천여 점만 남기고 쓸쓸하게 삶과 이별한 카메라의 서정시인이었다. p.32

 
   

  

   
  올드 파리의 몰락 - 낡은 도시, 오래된 건물, 비좁은 뒷골목이 붕괴된다...앗제는 올드 파리의 길을 걷고, 사진을 찍었다. 외상과 내상을 입은 옛 궁전, 교회, 건물, 어느덧 잊히고 몰락해가는 지난 삶의 풍경과 풍속을 카메라에 담았다.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는 비루한 삶의 거처, 직업, 사람들이었다.
앗제의 사진에 거대한 용광로와 목재 연료의 가마가 나란히 공존하는 사진이 있다. 증기기관과 나란히 수차가 내달리고, 휘황찬란한 백화점 옆에 낡은 구멍가게가 있다. 멋진 턱시도를 입은 신사 옆에 초라한 넝마주이가 공존하는 사진이 있다. 또 나자빠진 지난 시간의 잔해 뒤로 한껏 솟아오르는 철골, 유리로 된 현대식 건물, 새로운 상품으로 채워진 상가, 만지지 말고 오로지 눈으로만 보아야 하는 쇼윈도 사진이 있다. 모두 옛 파리의 마지막 숨결을 암시한다. 사라진 시간을 누설한다. p.65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변해가는 파리의 마지막 모습들을 끊임없이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던 앗제의 시선을 따라 저자도 골목 골목을 누비고 있다. 올드 파리의 찬란했던 영광과 혁명의 기치 아래 뿌려진 수많은 피의 울부짖음, 전 세계의 유행과 개방의 중심지가 된 파리의 빛과 어두움으로 가득찬 그 골목 골목을 카메라에 담아내며 그 곳에 서려있는 역사와 인문학적 예술적 사실들을 풀어내고 있다. 

<사진 에세이를 넘어서 인문학적 에세이를 꿈꾸었다. 또 기행문을 넘어서 소설을 꿈꾸었다...p.388> 

저자의 에필로그에 나와 있는 대로 이 책은 사진집의 첫 인상을 무색케 하는 인문학적 에세이라고 정의해야 할 듯하다. 사라져 가는 올드 파리에 대한 감상에서 시작하는가 했더니, 사라져 가게 된 역사적 배경과 시대적 상황, 그 시대의 문인과 예술가들의 감성을 서정적인 사진과 객관적인 자료들을 잘 버무려 놓고 있다. 

앗제가 활동하던 시기의 파리, 1890년대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의 파리는 그야말로 예술가들의 무대였다. 인상파 화가들, 초현실주의 작가와 예술가들은 파리의 거리로 까페로 골목으로 모여들어 그 시대의 현재를 담아내고 미래를 그려내기에 분주했다. 그 시작은 <마네>였다. 

 

   
 

그에게 <인상<은 현대적 삶의 단상이다. 새로운 문화의 출현을 알리는 환각적 풍경에 대한 인상이다. "마네의 그림은 그림을 통한 신구 간의 날선 싸움 혹은 과거와 미래를 두고 벌이는 시대 인식의 투쟁"과도 같다. 
인상은 순간의 이미지다. 순간에 관찰된 감각적 인식이며 관찰자의 감각기관에 수용되는 짧은 잔영이다. 그러나 내면을 응시하는 힘, 보이지 않는 순간적인 것까지 삶의 본질로 끌어안은 현대성의 인식이다. 바로 마네의 그림이다.
모네, 세잔, 피사로 같은 새로운 회화의 선구자들도 마네가 뿌리였다. 실제로 마네와 함께 파리 교외에서 작업했으며 햇빛에 반사되는 것처럼 현대 파리 사람들이 여흥을 생생히 목격했다. 파편적인 삶, 덧없는 삶, 떠밀리듯 휩쓸려가는 부초 같은 삶에 대한 현대성의 감각을 공유했다. 모두 급격한 사회 변화에 대한 새로운 이성의 출현이었고, 파편적인 파리의 시간, 덧없는 파리의 삶에 대한 인상이었다. p.120

 
   

 

책 곳곳에서 예술가들을 만난다. 마네, 시인 보들레르, 모네, 세잔, 르느와르, 피카소, 샤갈, 마티스, 만 레이, 장 콕토, 키키, 키슬링.......
책에서만 화보에서만 사진에서만 보던 그들이 파리의 골목 골목을 어울려 다니며 파리의 로통드 까페에 앉아 예술을 논하며, 어느 골목 어귀의 작업실에서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그림들을 그리고 있는 것. 사라져 가는 올드 파리의 어느 구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그 현장 속으로 어느새 나도 들어가 있었다.
개개의 예술가들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지금 내가 <인상파> <초현실주의> <다다이즘> <미래파> 등으로 규정지어 있는 '사조'로 배우고 알고 있는 그 시대 그 생각의 흐름이 파리라는 도시에 온전히 녹아져 있는 듯한 감동. 상상만으로도 짜릿한 경험이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 그저 활자로만 경험하기에 너무 아쉬운 풍경이다. 

 

   
 

그 중 까페 로통드가 전위 예술가들의 본거지였다. 아방가르드 예술 정신의 발신지였고, 다다에서 초현실주의까지 세계 미술의 전진기지였으며 현대미술을 오늘의 모습으로 있게 한 역사적 장소였다. 1900년에 문을 연 로통드는 전화기까지 갖추고 있었다. 피카소, 모딜리아니는 매일 이곳으로 출근했다. 바야흐로 몽파르나스 시대였다. p.207

 
   

  

사라져 가는 것들 - 시간을 포함한-에 대한 외젠 앗제의 집요하고 꼼꼼한 시선은 그것이 <올드 파리>의 기록이었음에도 어느 덧 현실을 초월한 <초현실주의 파리>로 규정된다. 초현실주의 작가들에 의한 정의였겠지만, 20세기 초의 파리가 얼마나 빨리 급격하게 옛것을 벗어버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불과 몇 년 전의 것이 <올드>가 되었다가 <초현실>까지 되어 버리는 문명의 어두운 뒷면. 

그러니까, 내가 보고 왔던 파리는 내 기준으로 <올드>였던 것. 난 그때 파리가 <올드>와 <뉴>를 참 조화롭고 아름답게도 잘 지켜왔다고만 생각했었다. 과거의 시간을 모두 싹 쓸어버린 서울과 비교하면서...하지만 그들의 뒷면도 그리 조화롭지만은 못했음을 알게 된다. 모든 시간은 사라져버린 것들의 현재다. 

 

   
 

20세기 초반의 파리는 모든 면에서 초현실이었다. 급격한 발전과 속도로 아우성이었고 혼란이었고 아노미였다. 속도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과 동물이 차에 치였다. 인공조명에 밤이 낮이 되었고 새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시민들은 사라진 산책길에 망연자실했고 붕괴된 파사주에 길을 잃었다.
초현실주의는 이 같은 정황에서 꽃을 피웠다. 현실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부터 감각상실을 막고, 무의식의 흐름을 차단하고, 속도의 시공간이 어떻게 우리를 이끌어가는지 깨어나게 했다. 그리하여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 꿈과 환상으로 채색된 초현실의 모습이라는 것을 자각시켰다. p.222
 

 
   

 

   
 

유행이 올드 파리의 몰락에 한몫했다. 지겨움을 느끼는 속도, 새로움을 요구하는 유행의 속도가 작용했다. 유행은 태생적으로 시간의 산물이다.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때, 시간의 죽음을 조롱할 때 태어나는 시간의 얼굴이다. 치명적이지 않은 유행은 없다. 어떤 유행도 치명적이다. 죽음을 전제하지 않는 유행은 없다. 죽이고 밀어내지 않는 유행은 없다. p352 

 
   

 

현재 파리의 화려함과 멋스러움에 감탄하지만 끊임없는 <올드 파리>에 대한 향수와 집착. 그건 사라져 가는 과거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리라. 앗제의 묘를 찾는 것도 사라져 가버린 <올드 파리>의 뒷 모습에라도 경의를 표하려는 작가의 마지막 예의 같기도 하다.  

현재, 내가 보고 있는 것은 과연 어떤 것들의 초현실일까. 내가 발디딛고 있는 현실이란 것은 또 어떤 것들을 죽이고 밀어내고 만들어진 인상일까. 저자가 본 20세기 초의 파리는 무자비하게 그 족적을 없앤 주범으로 나오지만, 21세기 초의 대한민국에서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그래도 파리는 훨씬 <올드>에 대해 예의바르다는 것이다. 그게 선진국이어서, 파리여서, 프랑스여서라기 보다는 앗제처럼, 이 책의 저자 처럼 사라진 <올드>에 대한 경외와 존경으로 끝없이 뒤쫏는 사람들이 존재하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아닐까. 

파리에 가고 싶다. <올드 파리>의 흔적들을 간직하고 오늘도 초현실의 현실을 만들어 내고 있는 <뉴 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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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2-09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서울만 하겠습니까... ㅠㅠ

아, 여행가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 끙.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2-09 09:0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사라져가는 파리라니...
파리를 그렇게 평가하면 서울은 뭐...우리의 사라진 수천년 역사는 어디서 보상받아야 되는거죠?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정말 미친 듯이 유럽엘 가고 싶더라구요.
우리 둘이 갈까요? ㅋㅋㅋ

아이리시스 2011-02-09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올드 파리.
두 분 또 벌써 파리 가셨다, 큭큭.
파리. 두 자가 들어간 책은 그것만으로도 선물이예요, 그죠?^^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2-09 20:4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아이리시스님도 콜? ㅋㅋㅋ
여자들끼리 가는 여행은 어떨까요?
 

 우리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 1>을 드디어 봤다. 사실 난 해리포터와는 뭔가 코드가 안 맞는지 그다지 큰 관심이 있지 않기 때문에 늘 그렇듯이 큰 기대 없이 '그냥' '잘' 보고 왔다. 

그건 책을 봐도 마찬가지였다. 맨 처음 해리포터가 전 세계적인 화제를 일으키기 시작했을 때 다른 사람처럼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었는데, 그게 딱 1권으로 그치고 말았다. 남들이 다 재미있다는 것이 그다지 재미있지 않은 걸 보면, 역시 뭔가 코드가 잘 안 맞는 건 분명하다.  

뭐...우리 아이들은 난리가 났다. 난 외울 수도 없는, 기억도 나지 않는 주문들을 어떻게 그리 잘 외우는지 막대기만 보면 들고 주문들을 외우고 누가 어떻고 누구는 어떻고 신 났다. 

 

 

   


그래도 보면서...한 가지 든 긍정적인 생각은  

해리포터 시리즈가 이제는 하나의 <예술 영화>가 된 듯한 느낌이랄까. <죽음의 성물>같은 경우 두 편으로 나뉘기 때문에 이번 편은 스토리상 극적 긴박감이나 임팩트가 좀 약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느낌은(어떤 시각적 느낌 말이다) 배경이나 색감, 인물들의 분위기, 스토리와 시각적 효과의 배치, 특히 극중 삽입된 애니메이션(The Tale of Three brothers) 효과 등을 볼 때, 이젠 예술 영화(ㅋ)의 반열에 오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이제껏 개봉했던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면서 중간에 내 주의를 환기시킬만한 장면이 그리 생각나지 않았었는데, 이번 <죽음의 성물> 같은 경우는 더더욱 지루한 스토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 <The Tale of Three brothers> 애니메이션 때문에 눈이 확 뜨이며 즐거운 경험을 했다. <죽음의 성물>에 관한 일종의 전설 같은 것을 설명 듣는 과정에서 소개되는 이 애니메이션은 소위 <그림자 애니메이션> 혹은 <실루엣 애니메이션>이라고 불리는 종류의 것이다. 이런 애니메이션의 대표작은 <Prince & Princess>가 있다. 

 
효과적인 면이나, 색감 같은 걸 보면 이제껏 선보였던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훨씬 디테일한 표현과 풍부한 입체감 때문에 극적 긴장감을 더해 주지 않았나 싶다. 실루엣과 그림자에 풍부한 입체감을 더하고 사실적인 느낌을 더 주어서 그런지 한 편의 독립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면서 최근의 기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보게 될 줄이야. 물론, 해리포터 시리즈 같은 판타지 장르에서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나날이 발전되어 가고 있어 감탄을 자아내긴 하지만...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눈이 즐거웠던 또 하나의 이유는 멋진 배경 화면들!! 성물을 찾아 여기저기 떠돌고 공간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배경이 되는 멋들어진 자연들이 내 눈을 사로잡을 만했다. 정말 실제 존재하는 공간인지, 아니면 적절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들어간 건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너른 벌판, 너른 자연, 바다와 절벽, 강과 숲 등이 여정을 떠난 세 명의 주인공과 함께 한 장면씩 여백의 미를 가진 작품 사진 같았다. 


 

<예술이 된> 이라고까지 몇몇 장면들을 칭찬했지만...사실 아쉬운 건 아쉬운거다.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이 책이 먼저 나오고 영화가 나중에 나오는 경우, 책을 읽은 사람들은 영화를 보면 좀 아쉬워 하는 경향들이 있다. 이건 아이들도 비슷하다. 물론 다 그런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그런 대부분의 현상은 인간의 개인적인 상상력이 그만큼 더 깊고 넓고 무한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텍스트로 제시된 장면을 머릿 속에 재현하는 것. 각자가 그리는 장면들과 묘사들은 다를 지라도 그 개인적이고 은밀한 작업은 어떤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만든 영화 장면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화려한 영상 세대의 아이들이 오히려 더 상상력의 제한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뜬금없이 든다. 자극적인 소리, 화려한 영상, 빠른 전개는 행간의 의미를 생각할 겨를 없이 더 해석될 수 있는 텍스트를 제한된 시각적 화면에 가두어 버리니까. 우리 아이들이 좀 더 텍스트에 빠지길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고... 

 

다음 2편이 나오면 또 온 가족이 함께 가서 봐야겠지만, 다음 번엔 조조는 절대 보지 않겠다 다짐한다. 아침부터 어두컴컴한 영화관에 있었더니 하루 종일 머리가 지끈지끈 하다..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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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1-06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었어요?
이제 정말 하나 남은 해리포터. 저는 더 묵혔다가 30대 되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을 설치고 가셔서 조조가 힘드셨던 거 아니예여?
아 영상 이미지 봐요, 진짜 예술이예요, 예술!
그래도 요즘은 판타지물이나 모험물이 아이들 데리고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엔 별로 그런 게 없었는데, 그죠?^^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1-07 00:29   좋아요 0 | URL
솔직히 '재미있었다'고 맣하기엔 뭔가 찜찜해요..ㅋㅋ 왜냐면, 전편들을 다 봤지만, 전 아직도 세 명의 주인공 말고는 이름조차 헷갈리거든요. 그러니, 머릿속으론 계속 전 편을 기억해내야 하고 스토리는 따라가야 하고 얼마나 바빴는지...
영상 이미지들은 정말 예술이었어요. 허접한 헐리웃 영화들보다 훨씬 더 좋았어요. 그건 인정!
예전엔 주로 디즈니나 픽사의 에니메이션들을 함께 봤죠..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함께 보는 영화의 장르가 달라지네요. 아이들이 더 크면 18금 영화도 같이 볼 수 있을까요?^^

아이리시스 2011-01-08 16:16   좋아요 0 | URL
현맘 님처럼 저도 원래 모험이나 판타지물에 영 재미를 못느끼는 타입이거든요. 그나마 해리포터는 좀 나았지만, 예전엔 아예 볼 생각도 안했어요. 이런 타입의 영화는.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거 비롯.

저는 책이 좋아요, 책. <해리포터>도 책보고 영화 보면서 매번 뒷북쳐서 그런지 영화는 막 좋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시리즈는 약간 흐름을 타기도 해야되는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저는 실격인 듯.ㅋㅋㅋ

근데 저 미쳤나봐요. 포스터가 내 스타일 아니다, 재미로만 따지기 그렇다, 막 이런 내용인데 댓글 시작이 <재밌었어요?>라니. 졸렸거나 미쳤거나 둘 중 하나였나 봐요. 아하하하하.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1-09 18:0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도 잘 생각해보니, 영화라는 장르 자체에 큰 흥미가 없는 것 같아요.
해리포터뿐 아니라 그런것 같네요..저도 책이 좋아요,책.^^

2011-01-09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9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1-07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린스&프린세스 너무 이쁜 애니죠?
엔딩에서 서로 변해되는 그림자 극 너무 귀엽고 상큼했어요.

해리 포터는,,,, 판타지와 코드가 맞는 사람만 가능한가봐요. 후후.
아........ 저는 해리 포터 영화를 사랑해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1-07 17:25   좋아요 0 | URL
처음 프린스&프린세스 봤을 때 입까지 벌리고 재미있게 봤었죠..ㅎㅎ
해리포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니
제가 얼마나 재미없는 사람인지 아셨죠?ㅋㅋㅋㅋㅋ

아이리시스 2011-01-08 16:18   좋아요 0 | URL
<프린스&프린세스>는 그림 너무 예뻐서 예전에 아껴두다가 못본 것 같아요. 진짜 예쁘긴 예쁘네요. 한 번 봐야지!^^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1-09 18:07   좋아요 0 | URL
내용도 재미있어요~저희 아이들이 처음에 몇 번씩 돌려볼 정도로 좋아했어요.

꿈꾸는섬 2011-01-08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작년에 해리포터 다 읽어야지 했는데 결국 5권까지 읽었어요. 불사조기사단.
6권, 7권도 분발해서 읽으려구요. 전 코드가 맞는지 재밌더라구요. 영화는 다음에 봐야겟어요.ㅎㅎ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1-09 18:0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다들 재미있다는데 제가 이상한거예요..ㅋㅋ
시리즈로 나오는 것들을 기다리며 읽는 것을 잘 못하나봐요.
참을성이 없나..ㅎㅎㅎ
 
꼴, 좋다! - 자연에서 배우는 디자인 Essays On Design 7
박종서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사실, 가장 훌륭한 디자인 작품은 자연이라 말할 수 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렇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시시철철 형용할 수 없는 색감의 변화도 그렇지만, 자연의 순리에 따라 적응해 가며 각각의 쓸모에 맞게 변화해 가는 모든 생물들을 보면, 자연스레 감탄사가 나올 수 밖에.  

 

하다못해, 이 가을철 단풍놀이를 가보면 안다. 세상에 어떤 디자인물을 보고 그 많은 사람들이 이렇듯 감탄을 할까. 설악산 단풍 한 번 보겠다고 줄 서 있는 고속도로 위 차량들의 줄을 보면서, 도대체 어떤 디자인 제품이 출시한다고 저렇듯 줄을 서서 그 긴 시간을 기다릴 수 있을까...  

 

오랜동안 자동차 디자이너로, 교육자로 일한 저자는, 자연 속에서 찾은 다양한 '꼴; 형태, 균형, 조화..'를 카메라에 담아왔다고 한다. 쉽사리 지나치고, 한낮 미물이라 여겨 업수이 여길 만한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관찰해 보면, 그 안에서 조물주의 디자인적 능력이 드러난다. 그의 사진 속 자연들은 그 어떤 훌륭한 예술가가 손을 댄 것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내고 있다. 불과 1cm도 안되는 곤충에서부터, 이름 모를 어느 언덕 중턱에 핀 꽃까지..애써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힘들여 꾸미지 않아도 되는 완벽한 디자인적 균형과 조화.  

 

하나의 사진마다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있는 작가의 생각의 흐름은, 디자이너의 것이기 이전에 자연의 촌부의 것, 혹은 자연의 흐름을 따라가고자 하는 감성적인 시인의 그것과 닮았다. 매끄럽지는 않지만, 자신의 생각의 흐름을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애쓴 흔적들이 보인다. 모든 영감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자신의 사고의 흐름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있다.  

 

머리 아픈 보고서, 수지 안맞는 가계부, 팍팍하여 답답한 인간 관계 등으로 머리 아픈 직장인들이, 혹은 학생들이 디자인 잘 되있다는 지하철에서, 혹은 버스 안에서, 혹은 사무실 안에서 한 장 한 장 읽을 수 있다면, 좋을 만하다. 그 어떤 인간의 디자인물보다 더 완벽한 자연 앞에서, 겸허해지며 소탈해지는 순간의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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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무르는 그 마음..
성균관 스캔들 O.S.T. - KBS 월화 드라마 - 믹키유천/영웅재중/시아준수 참여!
JYJ (믹키유천,영웅재중,시아준수) 노래 / 비타민엔터테인먼트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역시 드라마 OST는 방영 중일때 들어야 제 맛이다. 이상하게도 지나고 나면 그때의 그 맛이 나질 않거든...방영중에 듣는 OST는 흠뻑 몰입하여 사람의 오금을 저릿저릿하게 만드는 맛이 있고, 끝나고 듣는 OST는 또 다른 느낌이지. 뭐랄까 잠간동안의 아련함은 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맛과 향과 아련함이 점점 색이 바래지는 것... 

 

중간에 우연히 보게 된 성균관 스캔들...오늘로서 완전히 빠지게 되었다. 역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취약한 나...아무 감정 없었던 김윤식의 눈에서 눈물이 나는데 왜 내 눈에서 눈물이 나는거냐...게다가 그 저릿한 순간마다 울려퍼지는 애절한 목소리의 OST..내 평생에 동방신기의 믹키유천과 영웅재중과 시아준수의 목소리를 찾아 듣게 될 줄 내 어찌 알았겠는가!!!ㅋㅋㅋ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은근히 노래들 잘 한다. 그저 치기어린 아이돌 그룹의 치기어린 아이들이라 생각했는데, 이들도 나이가 들어가며 목소리에서 뭔가가 느껴진단 말이지. 참...시간이란건, 세월이란건, 성장이란건 무섭다.^^ 영웅재중의 <너에겐 이별 나에겐 기다림>과 시아준수의 <Too love>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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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니맥피2: 유모와 마법소동 - Nanny McPhee And The Big Bang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드디어 개학!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물론 즐겁고 귀하지만, 이 더운 날씨에 매일 밥을 해대고 아이들과 뒹구는게 체력적으로나, 때론 심적으로 늘 좋기만 했던건 아니라, 개학 전날 사실 난 좀 설렜다. 솔직한 심정으로~ 

방학때 체력이 소진될 정도로 그렇게 놀았으면서도 아이들은 막상 내일이 개학이다 하니 뭔가 아쉬운지, 올 방학때는 영화 한 편을 못봤다느니 하면서 방학 마지막날까지도 엄마 아빠를 괴롭힌다. 으...이 녀석들. 물론 토이스토리3를 시기를 놓쳐 보지 못한 아쉬움이 컸기에, 또한 계속되는 열대야를 좀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에, 이것저것 알아보다 별 큰 기대없이 <내니 맥피2>를 보러 갔다.  

 

영화는 기대없이 봐야한다...는 말이 진리! 물론, 중간중간 과도하게 오버하는 (어른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적어도 아이들은 즐겁게 본 듯) CG덕분에 피식 웃음도 여러번 나왔지만, 나름 재미있고 잔잔한 감동도 있었다.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의 영화를 봐야 되는듯했다. 얼마나 즐거워들 하는지...장난꾸러기들이지만, 다 나름의 이유들이 있는 주관있고 고집센, 시끄러운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흠뻑 이입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런던에서 온 새침떼기일 것만 같던 사촌들도 결국엔 아픔과 상처가 있는 여린 아이들일 뿐이었고, 천방지축 거칠기만 한 것 같은 농장의 세 아이들도, 면면히 주관과 따뜻한 마음을 간직한 아이들일 뿐이었다. 단지 마법을 부리는 내니 맥피는 엇나가는 아이들을 살짝 살짝 건드려주기만 했을 뿐. 결국은 아이들 스스로의 내면의 정직과 용기와 믿음이 아이들을 구하고 농장을 구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난 아무래도 엄마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다보니, 극 초반에 세 아이들과 농장 일, 직장일로 고군분투하는 엄마의 입장에서서 눈물을 흘릴 뻔도..ㅋㅋ 얼마나 절망적이고 정신이 없고 힘들까...그런 중에 나타난 유모 맥피!!! 나라도 너무 행복했을 것 같다. 영화 마지막에 내니 맥피가 떠날 때, 그동안 정들었던 아이들보다도 더 먼저, 빨리 맨발로 맥피를 뒤쫏아가며, 내가 당신이 필요하다~고 소리치던 그 심정을 아주 백분 이해했다..^^ 물론 그 뒤에 서 있던 남편 (이 정도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의 영화다. 그러니 가족영화~)으로 인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고, 엄마의 마음도 안정을 되찾았겠지. 결국 내니 맥피는 엄마에게도 믿음으로 인한 기쁨과 평안을 선물로 주고 떠난 듯 하다.  

 

아이들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도 용기와 믿음과 정직과 지혜를 잃지 않으면, 닥치는 어려움과 현실을 다 감당해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이고 밝은 교훈을 주는 것 같고, 마지막에 모든 어려움을 겪고, 나누고 배려하고 돕고 용기를 가지게 된 각 아이들의 가슴에 달려있던 훈장들을 보며 우리 아이들도 저렇게 긍정적이고 용기있는 마음으로 삶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현재를 사는 우리 아이들은 런던에서 온 그 새침떼기같은 아이들의 모습이 많은데, 삶을 대할 때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태도 이전에, 충분히 삶 속에 들어가 경험하고 부딪히고 느끼고 체험하며, 돕고 믿고 나누는 그런 것들을 배웠음 좋겠다...싶다. 

 

여하튼, 방학 마지막 날까지 가열차게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 덕분에, 큰 긴장 안하고 즐겁고 편한 마음으로 봤던 영화가 되었다. 얘들아~이제 여름방학 끝났으니 엄마도 좀 쉬자~안그럼 내니 맥피 불러와서 훈련시킨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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