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박찬욱 외 지음 / 그책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1118 박찬욱, 정서경, 최인.

그날 공부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 시험이 끝나면, 박찬욱이랑, 데이빗 핀처 전작을 다시 다 봐버려야겠다. 잠시 쉬는 틈에 갑자기 파이트 클럽의 이런저런 장면들이 떠오르곤 했다. 스무 살 언저리에 정말 좋아하던 영화라 새내기 때 대학 국어 수업 발표 시간에 그 영화에 대한 발표를 했었던 기억도 났다. 나는 다시 열아홉, 스물을 살고 싶은 것일까. 어두컴컴한 집구석에서 달아나 넓은 세상을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면서 내가 갈구한 것은 아마도 사랑이었다. 그렇지만 스무 살 내내 많은 연애 시도가 실패했고 나는 많이 외로웠다.
늦게 시작한 공부에 짓눌려 살고 힘들긴 했지만, 평안한 서른아홉을 보냈다. 마흔도 그럴 것이다. 어떤 날들보다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다는 걸 느낀다. 다만 그 사랑이 무색하게도 나 스스로가 기대만큼 잘하지 못하는 나를 많이 미워하고 많이 울렸다. 내게 더 잘해야 한다고, 못해서 밉다고 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는데도 가장 가까이에서 나를 괴롭히는 것은 이제 술주정뱅이 아버지도, 내 애정과 관심을 거절하는 다른 사람도 아닌 나 하나였다.

수능 전날 수험표를 받으러 간 학교 앞에서 같은 과를 나오고 우연히도 같은 교육청에 발령받아 뭔 일만 있으면 신기하게 마주치곤 하던 친구 선생을 또 만났다. 갑자기 몰려든 엔수생 무리와 엉킨 자동차들 사이에서 교통정리랑 질서 요원을 하고 있었다. ㅋㅋㅋ 나는 반가운 마음에 엔수생들이 길게 늘어선 줄 뒤에 붙으면서 어이, 00(친구이름), 이 학교로 옮겼어? 했고 뒤늦게 나를 알아본 친구는 어, 니가 여기 왜, 뭐야 의대라도 가게?! 하면서 큰 눈이 더 휘둥그레지게 놀랐다. 아니, 약대 갈래다가…망했어. 사실 감독 안 갈라고ㅋㅋㅋ 그런데 수학이 너무 어려워서 내년에 또 만나자. 이 학교는 교육청 옆에 붙어 있어서 수험표 배부 업무를 맡는 대신 감독을 빠지는 은혜 받은 학교였고, 내년에도 높은 확률로 얘는 여기서 또 이러고 있고 나 역시 여기에 또 줄을 설 예정이었다. 하긴 우리 대학 갈 때 수학 점수 안 들어갔잖아. 그 점을 간과했다…그러고 좀 웃다가 얘는 계속 차량 정리를 해야 돼서 나는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떴다.

일단 다시 집 앞으로 돌아와서 시계를 보고, 시험장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내심 이 버스가 가는 중간에 있는 여고 떨어지면 참 좋겠네, 했는데, 역시 여고 앞까지는 이십분이면 닿았는데, 아쉽네. 차는 고개를 넘어 서울대 정문에서 턴을 하고 종점인 회차 지점에 멈췄다. 차에서 내리니 늦은 가을을 맞은 관악산 자락과 새로 단장한 샤짜 정문이 보였다. 여러모로 복잡한 공간이었다. 내가 시험을 볼 학교는 서울대에서 가장 가까운 공학 고등학교였고, 그 바로 건너편에 직전까지 근무하던 중학교가 있었다. 끝끝내 수학 과학 점수를 엔간한 수준까지 끌어올리지 못한 나는 시험 여드레쯤 남기고 이제 더는 애쓰지 말자, 하고 무너져서 몇 날 며칠 울기만 하고 공부를 거의 손에 잡지 못했었다. 학교 앞에서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는 방문객들을 보다, 다시 학교 안쪽을 멀거니 보며 생각했다. 나는 저 깊은 구석구석에 뭐가 있는지 알아. 너무 오래 머물렀잖아. 저곳은커녕 서울 안에 들어가지도 못할 점수가 나온다고 절망할 일이 아니야. 나는 저기에서 아직 나오지도 못했어. 그랬다. 나는 딱 이십 년 전에 저기에 들어갔고, 또 십 년 전에 논자시까지 다 보고 수료만 해놓고는 석사 학위를 포기해서 아직 적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걸 잊고 올 한해 인생이 다 걸린 고3처럼 대학 못 가면 뭐 큰일 나는 것처럼 그렇게 울고불고 난리를 친 것이다. 곁의 사람이 그게 이상하다고, 왜 진지하게 고3이냐고 그냥 편하게 놀듯이 해야지 일찍부터 열두시까지 안 되는 거 붙잡고 있는 게 스트레스 관리에 너무 안 좋아 보였어, 지금 내가 해도 최소 일 년 해도 될까 말까 한데 이십 년 가까이 문과로 산 네가 그 짧은 시간에 수학 실력이 올라오면 그건 나보다 네가 수학에 재능이 있다는 거지. (그니까 아니란 거 알겠구요…) 당연한 결과이고 또 그렇다고 일 년을 더 해도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세상에는 수학이 맞지 않는 사람도 있는 거라고,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라고 나름대로 위로의 말을 건네왔었다.
그래서 그럭저럭 남은 닷새 정도를 얼른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며 버텼다. 그리고 첫 수능에 비하면 오롯이 오줌 안 마렵게 물 안 마시고, 컨디션 관리에 치중했고, 막 시험장에 같은 학교 선생님들 오는 바람에 게다가 내 시험실에도 나랑 동갑인 동료 교사가 부감독 들어와서 그냥 웃으며 손 흔들어주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보았다.
시간 부족한 적 없던 국어마저 지문 한 개를 통으로 날리고 수학은 평소 나오던 반타작보다는 몇 문제 더 풀어서 히히 기분 좋네 영어랑 과학은 준나 모르겠네… 어려서는 가채점표에 답을 모조리 적어와서 집에 돌아와 이비에스 보면서 답 맞추고 엉엉 울었었는데 이번에는 가채점표 작성은커녕 거의 모든 과목을 제시간 내에 다 풀지도 못해서 하하 내가 대체 답을 뭐라고 썼는지 모르겠다, 하고 그냥 시험지를 다시 들여다보기 싫어서 채점은 안 하기로 했다. 수험 기간 내내 강의 딱 세 시간 들었던 한국사는 확실히 1등급이겠다. (특: 예전과 다르게 엄청 쉬움. 막 작년에는 세종대왕 이런 거 나와서 감독 갔다 와서 재미로 풀어봤는데 한 개 틀리고…올해는 그거보다는 덜 쉽지만 그래도 쉬웠다.) 내 점수는 딱 올해 들인 시간에 반비례해서 나올 예정이다. 12월에 성적표 나오고 기분 좋으면 공개하는 걸로…ㅋㅋㅋㅋ

와 뭔 독후감 쓰려고 하는데 어쩌다 보니 회고담이 되었다… 시험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첫 수능 때 줄줄 울던 것과 달리 그냥 끝났다는 사실만 너무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았다. 시험 이틀 전에 저렴이 초밥집에 예약해둔 초밥을 휴가 낸 곁의 사람이 찾아와서 온 가족 모여 앉아 초밥을 맛있게 냠냠 먹었다. 다른 변고는 없는 시험이었는데 남고생 뭔 키 180 짜리가 앉던 자리인지 책상이랑 의자가 너무너무 높아서 종일 여덟 시간 가까이 발이 동동 뜬 채 높은 책상에 팔꿈치 얹고 고개 수그리고 문제를 풀었더니 저녁에 목이랑 위팔이랑 어깨랑 하여간에 상체 근육이 너무너무 아파서 고통스러웠다. 타이레놀 먹고 곁의 사람이 마사지해준 덕에 조금 풀려서 겨우 잠들긴 했는데 아직 목덜미가 많이 아프다. 여기서 나의 노화를 절감했다. ㅋㅋㅋㅋ겨우 하루 시험 보는 동안에도 작살이 나고 마는 나의 모가지여…

벌써부터 내년도 개념 강의를 듣겠다고 난리 칠까 두려운가 옆에서는 당분간 좀 쉬라고 미리부터 걱정하는 말을 해서 나도 뭘 하고 놀까 곰곰 생각했다. 박찬욱 영화를 보고 싶은데 음 어느 하드에 영화를 쟁여놨더라…브이오디 이런 거 사서 보면 되나 생각만 하고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러다가 아직 헤어질 결심 상영하는 극장이 있길래 월요일에 또 보러 가자 하고 예매해놨다.
그러고는 그냥 책을 보자…모가지 아프긴 한데 나에게는 튼튼한 엘리베이터 독서대가 있잖아… 시험 끝나면 보겠다고 김연수랑 이미상 신작도 미리 모셔두고 그거 말고도 필립 로스 오찬호 이 책 저 책 예비 후보가 많았지만, 뭔가 그냥 통속적이고 쉬운 거 보고 싶어, 이미 아는 이야기, 하다가 책꽂이에 오래 묵혀 있던 박쥐를 꺼냈다.

영화의 영어 제목은 Thirst 였던가…아 ㅋㅋㅋ피에 굶주린 흡혈귀마냥 나는 좀 낯간지럽긴 하지만 그래도 매 장면이 생생한 서사를 한 번 더 복습하듯 순식간에 읽었다. 박쥐의 소설 버전은 박찬욱과 정서경이 각본 써둔 것을 최인이라는 소설가에게 의뢰하여 소설화한 것이라 했다. 인물 내면 묘사를 직접 자세히 해주니까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이번에는 엉뚱한 생각도 했다. 강우가 상현도 태주도 그렇게 좋아하는데 죽이지 말고 셋이 사이좋게 살면 안 됐니…테레즈 라캥도 그렇고 뉴스에 나오던 범죄도 그렇고 누가 자꾸 물에 빠뜨리래… 테레즈 라캥 책과 영화도 본지 아주 오래되었다. 그냥 슬픈 일들이다. 사랑이 식는 순간 그래서 서로 미워하다 죽여버리기까지 하는 걸 지켜보는 일은… 영원한 젊음과 생명과 활기를 얻자고 남들을 죽이는 삶을 기꺼워할 순 없겠다. 다들 그냥 조금 덜 불행하고 더 행복하고 따뜻한 온기에 위로받고 싶었을 것이다. 누구도 물에 빠져 죽고 피 빨려죽고 햇볕에 타죽고 바닷가 구덩이 속에 가라앉아 죽고 싶지는 않았을 거야…끝까지 사랑받고 싶었을 거야…

어쨌거나 가벼운 공부 이유기, 독서 회복기(?)로 하루를 보내고, 내일도 또 놀아야지, 공부 안 해도 되지, 하는 생각만으로도 신이 난다. 헤헤. 뭘 잘했다고 신남ㅋㅋㅋ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2-11-18 2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능시험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결과 나올거라 확신합니다. 찍은것도 왠지 많이 맞으셨을거 같아요 ^^

반유행열반인 2022-11-20 07:46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감사합니다. 확신은 넣어두셨다 내년에 꺼내주세요 ㅋㅋㅋ찍기 인생으로 운좋게 살아왔는데 전생에 그 운 다 쓴 것 같긴 해요.ㅎㅎㅎ

scott 2022-11-18 2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뒤늦은 N수생 공부 탐험기 연재 시작 하면 대박 조짐이 ㅎㅎㅎ

코로나 시국에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건강하게 무사히 시험 마쳤으니
대박의 결과를 ㅎㅎㅎ

지난 시절 수능 끝나자 마자 극장으로 달려 갔지만

이제 집에서 편안히 채널만 돌리면 ㅎㅎ

열반이님 북플에서
끝까지 사랑받고 계십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2-11-20 07:47   좋아요 1 | URL
늘 환대해주시는 scott님 감사합니다. 끝까지 사랑해주신다는 다짐으로 듣겠습니다. ㅋㅋㅋ 대박은 첫 수능 보는 어린이들에게 돌리고 저는 소박한 일상을 당분간 즐기려구요.

햇살과함께 2022-11-18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수능 끝나자마자 서재 달려오신 ㅎㅎ
알라딘 찐사랑!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좋은 결과 있으실겁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11-20 07:48   좋아요 2 | URL
햇살과함께님 정말 감사합니다. 일독 일독후감 이게 원칙(?)이 된 독후가미스트(?)라 시험 끝나니 저절로 발닿고 보니 알라딘이네요.

프레이야 2022-11-19 0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님 수능 보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무조건 좀 쉬고 노는 걸로요 ^^

반유행열반인 2022-11-20 07:49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감사합니다. 노는 게 제일 좋네요. 이렇게 좋은 걸 왜 못하고…

라로 2022-11-19 0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능끝났군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ㅠㅠ) 다 잘되고 있지? 이 지랄을!! ㅠㅠ 암튼 결과는 미리 예측할 수 없잖아요!! 잘 하셨을 거라고 믿어요!!! 결과 나오면 뭐든 꼭 알려주셈!! 제 자신의 확신을 위해서. 반열샘위해서 많이 기도하였습니다. 끝까지 두고 보자요!!!👍👍👍

반유행열반인 2022-11-20 07:51   좋아요 1 | URL
다정한 영어판 지랄이라 그것마저 정말 감사합니다 라로님 ㅋㅋㅋ 저도 예측할 수 없는 결과 덕에 반전과 함께 지금껏 살았는데요. 이번 시험 만큼 거치기 전에도 후에도 명료하게 아닌 게 없더라구요. 미리 슬퍼하고 지금은 그냥 편히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라로님 먼저 잘 되시고 기 나눠 주세요 ㅋㅋㅋㅋ

파이버 2022-11-20 0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요즘 수능 시간표를 보니 하루 종일 시험을 보더라구요. 저는 다시는 그렇게 오래 책상에 앉아있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시험 무사히 끝마치신 열반인님 대단하세요. 모쪼록 결과 나오시기 전까지는 모든 것을 잊고 즐겁게 지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11-20 07:53   좋아요 2 | URL
파이버님 감사합니다! 저는 첫 수능 문과 시절에는 제2외국어도 보아서 요즘엔 과목도 줄고 다섯시 안 되서 보내주더라구요. 그래도 여덟 아홉 시간 시험장 있는 건 근육이 못 버텨주네요…결과 나온 후에도 결과에 상관없이 앞으로는 파이버님 기원 덕에 조금 더 즐겁게 지내도록 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11-20 0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그동안 공부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당분간 하고 싶었던 것, 많이 누리시고
결과 나오는대로 원서 넣으면 됩니다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2-11-20 07:56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정말 감사합니다!! 원서는 제가 한 분야만 목표로 하는 거라 이미 불합격권이 자명해서 내년에는 꼭 넣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 - 읻다 시 선집
폴 발레리 외 지음, 윤유나 엮음, 김진경 외 옮김 / 읻다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벗이여, 가만히 있을 때에는 가라앉으며 애쓸 때는 휩쓸려 갑니다. 이와 같이, 벗이여, 가만히 있지도 않아 애쓰지도 않아 폭류를 건넜습니다. (‘폭류경’ 중)
가까이 닿는 책 한 권 간만에 펴보니
온갖 빛나는 말들이 어디 가지 않고 서가에 가지런히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요.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10-19 12: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건강히😊
무사히😊
마지막까지
힘내여🤗

반유행열반인 2022-10-20 22:08   좋아요 1 | URL
scott 님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10-19 1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제 수능이 얼마님지 않았습니다 만점 기원~!!

scott 2022-10-19 13:39   좋아요 3 | URL
만점 기원 저도 🖑

반유행열반인 2022-10-20 22:09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감사합니다!

파이버 2022-10-19 13: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힘내세요!

반유행열반인 2022-10-20 22:09   좋아요 2 | URL
파이버님 감사합니다!

Yeagene 2022-10-19 13: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얼마 안남았어요
마지막까지 화이팅!♡

반유행열반인 2022-10-20 22:09   좋아요 1 | URL
예진님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10-19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수능대박 기원합니다.
마지막까지 건강 유의하시고요^^

반유행열반인 2022-10-20 22:09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감사합니다!

라로 2022-10-20 0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넘나 반가운 내 알라딘 플친 반열샘!!!! 저도 반열샘에게 자극 받아서 학교 신청하려구요. 안 붙으면 그만이고. ㅎㅎㅎㅎ 하지만 당신은 꼭 우수한 성적으로 붙을 것을 알아요!!! 끝까지 지치지 말고 화이팅!!!!!!👍👍👍

반유행열반인 2022-10-20 22:09   좋아요 0 | URL
라로님 감사합니다!

2022-11-18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8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link123q34 2023-02-04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까스로 책 한 권 덮고 알라딘에 오니
온갖 빛나는 말들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네요.
이런 글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열반님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진심이니까.
고생 많으셨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02-04 21:42   좋아요 1 | URL
링크님 ㅋㅋㅋㅋ링크님 후배되기 힘드네요 ㅋㅋㅋ 저는 아직은 읽기를 완전 중단은 안 하고 다시 시지프스처럼 수학 과학 국어 처음부터 시작해서 뽈뽈뽈 그러고 하루 공부 다 하고 책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ㅎㅎㅎ늘 건강하셔야 해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두 살 어느 아침. 일어나보니 엄마도 아빠도 없었다. 곧 전화벨이 울리고 엄마는 아빠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밥 잘 챙겨먹고 걱정하지 말고 있으라고 했다. 누워 있던 아빠는 엄마가 방에 들어가자 몸을 일으키며 구역질을 시작했고, 엄마는 옆의 쓰레기통을 잽싸게 가져다 대 이불을 구했고, 토사물에서 처음 맡는 쌔한 냄새가 올라왔고, 구토를 마친 아빠는 기절했고, 병원으로 옮겨졌고 오래 의식을 잃다 깨어나서는 약을 먹었다고 했고, 그제서야 위세척을 했다는 건 내가 성인이 된 후 전해 들은 이야기이다. 두꺼운 캡슐제 안에 청산가리를 채우고 삼켰는데, 할아버지 말로는 천운으로, 삼키자마자 녹거나 터지기 직전에 다시 몸밖으로 나온 모양이었다. 나중에 집에 돌아온 엄마가 쓰레기통을 한참 살폈지만 밖에 나온 위액과 섞여 녹은 건지 흔적조차 없었다고 했다. 음독 후유증은 없었지만 심해진 우울증 때문에 아빠는 정신과로 전원해서 한동안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3초만, 3초만 지체할 것을. 이후 십 몇 년 더 가정폭력과 주사에 시달린 엄마는 서러움과 울분이 폭발한 어느 날 그런 말을 입밖에 내기도 했다. 귀금속 세공사인 아빠는 우울증과 자살시도 이력에도 불구하고 쉽게 온갖 화공 약품과 날카로운 연장들과 화력 좋은 버너 토치램프 같은 걸 구해 쟁일 수 있었다. 집집마다 염산이나 황산이나 청산가리 같은 건 간장 소금 후추처럼 갖추는 거 아니었어? 유년기는 그렇게 불안을 넘어 위험과 공포가 일상이었다. 벗어나기 위해 몇 번의 시험 통과와 탈출극이 있어야 했다.

그런 덕인가, 전쟁과 학살과 패배 앞의 집단자살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시안화합물이 친숙하게 읽혔다. 전범의 삶의 말미와 도덕감 결여된 과학자의 불행한 개인사 같은 것에 몰입하게 만드는 과거사는 싫다. 화려한 장신구를 볼 때마다 아름다움을 느끼기 전에, 새빨갛고 새파란 보석을 연마하고 반짝거리는 금은의 광을 살리기 위한 약품 몇 방울이 동네 전체를 몰살할 만큼 유독하고, 연장들은 쉽게 살갗을 베거나 뚫고, 금을 무르게 하려면 유기체 쯤은 쉽사리 태워버릴 수 있는 온도까지 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먼저 떠올리는 일은 진저리가 난다.

삶을 그때보다는, 그때 내 나이쯤이던 내 부모보다는 낫게 하겠답시고 뒤늦게 수학공부도 과학공부도 시작했다. 그렇지만 겨우 삼차함수 그래프의 미분과 비율 관계 앞에서 주저 앉아 엉엉 울며 생각했다. 나는 아인슈타인이나 슈바르츠실트가 끄적여 놓고 흐뭇해하거나 절망했던 방정식의 어느 한 줄에도 죽을 때까지 다가가지 못하겠구나. 양자 역학에 대한 교양서는 그저 비유로 가득찬 시집이나 신화집, 경전 같은 걸 읽듯 그저 어떤 느낌만 받거나 받지 못하고 이해나 깨달음의 영역에는 발가락 하나 디밀지 못하겠구나.

뭐 그래도, 숫자와 기호와 공식의 세계와 끝내 화해하지도 그곳에 접근하지도 못한다해도, 내가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산문으로 어슴푸레한 윤곽이나마 구경시켜주는 책들이 있어 다행이다. 무슨 말인지 완전하게는 모르더라도 내내 빠져 읽을 수 있었던 라바투트의 소설이 그랬고, 평생을 바쳐 알아낸 것들을 다른 이들과 나누기 위해 저술된 과학책들이 또 그렇다. 그래서 언제 다 읽을지도 모르면서 다윈과 월리스와 칼 세이건과 제임스 글릭과 올리버 색스 등등 수많은 책들을 자꾸만 쟁인다. 이 책들 다 읽을 때까지는 독에 담근 사과든 캡슐이든 삼킬 생각은 말아야지. 매끈한 곡선과 수식들이 자꾸만 눈에서 머리에서 튕겨나가도 오래 붙잡고 아는 데까지, 하는 데까지는 해 봐야지 한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08-11 23: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수능 그날까지
아프지 말귀😸
울지 말귀😹

반유행열반인 2022-08-16 21:32   좋아요 1 | URL
맨날 수학 풀다 울어요 ㅋㅋㅋscott님도 늘 건강하시길 감사합니다!!!!

파이버 2022-08-11 23: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제 수능까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네요... 요사이 내내 흐린 하늘만 계속되지만 그래도 늘 건강하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과학책, 수학책 이해도 못하면서 쟁인거 엄청 많습니다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2-08-16 21:32   좋아요 2 | URL
얼른 공부 마치고 쟁인 책들 하나하나 읽고 싶어요 ㅎㅎㅎㅎ 힘내라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파이버님 오늘 하늘은 맑아서 좋았어요 ㅎㅎㅎ

새파랑 2022-08-12 07: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아픈 기억이 있으시군요 ㅜㅜ
그래도 마지막까지 열공하셔서 만족하실만한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8-16 21:33   좋아요 2 | URL
아픈 기억보다도 청산가리 먹고도 안 죽은 사람이 있어! 하는 서프라이즈 나올 거 같은 느낌이었는데 너무 어둡게 썼나보네요 ㅋㅋㅋㅋ 올해 만족 못 하면 소인에게는 내년이 있사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2-08-12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덥고 습도도 높아요.
이 시기가 공부하는데 젤 힘이 들 것 같아요.
건강 잘 챙기시며 열공하시기 바래요^^
책 쟁이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가 될 것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2-08-16 21:34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그 사이 귀뚜라미도 울고 최고기온 앞자리도 삼이 안 넘게 되었어요. 그런 날이 오네요 ㅎㅎㅎ 저 올해는 근래 들어 정말 책 많이 안 산 해 될 거 같아요. 역시 사는 만큼 읽는 거 같습니다 ㅎㅎㅎ응원 감사합니다.

Yeagene 2022-08-12 1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거에요!
제 친구들이 그랬거든요.제가 지켜봐서 잘 압니다.
열반인님 마지막까지 힘내세요!♡

반유행열반인 2022-08-16 21:36   좋아요 2 | URL
예진님이 지켜보신 결과라면 분명 믿을 만 할 텐데!!!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리고 늦더라도 안 멈추고 천천히 가 볼게요. (그런데 이과 머리는 따로 있는 게 맞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수학 너무 힘들다ㅠㅠ) 예진님도 곰탱이도 남은 여름 덜 덥게 잘 지내시길!!!!

link123q34 2022-08-16 1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엉엉에서 뭔가 버튼이 콱 눌리네요. 안은 세상 멈춘듯 조용히 서늘하고 밖은 맴맴 무덥고. 저도 내적으로 엉엉 울다가 한번 눈물이 콱 터져서 에라 모르겠다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요. 이게 왜 안되나 황당하고 불쾌해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원래 다 그런 거라고 하면 그런줄은 아는데 그게 왜 나한테도 그런지 화를 내고. 조금만 버티면 괜찮아질 거라는 말들은 아무리 반복해서 들어도 내 안까지 닿지 못하고 일정거리에서 프스스 흩어져버리기만 했었어요. 따뜻한 말들을 더 깊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힘든 게 줄어들지 않지만 더 수월하게 그 시간을 넘어올 수 있었을 텐데 싶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엉엉 울고나니 속시원했고, 울었던 자리를 시작점으로 삼을 수 있었어요. 눈물코 휴지로 팽팽 하고 뱉으면 되지~ 운동화끈 다시 꽉 매고 나서면 되지~ 결연하게 아이스커피타서 딱 앉으면 되지~ 밥 꼭꼭 씹어먹으면 되지~ 우선 이거 한 문제 풀어보지~ 하고. 나를 보듬고 응원하는 글로 가끔 소식 들을 수 있어서 행운으로 생각해요. 파이팅!!

반유행열반인 2022-08-16 21:38   좋아요 2 | URL
와 ㅋㅋㅋㅋ 링크님 저의 요즘이랑 앞에 몇 줄 싱크로율 딱 맞아요. 저는 엉엉 우는 데 까지는 같은데 시원해지지 않고 자꾸 울기만 해요 ㅋㅋㅋ링크님 만큼 조금 더 씩씩해졌으면 좋겠는데!!!! 그냥 느리게 천천히 한 문제씩 하고 있습니다. (겨우 안 멈추는 수준에서요. ㅋㅋㅋ) 파이팅 감사합니다. 얼른 자격증 들고(?) 동종업자(?)되어 찾아뵙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scott 2022-09-14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열공 하시느라 하루에 몇시간도 못 주무실 것 같습니다.

두달 남은 시간동안 열!공
응원합니다!

٩(˘◊˘)۶

반유행열반인 2022-09-28 21:17   좋아요 1 | URL
scott님 늘 건강히 저 대신 좋은 책 많이 읽고 많이 쓰고 계셔요!!! 언젠간(?) 저도 다시 독후감을…한 권도 안 읽는 9월 곧 지나가겠네요 ㅠㅠ ㅋㅋㅋㅋ

라로 2022-09-28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빠의 해방일지> 읽다가 반열샘 생각났어요!! 물론 그 전에도 생각했지만 그 책 읽으며 더욱요. 공부 잘 되시나요?? 너무 열심히 하고 계시는 샘이 떠오릅니다. 열심히 하셔서 원하시는 바를 이루시길 멀리서 응원합니다!!!!!!!!!!!!!! 아자아자 ~~~~~!!!!!!!!!!!!

반유행열반인 2022-09-28 21:16   좋아요 0 | URL
라로님 응원 감사해요. 라로님 이룬대로 저도 열심히 따라가야 하는데 ㅋㅋ 길게 보고 꾸준히 가려구요. 감사합니다!!!
 
드립백 파푸아뉴기니 쿠아 마운틴 #4 - 12g, 1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엄마가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을 읽고 싶다고 하셔서 중고로 주문했다. 그러면서 박상영 신작소설도 언제 읽을지 모르지만 샀고, 드립백 커피도 5개들이를 샀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남태평양의 섬나라 중 어느 한 곳도 가보고 싶다. 파푸아뉴기니 남태평양 맞나? 구글 지도로 찾아보고 왔다. 생각보다 멀지 않다. 여기서 남남동쪽으로 주욱 내려가면 있네. 뉴기니는 커녕 남해안이라도 가고 싶은데 뉴기니나 남해안이나 실제 거리와 상관 없이 지금은, 아득히 멀다.
어제 드립백 하나를 내려 보니, 아 여름은 드립백 내려 먹기엔 조금 덥구나, 하고 얼음을 몇 개 넣었다. 커피값이 많이 올라서 네스프레소 캡슐도 지난 번 살 때는 가장 싼 건 개당 590원짜리도 있었는데 공지도 없이 슬며시 699원으로 올려 놨더라… 유통기한 임박한 저렴한 호환 캡슐로 파푸아뉴기니 원두를 먹어봤는데 맛있길래 원두 드립백으로도 사봤다. 캡슐이나 드립백이나 별 차이 안 나 이제..하고…그런데 물을 너무 많이 부었는지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다. 입추 지났으니 며칠 후에 조금 덜 더워지면 다시 먹어 봐야겠다.

드립커피도 줄여가며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 너무 게으른 건 아닌가. 어릴 때 아빠는 학교 안 가는 날에도 아침에 게으름이야, 하면서 마구 잠을 깨웠다. 그래서인지 나는 돌아보면 세상 바쁘게 살던 시절에도 나를 다그치며 이런 나태한 놈, 했었다. 요즘도 아니 상위권 수험생들은 막 하루 14시간씩 공부하고 그런다던데…역시 나태한 놈! 그러다가 아이패드에 스크린타임 기능으로 공부 시간 체크할 수 있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거의 모든 전과목 문제를 종이 노트 대신 노트앱에 풀고 있기 때문에… 확인해보니 지난 3주 간 공부량은 주당 약 55-60시간 사이 정도였다.(노트 앱 켜놓고 강의 듣는 시간이 중복되서 동영상 강의 시간은 따로 합산 안 함 ㅋㅋ) 주중에는 하루 8-9시간, 주말에는 하루 5시간 정도 된다. 웹사이트에서 서핑한다고 허비하는 시간 많다고 생각했는데 주당 인터넷 사용 시간이 아주 많을 때에도 10시간이 안 되고 조금 열심히 한 주에는 주당 7시간이 안 된다…인터넷 사용량 하루 평균 1시간 이내면 나 인생 최대의 성실한 시기 아닐까.. ㅋㅋㅋ 그러니 너무 뭐라고 하지 말아야지.

그나저나 요즘은 노동 시간도 52시간 넘지 말자 했는데, 출근할 때도 칼퇴근해서 주40시간 넘기는 일이 드물었는데 왜 나는 사서 고생으로 참 불쌍하게 살고 있구나…더불어 수험생들 대한민국 학생들 다들 너무 불쌍하다…이렇게 지겹게 몇년씩 공부하며 살고 있구나…싶었다. 물론 다들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는 건 스터디카페를 다니며 깨닫긴 했다…
아침에 어린이들 학교나 유치원 가고나면 한두시간 정도 공부하다 스터디카페에 간다. 여섯시간 동안 한시간마다 화장실 가는 5분 빼고는 꼼짝 않고 앉아서 수학문제를 푼다. 그덕에 가끔 돌려주는 스트레칭도 소용 없이 목근육이 자꾸 굳어서 매일 아프다. 그러고 다시 돌아와서 저녁 먹고 두어시간 공부를 하면 하루 9-10시간 공부를 겨우 채우는데…
어머님들, 시간 나면 스터디카페 한 번씩 가보십시오…진실을 아셔야 합니다…애들이 세상에나… 태블릿으로 강의 틀어놓고 열심히…친구와 카톡을 하거나 게임을 합니다. 진짜 용자들은 태블릿에 유튜브 틀어놓고 폰으로는 게임하다 메신저 하다 아주 멀티플레이를 하지요…시간 부족해서 매일 애가 타는 나는 굳이 여기와서 저렇게 놀고 있는 친구들이 이해가 가기도 안 가기도 한다. 나도 학교 다닐 땐 컴퓨터 한다고 막 독서실 안 가고 그랬으니…아마 독서실에 컴퓨터 들고 가라고 했으면 저 아이들처럼 신나서 와서 놀았을 것 같기도 ㅋㅋㅋ
말버릇처럼 요즘 애들 가엾다고, 내가 해보니 진짜 수능공부 못할 짓인데 앞으로 이걸 시켜야 한다니 우리 애들 너무 불쌍해, 하다가도 근데 우리 애들도 저렇게 공부한다고 가서 열나게 게임하고 유튜브 보고 에어컨 시원하게 쐬면서 낮잠 자겠지? 하며 뭔가 양가감정이 드는 날들 ㅋㅋㅋㅋㅋㅋㅋ

…하고 흰소리 하는 것은 오늘 채 3시간도 공부하지 못했는데 벌써 하루가 저물어서 어이가 없어서 자아성찰하다가 여기까지 와 버렸네… 오늘은 파푸아뉴기니는 커녕 서울커피우유랑 녹차를 한 잔 마셨다. 주말은 주말, 주중에 열심히 하자 ㅋㅋㅋ겨우 백일 남은 달력 보며 아 아니야 사백일이야 하다가도 내년 여름도 이러고 있을 거 생각하면 참 끔찎하다… 뭔가 오락가락하는 여름날 오랜만에 일기를 남기는데 참 나도 뭔말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내일부터 다시 정진하겠습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2-08-07 1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한 방송에서 수능 1타강사?가 동영상 학습시간은 공부시간에서 제외해야한다고해서 깜짝놀랐어요. (저는 왜 그런 방송에 눈길이...)스터디 카페 상황보니 딴짓하기 쉬운 여건도 그 원인중 하나겠네요.ㅎㅎ 열반인님 내일부터 다시 으쌰으쌰!!^^*

반유행열반인 2022-08-09 07:21   좋아요 2 | URL
딴짓 하는 친구들이 쉽게 눈에 띄어 그렇지 스카에 열심히 꿈 이루려 준비하는 분들도 많이 있겠지요 ㅎㅎㅎ미미님 으쌰으쌰 감사합니다!!!

2022-08-08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09 0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ttp://bookple.aladin.co.kr/~r/feed/520863331

일년 전에 붕괴를 읽었고, 그새 세상은 또 뒤집혀서 내 주식은 마이너스 천만원 언저리를 왔다갔다하고(ㅋㅋㅋㅋ이젠 이조차 고통을 느끼지 않음 수학 성적 낮은 게 수익률 망한 거보다 더 원통함) 예금이자는 0.7 이ㅈㄹ하던게 3퍼센트 넘게 올랐다. (그치만 대출 이자도 7퍼센트....예금을 할래도 주식에 묶여 돈이 음슴 ㅋㅋㅋ)
작년 여름은 한창 경제 금융 공부를 하고 주식도 시작했고 몇 달 하다 결론은...수학 과학 공부를 하자 ㅋㅋㅋ가 되었고...그러니까 아직 일년 전 나는 수학은 커녕 올해의 내가 이러고 있을지 상상도 못하고 살고 있었다.
삶이란 그런 것. 사는 형태도 인연도 바람도 신세도 가진 것도 잃은 것도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내에 훅 하고 바뀐다. 연 백권 넘는 책 읽는 내가 될지 오년 전에도 생각하지 못했고, 그러다 다시 연 열권도 못 보는 한 해를 보낼지도 몰랐고... 뭐 어떻게 살든 그냥 살아지는 거지... 수학 못해도 너무 나 미워하지 말아야지. 이러다 또 수학 잘 하는 내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니 엣헴 엣헴. (아직은 아님...)


——
버블과 붕괴를 헷갈리는 나의 멘탈…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쨌거나 둘다 비슷한 내용에 비슷한 시기에 읽었네요… 붕괴된 멘탈 수습하려면 오늘밤엔 오랜만에 책을 조금 읽어야 겠습니다…아래 사진 속 책들 중에서 ㅋㅋㅋㅋㅋㅋㅋ(설마 어휘끝 보니 ㅋㅋㅋㅋ)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유행열반인 2022-07-28 0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또 그새 하루가 바뀌어서 작년 어제 읽은 책 됨...왜 시간이 막 녹죠...이러다 금방 늙어 죽을 듯...

scott 2022-07-28 00:33   좋아요 1 | URL
열반인님 (붕괴)라뇨
주식 투자와 수학공부는 별개 ㅎ
공부는 언젠가 써 먹을것
투자는 항상 조심하귀😊

반유행열반인 2022-07-28 10:4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7월은 버블이네요 붕괴는 8월 초에 읽었네요 ㅋㅋㅋ멘탈이 붕괴네요 아주 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7-28 1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통장이 붕괴되었습니다 ㅜㅜ 이럴줄 알았으면 책이나 더 살걸...

반유행열반인 2022-07-28 10:50   좋아요 2 | URL
코스피 3300에 발을 들였으니 2400 2300지수 무너지면 필패하는 시기였네요 ㅋㅋㅋㅋ천만원이면 책이 몇 권이야ㅋㅋㅋ대학 등록금 일년치에 알라딘에 십년 쏟아부을 돈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7-28 1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장에 ‘어휘끝‘이 있네요. 어휘를 끝내는게 가능은 한건지 뻔한 의문이 드는... 어휘 부족한 저ㅋㅋㅋ<우리가 세상을...>이 책 아주 재미집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7-28 10:54   좋아요 2 | URL
저것은 제가 사놓고 오래도록 펴보지 않은 영단어집입니다 ㅋㅋㅋ(다른 책 본다고...)작년에 자두 읽고 작가 이주혜가 저 책을 번역했다는 걸 알고 모셔놨는데 그렇게 꽂힌 채 일년이 지났네요 ㅋㅋㅋ내년 겨울쯤 보지 않을지...(눈물)

페넬로페 2022-07-28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휘 끝
이 책 반가워요 ㅎㅎ
저의 집에도 있었거든요~~
남들은 참 다들 투자에 성공해서 잘 사는듯 하는데 우리들에게만 머피의 법칙이!
그럼에도 이 더운 여름 공부하시는 열반인님, 화이팅!
제일 고민한 과목 점수가 젤 잘 나올 수 있어요^^

반유행열반인 2022-07-28 18:26   좋아요 2 | URL
저는 사놓고 안 봤는데 다른 (ebs)영단어 2500단어짜리 두달 봤더니 점수가 째끔 오르더라구요 ㅎㅎ그런데 80-85-89라서 등급은 제자리 2등급 붙박이여요ㅋㅋㅋㅋ 말씀대로 성적이 좀 올라주면 좋겠네요. (주식까진 더 오르라고 욕심 안 부리려고 합니다 ㅋㅋㅋ)

Yeagene 2022-07-28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식이 마이너스 천만원이라뇨;;;;;너무 놀라서 제가 제대로 읽은건지 몇 번을 봤네요;;;;

반유행열반인 2022-07-28 18:27   좋아요 2 | URL
저도 써놓고 보니 놀랐어요 ㅋㅋㅋ그러고도 밥도 잘 먹고 사네요. 주식을 팔아버린 건 아니라(팔 수가 없어요 저대로 팔면 안 되요 ㅋㅋㅋㅋ) 아직 미실현손실이지만 저게 조금이라도 회복되려면 몇년을 기다려야 할 거 같네요 ㅠㅠ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