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참을 수 없는  (반유행열반인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I chose not to choose life. I chose somethin’ else.</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hu, 25 Jun 2026 09:36:28 +0900</lastBuildDate><image><title>반유행열반인</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921671142540374.jpeg</url><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반유행열반인</description></image><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지능은 움직임이다. - [천 개의 뇌 - 뇌의 새로운 이해 그리고 인류와 기계 지능의 미래]</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53190</link><pubDate>Wed, 24 Jun 2026 20: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5319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837412&TPaperId=173531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379/27/coveroff/k04283741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837412&TPaperId=1735319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천 개의 뇌 - 뇌의 새로운 이해 그리고 인류와 기계 지능의 미래</a><br/>제프 호킨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이데아 / 2022년 05월<br/></td></tr></table><br/>-20260624 저자: 제프 호킨스.<br><br><br> 책을 쓴 사람은 신경과학자이면서 컴퓨터 공학자이다. 뇌에 대해 뭔가를 알고 싶다면 1부로 족하다. 2부의 인공지능에 대한 생각은 책이 나온 2021년에조차 유효했을지 의문이다. 한계가 많고 범용성이 떨어진다며 그 발전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던 AI는 생각보다 똑똑하고 학습을 잘하고 문제해결능력도 우수해졌다. 3부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주로 저자의 자유로운 상상이다. 책 초반의 뇌 이론마저 저자가 속한 연구팀의 가설이 대부분이고 이게 검증되고 통설이 된 것 같지는 않다. <br><br> 내가 이 책을 잘 못 알아들으면서도 읽고, 이 글에 여러 단어를 동원하고 자판을 눌러 글자가 새겨지는데에는,  뇌의 움직임과 뇌의 명령을 받은 몸의 움직임과 세상을 지각하는 뇌의 감각과 과거의 지식 같은게 마구 동원되었을 것이다. 뇌의 작용을 다른 신체활동과 마찬가지로 아주 작은 부위들의 움직임의 모임, 새로운 틀 짓기 같은 것으로(내가 제대로 봤다면) 표현한 게 흥미로웠다. 나머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그런 기대는 확률이 낮은, 이런 상상들은 그닥 내 뇌가 움직이는데 도움이 못됐다. 뇌에 관해 꼭 읽어보라거나 많은 걸 알려준다고는 못 하겠다. 그냥 이런 의견도 이런 상상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읽히는, 그러나 앞머리 이론 설명 덕에 결코 만만하게 쉽게 읽히지는 않는 책이었다.   <br><br>+밑줄 긋기<br>-만약 우주가 존재했다가 사라졌는데, 그것을 아는 뇌가 하나도 없었다면, 우주는 실제로 존재한 것일까?(33) <br>만약 어떤 것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면, 우리는 그것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348, 책의 시작과 마무리에서 비슷한 질문을 던지며 지능이란 무엇인지 저자의 생각을 전개한다.)<br><br>-이것을 나타내는 용어가 바로 감각-운동 학습이다. 다시 말해, 뇌는 우리가 움직일 때 우리의 감각 입력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함으로써 세계모형을 배운다. 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노래를 배울 수 있는 이유는 집 안에서 우리가 이 방 저 방으로 돌아다니는 순서와 달리 노래의 음정 순서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에 존재하는 것 중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66-67)<br><br>-가지돌기 극파는 먼쪽 가지돌기에서 서로 인접한 시냅스 집단이 동시에 입력을 받을 때 일어나며, 이것은 그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의 활동 패턴을 알아챘다는 것을 의미한다. 활동 패턴을 감지하면 가지돌기 극파가 발생하는데, 이 극파는 세포체의 전압을 높이면서 신경세포를 예측 상태로 돌입하게 한다. 이제 신경세포는 극파를 발화할준비가 되었다. (80, 신피질의 90퍼센트의 시냅스들은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되 충분히 자극하지는 못하는 가지돌기 극파를 통해 뇌가(사람이?) 예측을 하게 만든다.)<br><br>-정상적인 시각은 정적인 과정이 아니라 활동적인 감각-운동 과정이다. (141)<br><br>-어떤 것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수천 개의 피질 기둥에 분산되어 있다. (149)<br><br>-신피질은 모형을 배우는 일을 멈추는 법이 없다. 주의를 옮길 때마다 어떤 것의 모형에 새로운 항목이 추가된다. 모형이 일시적이건 오래 지속되는 것이건 학습 과정은 동일하다. (159, 뭔가 배움 종류마다 뇌 쓰임이 다를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은 감각-운동 영역과 계속 생성되는 틀에 관해 이야기한다.) <br><br> -지능 기계가 우리보다 더 빠르고 깊게 생각하고,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는 것을 감지하고, 우리가 갈 수 없는 곳을 가는 날이 오면, 우리가 무엇을 배우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231)<br><br>-하지만 대다수 분야에서는 학습 속도가 세계와 물리적으로 상호 작용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제한된다. 따라서 기계가 갑자기 우리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지능 폭발은 일어날 수 없다. (237,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br><br>-초인적 지능 기계는 모든 종류의 비행기를 능숙하게 조종하고, 모든 종류의 기계를 다루고,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 또 세계 각국의 언어를 다 말하고, 전 세계 모든 문화의 역사를 알고, 모든 도시의 건축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이 집단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의 목록은 너무나도 길기 때문에, 어떤 기계도 모든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237, 모두 까지는 아니라도 아주 다양하게는 가능한 범용 인공지능의 세계가 왔습니다 선생님…)<br><br>-나는 지능과 지식을 기반으로 한 후손의 가능성을 고려하라고 했고, 이 후손이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 후손과 똑같이 가치 있는 존재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346, 인류의 유전자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려는 시도)<br><br> 책의 구성<br>-1부-신피질이 작용하는 방식, 세계 모형을 방식을 설명하는 이론<br>-2부-오늘날(2021년 이전)의 AI는 진정한 지능이 있지 않다는 주장<br>-3부-지능과 뇌 이론을 바탕으로 보는 인간의 조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379/27/cover150/k0428374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379272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두루 쑤시고 다니고 내내 읽고 쓰던 사람. - [완역 이옥전집 3 : 벌레들의 괴롭힘에 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47319</link><pubDate>Sun, 21 Jun 2026 19: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473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2768&TPaperId=173473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6/40/coveroff/895862276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2768&TPaperId=173473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완역 이옥전집 3 : 벌레들의 괴롭힘에 대하여</a><br/>이옥 지음,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9년 03월<br/></td></tr></table><br/>-20260621 저자: 이옥.<br><br> 천천히 읽기로 했는데 어쩌다보니 올해 안에 이옥 전집을 다 읽고 말았다. 3권은 ‘백운필’이란 책과 ‘연경’이란 책이 함께 묶여 있다.<br><br> ‘백운필’ 구성은 1,2,3,4가 아니고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이렇게 종류마다 넘버링을 12개 해 놨다. 새, 물고기, 짐승, 벌레, 꽃, 곡식, 과일, 채소, 나무, 풀 이렇게 큰 주제 아래 소소한 자연물 하나씩을 글제로 짧은 짓기를 해 놓았다. 다 써 놓은 걸 그렇게 엮은 건지, 일부러 박물지처럼 그렇게 한 건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막 빼어나고 엄청 재미있고 그런 건 없고 약간 소소한 팁과 지식(대부분 중국 고서들이 출처인데 검증할 도리는 없음), 누구네 그거 있다더라, 어디서 주워다 들은 효능, 잡다한 종류가 많은데 내가 다 알진 못해, 하는 나열이 많았다.<br> 정 쓸 게 없으면 이 책 목차 따라 자연물에 대해 잡글을 써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br> <br> 벼슬은 못했어도, 이옥 집안은 땅과 집이 있고 부리는 사람도 있어 그럭저럭 잘 살았다. 곡식밭, 채마밭을 종더러 일구게 해서 잘 키운 무가 배보다 시원하다는 걸 아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양반 사대부 왕족 귀족 아닌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까이 듣고, 동식물 이야기도 하나하나 경험하거나 고서와 대조하면서 당시 삶을 글로 박제해 놓았다. 너무 관심사가 두루 많아 한 가지만 파는 전문가는 못되었다. 역사 교과서에 한 줄 실리지는 못했지만, 이쯤되면 이옥도 실학자 기질이 있지 않았나 싶다. <br><br> 그래서 동물 부분은 어디서 들은 이야기들 위주라 좀 약하고, 꽃, 과일 이야기는 그보다는 나은데, 채소 이야기는 아주 신나서 적어둔 느낌이다. 오이 반찬 먹는다고 가난뱅이라고 누가 비웃으니 (아마도 긁혔을 것 같은데 초연한 척) 고서에서 본 부추 반찬 세 가지를 들먹이며 온갖 오이 반찬 먹는 내가 부자다, 하는 게 허세라도 자존감이 세 보여서 좋았다. 나도 시골 출신이라 그런가 채소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다. <br><br> 나무 부분에서 이옥은 시골 살며 심은 나무 종류와 그루 수까지 깨알같이 적어놨다. 이건 그냥 본인이 심심파적으로 헤아려봤나 싶게 누구를 위한 글인지 모르겠지만, 나무들을 세세한 종류별로 나누고, 차이를 구별하고, 고서 이름과 대조하고, 이러니 나무도 사랑했을 것이다. 바닷가에 절로 자란 해송을 사람들이 땔감으로 써서 까까머리, 벌거숭이 산이되자, 시골 사람들이 나무지키미로 결성한 결사대에 ‘장청사’라는 이름까지 붙여 주었다. 장청사의 규칙과 벌은 제법 엄격해서 진지한 모임이었구나 싶다.<br> <br> ‘연경’은 담배대백과 같이 재배법, 잎관리법, 불붙이기, 피우는 법, 도구, 담배 매너까지 다 나온 책이다. 세세하게 가르치는 듯 설명한 건 가상하나 하필 그게 몸에 안 좋은 담배야. 이 책이 이옥의 글 중 조금 늦게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시중에 별로 안 돌아다니고 안 읽혔으면 흡연자 늘리는 과오는 덜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담배잎 재배 과정을 자세히 읽게 된 나는 그냥 신기하다. <br><br> 이렇게 전집 3권까지 이옥 읽기를 마쳤다. 4권은 원문, 5권은 저본 영인-원판을 사진 찍은 듯 그대로 올리는 것이라 하니 한문학 연구자 아니면 일부러 찾아볼 일이 없을 것 같다. 시대상이나 작가의 사상이 드러나는 글들이 많았다. 다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글을 독특하게 잘 쓰던 선비였다. 정조가 너무 에프엠이라 급제해도 떨어뜨리고, 과거도 못 보게 하고, 살아있는 동안은 벼슬에 미련이 없지 않았겠다. 그렇게 한가한 덕분에, 글을 이리저리 굴리며 살다간 사람 덕분에, 읽을 거리들이 남았다. <br><br>+밑줄 긋기<br>-매양 인가에 들어가 알록달록한 비둘기들이 지붕 꼭대기에 줄 지어 앉아 있는 것을 보면, 문득 주인의 품위가 열 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는 후생들이 경계할 만한 일이라 할 수 있다. (66, 지금 우리 곁의 비둘기는 이미 이백여년 전 조상들이 집에서 키우다 방생한 놈들이었나 보다. 무늬 따라 비싼 애들도 있었대…)<br><br>-새 중에서 조그만 것으로 참새보다 더 작은 것이 없지만, 마작 이외에도 더 작으면서 조금씩 모습이 다른 것들이 또한 많다. 혹 작으면서 조금 푸른 것, 조금 누른 것, 조금 붉은 것, 조금 검은 것들이 있으니 그 이름을 분별할 수가 없는데, 시골 사람들은 ‘박새’니, ‘피죽새’니, ‘굴뚝새’니, ‘면화작’으로 일컬으며 구별하기도 한다. 가장 작은 것을 ‘수사자’라 하니, 곧 뱁새(붉은머리오목눈이)이다. 그러므로 속담에 따라가지 못할 것을 억지로 흉내 내는 것을 두고 ”뱁새가 황새의 걸음 따라가려 한다“고 말한다. (89, ‘참새’ 전문. 옥이 아저씨는 조그만 새들 이름을 잘몰라 뭉뚱그려 참새, 해버렸는데 시골 사람들이 더 분류를 잘했다. 나도 작은 새이름을 죄 알면 좋겠다. ‘한반도의 새’ 도감을 열심히 봐야겠어...)<br><br>-경기와 호서의 까마귀는 모두 큰 부리에 새카만 빛을 띠고 있는데, 영남과 호남은 모두 갈까마귀이다. 내가 일찍이 영남에서 보니 그 무리가 몇 천마리인지 알 수 없는데, 날면 마치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고, 내려앉으면 산 하나가 오통 새까맣게 된다. 그곳 사람들은 밤이면 죽림 가운데서 이들을 잡는데, 먹으면 또한 맛이 좋다고 한다. (92, ‘까마귀’ 전문. !!! 까마귀 고기를 먹었냐, 소리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조상들은 까마귀도 먹었다. 우리 동네랑 남쪽 동네 까마귀가 다른 종류인 것도 처음 알았다.)<br><br>-물고기가 오래도록 올라오지 않으면 긴 목을 늘이고 조심스레 작은 발걸음을 옮기며 엿보다가 요행히 물고기를 만나면 쫓아가서 쪼는데, 날갯죽지는 춤추는 듯 발걸음은 넘어질 듯하여 그 모습이 마치 미친 것처럼 보인다. 또 사방을 둘러보며 살피다가 다가오는 동류를 부리로 쳐서 좇아낸다. <br> 대개 물고기의 처지에서 살펴보면 닭, 오리, 솔개, 까마귀와 진실로 다른 것이 없다. 아! 모습은 한가롭고 깨끗함을 취하고, 이름은 고상하고 우아함을 구하지만, 이익을 보고는 홀연 거꾸러지고 정신을 못 차리니, 세상에서 가장 험한 것은 욕심이요, 막기 어려운 것은 이익인 것이다. 사군자들도 오히려 지조를 잃고 타락을 하고 마는데, 하물며 새에 있어서랴!<br>(94, ‘갈매기와 해오라기’ 중. 방죽의 갑문을 지키며 학꽁치를 잡아 먹는 갈매기, 한가롭고 우아한 새라고 글의 문을 열더니 묘사된 바로는 별로 우아하진 않다. 그리고 나도 덩달아 지조를 잃고 타락했다는 기분이 든다.)<br><br>-작년 봄, 나무하는 아이가 우연히 여우 새끼 한 마리를 산에서 잡아 묶어 왔기에, 나는 빨리 때려죽이라고 하였다. 한 마리를 잡으면 한 마리를 죽이고, 천 마리를 잡으면 천 마리를 죽여야 하니, 잡는 대로 죽여야 하는 것은 오직 여우이다. (155, 시체 파먹는게 싫어서 여우를 혐오하는 옥이 씨. ‘여우와 나’ 라는 책을 읽어보면 생각이 달라지실까…)<br><br>-어지 알겠는가, 보지 못하고 심지 못한 것 중에 또 얼마나 어떠한 괴기한 모양이 있을 것인가?(219, 꽃의 모양을 논하던 중에. 궁금증도 많고 겸손함도 갖췄다. 내가 다 알지, 하지는 않고 늘 여지를 둔다.)<br><br>-대저 나의 집이 서울과의 거리가 불과 백이십 리인데, 매양 채소와 과실 등속을 비교해보면 늘 한 달쯤 늦게 이루어지니, 사람 노력의 부지런함과 게으름 탓만이 아니요, 또한 지기가 미약한가, 왕성한가에 달린 문제이다. 식물이 오히려 그러하거늘,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랴. (222, 환경의 영향을 강조하는 옥이 씨)<br><br>-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건대, 가령 집 뒤의 대나무가 큰 것이었다면 대그릇을 만들고 부챗살을 붙일 수 있을 것이고, 그 다음의 것이었다면 피리에 구멍을 내고 지팡이로 잘라 쓸 수가 있을 것이고, 작은 것이었다면 그래도 붓에 꽂고 담배통에 이을 만한 것이니, 장차 도끼로 베임을 당할 날이 이르렀을 것이다. 어지 능히 푸르게 우거지고 빽뺵하여, 도리어 책상을 맑게 하고 거문고와 서책에 어울림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인가? 그렇다면 대의 무성함은 그것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니, 쓸모가 없다는 것은 도리어 쓸모가 있는 것보다 낫다 하겠다. (227-228, 문장의 무성함은 쓸데없는 글에서 나올 수도 있겠다. 이옥은 동물보다는 식물에 대한 글을 더 잘 쓰고 또 더 잘 아는 것 같다. 이 말에 화답하듯 다음 글에서는 원래 게을러서 꽃 잘 못 돌보다가 노년이 되면서 꽃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br><br>-장준(감의 종류)은 매우 높고 홈은 자못 선명한데, 그 껍질은 두꺼워 떡으로 만들어 먹는다. (264, 감 껍질로 감껍질 버무리 같은 떡을 만든다는 걸 처음 알았다.)<br><br>-내 성질이 씨를 삼키지 못해 비록 앵두의 작은 씨라 하더라도, 씨를 삼켜 내리지 못한다. 그러므로 일찍이 앵두를 얻으면 그것을 잘게 부수어 베로 싼 뒤, 비틀어 즙을 내어 마셨다. 그 색은 담홍색으로 매우 예뻤다. 또 청포도를 얻으면 그 방법에 따라 즙을 냈는데, 그 빛깔 역시 옅은 초록색으로 예뻤다. 앵두에 비교하면 더 맑고 시원하게 느껴진다. (278, ‘앵두즙과 청포도즙’ 전문. 씨 못삼켜서 즙내달라고 징징대는 애기 같은 영감님. 뭔가 주스 광고 같아서 퍼왔다. 깨작깨작 쓸 때는 이걸 이백몇 년 후 어떤 애가 베끼고 앉았을 거라는 생각 못했겠지.)<br><br>-이는 개를 잡아 찢어 벽사하면서 갱헌(종묘의 제례에 쓰던 삶은 개고기)의 예를 쓰지 않는 것과 같은 잘못이다. (282, 복숭아만 제사에 안 쓰는 걸 지적하는데 종묘제례에 개고기 쓰는 TMI까지 알게 되었다.)<br><br>-혹시 과일에도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술배처럼 따로 과일배가 있는 것인가?(…) 나는 본디 과일에 벽이 없어서, 먹으면 또한 좋지만 많이 보면 쉽게 염증을 느낀다. (288, 저때도 술배 타령한 게 웃긴데 과일 앉은 자리에서 몇십 몇백 개 먹는 사람들 이야기 전하면서 디저트 배는 따로 있나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잔뜩 먹은 사람도 디저트를 보는 순간 배가 꿀렁 하면서 자리를 만든다는 글을 어디서-아마도 찰스 스펜스-  본 것 같다. 그리고 마무리로 난 안 그래, 하는 게 또 새침하다. 다른 글에서는 ‘나는 천성이 산나물을 좋아해서 보게 되면 반드시 포식을 하고 만다.’하고 객점에서 산나물 반찬에 밥 몇 그릇 뚝딱-심지어 귀한 건어물과 바구어-먹은 이야기가 있다. 이옥은 과일은 그냥저냥 좋아했고 산나물은 무척 좋아했구나...)<br><br>-이 때문에 홍초, 만두, 청과, 송병, 생해, 침채는 그 근원을 궁구하면 모두 동성에서 전한 것이다. (291, 음식 사치하는 먼저 망한다고 옷 사치가 낫다고 뒤에 덧붙인다. 이 부분은 주석이 거의 없어 각각 음식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엄청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을 나열한 듯하다. 침채는 김치를 말하는 것 같다.)<br><br>-내 집에 작은 채마밭이 있는데, 마루 앞에 바로 면해 있다. 아이종 하나가 거기에 부지런히 힘을 기울이면 밥반찬으로 나물을 마련하는 데 이바지 할 수 있다. 그 심은 것으로는 파, 마늘, 부추, 무, 배추, 겨자, 아욱, 방아, 해바라기, 상추, 시금치, 오이 등이다. 이 채소들은 절여 먹을 수 있고, 국을 끓여 먹을 수 있고, 데쳐 먹을 수 있고, 생으로 먹을 수 있고, 해물이나 고기에 넣어 먹을 수 있고, 즙을 내어 먹을 수 있고, 약용으로 쓸 수도 있다. (294, 나열한 채소 뒤에 호박, 박, 미나리, 가지 고추도 있다고 추가로 자랑한다. 그러고는 주자가 안 부럽다, 이렇게 마무리하는 패기. 주자가 채소 13종에 대해 오언절구로 시를 지은 것은 주석 덕에 알게 되었다.)<br><br>-산가지는(…)생으로는 먹을 수 없다. 물가지는 굴젓에 섞으면 생으로 먹어도 아주 맛이 좋다. (296, 날 가지에 굴젓이라니 참신한 레시피… 지금은 그 물가지라는 게 남아나지 않은 것 같다. 우리 할머니가 키운 가지는 나물 무쳐도 맛잇었는데, 시장의 가지는 다 맛없다.)<br><br>-내가 들은바, 철원에 나이 팔십 세가 된 노부인이 있는데 천성이 고추를 좋아하여, 떡과 밥을 먹는 이외에는 모두 고추를 뿌려 붉은색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맛을 본다고 한다. 한 해 동안 먹은 것을 합해보면 백여 말에 달할 정도라 한다. (308, 외래종이지만 두루 심기는 고추와 호박에 관한 글에서. 팔십 살 넘었다는 저 할머니는 ‘세상에 이런 일이’나 ‘화성인 바이러스’에 등장해서 “할머니, 고추는 적당히 드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하는 멘트로 끝날 것 같은 에피소드의 인물이었다.)<br><br>-서울에 있을 때를 회상해보매, 매양 술집에 들어가서 연거푸 서너 잔의 술을 마시고 손으로 시렁 위의 붉은 고추를 집어서 가운데를 찢어 씨를 빼내고 장에 찍어 씹어 먹으면 주모가 반드시 흠칫 놀라며 두려워하였다. 남양에 살게 되어서는 가루를 내어 양념장을 만들어 회와 함께 먹는데, 또한 누런 겨자즙보다 나았다.  (310, 이옥 선생의 맵부심, 고추 사랑. 마지막 양념은 초장에 회 찍어 먹는 느낌인데 식초는 아직 안 섞었나 보다.)<br><br>-매년 여름 시골집에서 마늘을 먹은 사람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입을 한 번 열자마자 역한 냄새가 방에 가득하여 곁에 있는 사람을 참을 수 없게 만드니, 암내나 방귀보다 심하다.(…)비록 연꽃 향으로 입 안 가득 채우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어찌 불결한한결기운으로 도처에 냄새를 풍길 수 있겠는가? 깊은 병에 약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 먹지 않은 일이다.  (319, 어우 마늘 냄새, 불결해!를 여기서 시전하는 옥이 씨ㅋㅋㅋ 18, 19세기의 이옥은 마늘 고추 팍팍 넣고 빨갛게 무친 배추 김치는 못 먹어봤지 싶다. 배추 글에서도 종류만 나오고 용도를 논하지 않는다. 그런데 겨자랑 생강(심지어 생생강 깨물어 먹음…)은 많이 먹고 좋아한다고 자랑하는데 걔들도 냄새나!!!!)<br><br>-매년 한여름 단비가 처음 지나가면 상추잎이 매우 실해져 마치 푸른 비단 치마처럼 된다. 큰 동이의 물에 오랫동안 담갔다 정갈하게 씻어내고, 이어 반의 물로 두 손을 깨끗이 씻는다. 왼손을 크게 벌려 승로반처럼 만들고, 오른손으로 두텁고 큰 상추를 골라 두 장을 뒤집어 손바닥에 펴놓는다. 이제 흰밥을 취해 큰 숟가락으로 퍼서 거위 알처럼 둥글게 만들어 상추 위에 올려놓되, 그 윗부분을 조금 평평하게 만든 다음, 다시 젓가락으로 얇게 뜬 송어회를 집어 황개장에 담갔다가 밥 위에 얹는다. 여기에 미나리와 시금치를 많지도 적지도 않게 더하여 송어회와 어울리게 한다. 또 가는 파와 향이 나는 갓 서너 줄기를 집어 회와 나물에 눌러 얹고, 곧 새로 볶아낸 붉은 고추장을 조금 바른다.<br> 그러고는 오른손으로 상추잎 양쪽을 말아 단단히 오므리는데 마치 연밥처럼 둥글게 한다. 이제 입을 크게 벌려 잇몸은 드러나고 입술은 활처럼 되게 하고, 오른손으로 쌈을 입으로 밀어 넣으며 왼손으로는 오른손을 받친다. 마치 성이 난 큰 소가 섶과 꼴을 지고 사립문으로 돌진하다 문지도리에 걸려 멈추는 것과 같다. 눈은 부릅뜬 것이 화가 난 듯하고, 뺨은 볼록한 것이 종기가 생긴 듯하고, 입술은 꼭 다문 것이 꿰맨 듯하고, 이는 신이 난 것이 무언가를 쪼개는 듯하다. 이런 모양으로 느긋하게 씹다가 천천히 삼키면 달고 상큼하고 진실로 맛이 있어 더 바랄 것이 없다. 처음 쌈을 씹을 때에는 옆사람이 우스운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야 된다. 만일 조심하지 않고 한번 크게 웃게 되면 흰 밥알이 튀고 푸른 상추잎이 주위에 흩뿌려져, 반드시 다 뱉어내고 나서야 그치게 될 것이다. (…)나는 상추를 유달리 좋아하여, 때때로 이 방법대로 쌈을 싸 먹곤 한다. (324-325, 유독 공들여 묘사한 이옥의 상추쌈 싸먹는 법이 이 책의 백미였다. 뒤에 나 상추 좋아해, 덧붙이는 게 불필요할 정도로 생생한 먹는 법이었다.)<br><br>-이제 우리말의 호칭대로 나누어보면 ‘떡갈나무’라는 것은 잎이 넓고 껍질이 두꺼우며, 도토리는 깍지가 있어 둘러 싸고 있다. 이것이 이아에서 말한 역나무이다. ‘소리참나무’라는 것은 잎도 조금 작고 열매도 또한 작은데, 이것이 각나무이다. ‘참나무’라는 것은 잎은 밤나무 같고, 열매는 조두라고 하여 매우 크다. 이것이 작나무이다. (332, 중국 책에 나온 생물 이름과 우리 말이나 방언을 그대로 음차해서 한자로 쓴 것을 연결해주곤 한다. 차마 한글은 못 써도 떡갈나무를 ‘덕가을목’이런 식으로 소리를 옮긴게 재미있다.)<br><br>-그런데 오행(성정과 형체는 있지만 지각은 없는 것 다섯 가지) 가운데 오직 나무만은 지각이 있는 것에 가장 가까우니,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것은 나고 죽는 것과 같고, 바람에 따라 흔들리거나 고요해지는 것은 가고 멈추는 것과 같으며, 종자를 서로 전하는 것은 자손을 잇는 것과  과다. (350, 나무를 베는 것을 살생의 유라 하니, 역시나 이옥은 나무를 매우 사랑했군.)<br><br>-남초, 연초, 담파고, 담박귀(378-380, 모두 담배를 이르던 말. 어찌나 정성스레 담뱃잎을 키우는지, 백운필에 담배 글 하나가 있는데, “연경”이라는 담배 백과사전 같은 걸 아예 따로 만들어서 이 전집에도 실려있다. 비교적 최근에 발굴된 책이라고 한다.) <br><br>-”(…)아! 낳는 것은 하늘에 있으나 영화롭게 하는 것은 인간에 달려 있다. 하늘은 사심이 없기에 그 조화가 균일하지만 인간이 널리 베풀지 못하므로 소원함도 있고, 친함도 있는 것이다. 하늘이 이미 낳아주었는데, 또한 어찌 사람이 영화롭게 하고 그렇지 않게 한다고 원망하겠는가? 나는 비록 느낀 바가 있지만 풀은 무정한 것이니, 그것이 소의 목구멍을 채우는 것을 보매 나비의 향기 다툼의 대상이 되는 것과 다름이 있겠는가?“ (385-386, ‘꽃의 귀천’이라 이름 붙인 글인데 수능 공부할 때 지문으로 봤던 글이어서 오, 읽어봤네, 했다.) <br><br>-여기서 옛사람이 만물에 대하여 진실로 기록할 만한 좋은 점이 한 가지라도 있으면, 그 물건이 보잘것없다고 해서 버려두지 않고, 그 숨겨진 것을 수집, 열거하고, 그 속에 포함된 것을 밝게 드러내면서, 모아서 책으로 만들어 후대에 가르침을 주지 않음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온갖 미물이라도 보잘것없고 초라한 것들을 밝게 드러내어 천하 후세의 사람들과 그 쓰임을 공유한 것이다. 그 뜻이 어찌 일시적인 붓장난에 불과하겠는가?(395, 이옥의 글/책에 대한 생각이 압축되어 있다.)<br><br>-강한 맛이 너무 센 것은 말린 대추 살점을 썰어 뒤섞으면 좋다. 혹 연잎을 썰어서 섞기도 하고, 혹 향가루를 휘저어 태우면 맛이 좋다. (416, 조선시대에도 가향담배가 있었어...대추향 연잎향)]]></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6/40/cover150/895862276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64061</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삶의 흔적은 적어야 남는다. - [해부학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부학 책 《그레이 아나토미》의 비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45442</link><pubDate>Sat, 20 Jun 2026 17: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4544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638506&TPaperId=1734544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3507/95/coveroff/k6226385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638506&TPaperId=1734544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해부학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부학 책 《그레이 아나토미》의 비밀</a><br/>빌 헤이스 지음, 양병찬 옮김 / 알마 / 2020년 03월<br/></td></tr></table><br/>-20260620 저자: 빌 헤이스.<br><br><br><br> 책을 다 읽고 앞표지를 다시 보고 나서야 알았다. 무슨 무늬이겠거니 했던 그림은, 얼굴과 목 사이의 근육과 혈관, 신경 같은 것들이 그려진 해부도였다.  <br> 저자는 해부학 실습실에 자주 드나들었다. 거기에 나를 자신과 시신 옆에 앉혀 놓았다. 나는 인체 구조에 대해 아는 게 없지만, 이게 뭐고 저게 뭔지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열성적으로 떠드는 저자가 재미있고 신기하기도 해서 계속 자리를 지켰다.<br><br> 빌 헤이스는 ‘인썸니악 시티’라는 책으로 먼저 만났다. 그 자신도 작가이지만,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연인이었다는 게 더 유명한 사람이다. 한국 독자들에게 쓴 서문, 뒷표지에도 그 사실을 계속 언급해 놓았다. 하긴, 책을 한 권이라도 더 팔려면 무슨 일이든 해야겠지.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빌은 누구누구의 연인으로만 불리기에는 꽤 아까운 작가였다.<br><br> 해부학 교과서 ‘그레이 아나토미’의 그레이에 관한 전기가 하나도 없는 걸 알게 된 빌은 집요하게 그의 흔적을 추적한다. 해부학 실습실에서 도서관으로, 미국에서 런던으로, 또 희망봉으로 (인도는 안 간다) 그의 (올리버를 만나기 전 사별한) 연인 스티브와 함께 가서 열심히 뒤지고 다닌다. 그러던 중 그레이 아나토미의 삽화를 그린 헨리 반다이크 카터의 존재를 알게 된다. 별 기록을 남기지 않은 헨리 그레이보다는 훨씬 풍부하게 써 놓은 카터의 일기장을 꼼꼼히 훑으며 당시 상황을 짐작하려고 애쓴다.<br><br> 그래서 어느 부분은 약간 ‘빌 헤이스가 헨리 카터의 일기장을 읽고 남긴 감상문’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뭐 일기 읽고 독후감 쓸 수도 있지. 빌 헤이스는 문서 더미에만 집요하게 매달린 게 아니라, 관련된 장소에도 열심히 찾아간다. 그 추적 과정을 적어 이 책을 남겼다.<br><br> 해부학 책 이름으로만 강렬하게 남았을 뿐, 헨리 그레이의 일생(짧기도 했다)은 우리에게 그다지 전해지는 게 없다. 새로운 판본에 삽화가 이름이 생략되어 있는 탓에 또 다른 헨리는 이름마저 잊힐 뻔 했다. 그러나 카터는 자신을 알아차릴 누군가를 기다린 것처럼 이것저것 기록을 남겨놔서, 거의 200년 이후의 내게도 자신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게 해 주었다. <br><br> 나를 비롯한 우리 대부분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그렇지만 책을 읽고 남긴 주절거림은 좀 더 오래 남겠지. 당장 과거의 내 글도 현재의 나에게 가끔 눈에 띄어 작은 즐거움을 준다.(자가발전) 카터의 일기처럼 너무 성찰문 같거나 교훈적이거나 자기비하를 잔뜩 남기고 싶진 않은데 말이야. 동명의 소설, 페데리코 안다아시의 ‘해부학자’를 읽고 실망을 많이 해서 이 책으로 치유받자, 했는데 충분히 그럴만한 즐거운 독서였다. 미래의 내가 조금 더 재미있을 수 있도록 이것저것 남겨두고 싶다. <br><br>+밑줄 긋기<br>-지식에는 끝이 없으므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도 아직 배울 게 많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오. (115, 브로디 박사님의 연설 마무리. 제대로 배워보지 못한 나는 참 지성인이 될 수 없어서 징징)<br><br>-일기는 자기 자신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의인화하게 된다. 하루의 삶이 아무리 생경해도, 일기장은 모든 단어와 모든 고통(또는 즐거움)을 흡수하며, 텅 빈 페이지들은 더 많은 고백을 유도한다. 금박을 입히고 가죽으로 장정된 일기장이 됐든, 노트북에 설치된 단순한 일기장 파일이 됐든, 일기장을 파괴한다는 것은 점점 더 가당치 않은 생각이 된다. 그건 자기 몸에서 살점을 베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br> 그러나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절반의 진실에 불과하다. 나머지 절반의 진실은 ‘지금 일기장에 써놓으면, 당신의 희망 중 일부가 훗날 언젠가 읽히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낯간지러워도, 당신은 ‘특별한 누군가’를 위해 일기를 쓰는 것이다. 그는 ’완벽한 독자‘로서, 당신의 문장을 폭풍 흡입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바로 당신의 미래 자아인 것이다. (128, 일기장 파괴의 이점은 과거 망각 정도이겠다.)<br><br>-사람은 표면상으로만 사람이다. 피부를 벗기고 해부하면, 순식간에 기계장치가 된다. (159, 폴 발레리의 글이라는데, 시인의 말 같지 않다. ‘사람 껍질을 입은 우리들/장막을 걷어내면/그 안의 톱니와 나사들’이래야 할 것 같음.)<br><br>-“오늘은 일기 쓸 거리가 별로 없다.” 카터는 1855년 11월 25일 일기에 무덤덤하게 적는다. “그레이는 학생들을 위해 &lt;&lt;해부학 편람&gt;&gt;을 편찬할 예정인데, 그 책에 들어갈 삽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좋은 생각이다.” (이 책은 나중에 &lt;&lt;그레이 아나토미&gt;&gt;로 유명해질 책이지만, 그건 까마득히 먼 훗날의 이야기다. 현 시점에서 카터는 이 책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짐작조차 못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없다.” 그는 이렇게 덧붙이며, 이 프로젝트에서 단순한 화가로 활동하지는 않을 거라고 여운을 남긴다. 그와 그레이는 대등한 공동 작업자로 해부를 함께 진행하게 될 것이다. (204, 알려진 저자인 헨리 그레이 뿐 아니라, 동료 해부학자이자 의사였던 헨리 반다이크 카터가 삽화 대부분을 그리고 공동 저자로 참여했음을 추적하는 게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읽기 시작하면 주인공이 그레이가 아니라 카터라는 걸 금세 알게 된다.)<br><br>-niche니치: 나만의 틈새시장, 나에게 꼭 맞는 독보적인 영역(238, 그대로 니치, 라고 번역되어 있어서 뜻을 찾아보았다.)<br><br>-“나는 해부가 좋아요, 그것도 아주 많이.” 다른 해부학 수업(약대생이나 물리치료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해부학)에서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을 본 기억이 없다. 곧 의사가 될 의대생들은 뭐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그들은 인체-풍성함, 복잡함, 섬뜩함, 그리고 아름다움의 집합체-의 속삭임과 노랫소리를 독특하고 강렬한 방식으로 듣는다. (244, 빌은 세 학과를 대상으로 한 세 가지 수업에 차례로 참관하면서 학생들의 특성까지 분류한다. 의대생한테 혈관 이름 알려주는 부분은 약간 으스대는 것 같이 보인다.)<br><br>-문득 두 젊은이가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지식에 뭔가가 부족함을 깨닫고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자기가 뭔가를 모른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258, 마지막 문장의 답이 제일 어렵다.)<br><br>-나는 이 시간에 실습실에 머무는 걸 좋아한다. 어린 시절 미치도록 좋아했던 도서관의 고요 속으로 나를 데려가주는 느낌이다. (267, 평범한 대사이지만, 해부학 실습실에 시신을 앞에 두고 혼자인 사람이 느끼는 마음치고는 독특하다.)<br><br>-“일별, 시간별로 낱낱이 해부해보면, 나의 인생은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의 연속이었다.(…)신은 숨어 있고, 나는 예수를 알지 못한다.(…) 나는 아무런 계획이나 목적 없이 나태함 외로움 침울함 단절감 무력감에 휩싸여 수동적인 객체로 전락했다.”(284, 해부학 전문가인 의사 선생님조차 때때로 이런 자아 붕괴에 놓인다.)<br><br>-‘지금 여기 사는 사람들은 한때 누가 이 마룻바닥 위를 걸어 갔었는지 알까?’(294, 전에 비슷한 생각으로 지금 사람들이 디딘 자리 중에 누군가 죽었던 곳은 얼마나 많을까? 했었다.)<br><br>-”그의 손길이 닿았던 것은 모두 모닥불이 되었을 거예요.“(324, 그레이는 천연두에 걸려 삼십 대에 죽었다. 전염성 질환이라 그의 비말이 닿은 유품은 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저자와 키스(그레이 연구자)는 추정한다.)<br><br>-카터는 작은 것에 집중하고, 사물을 분석하고, 정신적으로 해부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 능력은 자아 성찰 과정에서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었지만, 다른 한편 그를 ‘정밀한 해부학 화가’와 ‘천부적인 연구자’로 만든 원동력이었다. (335, 왠지 이 부분에서 저자는 ‘나도 그렇다.’ 하고 쓰고 싶었을 것 같다.)<br><br>-“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일(또는 임무)을 수행하면,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 내게는 이 좌우명이 늘 허무맹랑하게 느껴진다. (342, 저렇게 기분 좋아질 사람이면 대체로 행복했을 것 같은데 카터는 별로 안 그랬다.)<br><br>-과거는 현재나 미래와 분리되지 않고 본래 있었던 자리(또는 머무를 것으로 의도됐던 장소)에 머물러 있지만, 간혹 서둘러 지나가거나 뒤늦게 죽마고우처럼 미소를 지으며 나타나도 괄시받지 않아. 오래된 생각이나 사실을 제거하거나 바꾸려고 노력할 때까지, 우리는 그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어. (344, 카터 아닌 동생 조의 말. 알 수 없지.)<br><br>-그러나 그 많은 시신들 사이에서, 정작 죽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인체와 죽음은 각기 배우는 곳이 다르다. 인체는 해부학 시간에 시신을 해부하며 배우는 거지만, 죽음이란 사망-사랑하는 누군가와의 이별-을 경험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359, 아직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게 다행인 걸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3507/95/cover150/k6226385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5079549</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니가 사는 그집. - [내 말 좀 들어봐]</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38702</link><pubDate>Tue, 16 Jun 2026 20: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3870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6025&TPaperId=173387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7/66/coveroff/893290602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06025&TPaperId=1733870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내 말 좀 들어봐</a><br/>줄리안 반즈 지음, 신재실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08월<br/></td></tr></table><br/>-20260616 저자: 줄리언 반스.<br><br><br><br> 책의 말미를 거의 앞두고 있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책 뒤편으로 갔다. 옮긴이의 말이 있었고, 친절하게도 줄거리를 써 놨다. 그렇게 뒷마무리를 스포일러 당한 후에 마저 읽었다. 결말을 모르고 읽었어도 그렇게 흥미롭진 않았을 것 같다. <br><br> 오랜 친구이지만 성격이나 삶의 모습이 너무도 다른 스튜어트, 올리버, 그리고 스튜어트의 여자친구였다가 부인이 된 질리언, 결혼식날 질리언에게 반해버린 올리버, 엄청 꼬셔대는 올리버에게 넘어가 버린 질리언, 두번째 결혼식, 올리버가 두 커플을 지켜보고 지분대던 시절처럼 그 주위를 맴도는 스튜어트. 구질구질한 모습으로 퇴마해버리고 어딘가로 떠나는 가족.<br><br> 이게 다였다. 세 인물이 화자로 왔다갔다 하면서 방백처럼 독자에게 말을 거는 형식은 그렇게 정신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별로 재미는 없었다. 일단 말마다 프랑스어 섞어 써서 빡치게 만드는 올리버를 가르치는 학생 성희롱이나 하고 남의 부인 빼앗고도 전원에서 유유적적하게 그려 놓아서 완전 나쁜놈의 전형처럼 미워하게 만들어놨다. 질리언은 그렇게 입체적인 인물도 아니고 이 남자 저 남자 쉽게 빠지고 쉽게 갈아타고 그런 마당에 뭔 지혜로운 포샤처럼 잔재주를 쓴다. 스튜어트는 올리버가 워낙 나쁘게 말해대니까 좀 불쌍하다 싶은데 작가가 혹여 독자들이 얘한테 이입할까 봐 좋은 놈 아니게 하려고 이혼 후 성매매 순례 다니는 놈으로 망쳐놨다. 좀 어거지였다.<br><br> 있으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삼각관계이지만, 결혼-이혼-또 결혼 이 사이를 어물쩡 얼렁뚱땅 제일 갈등 심할 구간을 적당히 비벼서 지나간다. 작가는 그저 위치가 뒤바뀐 두 남자가 거울처럼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것 같다. 하여간에 개빻은 남자들이랑 똑똑한 척 하는 멍청한 여자가 나오고 막 엄청 재미있는 척 재치있는 척 하는데 작위적이란 생각만 들었다. 차라리 두 번 결혼해서 둘다 같이 살았던 ‘아내가 결혼했다’의 주인아 씨 같으면 깜찍한 구석이라도 있지… 일처일부제와 독점적 이성애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구식책은 새롭게 읽히는 게 없다… <br><br> 책 앞표지로 가서 언제 나온 책인지 보니까 1991년도라고 한다… 이제 줄리언 반스 선생은 소설 안 쓴다고 했댔나?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연애의 기억’, 산문집 ‘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산책’(이거는 읽었던 것마저 잊어버림)은 아주 오래된 책들은 아니라 그냥저냥 읽을만 했다. 그런데 내 또래 때 쓴 소설은 영 후졌네요… 그동안 적당히 즐거웠어요. 또 만나지 않아도 건강히 잘 사세요. <br><br><br>+밑줄 긋기<br>-&lt;스튜어트&gt;는 계속 중도 노선을 대표하는 ‘그들의’가 제일 좋다고 주장했다. (15, 에브리원이나 썸원을 데어라는 대명사로 받는 거 나름 선구적이었는데 소설의 다른 인물들은 반대했다. 퀴어들이 대신 받아들였다.)<br><br>-세상 사람 중 반은 자신감이 있는 것 같지만, 나머지 반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나는 이쪽 반에서 저쪽 반으로 건너뛰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자신감이 있으려면 먼저 자신만만해야 한다. 그건 악순환이다. (36, 악순환이지.)<br><br>-인생을 사는 데 문제는, 이미 때가 늦은 뒤라도 여전히 알 수 없는 것투성이라는 거야.(55, 나도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아. 그 상태를 견디는 연습을 해야 한다.)<br><br>-그녀는 변할 것이지만, 다른 어떤 사람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또 다른 모습의 자기 자신으로 바뀔 것이다. 난 그 변화를 옆에서 지켜보고 싶다. (76, 찐사랑이네)<br><br>-사람들은 만나는 자리에서 자기 연민에 빠져 혼자 앉아 있어선 안 된다고.<br> 인생에서 당신이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발견하고, 할 수 없는 게 무엇인지 인식하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 결정해서, 그걸 목표로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난 생각해. (80, 다른 건 다 해 봤는데 아직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뭔지는 못 찾았다.)<br><br>-그래서 난 다음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 스튜어트를 사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올리버와 사랑에 빠진것 같다는 사실.(181, 질리언은 진부하게 올리버의 꼬임에 넘어가고 선언까지 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도 구질구질했는데 남은 페이지는 얼마나 더?)]]></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7/66/cover150/893290602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76603</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가고 싶은 곳은 많이 없는데 걷고 싶은 곳은 늘 있다. - [걷기의 세계 - 뇌과학자가 전하는 가장 단순한 운동의 경이로움]</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33045</link><pubDate>Sat, 13 Jun 2026 22: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3304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837253&TPaperId=1733304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562/23/coveroff/k46283725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837253&TPaperId=1733304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걷기의 세계 - 뇌과학자가 전하는 가장 단순한 운동의 경이로움</a><br/>셰인 오마라 지음, 구희성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06월<br/></td></tr></table><br/>-20260613 저자: 셰인 오마라.<br><br><br> 책의 후반부를 읽을 무렵 깨달았다. 뇌과학, 도시생태, 사회학, 진화, 질병 예방 다 끌어다가 걷기의 효용을 두루 다루는 책을 읽으면서도 오늘 하루 그냥 집에만 있었다. 움직이는 게 낫겠지, 하고 오랜만에 실내자전거를 30분쯤 탔다. 저녁은 굽네치킨 고추바사삭과 치즈볼을 먹었다. 그러고서 읽던 책을 마저 다 읽었다.<br><br> 곁의 사람이 산책을 나가자고 했다. 해는 8시 다 되어서 지는데 7시 반쯤 되었다. 피곤해서 망설이다 같이 가기로 했다. <br> <br> 우리의 걷기는 사뭇 다르다. 나는 빠르게, 넓은 보폭으로 걷는 걸 좋아한다. 곁의 사람은 땀이 나는게 싫어서 느릿느릿 보폭도 좁게 걷는다. 나는 걸으면서 전화기를 들여다보지 않지만, 곁의 사람의 전화기는 물아일체 수준이다. 나는 낯선 골목, 사람 적은 시간의 대로, 숲길 걷기를 좋아한다. 곁의 사람의 걷는 목적은 어떤 곳에 다다르는 것이다. 주로 마트나 빵집 같은 곳을 둘러보며 구경하길 좋아한다. 하나만 골라, 하면 나는 마냥 걷기를 고르겠지만, 곁의 사람은 빵과 과자와 아이스크림(세 개 잖아!)을 택할 것이다. <br><br> 길을 나서자마자 학교 아이들을 마주쳤다. 서로 못 본 체 했지만 알았을 것이다. 평소에도 빛나는 행색은 아니지만 오늘은 뻗친 머리 가릴 버킷햇에다 원피스 대충 골라 입고 나왔는데 창피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나를 속상하게 한 적이 많은 터라 불편했다. <br><br> 직장을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건 아주 좋은 일이다. 최대의 장점을 고르라면 그렇게 적당히 걸을 수 있는 거리라는 것. 단점은 너무 많아서 생략한다. 아니, 아까처럼 아이들을 동네에서, 오가는 길에서 자주 마주친다. 일부러 내게 어디어디 사시잖아요? 하고 떠보듯 대놓고 말하는 아이에게 태연한 척 그래, 하면서 불쾌함을 삼킨다. <br><br> 그래서 그렇게 아쉬운 시작을 지나 지하철 역이 있는 대로를 향하고, 그 반대편으로 건너갔다. 시장과 먹거리 골목이 있어 적당히 둘러보았다. 결국 발길이 머문 건 처음 가보는 빵집. 멜론빵과 대파베이컨패스츄리? 대충 그런 걸 샀다. 그러고나서 다시 건너에 있는 마트에 갔다. 사람이 사는데 무엇을 그리 많이 사는가. 복작복작했다. 과자 코너에서 신제품이 보이자 곁의 사람이 신나했고 나는 부지런히 장바구니에 새로운 스낵들을 담았다. 라면 코너를 주의깊게 보았지만 새로운 건 없어서 넘어갔다. 식자재보다는 주로 냉동, 가공식품류들, 유제품과 마실 거리를 구경하고 셀프 계산대에서 바코드 찍고 나왔다. 빵값은 8천 얼마, 과자값은 9천 얼마, 운전도 안 하고 인터넷 장보기를 더 많이 하는 편이라 그렇게 장보기 나들이도 가볍다. 에코백과 그물백에 과자봉지랑 빵을 적당히 나눠담고 집으로 돌아왔다. 가볍게 나갔다 생각했는데 5434보라고 한다. 많지도 적지도 않게 걸었다. 그런데도 무릎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참 자전거를 먼저 탔구나. 어제는 병원에 가는 날이라 진료 시간을 기다리며 오늘보다 만걸음은 더 걸었었다. 이틀간 누적된 피로도 있겠다. <br><br> 걷기를 즐기는 내게 그래서, 걷기의 효용을 이렇게 저렇게 외쳐대는 책은 딱히 쓸모도, 재미도 없었다. 걷기 싫은 사람에게 이 책을 읽힌다면, 와 역시 걷기가 좋은 거구나, 하고 설득되서 벌떡 일어나 나설지는 잘 모르겠다. 걷는 거 좋은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나. 몰라서 안 걷는 사람이 있을까?<br><br> 혼자 오붓한 것도 좋지만, 조곤조곤 이야기 나누며 둘이 걷는 길이 재미있다. 이런저런 걸 보고 아무말이나 하며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 손은 잡아도 안 잡아도 좋다. 날씨가 좋으면 좋아서, 궂으면 궂어서 걷기 좋다. 그걸 알면, 같이 걷자, 할 사람이 있으면 어디든 저절로 걷게 될 것이다.<br><br> 걷는 사람은 많이들 쓴다. 많이들 읽는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이 많다. 걸으면서 감각하는 세상을, 생각을 지금 이 순간의 나만 알기엔 아쉬운가 보다. <br><br> 걷는 걸 좋아하게 된 지 8년차쯤 되었다. 별로 길지 않은가 싶다가 어느새 길어져 있었다. 세상 길은 무수하고 가닥가닥 연결도 잘 되어 있어서 한 번 밟고 갈 곳이 넘친다. 지루할 새가 없다. 다만 노동자는 하루의 긴 시간을 실내에 갇혀 계단을 오르내리고 복도를 오고간다. 실내보다는 실외 걷기가 뇌 활성화에 더 좋다고, 당연한 사실 같은데 이 책은 실험으로 증명된 걸 알려준다. 나는 내 뇌가 더 움직이길, 두 다리가 노곤하도록 마냥 움직이길 바란다. 가고 싶은 곳은 많이 없는데 걷고 싶은 곳은 늘 있다. 굳이 안 읽고 그 시간에 걸었으면 더 좋았겠다. <br><br><br>+밑줄 긋기<br>-인간의 가까운 친척이라고 할 수 있는 침팬지들은 손과 발을 함께 사용하여 걷는 중간 단계의 직립보행을 한다. 이 변형된 형태는 ‘너클 워킹Knuckle Walking(손가락 관절 보행)‘이라 불리는데 특별히 효율적인 이동 방법은 아니다.(곁의 사람과 지난 번 걷기 때 이족보행에 대해, 영장류의 보행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 저자는 인간의 걷기와 다른 동물들의 두 다리 사용에 제법 굵게 선을 긋는다. 난 이런 걸 보면 인간우월주의라고 외치고 싶어지고…)<br><br>-최근 유엔은 향후 30년 이내로 세계 인구가 2.9억 명으로 증가하고 22세기가 되기 이전에 3억 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2050년이 오기 전에 인구의 80~90퍼센트 이상이 도심에서 거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이건 오자 같아서 옮겨 왔다. 세계 인구가 아니라 도시 거주 총 인구라고 해도 숫자가 맞지 않다.)<br><br>-일반적으로 도시 규모가 클수록, 또 경제력이 높을수록, 그리고 특히 경제 성장이 더 높을수록 해당 도시 거주자들은 더 빨리 걷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걷기는 평등하지 않을 수도…)<br><br>-결과적으로 노력을 관리하는 뇌 체제와 획득할 수 있는 보상을 예측하는 뇌 체제는 매우 밀접하게 연동한다. 들이는 노력이 클수록 그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적은 보상이 있는 경우에는 비교적 느리게, 많은 보상이 있는 경우 더 빠르게 걸어간다. 이는 도시에서 흔한 풍경이다.(내게 걷기는 뭔가 많은 걸 보상하나 보다. 누구보다 빠르게-)<br><br>-나아가 뇌는 노력과 보상의 균형을 통해 노력은 최소화하고 보상은 최대화하려는 시도를 한다. 이는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나태함과 노력의 균형을 이루는 뇌의 진화된 반응으로 이해하면 된다.(인류 조상들의 움직임도 지금보다 딱히 더 많지 않았다고, 대신 덜 먹었다고 한다.)<br><br>-사용하지 않는 근육의 부피는 빠르고 쉽게 줄어든다. 더 나아가 근육량의 손실은 지속적으로 평생 새로운 뇌세포를 생산하는 뇌의 영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근육이 손실됨에 따라 뇌의 기능도 악화된다. 이와 함께 성격, 감정과 뇌 구조 자체에 유해한 변화도 일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자가 처방할 수 있는 치료제의 일종인 놀라운 자체 수정 메커니즘이 있는데, 이는 바로 운동이다.(뇌근육 손실은 생각을 잘 못했다… 걸으면 뇌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건데, 동시에 읽는 중인 ‘천 개의 뇌’에서도 뇌의 작용을 움직임으로, 움직임과 연관지어 설명한다.)<br><br>-뇌는 사고, 기억, 문제 해결, 기획, 기분 조절 등 기타 다른 다양한 일들을 돕는 목적을 갖는다. 규칙적인 리듬과 속도로 걷는다면 뇌의 전반적인 기능이 빠르게 개선된다는 얘기다.(그런데 걷기가 수학하는 뇌까지 살려주진 못한다…)<br><br>-걷기를 통해 건강상의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적정한 거리를 높은 속도로 걸어야 한다. 일주일에 최소 4, 5회씩 최소 30분간 대략 시속 5~5.5 킬로미터를 꾸준히 걷는 것이 좋다.(오, 유일하게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팁을 준 부분이다.)<br><br>-우리는 ‘네트워크 중심의‘ 관점에서 뇌가 어떻게 특정 기능을 돕는지 관찰하며, 더 이상 개별 영역을 언어, 시각, 촉각, 움직임 등과 같은 특정 기능만을 위한 곳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뇌의 다른 영역들 간 상호작용의 패턴이 학습과 기억 그리고 언어와 시각, 청각의 기능을 돕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본다.(‘천 개의 뇌’라는 책에 비슷한 내용이 나왔다.)<br><br>-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연령층과 성별에 무관하게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자연에 노출되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개인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소득과 교육 수준, 종교의 유무, 결혼의 유무, 봉사활동, 외적 매력과 같은 요인들에 못지않게 높다는 것이다.<br>개인의 소득 수준이나 외적 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 나가서 산책을 하는 것은 모두가 쉽게 할 수 있다. 자연환경에서 하는 활동이 행복과 웰빙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입증되었기에 비록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자연이 유일하게 도심 속 공원일지라도 규칙적으로, 또 습관적으로 자연 속에서 걷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 (걷기는 평등하다. 평등해야 한다. 자연으로 돌아가! 했는데 내가 누가 싫어서 안 가냐! 했던 게 얼마전인 것 같은데...무슨 독후감에서였지…‘쉬어도 피곤한 사람들’이었다...)<br><br>-과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은 나무, 삼림지대의 개울, 바위와 같은 자연에서도 영혼을 찾을 수 있다는 고대 범신론적 자연 숭배에서 대지의 어머니와 신들을 숭배하는 종교 그리고 오늘날의 ‘가이아‘와 같은 여신에 이르기까지 지구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를 스스로 제어하는 하나의 생태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러브록 씨의 가이아 이론은 의외로 다른 과학 책에도 자주 등장해서 ‘태양을 먹다’였나? 하여간에 이만큼 반복되면 간단히 적어놓고 기억해줘야겠네 싶었다.)<br><br><br>-시끄럽고 한눈에 봐도 술에 취한 듯한 두 명의 남자들도 홀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나는 대각선 방향으로 걷고 있었고, 한 남자가 나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나를 적대적인 시선으로 응시했고 더 빠르게 걷기 시작하더니, 왼쪽 어깨를 뒤로 살짝 움직였다. 거리가 아주 가까워졌을 때, 나는 그가 내 왼쪽 어깨를 있는 힘껏 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부딪치려는 순간 나는 내 왼쪽 어깨를 그로부터 멀리 돌렸고, 예상대로 그는 그의 어깨로 나를 치려는 시도를 했지만 내 어깨는 더 이상 그곳에 있지 않았다. 그는 한 바퀴 빙 돌더니 어색한 모습으로 넘어졌다. 이것은 그의 뇌가 예측한 것이 아니었고, 그가 예상한 결과가 아니었다.(어깨빵 당할 뻔 한 걸 피했다-이 한 문장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꼼꼼하게 기억했다가 적어 놓았다. 작가의 성질을 긁으면 다들 이렇게 박제될 것이다…)<br><br>-그런데 꿈을 꾸는 것의 문제는 그때 떠오른 생각들을 기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걷기를 통해 꿈의 특성인 시간적 의미의 상실 그리고 몽상, 서로 다른 기억과 생각의 자유로운 연상을 경험할 수 있다. 척수의 패턴 발생기에 의해 걷는 속도가 규정되고, 규칙적인 걷기 리듬에 빠져들어 시간을 덜 의식하게 되면 모두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사고의 문이 열린다.(꿈과 걷기 중 저자는 글쓰기에 더 유리한 걷기의 손을 들어준다.)<br><br>-우리의 시간에 대한 인식은 시계처럼 정확하거나 일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고,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단위는 실제 시간의 단위와 다르다. 이 경우 즐거움이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인간은 흔히 당시 기분에 따라 시간을 지나치게 짧게 또는 길게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 아인슈타인은 이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손을 뜨거운 난로에 올려놓고 있으면 일분이 한 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아가씨와 앉아있으면 한 시간이 일분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 원리다.˝(‘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다시 읽어보고 싶다. 제목 말고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유한을 걱정하면서도 또 영원을 믿게 된다’고 독후감에 써 놓았다.)<br><br>-보다 자유로운 창의적 인지 상태를 장려하고 싶다면, 근로자들에게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 화면에서 떨어져 움직이라고 해야 한다. 움직임이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은 강력하고, 이전에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자유롭게 걸어 다니고 교류할 수 있는 실내•외 공간이 있는 사무 공간과 건물이 장려되어야 하며,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생각과 영감을 쉽게 기록할 수 있는 수단도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이러한 행동을 근무하면서 할 수 있도록 합법화하고, 지원하고, 제도화하는 것이다.(산책을 좋아하지만, 직장 안에서는 사람 마주치는 게 힘들어서 걸을 틈이 있어도 앉아서 보낸다. 그래서 늘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다.)<br><br>-오랜 기간의 심사숙고, 준비와 아이디어 개발, 새로운 문제의 적극적인 구축과 공식화, 장기간의 사고를 통한 다양한 답안에 대한 검증 그리고 걷기가 있었다.(수학자가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덕을 걷기에게도 돌리는 저자)<br><br>-수학은 때로 낯설고 매일의 일상과는 동떨어져 있지만 현대의 물리학과 컴퓨터 게이밍, 애니메이션, 그래픽 그리고 심지어 전자 칫솔의 디자인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대부분 그걸 모르고 이를 닦지요.)<br><br>-그러나 몽상은 적어도 이 개념의 일반적인 정의에 따른다면 단순히 게으름이나 시간의 낭비가 아니다. 오히려 정신 관리의 관점에서는 매우 필수적인 행동으로 우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합하고 자신의 사회적 생활에 대해 질문하고 대규모의 개인적 서사를 가능하게 한다. 만약 몽상이 게으름이라면 이는 매우 독특하고 적극적인 형태의 게으름이다. 행동으로는 조용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매우 활동적인 상태인 것이다.(아침 시간에 멍때리는 아이들 보면 뭐라도 하라고 말은 했지만, 그렇게 명상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 그대로 말해도 될지는 아직 판단이 안 선다.)<br><br>-정부는 시위행진이 자유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이나 부상에 대한 위험 또는 재산에 손실이 있지 않는 이상 지나친 통제는 금지되어야 한다. 정의 사회를 완벽하게 마비 상태로 만들도록 설계한 시위가 아닌 이상,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변화를 일으킬 에너지가 발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걷기가 변화를 일으킬 거라는 긍정과 믿음. 오늘 퀴어퍼레이드가 있었다고 한다. 퍼레이드는 걷는 거지? 그 주변에 기독교 단체가 무대를 설치하고 한 자리에 모여 주여, 하는 영상을 라이브로 보았다. 왜 본 거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562/23/cover150/k46283725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5622376</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어떻게 수학을 사랑할 수 있을까? - [어떻게 수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삶의 해를 구하는 공부]</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23774</link><pubDate>Mon, 08 Jun 2026 18: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237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930545&TPaperId=173237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989/22/coveroff/k91293054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930545&TPaperId=173237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떻게 수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삶의 해를 구하는 공부</a><br/>카를 지크문트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4년 05월<br/></td></tr></table><br/>-20260608 저자:카를 지그문트.<br><br><br><br> 원제는 이성의 왈츠 쯤 된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 상대의 발을 밟고 동작을 잊고 박자를 놓쳤다. <br> 무척 어려웠다는 뜻이다. 특히 4장 논리학의 무수한 기호들로 표현된 명제와 결론을 말로 설명해주는 건 책을 포기할 생각이 들게 했다. 읽어도 아무 말도 모르겠는 부분… 마지막 장에서는 예시 폭탄으로 수학의 쾌감을 전하고자 애쓰시지만 거기가 더 힘들었고요...<br> 그러니까 책 뒷표지의 ‘명쾌하고 술술 읽히며 매혹적이다.’에서 술술 읽히며는 빼 주세요.<br><br> 수학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 3년 간 안 되는 것에 대해 오래 생각했을 뿐이다. 통찰과 즐거움이 조금이라도 따랐으면 좋았겠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적어도 시간은 유한하고 다른 할 것이 있으니까 수학에 오랜 세월 바칠 게 아니라면, 잠시 두고 쓸 수단이라면, 나는 다른 도구를 이용하기로 했다. <br><br> 그런데도 미련은 오래 남아 수학, 과학에 대한 책을 가끔 펼친다. 재치있게 쓰려고 애쓴 티는 난다. 쉽게 쓰려고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쉬움은 상대적인 거니까 아마도 나한테 쉬운 수학 교양서는 없을 것 같다. 그냥 진작 안 덮고 (일부 아니고 다수 페이지는 훌훌 넘기기도 했다. 읽어도 몰라…) 읽은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br><br><br>+밑줄 긋기<br>-민중에 의한 지배를 수백 년째 경험한 오늘날 우리는 예전만큼 낙관하지 못한자. ‘백과전서’ 저자들에게 민주주의는 아득한 지평선에 걸린 지복의 약속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차악에 불과하다. 칼 포퍼에 따르면 민주주의 선거는 무엇보다 혼란과 유혈을 최소화하면서 나쁜 정부를 몰아내는 방법이다. 투표가 언제나 ‘옳은’결정을 낳는다고 기대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결정이 다음 선거에서 수정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287)<br><br>-파스칼은 신을 믿기가 매우 힘든 사람들이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불운한 이들이 적어도 노력은 해야 한다고 말한다. (311-312, 저자가 뒤에서 세뇌라고 한다…ㅋ)<br><br> -그러므로 ‘이면, 그리고 그런 경우에만if and only if‘은 ’이면if‘을 특별히 강조하는 표현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을 나타낸다. “...이라는 것은 명백하다”는 “이것은 당신이 직접 풀어야 한다”라는 뜻이며 “그것은 쉽게 알 수 있다”는 세세하게 검증하는 데 한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다. 일반인에게 무척 거슬리는 것으로는 ’자명하다trivial‘의 남발이 있다. (423, 농담반 진담반)<br><br>-수학은 끈기를 가르친다. 겸손도 가르친다. 세상에는 나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457, 그래서 포기도 가르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989/22/cover150/k91293054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9892246</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이무기와 호랑이. - [완역 이옥전집 2 : 그물을 찢어버린 어부]</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20225</link><pubDate>Sat, 06 Jun 2026 16: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2022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275X&TPaperId=1732022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6/40/coveroff/895862275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275X&TPaperId=1732022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완역 이옥전집 2 : 그물을 찢어버린 어부</a><br/>이옥 지음,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9년 03월<br/></td></tr></table><br/>-20260606 저자:이옥.<br><br> 책의 제목을 보고 작은어린이가 ”왜 그물을 찢어버린 어부지?“ 했다. 읽어 놓고도 기억이 안 나서 그 부분을 다시 보았다.<br> 그물 하나로 고기잡이를 생업 삼던 어부가 호랑이와 이무기의 방해로 겨우 그들을 물리쳤지만, 이런 시련이면 하늘이 나보고 고기 잡지 말라는 거야, 그물 찢고 굶어 죽자, 했다는 거다. <br> 이옥은 성균관 생활도 했고, 과거 급제도 몇 번 했지만, 심사위원들이 뽑아 놔도 정조가 볼 때마다 에헤이, 이딴 잡스러운 문체, 걔 군대 보내(충군), 하고 지방으로 내쫓겼다. 사면복권이 되긴 했는데, 그러면 다시 과거 응시 가능하도록 본인이 서류를 내는 절차가 있었는데 실수인지 일부러인지 안 내서 결국 벼슬길 근처도 못 갔다. <br> 그물 찢은 어부는 결국 자신의 이야기였는지도 모르겠다.<br><br> 왕한테 내침 받은 걸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옥의 글이 담긴 책 네 권째(중복된 글 많음) 읽다보니, 그의 삶이 불행했다 단정할 수도 없겠다. 글쓰기가 좋아서, 내키는 대로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썼고, 왕한테 혼나면서도 그냥 제 글투가 이렇게 생겨 먹은 걸, 하면서 계속 썼다. 여기저기서 재미있는 이야기 들으면 적었다. 담배도 뻐끔뻐끔 피워가며 국순전 비슷하게 담배 의인화 한 글도 썼고, 아예 담배에 대한 책도 따로 하나 썼는데 전집3권에 실려 있어서 아직 안 읽었다. 생전에는 자기가 전을 쓴 류광억처럼 양심 팔아 글을 돈으로 바꾸지는 못했겠지만, 지금도 널리 읽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백 몇 년 지나서도 읽는 사람이 있다. 아, 살아있을 때도 김려란 친구가 후히 읽어주고, 이옥이 죽은 후에도 그 원고 챙겨서 필사해서 여러 권의 책으로 내주기도 했다. 독자란 그렇게 한 명만 꾸준히 있어도 만족할 일 같다.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독자가 되어도 좋다.<br><br> 그러니까 글쓰기는 살아생전에 뭔 덕 보겠다고 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자기가 쓰는 게 재밌고, 자기 거 읽는 게 재밌으면 쓰는 거다. 딱히 할 일 없고 한가하면, 그런데 그 한가함이 불안한 사람들은 또 쓰는 거다. 흰 바탕을 빽빽하게 검은 글자로 가린다. 누가 읽어주면 좋은 거고 아니어도 그만이다.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죽어버린 쓴 이는 절대 모르겠지만 미래의 사람들이 발견하고 읽고나서 하하호호 하는 거다. <br> <br> 하하호호하면서 적당히 읽고 적당히 쓰면서 살 수 있는 삶이면, 이미 그렇게 살고 있으면 조금 만족해도 되지 않겠니? 그렇게 읽고 쓸 에너지를 마련해주는 돈벌이를 조금 덜 미워해도 되지 않겠니? 이옥처럼 밭에 오이며 담배며 이거저거 키워 적당히 먹고 살 정도의 땅 있는 양반이면 조금 더 자유롭겠지만, 도시의 현대인은 자기 몸뚱이를 밭뙈기려니 하고 그럭저럭 삶을 꾸려 나가렴. <br><br>+밑줄 긋기<br>-내가 볼 때에는 그 모습이 해산하고 갓 일어난 것 같고, 목욕하고 빗질하지 않는 것과 같으며, 사내에게 매 맞고 버림을 받아 울면서 대충 머리를 추슬러 놓은 것 같았다. (87, 미감 심하게 섬세한, 외모품평 오지는 이옥 선생. 영남 젊은 아낙들의 머리 모양-생채계- 흉보는 글마저 남겼다.)<br><br>-요컨대, 종이는 흔한데 글씨는 귀한 까닭이다. (112, 입춘을 맞아 마을 사람들이 계속 춘첩을 써달라고 해서 사흘 낮밤 몇 백 폭을 썼다 한다. 웹소설 작가 조르는 독자들 줄선 느낌이다..)<br><br>-천재지하에 이목을 괴롭히는 음란한 소리를 하는 자는 그 죄가 진실로 큰 것이다. 어찌 저 거짓말로써 거짓말을 불려 스스로를 짐짓 망언하는 부류로 만들어 다만 남의 한 번 웃음을 더하는 것과 같단 말인가? 그러나 떡갈나무 판에 새기고 닥나무로 만든 흰 종이에 찍으니, 두 나무 또한 원통할 일이다. (132, ‘언문소설’ 중. 나무야 미안해의 원조. 그나저나 픽션 안 좋아하셨던 옥이씨. 본인 글은 팩션이라 봐주는 거냐.)<br><br>-사람들이 말하기를, “폭포가 거쳐 오는 길에 옛날에는 돌부리가 있어서 마치 기름장수가 기름을 쏟아 붓는 것 같았다. 폭포 물이 멀리 날아가 더욱 기이하였는데, 주민들이 감사와 고을 원이 놀러 오는 것을 괴롭게 여겨 그것을 쪼아 무너뜨렸다”고 한다. 지금도 쪼은 흔적과 다녀간 사람들의 이름이 있다. 슬프다, 벼슬아치가 명승지에 누를 끼치는 것이 많다. (159, ‘폭포 구경’ 중. 예나 지금이나 높은 사람들은 있던 돌부리도, 산도 막 없애고 사람들을 귀찮게 한다.)<br><br> -세상에 그대가 없다고 하여 손실될 바 없고, 그대에게 세상이 없어서 또한 욕될 바가 없다. 그러니 그대는 그대의 뜻을 행하고, 그대가 좋아하는 것을 따를 것이다. 그대가 돌아가지 않으면 누가 돌아갈 것인가? (207, ‘매미의 권고’ 중. 자호 ‘매암’이 매미소리 같다며 얼른 집에 가! 하는 소리로 듣고 있다.)<br><br>-한 번 휘두르면 술에 취한 듯하고, 두 번 휘두르면 병든 듯하고, 세 번 휘두르면 비로소 고요해진다.<br>(222, ’파리채에 새긴 글‘ 중. 이옥의 파리 잡기 삼단계)<br><br>-천하가 버글거리며 온통 이끗을 위하여 오고 이끗을 위하여 간다. 세상이 이를 숭상함이 오래되었다. 그러나 이끗을 위하여 사는 사람은 반드시 이끗 때문에 죽는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이를 말하지 아니하고, 소인은 이끗을 위하여 죽기까지 한다. (350, ‘류광억 전‘ 중. 문제집에 가끔 나오던 과거 대리 시험 봐주던 류광억 이야기가 재밌었다. 예나 지금이나 이끗, 이재에만 몰두하는 삶이 많다. 나도 점점 그러는 거 같아서 싫으네.)<br><br>-“내가 너희들에게 이 풍류 소년을 본받으라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일에 당해서 진실로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뜻을 세우면 규중의 처자라도 오히려 감동시킬 수 있거늘, 하물며 문장이나 과거야 왜 안 되겠느냐?”하셨다. (362, ‘심생 전’ 중. 이것도 문제집에서 많이 보던 이야기였다. 특이한 게 욕먹을까 봐 그랬는지 기이한 연애담 뒤에 사실 이건 교훈적인 이야기이다, 이렇게 돌려막는 게 잔망스러웠다. 과거급제보다는 그래도 연애가 더 쉬울 것 같은데…)<br><br>-그러므로 그 사람에 가탁하여 장차 시가 될 적에, 물 흐르듯이 귀와 눈을 따라 들어가 단전 위에서 머물다가 줄줄 잇달아 입과 손끝으로 따라 나오는 것으로, 그 사람의 주관에 의한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석가모니가 우연히 공작의 입을 통해서 뱃속에 들어갔다가 잠시 뒤에 공작의 꽁무니로 다시 나온 것과 같다. (405, 그렇다면 소설은 소설의 신이, 독후감은 독후감의 신이 줄줄 흘러나오는 것이렷다)<br><br>-그 마음이 간질간질하여 마치 천 마리, 백 마리의 이가 간에서 두루 달리는 것과 같다. 나는 또한 오장육부를 다 기울여 이 이들을 쏟아내 놓은 뒤에야 그만둘 수 밖에 없다. (415, 왜 쓰냐건 웃지요)<br><br>-한가함은 진실로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이니,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러한가, 그렇지 않은가?(중략)<br> 다만 한가함을 해소하는 데 소용이 된다면 또한 반나절의 도움은 될 것이다. (447-448, ‘김신사혼기제사’ 중. 공부도 안 되고 한가해 죽겠어서 3일 만에 쓴 희곡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재미로 봐라, 한다. 글 안 쓰면 병나는 병에 걸린 옥이 아저씨)<br><br>-임장: 한성부 공문에, 오부 안의 각 동네 늙은 도령을 책으로 엮어 보고케 하고, 관가에서 혼례를 도와 며칠 내로 혼인을 이루어준다 하였소. 좋구나 좋아. 늙은 도령 장가갈 시절이니 좋은 술 한 잔으로 나에게 대접하지 않을 수 없겠소. (457, 스물여덟 늙은 도령이 혼인 못한다고 한탄하는 중에 국가에서 중매해 줌. 시장이 아니라 나라에서 공영화 중매 서비스를 운영하면...다 망하려나. 전과 같은 건 잘 걸러줄 듯. 완전 픽션인지 알았더니, 정조실록에 비슷한 공공서비스 기사가 남아있다고 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6/40/cover150/895862275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64057</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제대로 된 쉼이 뭔지 알고 싶었는데. - [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 피로 사회를 뛰어넘는 과학적 휴식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15056</link><pubDate>Wed, 03 Jun 2026 17: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150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532929&TPaperId=173150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3781/37/coveroff/k33253292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532929&TPaperId=173150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 피로 사회를 뛰어넘는 과학적 휴식법</a><br/>이시형 지음 / 비타북스 / 2018년 03월<br/></td></tr></table><br/>-20260603 저자:이시형<br><br><br> 휴일인데 알람을 안 꺼놔서 평일 일어나는 시간대로 깼다. 오늘 쉬는 날인 걸 기뻐하기 보다 먼저 든 생각은 ‘내일은 이 알람 듣고 일어나서 출근해야 하는군…’<br><br> 친구의 몹시 슬픈 일도 있었고, 중병은 아니지만 가족이 1일 입원해 수술을 받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이달 겨우 3일차인데도 몇 주를 흘려보낸 기분이다.<br><br> 한달을 달리던 글쓰기도 이런저런 상황 앞에 내려놓고, 글쓴다고 독서 습관도 내려놓고, 나는 내 여가 시간에 무엇을 채워야 하지? 하고 골몰했다.<br><br> 오전에는 가족의 퇴원을 맞이하러 갔다. 걸어 귀가하기로 했는데, 더우니까 뭔 코코넛커피스무디 이런 걸 사 마셨다. 궁금함에 카페인 부담스러우면서도 이걸 먹는데, 너무 달고, 맛있지도 않고, 검색해보니 700키로칼로리가 넘고 당분도 거의 60~90그램… 1/3을 남겨서 버렸다. <br> 때로는 그렇게 남았을 때 버리는 게 맞다.<br><br> 이런 나날이라 이런 제목의 책이 끌렸나보다. 책을 읽으며 쉬어야지, 하면서 쉬어도 피곤한 이유가 궁금했나 보다. <br><br> 이 책은 뇌 피로라는 상태를 설명하고, 그것이 일어나는 원인과 그것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를 정리해 놨다.<br><br> 들어둬서 나쁜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다 보고 나서는 이걸 왜 봤지...싶었다.<br><br> 지금 내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맞지 않는 직업을 버티는 것이다. 그외에는 뭐 건강이고 운동이고 취미고 인간관계고 가정사고 쏘쏘, 별일 없이 산다. 저자는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라고 한다.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사람 중에 부정적이 되라는 사람은 내가 본 중에는 하나도 없다.  다 같은 말을 하는 거 보면 긍정과 명랑과 감사 같은게 행복에 닿는데 도움이 되긴 하나보다. <br><br> 그렇지만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안전하지 않다 느끼고, 굴욕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은 어떻게 긍정적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밤마다 대부분 열한시도 안 되서 자고, 여섯시 사십분까지 약 기운으로 잘 자고, 책에서 먹으면 피로에 좋다는 닭가슴살도 매일 먹고, 운동도 하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대개의 시간은 잘 지낸다. 그냥 난 돈을 포기하든가 멘탈을 포기하든가 두 가지 밖에는 답이 없다. 생각을 바꾸고 자연으로 산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85살 전문직 80권 넘게 책 쓴 사람은 가능한 선택지일지도 모르겠다. 누가 안 가고 싶어 안 가냐!<br><br> 그래도 뭐 그냥 이렇게 행복회로 돌리면서 열심히 즐겁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했다. 건강히 오래오래 사시길…<br><br> +밑줄 긋기<br>-영양학적으로도 피로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나 약품보다 오히려 우리가 즐겨 먹는 닭 가슴살에 다량 함유된 성분이 뇌의 피로에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퍽퍽 살을 오래오래 씹으며 식사라기보다 연료 공급이라는 생각을 매일 하는 나는 나도 모르게 피로회복제를 먹고 있었다.)<br><br><br>-게다가 가장 지도하기 어려운 중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그야말로 매일이 전쟁이라 뇌 피로가 극심했다.(아 그래서 내가?)<br><br><br>-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근본 치료를 해야 한다. 뇌 피로는 결국 자율신경, 특히 교감신경을 혹사하면서 일어나는 피로이기 때문이다.(건강검진 하면 늘 교감신경과활성화가 나온다.)<br><br>-위급 상황이 종료되면 긴급 반응도 끝나지만, 어떤 사람은 계속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당시의 긴급 반응이 또다시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 부른다.(지피티한테 나도 피티에스디 아니냐?했더니 그냥 상시 과각성 상태라 그렇다고 한다. 얘도 전문가는 아니니 뭐…)<br><br> -문제는 싫어도 해야만 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이다.<br>이럴 때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만 하는지 가치를 찾는 것이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내가 모르는 가치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생각의 전환만으로도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뇌의 피로를 덜 수 있다.(아무리 찾아봐도 이젠 돈 벌기 위해서, 말고는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게 내 직업이다. 굴욕감과 무력감을 대가로 돈을 받고 있구나 싶은 게 일상이다.)<br><br>-과로로 죽는 건 인간뿐이다. 깊은 만족감과 충만함을 주는 일일수록 보다 절제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좋다고 너무 꽂히면 과로사 한대…)<br><br>-<br>	• ﻿·•일단 일을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하며, 그때까지는 휴식이나 일을 중단하는 일이 없다<br>	• ﻿••실패하는 경우를 미리 가정하는 등 굳이 생각 안 해도 될 일까지 세세하게 생각한다<br>	•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br>이처럼 생각만으로 지치는 상태를 ‘사고 피로‘라 부른다. 외부의 자극에 더해 스스로 뇌 피로를 만드는 것이다 (저거 세 개 다 나라서 움찔)<br><br>-밤 11시 전 취침<br>6시 전 기상 점심 후 낮잠 20분(얘들아 일찍 자자 재미는 내려놓고...그런데 낮잠 20분은 정말 은퇴한 노인들이나 가능한 게 아닐지...나도 주말에는 가끔 책보다가 짧은 낮잠 잘 때가 있긴 하다.)<br><br><br>-따라서 어쩌다 늦게 자더라도 일어나는 시간만큼은 지켜야 한다. 그래야 수면 주기가 원래대로 빨리 회복될 수 있다.(그러니까 휴일 아침 알람도 잘 한 거네)<br><br><br>-뇌에서 지속적으로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항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하루 200mg의 이미다졸펩타이드를 최소 2주간 섭취해야 한다. 이는 하루에 닭 가슴살 반쪽 분량만 섭취하면 충분한 양이다.(피로 회복엔 닭가스(ㅁ살))<br><br><br>-하루 30가지 이상의 음식을 먹고, 한입에 30회 씹고, 한 끼에 30분 걸려 먹자.(점심 식사가 30분 걸리긴 한다. 뻑뻑한 닭가슴살 꾸역꾸역 방울토마토 포도 피칸 한 알 한 알)<br><br>-내 이야기를 한다는 게 쑥스럽지만, 나는 글을 한 꼭지씩 쓰고 나면 혹은 쓰는 중에도 ˝난 천재야” 하고 곧잘 혼잣말을 한다. 그러면 순간 좋은 생각이 떠올라 글이 더 잘 써진다. 긍정적인 혼잣말은 무의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뻔뻔함도 건강의 비결일 듯)<br><br><br>-뇌에 정보를 입력할 때는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최저한의 것만 정리해서 기억하려 노력하자. 그리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효율적으로 정보를 끄집어내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자.(모르는 게 약인데 에이아이 생기고서는 오히려 더 파고들게 되지 않았나 정보 넘침. 최소한의 노력이란 게 뭘까 잘 모르면서 깝치란 소린가)<br><br>-감정이 폭발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참다 못해 폭발하는 경우고, 둘째는 그래야 내 진심이 강하게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br>그러나 어느 경우든 나만 손해다. 첫째 경우라면 그 인격의 문제다. 사람들은 그를 무시할 것이다. 둘째 경우라면 진심이 전달되기는커녕 상대방의 감정만 상하게 할 뿐이다.(요즘 너무 많이 겪어서 부끄럽다. 사회 생활 힘들다.)<br><br>-몸을 꾸준히 움직이자. 앉고 일어서는 일상의 작은 움직임에도 자율신경은 반응한다. (앉아, 일어서, 라도)<br><br>-책상 앞에 앉아 일을 할 때는 30분마다 일어섰다 다시 앉자.(뽀모도로라도 써야 할듯)<br><br>-대책은 단 하나, 도심을 떠나 산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단 하나의 대책이 90퍼센트의 한국인에겐 소용이 없으니 다 그냥 계속 그러고 살아라 느낌)<br><br>-아무리 일이 바빠도 잠시 멈추고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천천히‘ 하고 되뇌어야 한다.<br>그 순간 어지럽던 세상이 바로 보인다.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좁혀졌던 시야가 넓어지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 눈앞의 일에만 매달려 허둥대면 심신도 문제지만 창조적인 일을 해야 하는 당신에게는 아무 생각도 떠오를 수 없다.(천천히 천천히)<br><br>-˝아침 태양빛을 받으며 연인의 손을 잡고 30분만 걸어라.˝<br>이 한 문장 안에 햇볕과 걷기 운동, 그루밍, 스킨십 등 세로토닌과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는 3대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 있다.(엄청 이상적인 삶이다. ‘아침’, ‘연인’, ‘30분’, 저걸 다 채우며 살고 있다면 누구든 부럽다.)<br><br><br>-우리는 감동받았던 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좋은 기분이 뇌의 피로를 줄여준다. 한마디로 감동은 뇌 피로 회복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감동의 순간, 교감신경 흥분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편안한 부교감신경 우위가 연출된다.(좋은 시간을 공상과 회상으로 소환하는 능력은 행복해지는 방법 같긴 하다. 그게 쉽진 않다…)<br><br>-만약 당신이 감동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면 참으로 따분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증거다. 우울증에나 안 걸렸으면 다행이다. 매사에 빈정거리고 비평적인 사람은 감동 불감증 환자다. 부정적인 성격부터 고쳐야 감동 인생을 살 수 있다.(감동이 없고 재미도 없는 당신은 애송이라고 갑자기 후드려팬다.)<br><br>-정신노동자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는 게 더 힘들다고 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런 이들에게는 오히려 적당한 일감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휴식이다. 가령 정원 일이나 방 정리, 청소도 괜찮다. 너무 머리를 쓰거나 힘이 드는 일만 아니면 된다. 신경 쓰지 않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하는 일이면 그만이다.(청소나 정리 같은 걸 자주 해야겠다.)<br><br><br>‘-밝고 떳떳한 가치관이 우리의 건강을, 뇌를 지킨다.‘(공익광고협회)<br><br>-반대로 사회가 나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자칫 건강뿐만 아니라 인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삶. 그래도 살아지는 삶이면 그게 건강하지 않을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3781/37/cover150/k33253292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7813783</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내 숙제는 다 했단다. - [화가 났어요 - 틱낫한 스님이 추천한 어린이 '화']</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05567</link><pubDate>Sat, 30 May 2026 11: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3055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4794640&TPaperId=173055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68/9/coveroff/897479464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4794640&TPaperId=173055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화가 났어요 - 틱낫한 스님이 추천한 어린이 '화'</a><br/>게일 실버 지음, 문태준 옮김, 크리스틴 크뢰머 그림 / 불광출판사 / 2010년 04월<br/></td></tr></table><br/>-20260530 게일 실버 글, 크리스틴 크뢰머 그림<br><br> 작은 어린이 학교에서 독후감 써 오라고 대출해 준 책이었다. 숙제하게 이걸 읽으라고 했더니 책속 얀처럼 블록 쌓기 놀이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모드가 되었다. 거실에서 신나게 주절거리며 혼자 놀고 있다.<br><br> 그래서 내가 먼저 읽기로 했다. 문태준 시인이 번역했다고 하니까 더 궁금했다.<br><br> 요즘 마리오 게임을 하는 작은 어린이는 보스전을 하는데 약속한 시간이 지나서 끄라고 하면 아직 저장을 못했어요! 하고 소리를 지르며 운다. 악당을 물리치려다 잘 안 되어도 운다. 그러다가 또 익숙해지니 감정 기복이 좀 줄었다.<br><br> 작은어린이는 얀처럼 밥을 먹으라고 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이것만 하고요, 지금 보고 있는 이 영상만 보고요, 한다.어른들은 어른들 기준으로 밥이 식는다, 어서 앉아서 먹어라 이러고 다그친다. <br><br> 따지고 보면 나도 내 할일 하다가 밥먹어라 해도 꾸무적거리긴 한다. 내가 먹고 싶을 때 내가 먹고 싶은 걸 적당히 먹는다. 스스로 차려먹을 나이가 되면 알아서 먹어라 해야지만, 지금은 남이 차려주는 밥을 먹는 나이이니 먹으랄 때 먹고 치우는 게 맞긴 하다. <br><br>화가 옆에 있다 생각하고 심호흡을 하라는 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글쎄. 불안 상태에서는 그렇게 지푸라기라도 붙들 생각을 해서 벗어날 텐데, 화가 나면 그렇게 차분해지기 위한 노력을 순간 붙잡을 여유가 있긴 할까, 일단 멈춤이 제일 어려운 게 아닐까 싶다.<br><br> 현대 의학 덕분인지 별탈 없는 인생인지 요즘은 화를 내거나 불안한 느낌을 거의 받지 않았다. 슬프고 빡치고 속상한 일이 있기도 했는데, 여전히 내가 일하는 공간이 불편한데, 그래도 시간아 가라, 하면 그 순간들도 지나간다. <br><br> 슬픔도 기쁨도 화도 지나치지 말라고 가르치는 책인데, 또 생각해 보면 왜 지나치면 안 돼? 싶기도 하다. 왜 고통스러우면 안 돼? 왜 불행하면 안 돼? 마음의 평안과 행복에 가까운 상태를 위해 잔잔해지라고 하는 거겠지만 잔파도 말고도 큰 해일이 자주 뒤흔드는 삶도 있단 말이다.  화를 다스리라는 말을 보니 왠지 더 화가 날 것 같은, 굳이 일부러 평온을 깨는 심보이다.<br><br> 어쨌거나 작은 어린이를 자리에 앉히고 이 책을 읽게 해야 하는데, 어린이는 자신이 심은 해바라기와 방울토마토가 우와 진짜 많이 자랐다 하고 베란다에서 신나하고 있다. 어린이의 숙제는 늘 어미아비의 숙제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 <br><br>+밑줄 긋기<br>-나는 낯선 사람이 아니야. 어떤 일이 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너에게서 뛰쳐나오는 너의 한 부분이야. 네가 화를 낼 때마다 나는 바로 이렇게 네 곁에 있어. 내가 가까이 있으면 네가 무서워한다는 것도 잘 알아. 나는 널 울게 할 수도 있고, 네가 물건을 부수게 만들 수도 있어. 게다가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쁜 말을 하게 만들 수도 있어.  (21)]]></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668/9/cover150/897479464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680947</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자연도 퀴어도 흐릿했다. - [자연은 퀴어하다 -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98464</link><pubDate>Tue, 26 May 2026 19: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984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7780&TPaperId=172984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9/29/coveroff/k12213778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7780&TPaperId=172984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자연은 퀴어하다 - 장소에 토박이가 된다는 것, 속한다는 것, 그리고 자연의 온갖 퀴어함에 관하여</a><br/>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 지음,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 2026년 04월<br/></td></tr></table><br/>-20260526 저자: 퍼트리샤 오노니우 케이시언<br><br><br> 얼마 전 까마귀가 비둘기를 낚아채 가는 장면을 보았다. 날지 못하는 비둘기는 이미 많이 다친 것처럼 보였다. 겨우겨우 도로 중앙분리대 사이에 서서 인도로 걸어가려고 시도했지만 잘 안 되었다. 길 양옆 가로수에 까마귀가 한 마리씩, 두 마리가 번갈아 차가 오면 다시 원래 자리로 갔다가 또다시 비둘기를 공격하러 도로로 내려왔다. 어느 순간, 한 까마귀가 입에 뭔가를 물고 날아올랐고, 다른 까마귀는 그 뒤를 따랐다. 까마귀는 다시 오지 않았다. 까마귀가 청소 동물인 건 알았지만 이번엔 좀 성질이 급했다. 아직 숨이 붙은 비둘기를 잡아가는 장면이 충격이었다. <br><br> 같이 지켜보던 곁의 사람과 까마귀는 그럼 까마귀 사체도 먹을까? 하고 궁금해했다. 검색해보니 까마귀 장례식이란 게 있다고 했다. 죽은 까마귀를 산 까마귀들이 둘러싸고 한참을 있는다고 했다. <br><br> 생물학자이자 균류학자인 저자의 글을 읽다보니 까마귀 장례식 이야기가 나와서 약간 반가웠다. <br><br> 제목에 끌려 고른 책이다. 자연도 나오고 퀴어도 나온다. 원제는 Forest Euphoria, 숲의 희열 정도겠다. 그런데 둘다 센 제목이지만 글은 그냥 평범한 에세이나 일기장으로 읽혔다. 중간에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균류 묘사도 나오지만, 저자 자신의 감정과 정체성에 대한 수사로만 읽혔다. 이전에 그리 좋지 못하게 읽었던 퀴어 작가의 에세이가 생각났다. 비슷했다.<br><br> 그래도 도움되는 한 구절은 찾았다. 시간에 대한 감각이 나오는 부분인데 저자와 다르게 짧고 소중한 시간이 아닌, 곧 흘러갈 시간이라는 마음이 남았다. 어느 시간 어느 공간에 있더라도 이게 계속되지는 않을 것을, 지나가고 변화할 것을 알았다. <br><br> 균류와 버섯에 관한 이야기가 기대만큼 많이 나오지 않았다. 퀴어는 자신의 정체성과 자연의 다양성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여러 번 사용한 용어이지만, 그냥 선언 내지 두루뭉술하게 갖다 붙인 느낌이었다. 양면에서 다 새로운 앎이나 느낌을 주지 못했다. <br><br> 나는 하루 대부분이 자연과 멀다. 가장 가까운 자연은 매일 마주치는 비둘기와 까치, 까마귀, 인공조성된 가로수와 조경수 정도이다. 그마저도 늘 실내에 갇혀 시간을 보내느라 짧게 본다. 걸어 오가는 출퇴근 시간이 그나마 위안의 시간이다. 서울의 숲과 산은 사람이 너무 많다. 단 몇 분도 혼자 오롯이 산을 즐기기 어렵다. 혼자서 10분 만이라도 아무도 없는 야외에 있어봤으면 좋겠다. <br><br>+밑줄 긋기<br>-물과 식물에 대해 죄를 저지르고(비록 잔가지 하나를 꺾었을지언정) 속죄하지 않으면 이승을 하직했을 때 세상 모든 식물의 정령이 그의 앞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천국에 들여보내면 안 된다고 아우성친다. (25-26)<br><br>-종을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은 존경과 칭송의 행위다.(98)<br><br>-까마귀와 도래까마귀는 장례를 치른다. 죽은 까마귀 주위로 모여들어 서로에게 열성적으로 이야기한다. 몇몇은 작대기나 반짝거리는 물건 같은 제물을 사체에 올린다. (125)<br><br>-“여긴 숨을 데가 없어!” 그가 물었다. “무엇으로부터 숨으려고?” 내가 대답했다. “모든 것으로부터!”(179)<br><br>-궁극적 특권은 완전히 사라질 수 있으면서도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고 자신을 물질적으로 지탱할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세계가 더워지고 오염되면서, 숨을 곳이 끊임없이 파괴되면서 보이지 않을 공간은 점점 상류층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180, 내가 원하는 게 이런 거 였나 보다. 상류층이 되어야 하는가…)<br><br>-10년은 가늠할 수 없는 기간이다. <br> 45분은 금세 지나간다. (242, 이것이 오늘의 위로)<br><br>-“균류는 따돌림받는 식물로 치부된다. 요란한 복장으로 길가에서 구걸하는 거지처럼 그들은 관심을 사려 하지만 조금도 얻지 못한다.”(253, 균류학자 배닝의 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9/29/cover150/k12213778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992924</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저녁은 템페에 카레를 부어 먹었다. - [태양을 먹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91874</link><pubDate>Fri, 22 May 2026 19: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918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2624923&TPaperId=172918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520/73/coveroff/89626249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2624923&TPaperId=172918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태양을 먹다</a><br/>올리버 몰턴 지음, 김홍표 옮김 / 동아시아 / 2023년 04월<br/></td></tr></table><br/>-20260522 (저자:올리버 몰턴)<br><br><br> 콩, 향신료, 양파, 당근, 수많은 먹을 것들을 식물이 준다.<br><br> 단백질 음료도 한 잔 마셨다. <br> 우유 단백질이지만, 젖소가 풀을 뜯어먹은 덕에 내 몸의 구성 성분이 될 수 있었다.<br><br> 엽록체가 있었으면 좋겠다.<br> 내 피부는 내가 좋아하는 초록이 될 것이다.<br> 아침에 동쪽 뜨는 해를 향해 걸으며 출근한다. <br> 오후에 서쪽 지는 해를 향하며 집에 온다.<br> 아마 출근하지 않아도 나는 물과 햇빛과 광물질 조금이면 든든하게 살아갈 것이다.<br> 그리고 산소를 배설하겠지. 아휴 깔끔한 인생.<br><br> 그렇게 단순하게 광합성을 생각해 왔는데, 생각보다 단순하지가 않았다. 물과 이산화탄소가 산소와 전분이 되는 과정이 슝- 하고 일어나는게 아니라 수많은 화학물질로의 변형과 효소와 분자 수준의 변화와 광자의 일 같은 게 개입되어 있었다. <br> <br> 사실 그런 건 읽어도 잘 모르겠고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br> 캘빈/벤슨 회로는 생명이나 광합성이나 햇볕 다룬 책에서 계속 나왔는데, 루비스코 단백질 효소도 이름 예쁜 게 자꾸 나오는데, 뭐하는 애들인지는 까먹고 이름만 남았다. <br><br> <br> 지구 생태계가 변해서 식물이 살 만한 세상이 되어 지금처럼 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조류나 식물들이 열심히 살려고 애쓴 덕분에 대기의 산소량과 이산화탄소량과 온도가 변하고 그들이 속한 계의 성질이 달라지기도 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br><br> 식물과 조류는 우리가 살기 좋을 만큼의 산소 농도와 온도를 만들어 줬다. 그런데 우리는 오래 전 죽은 식물과 미생물에 갇힌 이산화탄소와 그 친구들을 펑펑 내보내서 스스로 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br><br>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꽤 낙천적이었다. 연구 개발에 투자 열심히 하면 핵폭탄 만든 것처럼 기후 재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과학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가 보였다. 그렇게 무언가 믿을 수 있는 게 있어야 낙관도 가능한 것 같다.<br><br> 지구가 너무 더워지면 우리는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새로운 생명체들이 또 지구를 차지하고 살 것이다. 어떤 식물들은 사라지겠지만, 또 어떤 식물들은 뜨거운 지구가 좋아서 하늘 높이 쭉쭉 뻗어 나갈 것이다. <br><br> 그러니까 같은 종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뭐든 덜 쓰고 덜 내보내고 하는 게 좋겠지. 아니면 미래 세대야 미안해, 그치만 미래는 없어, 하고 인류는 진화에서 도태되겠다.<br><br><br>+밑줄 긋기<br>-체계는 가역적이다. 아이들에게도 그는 어떤 실재의 정수를 보는 좋은 방법은 뒤집어 생각해 본다거나 위아래를 바꿔 보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95, 나도 말장난 같은 걸로 내 아이들을 이렇게 기르고 있지만…)<br><br>-그(식물영양학자 아르논)는 또한 지구적 차원에서 원소의 순환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이산화탄소, 물, 암모니아 등 원소가 식물과 동물을 지탱하는 데 필요하다. 이 성분들은 분해와 부패를 거친 화학적 과정의 최종 산물이다. 셀 수도 없는 모든 생명체들이 죽은 뒤 원래의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따라서 죽음, 즉 현재 세대의 완전한 분해는 새로운 생명체의 근원이다.”(101)<br><br>-말년에 아르논은 ‘유기농 식물’이라는 상품 개념을 비웃곤 했다. 유기 생명체이지만 아르논이 보기에 식물을 키우고 유지하는 성분은 비료에서 나왔든 화학 공장에서 나왔든 무기화합물이라고 강조했다. (102, 화학 공부하신 분들에게 늘 듣는 말...마케팅과 화학의 충돌)<br><br>-그(미첼)는 막에 끼어 있는 시토크롬이 기질에 있는 수소 이온을 틸라코이드 내막으로 보낸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틸라코이드 내부에 든 수소 이온의 농도가 외부보다 높아진다. 여기에서도 열역학 제2법칙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열역학 법칙에 따라 한 공간에 농축된 이온은 다른 곳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 막에 박힌 관문을 따라 틸라코이드 탑에 쌓인 수소 이온이 다시 기질의 열린 공간으로 빠져나갈 때 이온의 열망으로 표현되는, 일을 할 수 있는 활동 전위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온이 관문을 통과해 빠져나갈 때 에너지를 내놓는다. 이 에너지를 이용해 관문은 ADP를 ATP로 전환한다. 물이 아래로 흐를 때 물레방아가 물리적인 힘을 내듯이 막에 박힌 관문 단백질은 수소 이온이 흐를 때 화학적 에너지를 내놓는다. (116-117, 이 책에서도 다른 유사한 주제를 다루는 책들처럼, 막과 양쪽의 차이가 만드는 흐름, 에너지가 나온다.)<br><br>-L, M단백질은 비슷한 꼴이었고 대칭적으로 배열되어 있었다. 막의 평면을 따라 측면에서 보면 피곤한 두 자매가 서로의 어깨에 고개를 처박고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들의 발목과 발은 막의 한쪽으로 삐져나와 있다. 뒷머리는 막의 반대쪽을 향한다. 한쪽 끝에서 막을 내려다보면 이들은 마치 보디빌더가 팔 근육을 보여줄 때처럼 손을 엇갈려 잡고 악수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전자를 방출하는 특별한 엽록소 쌍은 마주 잡은 손아귀에 자리잡고 있다. (164, 반응센터 내 발견 단백질을 일반인에게 설명하기 위한 분투가 느껴진다.)<br><br>-이제 남세균은 먹잇감으로 삼켜진 존재가 아니라 진핵세포 내부에서 과일을 수확할 수 있는 과수원이 되었다.<br> 진핵세포에서 이보다 더 매력적인 일은 없었다. 자신의 몸에서 음식물이 생산된다면 굳이 스낵을 사러 멀리 갈 필요도 없다.(246, 나도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br><br>-숙주의/핵/안에/유전적으로 많은 것을 빼앗긴 상태를 노예화라고 흔히 간주한다. 하지만 단순한 삶을 살기로 작정한 엽록체가 극단적 긴축 정책을 벌여 고달픈 삶의 근심을 줄일 수 있었다고 의인화하기도 한다. 잃어버리긴 했지만 핵 안에 편입된 엽록체 유전자들은 필요할 때마다 단백질로 변역된후 다시 엽록체로 운반된다. 그러므로 엽록체는 유전자를 유지하는 데 걱정할 필요가 크게 줄어든다. (247, 단순해지는 게 행복일지도 몰라.)<br><br>-식물은 동물처럼 주변으로 돌진하거나 심장을 펌프질하고 날개를 퍼덕이거나 팔다리에 신경 자극을 가할 에너지를 갖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은 근육의 조밀함을 피하고 잎의 느슨함을 선택했다. 그들의 삶은 풍광을 가로질러 앞뒤로 움직이는 동선을 그리지 못한다. 대신 그들은 싹과 둥치와 가지에 기록을 남길 뿐이다. 동물이 행동하듯 식물은 형태를 가진다. 그들의 역사가 그 형태에 상세히 기록된다. (272, 식물 입장-이것도 의인화에 불과하겠지만-에서 생각을 못해 봤었다.)<br><br>-모든 것이 봄날의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다. 루비스코 단백질만큼이나 어렵게 만들어진 향기가 공기 중을 배회하고 있다. (317, 효소 만들기 어렵다고 한다.)<br><br>-마틴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내게 철이 가득한 몇 척의 배를 줘. 그러면 빙하기를 가져올게.”(…) (왓슨의) 이 실험에서 뉴질랜드 남쪽 바다에 몇 톤의 철을 떨어뜨리자 위성에서 뚜렷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번성했다. (339, 내게 돈이 가득한 몇 척의 배를 줘. 그러면 잘 살게.)<br><br>-산책처럼 혹은 이야기처럼 생명을 만들었던 지구는 끝을 향해 간다. 바다가 다운스를 잉태했듯 우리도 먼 미래에 찾아올 모든 것의 죽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세계에 형상을 부여했다. (356, 우리는 아무래도 세상의 죽음보다 우리의 죽음만 먼저 보고 가겠지만...)<br><br><br><br>+불편한 문장/문단과 오탈자들 (골라내다 지쳐서 일부만...)<br> <br>읽다가 포기해 버린 닉 레인 아저씨의 ‘트랜스포머’ 마지막 참고할 책 소개목록에 이 책이 있었다. 마침 내가 사 두기도 했으니 잘 됐네, 하고 얼마 뒤 읽기 시작했다. <br> 처음엔 30여쪽 읽었는데 엉망진창 비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두 번 읽게 만들지만 뜻을 알아듣는데 큰 지장은 없었는데, 이게 반복되니까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참을 수 있을까? 싶었다. 좋은 번역과 편집을 만나는 건 그러니 축복일세… 그러니까 굉장히 미묘한 데서 불쾌함의 골짜기를 만나는 일을 페이지마다 당하니까 내가 독해력이 망가졌나 싶었다. 그래서 AI돌리니 적당히 문장을 끊어서  다시 써 줬다. 가독성은 훨 낫지만 책 전체를 이렇게 옮겨가며 읽을 순 없다. <br> <br> 그래도 100쪽쯤 되면 적응되서 (사실 더 어려운 반응, 물질들이 등장해서 문법에 신경쓸 새가 없어진다…) 읽을만 했다. 틈틈이 읽다보니 한 달도 넘게 걸렸다.<br><br><br>-비록 완수하지는 못했지만 두 명의 선구자 그리고 마땅히 받아야 할 영예를 거의 부정할 뻔했던 당대 최고의 화학자 멜빈 캘빈과 함께, 이 늙은 현자는 지구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 한 가지를 발견했다. (33, 맥락상 부정당할 뻔했던 게 맞을 듯)<br>-&gt;비록 끝까지 완수하지는 못했지만, 두 명의 선구자와 함께 지구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 하나를 밝혀내는 데 기여했던 이 늙은 학자는, 당대 최고의 화학자 멜빈 캘빈과 더불어 마땅히 받아야 할 영예를 거의 부정당할 뻔했다.(강조점이 발견에서 영예로 옮겨져 버리긴 함)<br><br>-물리학의 파도와 파동 방정식의 포효에 화학의 바다 절벽이 끊임 없이 침식되고 있다는 말이 당시 새로운 화학의 풍광을 가장 잘 묘사했을 것이다. (34, 어색한 과거형 묘사했을 + 성가신 -것이다.)<br>-&gt;물리학의 거대한 물결과 파동 방정식의 거친 진동 속에서, 화학이라는 세계는 바다의 절벽처럼 조금씩 깎여 나가고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이 장면을 새로운 화학의 풍경으로 그렇게 묘사하곤 했다.(이건 마지막 문장을 너무 새로 지어내 버린 느낌이다.)<br><br>-이런 말도 있었다. 모든 사람이 떠나 집으로 돌아가고 폴링만 남아있다고 해도 칼텍의 화학과는 여전히 미국 최고일 것이라고 말이다.(35, 이런 말도 있었다. 한 다음 -일 것이라고 말이다. 이거 호응이 맞는 걸까)<br>-&gt;이런 말이 돌기도 했다. 모든 사람이 떠나고 폴링만 남아 있어도, 칼텍 화학과는 여전히 미국 최고일 것이라는 농담 같은 평가였다.(기계 놈이 뉘앙스를 따지는 시대에 난 살고 있어…)<br><br>-그는 모든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매력을 느꼈으며, 수학과 물리학의 경계에 걸친 분야였다. (37, 두번째 절 주어 어디감…)<br>-&gt;그는 모든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매력을 느꼈으며, 그 연구 분야는 수학과 물리학의 경계에 있었다.(기계 놈이 주어 찾아줌)<br><br>-물이 아래도 흐를 때-&gt;물이 아래로 흐를 때(116)<br><br>-과학자들을 결론을 내렸다.-&gt;과학자들은 결론을 내렸다. (248)]]></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1520/73/cover150/89626249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5207336</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고만고만한 이야기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 [보건교사 안은영]</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66150</link><pubDate>Sat, 09 May 2026 11: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661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3097&TPaperId=172661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7164/35/coveroff/893747309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3097&TPaperId=172661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보건교사 안은영</a><br/>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15년 12월<br/></td></tr></table><br/>-20260509(저자:정세랑)<br><br><br> 5~6년 전 직장에서 책을 사 준대서 이걸 골랐다. 앞 몇 페이지를 읽으려고 시도했으나, 아 이런 걸 어떻게 읽어...하고 덮었던 게 또 수 년 전이다. <br> 장르나 난이도 상관 없이 어떤 책들은 최소한의 마음가짐이 있어야 받아들여진다. 아니 적어도 읽다가 중단하는 (나한테는 굴욕적인) 일이 벌어질 확률이 줄어든다. <br><br>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둘 중 하나는 써 보고 싶은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 책은 둘다 섞어서 한 권으로 냈다. 늘 유행과는 반대 흐름을 타는 삐딱이라서 다들 신나게 읽을 땐 흠, 하다가 거의 잊혀지면 뒤늦게 펴든다. <br><br> 처음 시도했던 때와 달리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능력의 설정, 확장, 한계, 조력자, 빌런, 이야기거리를 물고 오는 조연, 약간 병풍 같지만 그래도 분위기를 살려주는 엑스트라까지, 이야기를 짜는 사람들이 어떤 걸 어떻게 배치해서 이야기의 끝까지 치고 나가는지 비교적 뚜렷이 읽히는 책이었다. 읽히려면 클리셰는 필요하다. 물론 가장 마지막 장의 모래 바람 혼돈의 카오스와 브랜드 로고 달린 용의 등장은 이게 최선이었니, 무슨 장면을 읽고 있는 건가, 싶긴 했지만 결말은 늘 어려운 거니까. 대부분 끝에선 누군가를 죽여버리는데, 여기선 다짜고짜 해피엔딩이다.<br><br>‘가로등 아래 김강선’은 나 대놓고 울라고 쳐패는 신파 싫어하는데, 크레인이 무너져 깔려 죽어버린 김강선 이야기에서부터 눈물을 억지로 꾹꾹 참았다. 옛 친구가 안은영에게 찾아와 이승의 미련을 풀듯 이런저런 말을 하다 사라지는 이야기인데, 내가 우는 걸 참은 대신 안은영이 마지막 줄에서 울어줬다. 가만보면 슬픔의 정서를 제대로 써 본 경험이 없었다. 맨날 지나치게 덤덤하거나 냉소하는 것만 쓴 것 같다.<br><br> 언제 펑펑 울어봤나, 떠올려보면 죄다 짝사랑이든 사랑이든 곁에 두고 싶은 걸 잃고 몇날 며칠 통곡했던 기억은 난다. 사랑의 부재 말고는 크게 울일이 없었으니 운이 좋은 인생 아니겠니. 우울증 때문에 운 건 잘 기억도 안 난다.<br><br> 정세랑 책을 적게 읽지는 않았다. (와 찾아보니 옴니버스 빼고 단일 작가로는 이책까지 7권이다) 딱히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서도 계속 나도 모르게 찾아보긴 했다. 항상 사랑 이야기가 나와서 좋았던 것 같다. 세계가 멸망하고 현실이 파괴되는 순간에도 그래도 사랑, 하는 작가가 또 흔하진 않은 것 같다. 갑자기 시공이 오그라들기 때문이다. 그런 유치해짐을 무릅쓰고 계속 쓰는 사람이 있고,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 나는 좋아하게 될까? 모든 이야기의 끝은 죽음과 파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니 오히려 산뜻했다. 드라마나 천만영화 같은 걸 잘 안 보는 인간이라 뻔한 게 새롭다. <br><br>+밑줄 긋기<br>-죽은 것들은 의외로 잘 뭉치지 않는다. 산 것들이 문제다. 2차 성징의 발현이란 짓궂고 지겨웠다. (14)<br><br>-“딱밤에 적당한 기운을 실어 관자놀이를 때리면 기절하더라고요.” (83, 귀신 보는 눈, 플라스틱칼, 비비탄총에 이은 소소한 능력)<br><br>-만약 능력을 가진 사람이 친절해지기를 거부한다면, 그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가치관의 차이니까. (117, 이건 좀 인정하기에는 위험한 상황이다. 능력으로 남을 괴롭히거나 세계 정복을 시도할 수도 있잖아…)<br><br>-사람을 쏴 본 적은 없었다. 산 사람을 쐈을 때 어떻게 되는지는 몰랐다. (122, 아...내가 설정한 세계관이랑 겹쳐서 벌써 빡쳤다. 늦게 쓰는 자의 슬픔…)<br><br>-아무도 교사가 매력을 활용하는 직업이라고 얘기해주지 않았으므로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 애초에 매력 있는 학생이 자라 매력 있는 선생님이 된다는 걸 왜 몰랐을까. 학생 때도 학교가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으면서 교사가 된 스스로가 한심했다. 시험을 준비할 때에는 분명히 간절하게 교사가 되고 싶었는데 막상 되고 나니 2년 만에 그 간절함의 이유를 까먹고 말았다. 3년 전으로 돌아가 세살 어린 자신의 멱살을 잡고 왜냐고 묻고 싶은 기분이었다. (131, 토씨 하나 안 빼고 내 마음이었어…)<br><br>-대흥이 생각하기에 20세기는 오점 없이 살기 쉬운 세기가 아니었다. (227, 너그럽다 너그러워)<br><br>-저는 이 이야기를 오로지 쾌감을 위해 썼습니다. 한 번쯤은 그래도 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그러니 여기까지 읽으며 쾌감을 느끼지 못하셨다면 그것은 저의 실패일 것입니다. (275, 작가의 말 중)]]></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7164/35/cover150/893747309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1643531</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헬로 쌔드니스. - [슬픔이여 안녕]</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65426</link><pubDate>Fri, 08 May 2026 22: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6542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0976706&TPaperId=172654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0791/32/coveroff/89509767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0976706&TPaperId=1726542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슬픔이여 안녕</a><br/>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09월<br/></td></tr></table><br/>-20260508 (저자:프랑수와즈 사강)<br><br> 책을 다 읽고 한 일은, 엄마에게 계좌로 십만원을 부쳤다. 오늘이 어버이날인 것을 오후 열시 쯤 깨달았기 때문이다. <br> 저녁은 엄마가 싸준 김밥을 먹었다. 그러고 나서 읽은 책은 엄마 없는 아이가 엄마가 될 뻔한 여자를 잃는 이야기였다. <br><br> 이야기들을 찾아 읽고 싶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장르를 나누고, 우열을 가리고, 호불호를 따진다. 그런데 이제와서 드는 생각은 뭐 재미있으면 됐다.<br><br> 사강의 책은 ‘패배의 신호’를 먼저 읽었다. 그 책도 성공했다지만,(페라리 뽑음) ‘슬픔이여 안녕‘은(재규어 뽑음) 여기저기서 빠지지 않고 이 책을 읽었다는 사람도 많이 봤다. 그래서 엄청 미뤄뒀던 것 같다.<br><br> 일단 짧아서 좋았다. 별 이야기도 아닌데 감정과 관계와 인간의 욕망 같은 게 밀도 있게 압축되어 있으면 사람들은 잘 썼다고 좋아하는 것이다. 잘 썼다. 그러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시기하고 험담을 했겠지. 남의 성공에 배아픈 사람은 참 많다.<br><br> 유독 프랑스 소설들 보면 휴가를 가고, 거기서 해변에 늘어져라 쉬다가, 수영하다가, 권태를 느끼다가, 갑자기 사랑하다가, 갑자기 누가 떠나거나 죽어버리고, 막판에 폼잡고 끝난다. 유한 계급의 이야기이다. 아, 나도 해변에서 빈둥대면서 몇 주 몇 달씩 휴가를 보내고 싶구나...<br><br> 아버지와 딸이 등장하지만, 사실 둘다 백치 같이 덜 자란 애새끼들이고, 그런 애들도 좋다고 달려드는 주변 인물 덕에 그 인물들이 매력있게 그려진다. <br> 인물의 주인공됨이나 아름다움도 결국 상대적이고, 주변 인물들의 개성과 다양함이 양각 판화의 배경처럼 깔려서 주인물들을 두드러지게 한다. <br><br> 제목의 안녕이 봉쥬르, 인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더 나은 마지막 문장을 생각하기 어렵지만 마무리는 그냥 닭살 돋았다. <br><br> 세실이 안에 대해 갖는 여러 복잡한 감정들을 한참 그려놨는데도, 안을 선망하고 좋아하고 그냥 따르고 싶고 그러면서도 밀어내는 감정이 잘 와닿지를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에 안의 떠남과 죽음에 절절한 감정을 보태는 게 저게 뭐야 싶었다. 와 싸이코패스인가 별 장난은 다 쳐놓고선. <br><br> 누구도 필요 없는, 나는 겪어본 적 없는 친밀함과 공범 의식 같은 걸 가진 아버지와 딸의 모습은, 이게 부러운 것도 아니고, 한심해보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저렇게 지들 마음대로 살아도 살아는 지는게 고깝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도 어느 정도 내 마음대로 살고 있으니 나라는 이야기를 읽는 누군가는 고까울지도 모르겠다. <br><br>+밑줄 긋기<br>-난생처음으로 나는 그런 특별한 기쁨을 경험했다. 어떤 존재를 간파하고 찾아내고 백일하에 드러낸 다음 명중시키는 즐거움. 과녁으로 삼을 누군가를 찾아헤맸고, 발견하자마자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있었던 것처럼 조심스럽게 즉각 방아쇠를 당겼다. 명중! 내가 모르던 경험이었다.(지배와 조정, 가스라이팅, 음모와 계략, 통제력과 권력욕, 사람들은 이런데서 대리만족을 느낄까.)<br><br>-그녀는 많은 여자들이 간 길을 따랐고 알다시피 그 사실을 자랑스러워하죠. 젊은 시절 중산층 아내이자 어머니가 되었고 그 상황에 안주해 거기서 벗어나려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어요. 그 부인은 이것도 하지 않고 저것도 하지 않았다는 걸, 뭔가를 성취하지 않았다는 걸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요.(이런 뒤틀린 말 같은 데 밑줄 긋고 있었네 나야…)<br><br>-모래 폭포가 시간처럼 모습을 감추고 있다고, 그건 한가로운 생각이라고, 한가로운 생각을 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라고 느꼈다. 여름이었다.(밈으로 쓰이는 ‘여름이었다’의 기원일지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0791/32/cover150/89509767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07913217</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나는 자본주의한다 - [나는 자급자족한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54136</link><pubDate>Sat, 02 May 2026 20: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5413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758965&TPaperId=172541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5164/37/coveroff/897275896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758965&TPaperId=1725413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는 자급자족한다</a><br/>오한기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06월<br/></td></tr></table><br/>-20260502 (저자: 오한기)<br><br><br> 많은 걸 살 수 있다. 남들의 상상력과 이야기마저 돈과 바꿔 온다. <br> 나는 내가 쓴 글을 다시 읽고 또 읽고 몇 년이 지난 뒤 또 읽으며 이런 일이 있었군, 이런 감정이었군, 한다. 돈이 된 적 없고 내 스스로 지어내 읽고 있으니 이거야 말로 자급자족이다.<br><br> 내가 오한기를 또 읽다니. 물론 이건 삼천원에 중고로 구매했는데 완전 새 책인데 이 값이라니, 수상한데...싶다가도 백년 동안의 고독도 천사백원인데 역시나 명작이었잖아. 자본주의에 속지 말자. 작품을 보자, 했다. <br><br> 120페이지쯤 읽었을 때, 파이트클럽을 생각했다. 어쩌면 미아 모닝스타는 화자가 만든 환상이고, 사실 자급자족단은 화자가 두목인데 그 폭주를 막으려고 반대편을 설정해놨다 뭐 그런…내 상상력이 빈곤해서 그렇게 예측했다. 일단 마저 읽어보는 거지. <br><br> <br> 다행히 예측은 틀렸다. 명작일 가능성도, 상상 속의 전개도...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실제 전개는 여기서는 밝히지 않기로 한다.(이 문장과 비슷한 표현이 소설 속에 자주 등장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같은 거...)<br><br>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은 갖다 붙이려 들면 자급자족이 아닌 것이 없다고 한다. 자급자족을 자본주의의 대척점으로 그려 놨다. 사실 내 보기에 자급자족이란 말은 틀렸다. 자연주의 마을도, 비비와 볼키도, 미아와 헤밍웨이도, 카프카와 해인도 관계의 구성원끼리 연결되어 있고 서로가 서로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서로 끝없이 떠먹여주고 있었다. 대놓고 반자본주의 하면 너무 유치하니까 네 글자 맞추느라 택한 조어 같았다. <br><br> 스파이물을 많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존 르 카레의 ‘리틀 드러머걸’,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아, 처음 읽은 건 아주 오래전 베를린 느와르 ‘4월의 제비꽃’이었나 그랬다.<br> 그래서 이 한국적이고 특정 시대(2018년 언저리)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물이 제대로 쓰인 건지 그냥 개허접인지 판단할 능력이 안 된다. <br><br> 딱히 재미있지는 않은데, 괜시리 두껍고, 그런데 읽는 게 더디지는 않았다 정도였다. <br> CIA니 국정원이니 트럼프니(아 그런데 이 소설 나오고 7-8년 지난 지금도 왜 트럼프일까…) 재벌 총수니 평창올림픽이니, 이름 번듯한 조직이나 기관, 인물과 사건을 다 때려 넣고 B급 코미디 같은 걸 하고 싶었던 건지, 사회 풍자라고 해야 할지, 이 장르물 자체에 대한 조롱인지(이렇게 물으면 아니라고 할 것 같다) 읽는 내내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br><br> 이전까지 시간은 꽉 채우는 것이라 생각했다.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시간은 무엇이든 아무거나 하면서 보내는 거라고. 채우는 것이 보내는 것으로 바뀌니까 여유가 생겼다. 자기계발 중독자, 성취지상주의자가 드디어 체념한 것이다. 책이라도 빈 시간 속에 욱여 넣었는데 이젠 안 읽어도 시간은 잘 간다. 지난 달에 11권을 읽어 놓고 안 읽었다고 하면 거짓말 같지만…<br><br> 대충 이거저거 쓰고 읽고 하면서 보내고 있다. 자급자족을 하면 확실히 소비는 덜 하게 된다. 돈 안 되는 글쓰기야 말로 확실한 반자본주의일지도 모르겠다. <br><br> <br>+밑줄 긋기<br>-그러나 대책은 공정거래, 4차 산업혁명, 정의, 욜로처럼 공허한 단어였다. 우리는 가난한 데다가 공허하기까지 했다. 확신하는데 빈곤은 100년 뒤에도 모든 글의 소재거리가 될 것이었다. 빈곤은 현재를 넘어 과거를 돌아보게 했고, 미래를 예견하게 했다. 빈곤만큼 고전적이고 동시대적이며 SF적인 건 없었다. (19, 흙으로 만든 수저는 밥 한 술이나 뜰 수 있을까.)<br><br>-스파이는 경계해야 한다. 삶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망을. (59, 모두가 경계해야 할 것 같은 욕망)<br><br>-나는 주온에게 막연한 동질감을 느꼈고, 주온이라면 해인과 같은 침대에서 자는 걸 목격해도 질투가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102, 뜬금 없이 처용하는 화자)<br><br>-마지막으로 형식. 혹자는 형식이 껍데기일 뿐이라고 하지만, 형식만큼 어필할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특히 보고서에 있어서는요. 상사들은 형식에 눈이 멀기 마련이거든요. (148)<br><br>-내가 물었다. 사랑을 위해 죽음으로 뛰어든 양완규. 그 행위는 상상보다 아름답지 않았다. 생각보다 비참했고, 예상보다 처참했다. 해인이 위기에 빠졌다면 나 역시 비참하고 처참해지리라. 갑자기 한기가 몰아닥쳤다.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213, 나는 오한기가 오기나 한기 같은 단어를 쓸 때 심상할지 궁금했다.)<br><br>-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하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었다. 책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270, 적어도 시간을 보내는 걸 해결해주긴 한다.)<br><br>-한때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당신의 작품을 좋아했던 게 후회되네요.<br> 잘됐네. 나도 너 같은 독자는 필요 없으니. (277, 좋아하던 작가들과 내가 나눌 법한 대화였다.)<br><br>-미아는 불법으로, 아니, 진짜 미쳐 있었지만, 주는 합법적으로 미쳐 있었다. 이 세상은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정상이라고 우기면서 운영되는 것이었다. 이게 세상의 비밀이었다. (325, 나의 미침은 불법인지 합법인지 모르겠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5164/37/cover150/897275896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5164370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니 맘대로 하세요. -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 2025 노벨문학상 수상]</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38173</link><pubDate>Sat, 25 Apr 2026 18: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381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035016&TPaperId=172381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400/51/coveroff/k17203501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035016&TPaperId=172381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 2025 노벨문학상 수상</a><br/>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 알마 / 2024년 12월<br/></td></tr></table><br/>-20260425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br><br><br> 이야기의 신은 이야기 안에서 전능하다. 누군가를 사라지게 하거나 새로 나타나게 한다. 살고자 하는 사람도 죽이고, 죽고자 하다가 다시 살려고 하는 사람도 죽인다. 가시덤불 숲 정도 태웠다가, 에라이 하고서 한 도시 전체를 불타게 할 수 있다. 사람을 철길 위에 네 토막 내는 것도 가능하다. <br><br> 읽는 사람은 이야기 안에 있는 동안은 그렇게 끌려다닌다. 읽던 도중에 덮어버리는 것도, 기어이 끝까지 읽는 것도 둘다 이야기에 대항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왜 이야기랑 싸우려고 하죠? 한 인물이라도 이입하기 힘든 독자는 어떻게 하죠? <br><br> 이번 소설은 마침표가 제법 후한 편이었다. 대신 마침표마다 초점 화자가 바뀌었다. 그걸 따로 말 안 해줘도 읽어나가다 보면 이번엔 또 이놈이군, 할 수 있게 잘 써 놨다. 다만 교수와 똥강아지는, 머리커는 어디로 갔을까? 자기가 여기선 신이라고 탱크로리 데려다가 (아마도) 기름을 마구 뿌리고 다 폭파시키고 끝내면 되는 거야? 모든 이야기의 끝은 죽음이라고 생각하지만, 딱히 더 나쁠 것도 더 나을 것도 없는 인간들, 평범하고 다양한 인간들을 줄줄이 시시콜콜 보여줘 놓고 다 날려버리는 건 너무 짓궃다. 정신 없는 영화 한 편 본 기분이었다. <br><br> 한 편으로는, 소설은 이렇게 내가 만들고 싶은 세계를 만들고, 다시 다 부숴버리고, 모래성이나 블록집처럼, 찰흙놀이처럼, 그렇게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인데 난 잘 가지고 놀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 모래밭에 파헤치고 간 흔적, 물웅덩이, 두고간 작은 삽, 불장난 뒤의 잿더미, 땅 속에 묻힌 시체, 남이 실컷 놀고 간 뒤에 얘들은 뭐하다 간거야, 하는 기분이다. <br><br> 제목은 딱히 극적인 사건도 아니었다. 하찮은 사람이 다 망하고 다 늙어서 자기 죽을 자리 찾아온 걸로 호들갑 좀 떨었다가 온 도시가 멸망한다. 뒤좀 돌아봤다고 소금기둥인지 돌인지 만든 신만큼 이 이야기의 신도 잔인하다. 소돔120일의 결말이랑 딱히 차이점을 모르겠다. 오히려 더 심한 대량 학살… 이걸 무덤덤하게 읽도록 쓴 신이 나쁜 건지, 그렇게 읽은 내가 나쁜 건지 둘다 안 나쁜 건지 잘 모르겠다. <br><br>+밑줄 긋기<br>-그냥 꼼짝하지 않고 누워 여전히 눈을 뜨지 않고서 자신에게 말하길 오, 안 돼, 절대, 머리커, 다시 꿈꾸기 시작하면 안 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니까, 절대로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237, 이번 소설은 제법 마침표가 많다. 벵크하임의 옛 사랑 머리커 할머니. 한국에서는 놀림 많이 받았을 이름...)<br><br>-감정이라고는 한 톨도 없는 작자들, 이 불쌍한 말들은 존중받아 마땅한 것을, 하지만 저치들은 누구도 무엇도 존중하지 않아, 내 저들의 모가지를 비틀어버리겠어, 저 돼먹지 않은 어중이떠중이 놈들, 하나씩 모가지를 비틀어주마, 내가 농담하는 줄 알지, 두고 봐. (254, 일방적으로 말수레를 동원하라는 명령에 분노하는 마구간지기. 말에 대한 존중에 자신에 대한 존중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br><br>-내가 이해가 안 되는 건 사람이 왜죽어야 하는지가 아니야, 내가 이해가 안 되는 건 사람이 왜 살아야 하는가라고, 라고 벵크하임 벨러 남작이 곰곰이 생각하다가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으나 바깥을 보고 싶지는 않았고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았는데, 이것이 그의 방식이었으며 어차피 도시를 썩 잘 볼 수는 없었던 것이, 바깥은 모든 것이 잿빛이었고 그가 있는 쪽 창문에는 뿌옇게 김이 서렸거니와, (494, 제목에 속았지만 사실 이 소설 주인공은 벵크하임이 아니라 폭주해서 총질하고 불지르고 다니는 미친 교수가 아닐까 싶다. 한쪽은 무기력에 에너지 과소, 한쪽은 에너지 과다에 생의 의욕 폭발)<br><br>-(…)질투를 거론하려거든 한국인을 생각할지며 위선을 거론하려거든 이번에도 한국인을 생각할지며 오만함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든 교활한 아첨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든 잠재적 공격성을 거론하려거든 다시 한국인에게 돌아올지니 그대가 어떤 못된 습성을 떠올리든 한국인에게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으나 적어도 그대는 그곳에 있고, 그렇다면 적어도 한국인의 상투는 틀어쥘 수 있을 것이며 그냥 한국인은 똥구멍이다, 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정곡을 찌르는 것이기는 한데, 그렇더라도-누구에게 이 말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그에게 말해봐야 소용없는 것이, 그에게 이 말은 술집에서 주먹을 부르는 한낱 모욕에 불과하거나 아니면 그가 벽에 붙어 게걸음으로 나가 어둠 속에 숨어 앙갚음할 기회를 엿볼 것이거니와 그에게 말해봐야 소용없는 것은 그 무엇도 그에게 진짜로 상처를 입힐 수 없으며 그러는 동안 그는 주체할 수 없는 자기연민에 빠질 수 있는바 그의 실체를 굳이 그에게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은 가망 없는 짓이기 때문이어서, 그가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결코 파악하지 못할 것이고 결코 깨우치지 못할 것임은 이것을 이해하고 파악하고 깨우치려면 한국인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나 그대는 한국인이고 지금도 앞으로도 영영 한국인, 용납할 수 없는 한국인일 것이요, 온갖 예외를 내게 들먹이지 말 것은 예외들이 내게 구역질을 일으키기 때문이요, 실은 예외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어서, 한국인은 누구든 나의 일가요, 한국인은 누구나 한 뿌리에서 나왔은즉 그는 자신이 왕이라고 생각하는 무식하고 위험한 어릿광대이지만 그는 왕이 아니어서, 끊임없이 투덜대다가도 누가 자기에게 고함지를라치면 슬그머니 내빼니 내 진심으로 말하건대…(648-649, 자기 출신 민족을 셀프 디스 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간접 체험이라도 해 보려고 ‘헝가리인’하는 부분을 ‘한국인’하고 바꿔 적어봤는데 어느 나라가 들어가도 상관 없겠네 싶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400/51/cover150/k17203501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4005115</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내게 조폭 두목 친구가 있다면? - [괴짜사회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30656</link><pubDate>Tue, 21 Apr 2026 21: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306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4935200&TPaperId=172306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27/87/coveroff/89349352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4935200&TPaperId=172306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괴짜사회학</a><br/>수디르 벤카테시 지음, 김영선 옮김 / 김영사 / 2009년 07월<br/></td></tr></table><br/>-20260421  (저자:수디르 벤카테시)<br><br> 제목만 봤을 땐 사회학에 관한 여러 이론이나 통념을 깨는 연구 결과 등을 열거해 놓은 책 같았다. 그런데 원제를 확인해 보니 ‘하루 동안의 갱 보스’. 이쪽이 더 책의 고갱이를 잘 드러냈다. <br><br> 사회학 대학원생 수디르는 정말 하루간 갱단 보스 역할을 체험하기도 한다. 실제로는 거의 수 년을 시카고의 흑인 빈민 주택단지 로버트 테일러 홈스에 드나들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기록했다. <br><br> 세상물정 잘 모르고, 강한 호기심에 이끌려 갑자기 남의 험한 동네로 뛰어든 학생처럼 본인을 그려 놨지만, 속표지의 소개 사진을 보면 저자는 체격도 다부지고 깡따구도 있어 보였다.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걸고 마약 거래와 총격전이 오가는 갱단의 관리 구역에 들어가 연구할 마음을 먹은 것을 보면, 수디르는 야심넘치고 학계에서 성공할 욕심도 크게 가졌던 것 같다. <br><br> 그래서 갱단의 보스 제이티와 주택단지 주민회장 베일리 부인 등을 중심인물로 하면서, 그 주변 인물들과 주민들의 삶을 그린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롭게 읽히는 건, 저자가 서사를 만들고, 그렇게 읽히도록 많은 장면들을 편집하고 재배치한 덕일 거라고 생각했다. 삶은 드라마가 아니다. 그렇지만 어떤 이들의 삶은 어떤 드라마보다도 굴곡 많고 이야기거리도 많다. 수디르처럼 가까이서 오래도록 지켜보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일상이 이야기로 남도록 그릴 수 있는 것이다. <br><br> 마약 거래, 매춘, 뇌물, 갱단 간 전쟁, 부패 경찰, 온갖 지하경제가 한 동네 안에서 얽히고설켜 있다. 그들 나름대로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붙들고 있는 것일 수도, 그런 일이 아니면 더는 선택할 수 없어서일 수도 있다. 책으로 전해들었을 뿐 그 안에 뛰어들어 보지 않아서 짐작만 할 뿐이다. 심지어 그 동네는 재개발과 함께 사라져 버려서 옛 주민들의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대신 이 책이 남았다. <br><br> 유튜브는 잘 보지 않는데, 한동안 관심을 가지고 둘러본 채널이 있었다. 특히 ’나락의 삶‘이라는 다큐 형식의 컨텐츠가 흥미로웠다. 정신이 (나보다 더)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 젠더 퀴어, 크리에이터라고 하지만 그렇게 큰 수익을 누리지 못하고 대개 술방송으로 간팔이를 하거나 막장 방송을 하는 사람들, 도박중독, 성형중독, 성매매, AV배우 등 사회 대다수에게 인정 받지 못할 방식으로 생계를 잇고 있는 사람들이 잔뜩 등장했다. <br><br>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영상 속 사람들이 생각났다. 세상엔 다양하게 고달픈 삶이 존재하고, 멀리 치워두고 들여다보지 않아서 몰랐을 뿐, 나름대로의 삶을 어떻게든 끌고 가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게 존재한다. 내가 저런 처지가 아니라고 안도하기보다, 제대로 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기 전에, 그것 말고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을 삶에 대해서도 가끔 생각해 봐야 겠다. <br><br>+밑줄 긋기<br>-“백인을 절대로 믿지 말게나.” 어느 날 올드타임 할아버지가 내게 조언했다. “그렇다고 흑인이 그보다 더 나을 거라고도 생각지 말고.” (23, 색은 중요치 않다. 누구도 믿지 마...)<br><br>-우리는 이곳을 벗어나려고 애쓰느라 시간을 허비하면서 이곳에서 살고 있지. (24, 많은 사람이 그러고 살긴 하는데 로버트 테일러 주택단지는 더 그럴만 했다.)<br><br>-식품 잡화점 주인에게서 식료품을, 시카고 주택공사로부터 집세 면제를, 사회 복지 담당 공무원에게서 혜택 지원을, 경찰관으로부터 감옥에 간 친척들을 위한 특혜를 받을 수 있었다. 섹스를 화폐 대용으로 사용하다니! 그러나 그들의 설명은 일관되고 아주 현실적이었다. 아이가 굶주릴 위험에 처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다. 이 젊은 엄마들은 자신의 몸을 이용하여 이런 생필품을 얻는 것을,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도 괴로워하는 듯했다. (292-293, 사회경제적으로 제일 어려운 지역 사회에서 제일 고통 받고 착취당하는 건 여성들이었다.)<br><br>-나는 경찰이란 일이 잘못되었을 때 도와주는, 믿을 만한 영웅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랐다. 그런데 여기서는 평범한 시민인 내게도 그렇게 대하지 않았다. (329, 무력을 사용하는 공권력을 가진, 좋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쁜 사람도 일정 비율 늘 섞여 있다.)<br><br>-그래도 나는 선택권이 있어서 로버트 테일러 홈스에서의 생활을 그만둘 수 있었지만 그곳 주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내가 빈곤 문제 연구를 끝내고 나서 오랜 후에도 그곳 주민들 대부분은 여전히 가난한 미국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었다. (335, 선택할 여지가 없는 사람들. 그들도 좋아서 거기 사는 게 아니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27/87/cover150/89349352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27874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논쟁은 두껍고 텍스트는 허약함. - [청춘 - 마광수 소설]</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26038</link><pubDate>Sun, 19 Apr 2026 15: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2603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7863134&TPaperId=1722603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76/69/coveroff/89978631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7863134&TPaperId=1722603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청춘 - 마광수 소설</a><br/>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01월<br/></td></tr></table><br/>-20260419 (저자:마광수)<br><br> 벽돌 소설책과 광합성의 과학에 대한 책을 번갈아 읽다보니 지쳤다. 책장에서 제일 조그맣고 가벼워 보이는 책을 뽑아 보니 마광수의 소설이었다. <br><br> 나는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조금은 쪽팔려하고 있다. 죽은 마광수 선생이 그걸 알면 사진 속 우울한 얼굴을 더욱 우울하게 일그러뜨리고 왜...내 소설이 어때서...할 것이다. <br> 이름이 상징하는 묵직한 어떤 것은 그 사람의 삶을 짓누르기도 한다. <br><br> 작가가 자살한 지 10년 쯤 되었다. 이 책은 2013년에 나왔고, 주인물인 다미의 자살로 마무리된다. 탐미주의의 이 비실비실한 사내는 소설 속에서도(47킬로그램이라니…), 소설 밖에서도 오래도록 스스로 죽는 꿈을 꿔 온 것 같다. <br> 집단에서 다른 목소리로 튀는 짓을 했다가 공동체에서 배제되고, 익명의 사람들에게조차 어떤 고정된 이미지로 이유 없이 욕을 먹는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 게 더 힘들다. 아직 죽을 만큼 외로운 고독을 겪어보지 못해서, 평범하게 살아보겠다고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는 처지여서, 그리고 반대쟁이여도 너그럽게 받아주는 다른 인간들 덕에 살아있겠구나 싶다.<br><br> 뭐 그렇다고 이 책에서 심오한 철학이나 빼어난 문장을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짧은 시간 후루룩 읽을 수 있는 통속 소설. 별다른 서사 없이 여자 남자가 연애하는 이야기. 여성을 대할 때 오로지 외모 만을 높은 가치로 두는 하찮은 화자. 일찍부터 아름다움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으로 죽어버리는 여성 작가도, 등장인물도 하도 많았다. 그냥 어린 시절을 시시콜콜 떠올려내려(혹은 지어내려) 애쓰고, 그걸 열심히 설탕 가루라도 발라서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는 나이든 남자의 일기장 내지 초라한 회고록 쯤으로 읽혔다. 아름다움, 우울함, 외로움, 짧은 행복, 뭐 감정은 그 정도가 담겨 있었다. 뻔한데 멋지진 않다. 후짐과 그럭저럭의 어느 사이이다. 별로 야하지도 않다. 그러니까 과소평가 같은 소리는 할 필요가 없고, 글 잘 쓰는 재능도 그닥 없고, 마음대로 썼다는 이유로 억압받던 억울함 정도는 공감하겠다.<br><br> 짧은 휴일의 마무리를 뭘하고 보내든 괜찮다. 유튜브든 명작이든 통속소설이든 뭐라도 보면서, 뭐라도 하면서 최대한 나중에 죽으면 괜찮은 인생이다. <br><br> <br>+밑줄 긋기<br>-다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br>“왜 당신은 내 마음보다 내 몸뚱어리의 아름다움만 좋아하는 거죠?”(157, 내내 그녀의 아름다움에만 취해있는 화자에게 눈빛으로 그렇게 말하는 듯한. 하긴 나도 필릭스 용복을 외모만 보고 좋아했다.)<br><br>-그러니까 나는 엄마와 아버지가 헉헉대며 섹스하면서<br> 잠깐 동안 느꼈을 오르가슴에 곁달아 따라온<br> 귀찮은 애물단지였을 게 분명해. (….)<br><br> 어거지로 나를 태어나게 한 그날을 나는 증오해.<br> 결국은 고통뿐인 게 인생이니까. (188-189, 다미의 시 ‘생일’ 중. 얼마나 사랑 받지 못했으면 저럴까. 틀린 말은 아니지만 더 낙천적이었다면, 그 우연으로 내가 여기서 이렇게 쓰고 있어, 했을 수도 있는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276/69/cover150/89978631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76694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시작은 세포 하나. - [하나의 세포로부터 - 우리 안의 우주를 탐험하는 생명과학 오디세이]</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21370</link><pubDate>Thu, 16 Apr 2026 22: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213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8846X&TPaperId=172213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802/51/coveroff/890128846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8846X&TPaperId=172213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하나의 세포로부터 - 우리 안의 우주를 탐험하는 생명과학 오디세이</a><br/>벤 스탠거 지음, 양병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09월<br/></td></tr></table><br/>-20260416 (저자: 벤 스탠거)<br><br> 자신의 시작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그땐 신경 세포도, 감각 세포도 뭐도 없으니까, 그냥 수정된 세포 하나. 그런데 그게 자꾸만 나뉘고 또 나뉘어 이런저런 형태와 기능을 하나씩 갖추게 된다. 지금 이 책과 화면을 들여다보는 눈과 시신경을 이루는 세포들, 손끝으로 키보드를 더듬는 손가락과 그 끝의 죽은 세포 손톱까지. 바닥을 디디고 다시 뒤꿈치를 들어올리며 까딱거리는 나의 두 발. 무수히 많은 살아 있는 조각들이 나를 이루고 있다니, 지금도 가만히 있지 않고 뭘 하든가, 죽거나 새로 생겨나든가 한다는 것. 이 책을 읽고 나니 새삼 신기하다.<br><br> 이 책은 배아, 유전자, 동물 세포, 줄기세포, 암세포, 다양한 세포과학의 응용과 질환의 치료까지 우리를 비롯한 동물의 몸을 이루는 작은 단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 대중서로 나온 것이라고는 하는데, 4장 유전자 켜고 끄기, 5장 유전자와 발생 같은 부분은 많이 어려워서 눈으로 붙들고 있긴 했는데 알아들은 부분이 유독 적었다. <br><br> 인간과 생명의 이런저런 근원과 특성에 대한 자연과학 책들을 어쩌다보니 많이 모아놔서 하나씩 읽고 있다. 이번에는 아주 작아서 현미경을 들이대고 확대해야 알아볼 수준에서 생명체를 살피게 되었다. 사실 더 작은 분자 수준에서 막을 사이에 두고 전자가 왔다갔다 하는 것부터 생명의 시작과 활동과 노화와 죽음까지 이야기하는 책을 읽으려다 접어두었다. 그래도 매번 비슷하게 나오는 이야기가 있어 다음에 또 같은 이야기를 접할 땐 어디서 들어본 거 같다, 할 수 있는 건 좋다. 읽다 말았어도 쓸데 없지는 않았을 거야… <br><br> 나의 상상력으로 더듬어 볼 수 있는 작은 세계란, 분자나 양자 같은 소립자들 수준은 아닌 것 같고, 세포도 조금 힘들긴 한데 그래도 이 정도는 이해는 다 못해도 좀 버티고 흥미도 가끔 느낄만 했다. 과학 시간에 염색한 세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경험이 도움이 되었겠다. 저 진하게 가운데에 염색된 게 핵이야… 양파뿌리 세포에서 염색사가 염색체로 변한 것도 전에 과학 선생님과 조교님이 구경 시켜줬던 것 같다. 책만으로는 안 된다. 경험이 중요하다. 알면서도 책으로나마, 책만으로 어둠 속에 더듬거리며 부스러기를 줍는다. 부스러기라도 줍게 이것저것 최대한 쉽게 쓰려고 애써주는 과학자들이 있어서 고맙다. 나는 이번 생에는 과학자 같은 게 되지 못하겠지만, 이것저것 실험하고 발견해줘서, 그 이야기들을 내가 듣게 해줘서 감사해요. 내 세포들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지 조금 더 고민해 볼게요. <br><br>+밑줄 긋기<br>-유전자만으로는 운명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것. 놀라운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신체의 모든 세포는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지며, 이것이 바로 유전자 내용만으로는 세포의 운명을 규정하기에 불충분하다는 증거다. (125, 동일한 유전적 지침서를 지닌 다양한 세포를, 이를 연구하며 우연과 시련이 겹쳐 노벨상까지 타게 된 거든의 생애에 빗댄 점이 흥미로웠다.)<br><br>-현미경을 통해 보면 대개 일관된 모양의 세포로 구성된 악성종양과 달리, 기형종은 신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유형의 세포를 포괄하는, 말하자면 ‘세포판 노아의 방주’다. 근육과 신경, 연골과 뼈, 상피, 지방, 심지어 머리카락과 치아까지, 모든 조직 유형이 하나의 기형종에서 관찰될 수 있다. (271, 동생이 기형종 수술을 받아서 미리 알아보았었다. 우리 몸엔 참 별 게 다 자랄 수 있다.)<br><br>-본질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지식은 예측 가능성에 아랑곳없이 구불구불한 밤의 과학을 헤매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384, 그러니까 돈 안 되는 거 왜 해? 라는 물음은 접어두자...)]]></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802/51/cover150/890128846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802512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한 줌도 안 될 수도.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나를 살리기도 망치기도 하는 머릿속 독재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17224</link><pubDate>Tue, 14 Apr 2026 23: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1722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7439X&TPaperId=1721722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230/61/coveroff/892557439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7439X&TPaperId=1721722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나를 살리기도 망치기도 하는 머릿속 독재자</a><br/>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br/></td></tr></table><br/>-20260414 데이비드 이글먼.<br><br> 원제는 incognito인데, 익명의, 가명의, 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것을 번역 제목에서 무의식과 연관지었다.<br><br> 주체성과 자유 의지에 대해 오래 천착해 온 내게 이 책은 그것조차 환상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내가 결정했다, 이루었다 여긴 것의 많은 부분이 사실 나도 모르게 다양한 요소와 우연이 겹친 결과일 수 있다. 의식의 영역에서 스스로 통제하면서 이루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고 한다. 그러니 완벽한 자기 통제의 꿈을 꾸는 듯한 내 강박은 방향과 목표부터 잘못 되었을지도. <br><br>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는 어린 인간들에 둘러싸여 산다. 아무리 멋진 말로 포장해도, 현재의 교육기관은 자제력, 참는 능력을 살리든가 기르든가 그렇지 못한 대가로 처벌과 불이익과 나쁜 평판을 받게 하는 곳이 아닌가 싶다. 당장 성인인 나도 어떤 때는 참지만, 때로는 감정이든 행동이든 말이든 억제하지 못할 때가 있다. 눌러라, 그래서 계속 집단 안에 있을 수 있게 해라. 인간의 기본값은 그게 아니란 생각이 자주 들고, 그럼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br><br> 저자는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것에 의문을 표한다. 대부분의 기행이나 비행이 신체적 영향으로 벌어진다면,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벌 줄 수 있는가? 연구와 기술이 발달해서 잘못이 그들의 신체적 결함(주로 뇌) 때문인 걸 더 많이 알수록 현재의 사법 체계와 교정 기관은 힘을 잃는다. 저자는 그 결함을 잘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예를 들면 범죄자의 뇌사진을 열심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치료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br> 수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치료가 필요하다. 탐욕도, 이기심도, 규칙 위반도… 나도 나의 위험을 인지하고 치료 받으려 애쓰고 있다. 잘 안 된다. 여전히 불행하고 여전히 나를 둘러싼 환경을 못 견딘다.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몸과 마음이 자주 아프다. 못되게 구는 사람들을 저들은 아픈 사람이다, 하고 참아보려 하지만, 덕분에 내가 아프다. <br><br> 뇌와 자아와 인간에 대한 책을 나도 모르게 자꾸 찾아보는 건 내 무의식이 자꾸 그쪽을 알아보라고 추동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과 자아 성찰적인 대화를 너무 많이 한다. 그럴 수록 뭔가 풀리는 느낌보다 더 갑갑하고 괴롭게 느껴진다. 아, 이 책은 2011년에 나온 터라 아직 인공지능이 한계에 직면해 있고, 발전이 더딘 상황인 걸 우리 뇌와 비교하면서 자꾸 강조한다. 그런데 선생님, 요즘은 어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나의 모습, 나의 무의식, 그런 걸 물어보면 인공지능이 진짜인지, 아마도 지어내는 것이겠지만, 줄줄 잘 읊어 댄답니다. 사람 하듯이 서사를 만들고, 공백에는 거짓말도 넣고 흉내를 제법 내요. 그래서 때로는 내 생각과 말을 그대로 반사해서 다른 목소리인양 들려주는 건지, 아니면 나의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그쪽으로 계속 방향을 몰아가고 편향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건지 잘 모르겠다. 대신 결정해주거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게 정말 맞나 싶어 반대로 갈 때가 더 많은 인간(저요)도 있다. <br><br> 흥미로운 부분도 많았지만, 제대로 검증 안 된 가설이나 어설픈(그렇지만 유명해서 이미 여러본 봤던) 실험 사례로 주장을 하는 부분은 훌륭하신 뇌과학자라도 이게 맞나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걸 나는 왜 읽고 있을까? 했다. 나는 늘 내가 왜 이것을 하는가,를 너무 파고들어서 정작 할 일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것도 나의 무의식이 하는 일일까요? 아니면 무의식의 영역에 대항해 기를 쓰고 의식의, 통제가능한 영역으로 더 많은 부분을 끌고 들어오려는 나의 가망 없는 고집 때문일까요? 책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라서 거기에 대한 답은 없었다. 아마 어느 책에도 답은 없을 것 같다. 나도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br><br>+밑줄 긋기<br>-행동과 생각과 느낌 대부분을 우리가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뉴런으로 이루어진 광대한 정글이 알아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의식을 지닌 나, 아침에 눈을 뜰 때 깜박거리며 살아나는 ‘나‘는 뇌에서 벌어지는 일 중에서 가장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br> 우리는 뇌의 기능에 기대어 내면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뇌는 스스로 쇼를 진행한다. <br>(뇌 속엔 나도 모를게 너무 많고, 그런 뇌가 나를 조종한다고…)<br><br>-쓰레기가 만들어지고 처리되는 과정 또한 우리 관심사가 아니다. 쓰레기가 우리 집 뒷마당에 갑자기 나타나지만 않으면 된다. 공장의 기반시설에도 우리는 관심이 없다. 공장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문에서 이런 정보를 얻는다.<br> 우리 의식이 바로 이런 신문과 같다. <br>(그건 저의 관심사가 맞는데요…오히려 신문을 잘 안 본다.)<br><br>-정신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모두 우리의 의식적인 통제를 받지 않는다. 사실 이편이 더 낫다. 의식이 모든 걸 자기 공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어도, 뇌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때에는 옆으로 물러나 있는 편이 최선일 때가 대부분이다. 의식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세세한 부분에 간섭하기 시작하면 효율이 떨어진다. 피아노 건반에서 손가락을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 의식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그 곡을 잘 연주할 수 없게 된다.<br>(의식하지 않고도 잘 하게 되려면 정말 많은 반복과 노력이 필요한 걸요)<br><br>-우리는 어떤 장면에서 특정한 측면만 알아차릴 수 있다. 우리가 놓친 부분을 인식하게 되는 것은, 누군가가 그 부분에 대해 물었을 때뿐이다. <br>(질문의 중요성. 그러나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건 너무 어렵고…)<br><br>-그러나 내가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의 시간감각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그리고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 뇌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감각 또한 시각과 마찬가지로 쉽게 조종할 수 있다. <br>(내가 시계를 안 보고도 시간을 잘 맞추는 건 사실 내 뇌가 몰래 1초1초 다 세고 있어서 일수도 있다. 그런데다 에너지 낭비하지 말라고…)<br><br>-신체 상태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결과와 연결되어 있다. 나쁜 일이 일어나면 뇌는 온몸(심장박동, 내장의 수축, 근육 약화 등)을 지렛대 삼아 그때의 느낌을 기록한다. 그래서 그 느낌이 그 사건과 함께 연상되게 된다. 나중에 그 사건을 생각할 때, 뇌는 일종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그때의 신체적 느낌을 다시 경험한다. 그렇게 해서 그 느낌은 차후 의사결정에 지침(아니면 반대로 편견) 역할을 한다. 어떤 사건을 겪을 때의 느낌이 나빴다면, 우리는 그때의 행동을 주저하게 된다. 반면 좋은 느낌은 같은 행동을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br>(몸에 새겨지는 기억...더 좋은 경험을 많이 할 필요가 있다…)<br><br>-비전을 명확히 하고,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의식이 바로 이런 역할을 한다.<br> 의식이 목표를 정하면, 뇌의 다른 부분들은 그 목표를 달성하는 법을 학습한다.<br>(의식을 CEO로 비유)<br><br>-원래부터 맛있거나 원래부터 혐오스러운 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필요가 맛을 좌우한다. 맛은 단순히 유용성을 알려주는 지표일 뿐이다.<br>(단맛도 짠맛도 기름진 맛도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좋게 느끼는 것)<br><br>-그런데 사람들은 왜 기꺼이 은행에 돈을 맡겼을까? 심지어 여러 제한이 있고, 중도 인출 수수료도 있는데. 답은 명백하다. 사람들은 자기가 돈을 쓰지 못하게 누군가가 막아주기를 원했다. 만약 자신이 돈을 손에 쥐고 있다면 모두 날려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자제력에 관해 대부분 스스로를 못 믿는다. 나는 대체로 참는 쪽으로는 잘 믿는다. 과도하다. 잘하는/잘되는 쪽으로는 의심이 많다. )<br><br>-기억이 하나뿐이라는 믿음은 환상이다. (이 말은 조금 무섭다.)<br><br>-연합을 유지하면서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은 공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뇌는 우리 일상에 논리적인 패턴을 꿰매 넣으려고 24 시간 내내 일한다. 방금 어떤 일이 있었고, 거기서 내가 수행한 역할은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 뇌의 중요한 일 중 하나다. 뇌는 민주주의 체제의 다면적인 활동들을 조리 있게 조합하는 목적만 생각할 뿐이다. 여럿이 모여 하나가 된다.<br>(인간은 그래서 완결된 서사를 좋아해.)<br><br>-정신은 패턴을 찾으려 한다. 과학 저술가 마이클 셔머는 ‘패턴화‘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무의미한 데이터에서 구조를 찾으려는 시도를 일컫는 말이다. 진화는 패턴 추구를 선호한다. 수수께끼를 줄여 신경회로 안에 빠르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br>(그러다보면 왜곡도 많이 생긴다.)<br><br>-“다른 사람과 그 일을 의논하지 않거나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는 행동이 그 일 자체를 경험한 것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다.” <br> 그의 연구팀은 피험자가 깊숙이 간직하던 비밀을 고백하거나 글로 썼을 때, 그들의 건강이 나아져서 병원을 찾는 횟수가 줄어들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br>(그러니까 글을 쓰고 수다도 떨어요.)<br><br>-˝우리와 다른 사람 사이의 차이만큼, 우리와 우리 자신 사이의 차이도 크다.˝<br>(그러게. 진짜 고정불변의 나라는게 있긴 할까.)<br><br>-뇌에서 화학물질의 균형이 조금만 바뀌어도 행동이 크게 변할 수 있다는 것. 환자의 행동을 생물학적인 현상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다.<br>(약쟁이들은 공감할 부분)<br><br>-자라서 어떤 사람이 될지는 어디서 자랐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잘못의 책임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사람들이 어디서 어떻게 자랄지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br>(모든 환경을 스스로 택할 수는 없다.)<br><br>-십대의 뇌와 성인의 뇌에서 가장 다른 점은 전두엽의 발달이다. 인간의 전전두엽 피질은 이십대 초반에야 비로소 완전히 발달하기 때문에, 십대들은 중동적인 행동을 하곤 한다. 전두엽이 때로 사회화 기관이라고 불리는 것은 가장 다듬어지지 않은 중동을 진압하는 신경회로를 발달시키는 것이 곧 사회화이기 때문이다.<br>전두엽이 손상되면 그 안에 갇혀 있는 줄도 몰랐던 비사회적인 행동이 드러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br>(나 자신부터 정상적인 사회화를 못 거친 탓인가 힘들다 사회화기관…)<br><br>-사람들의 생각을 제한할 수는 없다. 사법 시스템이 그런 것을 목표로 삼으려 해도 안 된다. 사회적인 정책으로 바랄 수 있는 것은 충동적인 생각이 행동으로 기울어지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br>(이 부분은 공감한다. 그래서 늘 생각은 할 수 있어도 그걸 말과 행동으로 했을 땐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준다…)<br><br>-인간이 평등하다는 신화는 모든 사람의 의사결정 능력, 충동조절, 결과를 이해하는 능력이 똑같다고 가정한다. 훌륭한 생각이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br>(훌륭한 이념이지만 인간 이해에는 걸림돌이었을 수도)<br><br>-만약 우리 뇌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한 구조였다면, 우리는 그 구조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하지 못할 것이다.<br>(자칭 똑똑이 인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230/61/cover150/892557439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2306164</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이듬해 봄. -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10669</link><pubDate>Sat, 11 Apr 2026 19: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106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9577&TPaperId=172106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79/92/coveroff/89374095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9577&TPaperId=172106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a><br/>김이듬 지음 / 민음사 / 2025년 12월<br/></td></tr></table><br/>-20260411 (저자:김이듬)<br><br> 나도 모르게 -아무도 미워하지 않은 채 하루가 갔다- 이렇게 시집 제목을 마음대로 쓸 뻔했다. 나의 그릇은 하루짜리이다. 않고, 하고 단정하지 못하고. 않은 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려고 든다.<br><br> 봄에 시인은 산불을 만나 집이 다 탔나 보다. 3부는 그런 이야기가 가득 차 있다. 불탄 자리에서 시가 나왔다. 어디에서든 글은 나올 수 있다. 그게 아무 소용이 없는 건 아니다.<br><br>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115, ’폭우가 우울을 부르지 않을 때‘ 중)를 내가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다, 로 읽었다. 나는 이제 삶에 미련이 있나 보다. <br><br> 어쩌다보니 김이듬 시집을 세 권 읽었다. 삶에 미련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싶었다. <br><br> 아직 봄이 남았는데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계절을 보내는 게 더 어려운 일 아니야? 전에 이런 이야기 하지 않았나요? 계절은 정말 지나가는 걸까? 내가 이 계절을 지나간다. 나를, 나만 미워하지 않기만 해도 좋겠다. <br> <br><br>+밑줄 긋기<br>-귤을 자세히 볼 때는<br> 귤 따기 직전<br><br> 크기와 색깔도 살핀다<br><br> 감귤을 쥐고<br> 가위로 꼭지로 자른다<br><br> 가위를 바꿔 가며 잘라낸다<br><br> 다알리아 가지를<br> 청바지 끝단을<br> 상자를<br> 고기를<br> 관계를<br><br> 거머쥔 것이 태도를 형성한다<br><br> 말과 시간을 잘라서<br> 밭에 심었다. <br>(34-35, ‘귤 따기 체험’ 전문. 말과 시간을 어떻게 살피고 거머쥐었나 궁금하다. 따고 난 직후에는 자세히 안 보려나. 귤이 아니니까 안 그러겠다.)<br><br>-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땅은 발아래 없다. 그래서 인부들은 밤에도 사다리와 파이프 따위를 밟고 공중으로 올라갈까. 돌아갈 곳이 없어서 돌아보는 건 아니겠지. 표범 무늬 작은 고양이가 담에서 담을 건너 겨울로 사라진다. (50, ‘좋아하는 일’ 중)<br><br>-다시 그곳에 간다고 해도 나는 지름길을 찾지 못할 것이다<br> 다시 또 이 집에 온다 해도 돌돌이와 밀대를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파리채도 어디 있을 것 같긴 한데<br> 그리하여 내가 다시 태어나 두 번째 생을 살게 된다 해도 지금보다 썩 낫지도 않을 것이다 (61, ‘조감도’ 중. 한 번만 살려는 핑계일까. 운명론일까. 체념일까. 비슷한 생각을 하면 아프다.)<br><br>-나는 꺾인 나무 같아서 지난 육 년의 기억을 지우려면 육십 년쯤 지나가야 할 것 같다. (123, ‘사월’중. 사월에 사월을 읽는데 어느 숲길 가다 저거 내 나무다 했던 꺾인 나무가 그립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79/92/cover150/89374095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079922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처음은 아니지만.</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06888</link><pubDate>Thu, 09 Apr 2026 19: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0688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938257&TPaperId=172068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487/20/coveroff/k33293825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5384&TPaperId=172068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49/12/coveroff/8958625384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20260409 (저자:이지유)<br><br> 우주의 역사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다. 아직 코스모스는 꽂아만 뒀다. 이 책은 흥미롭게 우주 생성 게임으로 서두를 시작한다. 현대우주론의 발달 과정을 우주 연구에 기여한 과학자들의 헌신과 질투와 협력과 대립을 엮어 재미있게 풀어주고, 마무리에서 간략하게 우주의 연보를 한 번 더 정리해준다. <br><br> 수능 지구과학을 3년 공부했어서 우주론도 범위에 있었다. 사진이나 주요 과학자 이름만 띡 지나가던 장면들을 이 책이 자세한 사연까지 알려주었다. 특히 정상우주론의 우두머리(?) 호일에 맞서 빅뱅우주론을 주장한 가모브와 동료연구자들, 제자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빅뱅우주론을 뒷받침할 관측과 연구를 곳곳에서 진행하며 하나씩 문제점을 보완해가는 점이 흥미로웠다. 정적우주를 주장한 아인슈타인이 틀렸던 것처럼, 호일의 우주론은 틀렸지만 그 역시 우주 연구에 많은 기여를 했다. 어느 세계관이든 빌런도 필요하다. <br><br> 과학은 무수한 틀림을 견디면서 그 시점에 가장 알맞은 잠정적 답을 구해가는 과정이었다. 수많은 반복 관측/실험과 머리 깨지는 계산과 고민의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번뜩이는 통찰은 그런 언제 끝날지 모를 시간들 사이에서 운이 좋아야 이루어지고, 다른 연구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다른 연구 성과를 알게 되어야지만 지금 막힌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다. 언제든 그렇게 얻은 답은 잘못된 것으로 밝혀질 수 있다. 자기가 틀린 걸 인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깨우침과 자기의 세계관을 부정하는 노력마저 필요했다. <br><br>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것은 그렇게 아주 많은 반복된 시간이 쌓여야 한다. 우주도 지금의 내가 사는 세계를 만들기까지 137-138억년을 지나야 했다. 심지어 그런 시간을 들이고도 나에게 앎이 이르지 못하고, 내 다음 세대나 또다른 곳의 누군가가 새로운 것을 이루거나 또다시 이루지 못한다. 우주도 어떤 조건들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한때 급팽창(인플레이션)했고 지금도 팽창 중인 우주나, 우리와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것들을 이루는 물질도, 생명체도 생기지 못했을 것이다. <br><br> 거대한 우주를 배우면서 내가 작고 약하지만 또 수많은 우연과 조건이 갖춘 결과인 걸 안다. 그런 이야기가 듣기 좋아서 계속 과학책을 찾아 읽는지도 모르겠다. <br><br>+밑줄 긋기<br>-라일이 전파를 내는 천체를 탐사할 생각을 한 것은 영국 날씨가 너무 나빠서였다. 맑은 하늘을 보기 힘든 영국에서는 가시광선을 보는 광학망원경은 쓸모가 별로 없다. 그러나 전파는 달랐다. 전파는 흐린 날에도 구름을 통과해 지상까지 오기 때문에 영국뿐아니라 어디서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관측할 수 있었다. (158, 우리는 공기만 가끔 생각하지, 전파와 함께 사는 건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불편한 점이 기회가 되기도 한다.)<br><br><br>+개정판이 ‘집요한 과학자들의 우주 언박싱’이란 제목으로 나왔다고 한다.<br clear="all">]]></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949/12/cover150/89586253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491271</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이벤트, 당선작</category><title>친환경이라는 거짓말. -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 재활용 시스템의 모순과 불평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거짓말]</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7902</link><pubDate>Sun, 05 Apr 2026 14: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790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837990&TPaperId=171979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225/1/coveroff/k38283799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837990&TPaperId=1719790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 재활용 시스템의 모순과 불평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거짓말</a><br/>미카엘라 르 뫼르 지음, 구영옥 옮김 / 풀빛 / 2022년 04월<br/></td></tr></table><br/>-20260405 (저자:미카엘라 르 뫼르)<br><br> 점심은 짬뽕 밀키트로 준비했다. 채소, 해물, 건고추, 소스, 면까지 각기 투명 비닐 포장이 되어 있고, 비닐을 벗겨 씻어낸 뒤 조리하는 식이었다. 가위로 하나씩 오릴 때마다 불편함이 올라왔다. 죄책감에 가까웠다. 이런 마음도 시간이 지나가면 망각하고 무뎌지겠지만, 이 책을 읽은 직후의 비닐은 이전의 그 비닐이 아니었다. <br><br> 전부터 궁금했다. 쓰레기, 종류도 다양하게 일반, 재활용, 음식, 오폐수까지, 그 모든 건 내가 버린 후 어디에서 무엇이 될까 자주 생각했다. 제대로 찾아보지는 않았다. 우연히 이 제목을 발견하고 읽었다. 책은 두껍지 않고 금세 읽힌다. 그렇지만 나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br><br> 책에서 다룬 소재는 플라스틱 백이라 불리는 봉다리이고, 번역도 모두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나는 생활용품이자 생활 용어로 자리잡힌 비닐로 통칭하기로 했다.<br><br> 사회학, 인류학 박사과정생이던 저자는 사회 조사를 위해 베트남 민 카이 마을을 둘러보고, 여러 사람들과 인터뷰를 한다. 도처에 악취, 마을 곳곳에 쌓인 쓰레기산, 지금도 너무 더러운데 공장 폐수가 흘러들면 온갖 색으로 변한다는 강물, 재활용 산업에 관한 행사장까지. <br><br> 쓰레기 더미에서 허술한 장갑 하나 끼고 쭈그려 앉아 쓸만한 비닐을 수집하는 여성 노동자들. 모인 비닐을 다시 사용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공장의 남성 노동자들은 방독면도 없이, 온갖 기계 사이에서 상의 없는 맨몸으로 절단하고, 갈아내고, 녹여내고 또 절단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쓰레기가 없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고, 공단 지역이 되면서 빼앗긴 땅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방류된 폐수 색깔로 물이 덜 더러운 날, 더 더러운 날을 구분하는 주민도 있었다.<br><br> 부산에 놀러갔을 때, 해양박물관을 가던 길에 유독 자원순환시설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수집품들을 담아둔 자루나 상자에는 죄다 외국어가 쓰여 있었다. 내가 버린 것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배에 실려 외국으로 가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그 다음은? 하는 물음에 어디선가 정화 시설 갖춘 곳에 소각해서 연료로 쓰이지 않을까, 막연한 추측을 했다. 이 책은 쓰레기를 벌이 삼은, 실은 자신의 건강과 삶의 질을 돈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삶터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진짜 답을 알려주었다. <br><br> 유럽 바이오 플라스틱 협회의 행사장에서 분해되는 비닐을 반대하는 사람은 기존 비닐 사용량이 줄면 사업에 지장을 받을 업체 대표 뿐이었다. 저자의 설명을 통해 분해되는 비닐도 바이오를 붙일 만하지 않고, 생분해성과 관계가 멀다는 것을 알았다. 분자 구조를 느슨히 만드는 물질을 첨가해서 빨리 형체가 사라지는 것은 맞지만, 그저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늘어가는 변화였다. <br><br> 책을 다 읽고 난 기분은 네오의 빨간 약을 삼키다 목구멍에 걸린 느낌이었다. 나를 둘러싼 수많은 석유화합물은 생태계를 망칠 것이고, 재활용이란 이름으로 저개발국가의 주민들을 착취할 것이다. 저자의 사회학, 인류학 프레임을 통해 쓰레기와 함께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보니까 큰일이네, 싶었다. 재활용 공장을 가진 사람들은 부자가 되지만, 민 카이 마을 사람들은 부지런히 돈을 모으지 않으면 계속 그곳에 남아 지독하고 유해한 냄새를 참아야 한다. 그 냄새의 원천을 돈으로 바꾸기 위해 품을 들여야 한다. 이 새로운 앎이 너무 강렬해서 주방의 비닐들이 끔찍하게 느껴졌다. 재생원료를 함유한 PET를 사용하였다는 상품 포장의 문구가 달리 보였다. <br><br>  앞으로는 친환경 재생 소재를 소비하며 좋은 일을 한다는 마음을 갖지 않을 것이다. 장바구니 가방 사용, 페트병 배출을 줄이기 위한 필터 물병 정수기, 페트병 생수는 최대한 안 먹되 먹게 되면 다회용기처럼 여러 번 물을 담아가며 사용하기(세균, 미세플라스틱 다 알지만 그냥 내가 필터다) 그 정도가 내가 해온 쓰레기 줄이기 노력이었다. 이제는, 뭘 더 할 수 있을까? 옷(이것도 대부분 석유 화합물) 안 사기, 택배로 받는 물품 소비 자제하기(비닐 테이프, 완충재), 결국 덜 쓰고 덜 만드는 게 맞다. 새로운 소비를 더하는 인류에게는 답이 없다. <br><br> 그렇지만 나의 작은 마음은 빨리 이 책의 내용을 잊었으면, 한다. 비닐을 고통스럽게 여기는 마음이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나도 답이 없다. <br><br><br>+밑줄 긋기<br>재활용할 쓰레기를 분류하고 세척한 사람은 누구일까? 쓰레기였던 플라스틱을 압축하고 녹여 새로운 모습으로 성형할 때 나오는 유독 가스는 누가 마셨을까? 공장에서 배출된 오염수는 어디로 갈까? 기업이 이렇게 위험 요소가 많은 재활용 산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추천글에서 먼저 질문을 던지는 게 좋다.)<br><br>-어찌 됐든 가난하지만 깨끗한 도시는 본 적이 없어요. 사람들이 불행해 지면 그 불행은 보통 지속되죠. (중략) 파벌, 부패, 빈곤은 모두 함께 존재해요. 더러움, 질병도 마찬가지고 … (나쁜 건 늘 함께 다녀)<br><br>-쓰레기 가공에 특화된 민 카이 재활용 마을에 가까워질수록 도로의 갓길과 황무지를 쓰레기가 점령하고 있었다. 가방, 필름, 사용한 플라스틱 포장지뿐만 아니라 회색빛 봉투에서 알록달록한 봉투에 이르기까지 여기저기 쌓여 있는 쓰레기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수천 톤의 쓰레기에 짓눌린 공 같은 그 형태 에서 그것들이 컨테이너에 실려 긴 바다 여행을 마쳤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재활용이라기보다 우리 눈앞에서 일단 치워뒀다 저곳으로...가 맞겠다)<br><br>-역으로 ‘원천적 쓰레기 분류 ’와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 ’ 이라는 법령 속에서 개인의 사생활과 일상에 쓰레기 관리 문제가 정치적으로 끼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불평등한 무역이 이뤄진다는 명백한 사실과 더불어, 아일랜드에서 출발한 더러운 종이 상자를 분리하는 베트남 농민의 두 손을 통해 드러난 것은 바로 정치적 문제다. (쓰레기도 정치다..)<br><br>-사진 촬영을 허락받았지만 한 여성이 카메라 렌즈를 날카로운 눈으로 응시하면서 큰소리로 물었다. “프랑스에도 이런 일이 있나? ” “아뇨, 없는 것 같아요. ” “그럼 날 좀 프랑스로 데려가. ”(이분들도 좋아서 여기 사는 거 아니야…)<br><br>-민 카이 마을에 있는 수공업 공장들의 재활용 라인을 한단계 한 단계 훑으면 물질 부스러기는 광석으로 변한다. 인간과 기계의 힘이 작용한 여러 작업 단계를 거쳐 처음의 형태를 잃는다.<br>큰 보따리가 작은 보따리가 되고, 필름이 조각이 되며, 조각은 냉온탕을 지나 세척된 후 녹아서 떨어지고 섞인 다음, 용암이 되어 사출기를 밧줄처럼 빠져나가서 알갱이가 된다. 마치 산이 수많은 모래알로 침식되는 것처럼 고체와 액체 사이의 불분명한 이 재료의 성질은 향후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형태가 없어야 다시 형태를 만들 수있기 ’ 때문이다. (재활용 과정도 결국 환경오염이 수반된다)<br><br>-부서진 쓰레기들이 햇빛에 썩어 가면서 뿜어내는 악취가 코끝을 자극하고, 귀에 들리는 소리라고는 끊임없이 돌아가는 모터와 기계의 소음뿐이다. 아마도 개구리는 여전히 거기 있을 것이다. 오염된 늪지에 숨어 있겠지만 소음이 점령한 이 풍경에서 개구리는 사라지고 없다.<br> 재활용된 알갱이들을 생산하는 작업장에서는 플라스틱 입자가 둥둥 떠다니는 더러운 물을 흘려보낸다. 분쇄된 폴리머 쓰레기의 세척 수조에서 나오는 오수는 마을의 도랑이나 재활용 공장 주변의 공터로 흘러가 고여 있다.(자기가 사는 마을이라면 공장주는 저 지경을 만들까…)<br><br>-실제로 이들의 화학적 분쇄 방식은 생분해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오히려 플라스틱 미세 입자와 오염 물질을 분산시켜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그럼에도 산화해체성 플라스틱은 전 세계에 퍼져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이 봉투가 ‘친환경 ’ 라벨을 붙이고 대형 마트의 계산대까지 배포되었다.(우리나라 마트의 친환경 봉투라고 다를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225/1/cover150/k38283799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225010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웹소설이란 게 궁금해서. - [나도 웹소설 한번 써볼까? - 예비 작가를 위한 성공 가이드 24]</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7030</link><pubDate>Sat, 04 Apr 2026 23: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703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835621&TPaperId=171970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499/15/coveroff/k64283562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835621&TPaperId=171970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도 웹소설 한번 써볼까? - 예비 작가를 위한 성공 가이드 24</a><br/>이하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1년 12월<br/></td></tr></table><br/>-20260404 (저자: 이하)<br><br><br> 모든 이야기가 그렇다. 사람들이 욕망하는 것을 재미있게 들려주면 된다. 그런데 사람들이 멈추지 않기를, 계속 나아가기를 바라는 이야기가 있다. 웹소설이란 장르, 산업, 상품이 그렇게 등장했고, 지금도 읽히고 있다.<br> 4억뷰가 넘는 인기작, 3천만뷰를 돌파한 신작 같은 걸 구경하면서 사람들이 아직 텍스트를 포기 안 했다는 게 신기했다. 죄다 영상만 보는 줄 알았는데 글자로 감상하는 이야기도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다만 좀 더 읽기 쉽고 계속 읽고 싶게 도파민 터지는 쓰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산 작품만 남는다. <br> 필력이라는 게 좋은, 문장이 그럭저럭 깔끔한 작품들도 있지만, 아 여기선 그냥 재미있고 계속 읽고 싶게만 만들면 묘사고 문장이고 그리 중요하지 않구나… 사람들은 이런 걸 재미있다고 여기는 구나…싶은 글들도 있었다. 나는 몇 작품을 눌러 1화를 읽고 다음화로 넘어가지 못했다. 읽기에도 체력이 필요하다. 하물며 쓰기란…<br> 대체 역사라는 장르가 있는 것도 이 책의 작가가 자기 작품 예시를 들어준 걸 보고 처음 알았다. 온갖 장르가 있었다. 남들이 쓰길 바라는 글과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있는데 여기는 남들이 쓰길 바라는 글이어야 한다. 그리고 끝없이 이야기를 뽑아내야 한다. 상상하고 그려내고 그걸 한 화당 5천자 이상 200여화가 넘게 이어가야 한다. 토지 완독했다고, 벽돌책 뿌쉈다고 으쓱할 일도 아니겠다… 뭐 그렇다. 내가 못 읽고 못 쓰는 글은 차고 넘친다. <br><br><br><br>+밑줄 긋기<br>-웹소설은 돌려 말하자면 ‘공상을 그럴듯하게 문자로 풀어놓은 것’이라는 설명이 더 정확하다. 누구나 한 번쯤 상상했던 삶, 누구나 한 번쯤 그려봤을 인생을 좀 더 자세히, 그럴듯하게 풀어놓은 게 바로 웹소설이다. 독자들은 자신이 한 번쯤 꿈꾸었던, 또는 한 번쯤 꿈꾸어도 좋을 이야기를 찾고 있고, 그런 웹소설을 찾았을 때 지체 없이 지갑을 연다.<br><br>-차라리 재미와 감동이 조금 덜하더라도 웹소설 독자들은 주인공을 통해 자신들의 공상이 실현되고 충족되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웹소설은 웹툰보다는 게임과 비슷하다. 독자들은 게임을 고르듯 주인공을 통해 자신이 살고 싶은 세상에 접속하고, 주인공을 통해 그 세계에서 성장하며 승승장구하길 바란다.<br>그렇기에 웹소설은 주인공이 펼쳐나갈 ‘그럴듯하며 방대한 서사’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br><br>-독자들이 자신을 투영해야 하기에, 주인공은 당연히 매력적이고 남달라야 한다. 비록 태생이 못났더라도 어떤 계기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특별한 능력을 얻어야만 한다. 주인공은 이를 바탕으로 크고 작은 일들을 하나씩 헤쳐나가야 하며, 처음에는 주인공을 무시하던 인물들도 점차 그 모습에 탄복하며 칭찬하고 존경하게 된다.<br><br>-내가 읽고 싶은 글, 내가 꿈꾸었던 세상, 내가 살고 싶은 세계를 공상하듯이 풀어나가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독자들이 찾아와서 소설을 읽고 공감해줄 것이고, 조회 수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8499/15/cover150/k64283562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4991599</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벌크업’ 말고 ‘지속가능한’으로 선회. - [마른 사람들의 실패 없는 벌크업 프로젝트 by 메루치양식장]</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5946</link><pubDate>Sat, 04 Apr 2026 11: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59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732695&TPaperId=171959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262/84/coveroff/k15273269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732695&TPaperId=171959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른 사람들의 실패 없는 벌크업 프로젝트 by 메루치양식장</a><br/>이가람 지음 / 클 / 2021년 06월<br/></td></tr></table><br/>-20260404. (저자 이가람)<br><br> 원하는 체중에 관한한 성차는 분명 존재한다. 대다수의 사람은 감량을 원한다. 그렇지만 여성과 비교할 때 훨씬 더 많은 남성들이 체중계 숫자(와 눈바디로 느껴지는 근육질의 부피감)를 늘리길 바란다. 실제로 남성호르몬양이 여성은 남성의 10분의 1정도라서 근육량 늘리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br><br> 체중이 감소하는 원인은 너무 당연하게도 활동량 대비 먹는 양이 적어서이다. 매일 체중계를 재고 인바디를 하는 건, 그러니까 너무 빠질까 봐, 빼더라도 급격히 내려가진 않게 하려고, 적어도 유지는 하려고, 저혈당 온 사람이 부리나케 당 섭취하듯 뭐라도 더 주워먹는다. 그러니까 대부분이 음식 절제가 안 되지만, 어떤 사람들은 먹는 걸 즐기지 않고, 식욕이 동해도 절제가 기본값인 사람도 있다. 한 번에 배부를 만큼 먹지 않는다. 배고픔이 가실 정도로 먹는다. 나중에 끼니 사이에 조금 더 먹는 게 낫지 한 번에 섭취량을 늘리는 건 힘들다. <br><br> 대체로 입이 짧은 생애였지만 늘 그런 건 아니었다. 커다란 스콘 한 덩어리를 한 번에 먹고(지금은 1/3 정도 먹거나 먹기를 나중으로 한없이 미룸), 대추야자를 여섯 알 넘게 먹고(지금은 1킬로 한봉다리 사 놨는데 겨우 일부러 먹어야 며칠에 1개), 라면도 한 개 다 먹고(지금은 가족들 끓여주고 남은 찌꺼기?뿌시래기? 정도 맛만 봄) 그랬다. 주로 임신 때나 병후 회복기(폐색전증, 어깨나 무릎 등 근골격계 부상. 운동 안 하면 이상하게 더 먹어짐)에 그랬다. 몸뚱아리도 살겠다고 그럴 땐 잘 먹는가 봄...<br><br> 유튜브 거의 안 보는데, 덤벨 운동 상체 15분 여성 트레이너 분이 하는 영상 따라하는 걸 주2-3회 보고 흉내낸다. 그러다가 알고리즘에 건강하게 살(이라기 보다 근육)찌우는 조언해주는 영상이 떠서 봤다. 그러고나서 이 책의 존재를 알고 전자도서관 뒤져서 빌렸다. <br><br> 얻게 된 점은 중량 운동 아무리 해 봐야 충분히 먹지 않으면 재료가 없어서 근육맨이 될 수 없다는 것…(주섬주섬 간식 거리로 먹을 그간 소홀했던 단백질 드링크를 주문…하고 나니 유동식은 권장하지 않는대 흑흑) 적당량의 GI수치 적은 탄수화물 먹기(이미 쌀 대신 귀리파가 되었고, 굳이 빵을 먹는다면 땅콩버터 잔뜩해서 지방 같이 먹어서 혈당 천천히 오르게 하는 법을 써 먹는 중), 단백질 끼니마다 충분히 먹기, 거기까진 하겠는데 한 번에 먹는 양 늘리기 이건 이미 줄여버린 배에 힘든 과제이다. 지나치게 먹으면 아랫배 훅 나오는 게 너무 거부감이 든다… 이번생은 메루치인가… 살쪘을 때 건강이 안 좋았어서 더 강박적으로 안 찌는 패턴만 따라가는 것 같다. 그런데 돌아보면 그때 몸무게들이 정상 체중이고, 단지 근육량이 너무 적고 체지방량은 너무 많아서 마른 비만으로 인바디에 측정되었다. 지금의 체지방량은 좀 늘어난다고 겁내지 않을 정도이긴 한데 진짜 근육 늘리기 어렵다… 한 끼에 계란 세 개 무슨 일이냐고...<br><br> 한 번에 먹기 그나마 덜 어려운 계란, 바나나 섭취라도 추가해 봐야겠다. 고구마는 왜 허들 높아 보이지….그만큼 좋아하진 않나 보다. <br><br> 음식 먹을 때마다 모두 기록해서 칼로리를 계산하고, 식단 일지를 작성하라고 했다. 파워J가 되어야 하는데, 예전에 식사 기록하는 앱을 깔았다가 지웠다. 오히려 이것 때문에 음식에 대한 강박이 생기려고 했기 때문이다. 대신 에이아이한테 오늘 먹은 것들을 줄줄 읊어주면서 리마인드하면 에이아이는 맨날 다소 부족해...하다가 아 맞다 이거도 먹음 저것도 먹음 하고 추가하면, 조금 빠지거나 유지되는 칼로리라고 말해준다. 이자식 대충 대답하는 것 같다. (-것 같다가 너무 많이 나올 만큼 자신이 없는 주제)<br><br> 책의 앞부분이 기본 내용과 식단 관련이라면, 중간부터는 운동에 관한 조언이 나온다. 아마 내가 궁금한 부분이 이것이었을텐데, 혼자 아둥바둥 뭐라도 하는 시늉을 한 덕인가 아예 노베이스 메루치는 또 아니라서 (덤벨 3킬로까지 점진적으로 늘려놨으면 그래도 쌩초보는 아니니까…) 운동 안 하고 싫어하는 메루치한테는 읽어볼 필요가 있겠군, 하고 중반부 앞부분을 남얘기 보듯 읽었다(야야 그래봤자 아직 메루치야). 아...더 읽고 보니 노베이스 맞다… 사실 내가 하고 있는 동작 대부분의 이름을 모른다… 그래서 친절하게도 책의 후반부에서는 각각 운동 이름마다 어떻게 운동하는지 설명해준다. 글로 배우는 건 한계가 있겠지만 일단 어떤 모양새를 하는지라도 이름이랑 매칭이 되면 좀 나을 것 같다. 사진으로 동작 변화를 보여주면서 설명이 되어 있어서 좋았다. 기구나 바벨 쓰는 건 내가 당장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맨몸 운동과 덤벨 운동 위주로 보았다. <br><br> 다 읽고 나니, 내가 정말 벌크업을 원하는가 싶었다. 아, 감당할 수 있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허리 디스크 돌출도 있고, 덤벨 하다 어깨 부상도 당해 보고, 지나치게 많이 걷다가 무릎 연골도 일부 닳았다. 골고루 망가져봤기 때문에 모든 동작이 이거저거 조심해야 할 게 많다. 나는 아직 성장하는 20, 30대가 아닌 것… 40대는 늘리기보단 가진 걸 잃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춰야겠다. 골격근량 20킬로를 넘겼을 때, 덤벨을 4킬로로 운동하게 되었을 때, 신이 나긴 했지만 금세 부상으로 한참 운동을 못하게 되어 많이 우울했었다. 지금은 골격근량이 19킬로대에서 더 떨어지진 않고 있고, 자꾸 인바디는 보통 이하라고 하지만 내 체중 대비론 적은 게 아니니까 욕심 안 부리는 게 좋겠다. 책 왜 읽었니..ㅋㅋㅋ 그래도 안 읽는 것보다는 많이 도움되는 책이었다. 저자가 유튜브로도 짤막하게 운동법이나 식단 관련을 올려놓았고, 책은 사실 남성 신체 위주라 유튜브에 여성 신체용 조언과 운동법도 조금 있었다. 신체 나이 두뇌 나이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운동 시작 이전에 필요하고, 거기 맞는 방법과 내려놓음을 계속 배워야 할 것이다. <br><br> <br>+밑줄 긋기<br>-체지방은 어깨나 등, 가슴, 팔 같은 부분에 붙는 게 아니라 배에 집중적으로 쌓입니다. 그러니 살을 찌울 땐 꼭 근육량 위주로 증량을 하셔야 해요. 근육은 우리 원하는 딱 벌어진 어깨, 탄탄한 가슴, 넓은 등, 우람한 팔다리에 붙기 때문에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건장한 몸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먹기만 해서 찌운다면 배만 나오는 체지방 증량이 되고, 운동(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해서 찌운다면 건강한 근육 위주 증량이 됩니다.<br><br>-근육량은 무산소운동(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각 근육들을 지치게 만들고 나서 충분히 영양분을 섭취하면 늘어나게 돼 있어요.(간단한 한 문장인데 그게 잘 안 돼)<br><br>-1일 소비 열량<br> 여자 30~60세 (8.7*45kg+829)*1.05=1281.5kcal<br><br>-운동을 꽤 한 몸짱들이 완벽한 식단과 흠잡을 데 없는 운동 스킬로 운동을 한다면 근육량을 한 달에 얼마나 늘릴 수 있을까요? 2kg? 3kg? 아닙니다. 순수 근육량으로 한 달에 300g도 늘리기 힘듭니다.<br><br>-지방을 너무 적게 먹으면, 남성호르몬 감소로 살크업이 될 수도 있으니 우리 메루치 여러분은 꼭 필요한 만큼의 지방을 섭취해 주세요.(유치원 선생님 말투로 읽어야 할 것 같다. 귀여워지는 기분이 드는 메루치)<br><br>-규칙적인 하루 세 끼 타입<br>삼시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데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 유형입니다.<br>군인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돼요. 입대 후 규칙적인 식습관으로 어느 정도 체중이 늘어난 후 더 이상 증량되지 않고 정체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공복 시간이 가장 길 때 간식을 1회 추가하여 칼로리를 충당합니다.<br>(군대 가면 건강한 표중 체형 될듯한 기분. 정신 건강은 폭망하겠군…) <br><br>-메루치들에게 좋은 간식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br>1. 먹기 간편함 2. 보관의 용이함 3. 높은 에너지 밀도(양에 비해 칼로리가 높음) 4. 가성비 5. 낮은 GI의 탄수화물과 높은 함량의 단백질<br>이 조건에 의거하여 메루치들에게 추천할 만한 간식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br>	1.고구마말랭이 2.견과류(아몬드) 3.덜 익은 바나나 4.육포 5.닭가슴살 볶음밥 6.닭가슴살 볼 7.구운 계란 8.(햄이나 달걀 든)샌드위치 9.프로틴바 10.프로틴 그래놀라 11.닭가슴살 핫도그 12.닭가슴살 핫바 (일단 옮겨 적기는 해 둔다…)<br><br>-유동식의 남용은 요요현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하루 1회 이상 섭취를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여기서 요요가 그 보편적인 요요인지, 너 그러다 다시 체중 줄어든다 인지 좀 명확히 해줬으면 좋았겠다. 난 단백질 부족한 식사를 했다 싶으면 두유나 단백질음료를 추가로 마셔서 보충하는 경우가 있다…)<br><br>-체중 증량을 위한 피라미드 1.총 섭취 칼로리(300~500킬로칼로리 추가) 2.균등한 배분(끼니의 간격) 3.단백질 1회 섭취량 체중*0.3~0.4 (18그램 정도네) 4.탄수화물의 선택과 지방 섭취량(흡수가 느린 탄수화물, 지방 섭취가 총 열량의 15%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야 함)<br>0.정해 놓은 끼니 수 지켜서 먹기<br><br>-그런데 만약 짜놓은 끼니 수를 어기고세 끼 식사로만 목표치를 맞추려면, 1끼에 1,000kcal에 해당되는 폭식해야 하기 때문에 고칼로리가 단시간 내에 체내에 들어와 소화와 흡수가 어려워질 수 있고, 체지방으로 쌓일 확률도 높아진답니다. 게다가 대부분 이렇게 폭식을 세 번 하기엔 버겁기에 목표 칼로리조차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예요.(폭식이나 간식마저 목표를 위한 의무감을 가지고 먹어야 하는 삶이란)<br><br>-대부분 간식은 300~500kcal라, 우리 메루치들이 다이어트할 때 줄여야 할 칼로리와 딱 맞아떨어집니다.(체중 증량 후 체지방 줄이기 위한 조언 중. 뭘 간식으로 먹어야 열량이 한 끼 분량이 되는 것인가…)<br><br>-체중 감량 민감도가 굉장히 높은 메루치들이기에, 다이어트 시작 부터 섭취량을 줄이면서 유산소운동까지 병행하게 된다면, ‘부족해진 섭취 칼로리 + 유산소운동으로 소모되는 칼로리’로 정말 급격하게 체중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제가 90kg에서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 500kcal 정도를 덜 먹고 하루에 90분씩 트레드밀(러닝머신)을 뛰었는 데, 한 달 사이에 거의 82kg까지 감량이 되었습니다. 급격한 감량으로 힘들게 벌크업하며 얻었던 근육량도 일부 손실되어 허탈했었죠.(유산소-걷기나 실내자전거-가 제일 기분 좋게 운동되고 지속력도 있는데 어딜가나 근육 안 빠지려면 유산소운동 줄이라고 흑흑)<br><br>-단 이 부분은 근육량을 꽤나 늘린, 벌크업―다이어트를 하는 메루치들에게 해당이 되는 내용이고, A3, B3, C3처럼 마른 비만인 경우엔 원체 근육량이 많지 않아 근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근손실은 근육량이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오히려 마른 비만 메루치들은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면 더 빨리 체지방 연소를 할 수 있습니다.(케바케란 것)<br><br>-근육이 자라날 수 있도록 꾸준히 괴롭혀야 해요. 그런데 매일 똑같이 똑같이 괴롭힌다면 근육은 그 자극에 적응을 하게 되고 더 이상 덩치를 키우려고 하지 않지요. 중량이든 횟수든 어떻게든 ‘운동 강도’가 늘어나야 근육이 커진답니다.(굳은 살 박히게 들은 이야기지만 조금 더 참고 읽어 보기로 해요.)<br><br>-우리 메루치들이 체중을 효율적으로 늘리기 위해선 큰 근육들인 가슴, 등, 하체 위주로 운동을 해야 합니다. 팔이나 어깨 같은 건 작은 근육이 기에 증량되는 폭이 대근육에 비해 작아요. 게다가 대근육 위주로 운동을 하게 되면 팔과 어깨는 자연스럽게 발달을 하게 된답니다.(이미 어깨랑 팔뚝만 올롱볼롱해진 메루치는 앞으로는 가슴, 등, 하체 위주로 운동을 하겠습니다...그럼 덤벨로 안 될 거 같은데)<br><br>-푸시업으로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br>푸시업 1세트(워밍업 세트) 3개 푸시업 2세트(워밍업 세트) 6개 푸시업 3세트(본 세트) 10개 푸시업 4세트(본 세트) 10개 푸시업 5세트(본 세트) 10개<br>여기서 운동강도를 올린다면,<br>푸시업 3세트(본 세트) 11개 푸시업 4세트(본 세트) 11개 푸시업 5세트(본 세트) 11개 (…)<br>한 운동의 모든 세트가 끝난 뒤에 다음 운동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막 여러 동작 섞어서 한 세트씩만 하는-공부도 그렇게 한우물을 못 파던-메루치는 아...한 가지라도 집중적으로 여러 세트 해보는 시도를 해야겠다고 몇 년만에 생각하게 됨…)<br><br>-푸시업-니푸시업-풀업-인버티드로우-스쿼트-런지-플랭크-백익스텐션 (이건 맨몸 버전)<br><br>-선 횟수―후 중량 방법이란 가장 만만한 운동 강도인 횟수를 먼저 올리고 특정 시점 이상 횟수를 달성하게 되면 중량을 올리고 횟수를 다시 낮춰서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즉, 쉬운 횟수를 먼저 공략하고 힘든 중량을그 다음에 늘리는 전략이죠. 이 방법의 시작은 먼저 각 운동당 반복구간을 정하는 것입니다. 반복구간이란 그 운동을 진행하는 최소의 반복 횟수와 최대의 반복 횟수예요.<br><br>-벤치프레스(또는 체스트프레스) → 푸시업 → 랫풀다운(또는 풀업) → 케이블로우 → 덤벨스쿼트 → 덤벨런지 → 덤벨컬 → 케이블푸시다운 (반복구간 8~12회, 세트간 휴식 1분, 운동간 휴식 2~3분, 주3회 월수금 식으로 꼭 휴식일 두기) (이건 헬스장 버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7262/84/cover150/k15273269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2628417</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달 대신 꼬인 손가락을 보게 만든 책. -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 인간 본성의 근원을 찾아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2996</link><pubDate>Thu, 02 Apr 2026 21: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299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7874&TPaperId=1719299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8768/33/coveroff/89837178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7874&TPaperId=1719299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 인간 본성의 근원을 찾아서</a><br/>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최재천.김길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07월<br/></td></tr></table><br/>-20260402 에드워드 윌슨.<br><br><br> 내가 가진 이 책은 10년 전에 나온 1판 1쇄이다. 끝까지 읽긴 읽었지만 이 책이 말하려는 바를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사소한 오타가 너무 많이 눈에 띄었다. 지뢰밭 뛰는 기분이어서 집중력이 점점 떨어졌다. 쉬다가 읽어도 또 똥 밟고 한숨 쉬고, 몰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처음에는 생화학에 데이고 와서 아주 미세한 분자 단위 아닌 종 단위, 개체 단위로 연구하는 생물학이니까 좀 나으려나, 했는데 흥미로워야 할 이야기들도 이상하게 집중이 안 되었다. 내가 요즘 상태가 안 좋네, 내 탓을 하다가 후반부로 오니까 이 책이 심각했고 잘못했다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래서 오자나 오문이 보이는 대로 베껴놨다. <br><br> 책이 생물이라면, 이 한국어 번역책은 자연 선택에서 도태되었을 것이다. 책의 장점과 가르침을 상쇄할 만큼의 단점-오자, 어색한 문장-이 많았다. 에드워드 윌슨 선생의 책을 같은 출판사에서 퍽 많이 냈던데 궁금했을 주제들도 이런 식이면 믿고 거르게 생겼다. 번역/편집/교열 교정의 총체적 난국이 나에게서 윌슨 선생님과의 또다른 만남을 앗아갔어… 공동 번역이어서 그나마 뭔말인지는 읽혔던 전반부와 갑자기 왜 이 지경이 되었나 하는 후반부가 각각 누구 책임일지 나는 알지 못한다. 뱀에 대한 진화적, 생물학적, 문화적 공포의 형성 이야기가 초반부에서 제시되고 다시 후반부에 또 한 번 등장하는데,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려다가 엉망진창 문장들에 걸려 다 잊어버렸다. <br><br> 책의 구성은 윌슨 선생님이 아주 길지도 짧지도 않게 쓴 생명, 생물학에 대한 에세이를 모아 놓은 형태이다. 뱀, 상어, 개미 그리고 (월리스 선생도 반했던) 극락조 같은 개별종들을 다루는 부분이 그나마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생태 윤리라고 해야 되나, 당위적으로 서술하는 부분은 원래도 재미가 없었겠지만 문장이 너무 꼬여서 뭘 말하는지 여러번 다시 읽어야 했다. 그럴 필요는 없었겠다 싶다. 생물 다양성 감소에 대한 우려와 인간이 지나치게 지구와 다른 종을 파먹고 있다는 취지의 서술에는 동의한다. 인간은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지구 안 망치고 잘 할 수 있어! 하는 건 별로 와닿지 않는다. 가장 멍청하고 위험한 사람들이 제일 큰 힘을 가지고서 같은 종끼리도 뚜드려 패고 있는 마당에, 인간에게 그런 거시적 안목과 자비와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br><br>+밑줄 긋기<br>-사회 생물학에는 위험한 함정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비판 없이 존재의 당위성을 규정하는 윤리학의 자연주의적 오류다. 그것은 지속적인 경계를 통해서만 피할 수 있다. 인간 본성의 대부분은 구석기 수렵 채집인의 유산이다. 그러나 어떤 유전적 편향의 증거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 존재하며 미래 사회에도 지속될 관습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 우리 대부분이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낸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상, 그러한 관습을 따르는 것은 생물학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잘못된 생물학이 그랬던 것처럼 그것은 재앙을 불러올 것이다.(118)<br><br>-인간 중심적이 된다는 것은 인간 행동의 한계, 인간 행동의 바탕이 되는 생물학적 과정의 의미, 장시간에 걸친 유전적 진화의 보다 깊은 의미를 모두 무시하는 것이다. 인간종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의식적으로 거리를 유지하고 바라볼 때에야 비로소 좀 더 포괄적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126)<br><br>-공포심은 극단적이고 불합리한 두려움으로서 메스꺼움, 식은땀, 그 밖에 중추 신경계에서 일어나는 다른 반응들을 수반한다. 먼 옛날 인류의 환경 속에 존재했던 가장 큰 위험들, 예를 들면 밀폐된 공간, 높은 곳, 뇌우, 급한 물살, 뱀, 거미 등은 이러한 공포심을 쉽게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총, 칼, 차, 폭탄, 전기 컨센트 등 현대 산업 사회에 존재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들에 의해 공포심이 환기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점은 주목할 만하다. (147, 저자의 입장과 다르게 나는 후자로 열거된 모든 것에 공포에 가까운 불안감이 있어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나만 그러냐...)<br><br>-인간의 정신은 확률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같은 선택을 하는 구성원의 비율이 사회마다 동일할 수는 없으며 이에 따라 문화적 다양성의 패턴, 달리 말해 ‘민족지학적 분포의 형태’가 형성된다.(153)<br><br>-다윈의 주사위는 지구의 형편을 나쁘게 하는 쪽으로 굴러왔다. 많은 과학자들이 생각하듯이, 좀 더 상냥한 동물이 아닌 육식 영장류가 큰 발전을 이룬 것은 생태계에게는 엄청난 불운이었다. 우리 종은 파괴적 충동을 부추기는 유전적 형질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종족 안에서 뭉치기를 좋아하고, 공격적으로 세력권을 방어하며, 최소한의 필요 이상으로 개인적인 공간을 가지려 하고, 이기적인 성격과 성적 욕구에 의해 행동한다. 가족과 종족의 수준을 넘어선 협동은 어려운 일이다. <br> 더욱 심각한 것은 육식에 대한 우리의 선호이다. 이것은 태양 에너지를 낮은 효율로 이용하도록 만든다. (215, 인간이 대역 죄인이긴 하네…)<br><br>-그리고 나는 생태여성주의와 같은 일종의 잡종 운동(hybrid movements)은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다. (221, 나는 이 문장도 번역의 ‘잡종’ 단어의 선택도 불편하다. 생물학에서는 잡종이 중립적인지 (정말 그런지는 잘) 몰라도 용례로는 되게 폄하하는 말을 굳이 골랐다. 혼합형, 융합형 이 정도까지만 해도 좋았겠다.)<br><br><br>+오자/워스트 번역문들<br>-상광하지-&gt;상관하지(88, 이전에도 종종 보다 더는 못 참고 잘못된 글자 다 옮겨 적기로 했다.)<br>-다라-&gt;따라(100)<br>-니나니벌같이-나나니벌 같이(103)<br>-연향을-&gt;영향을(138)<br>-나타나틑-&gt;나타나는(149)<br>-사시이다. -&gt;사실이다.(154)<br>-약간 떨어져서 보면 수컷은 마치-펄럭인다.(161, 버퍼링 난 것처럼 같은 문장 반복)<br>-회정 방향-&gt;회전 방향(185)<br>-추적하는 곳이다.-&gt; 추적하는 것이다.(200, 맥락상 그렇다. 아씨 진짜 오타 이렇게 많은 책 너가 처음)<br>-지중해서 기후의-&gt;지중해성 기후의(203)<br><br>-야생종들은 새로운 제약, 농작물, 섬유, 펄프, 석유 대체품, 토양과 물의 복원을 통한 미개발 자원들이다. 이 주장은 명백한 사실이고 확실히 반보존자유주의자들의 진로와 주장을 막을 수 있다. (205, 여기 나만 호응 이상하고 번역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인가. 두번째 문장은 뭔 말인지는 알겠는데 진로와 주장을 막는다고 저렇게 동사 하나에 퉁쳐도 되냐)<br><br>-살아 있는 생물종의 권리에 대한 단순한 청원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원리에 대한 단순한 요구로 회답될 것이다. (207, 끔찍한 문장들이 후반부에서 갑자기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한다.)<br><br>-그리고 인간에게 도움이 되도록 생태계가 이해되고 사용될 그날까지 생물계의 현명한 이용은 살아남은 생태계들을 보존하고 그들이 담고 있는 생물 다양성을 구하기에 충분하도록 그들을 면밀하게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230, 마지막 문장까지 싸우자는 건가...좀 끊어서 말이 되게 쓰라고 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8768/33/cover150/89837178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7683353</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화학을 조금은 아는 사람이 읽기로 해요.(독중단감)</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81578</link><pubDate>Sun, 29 Mar 2026 19: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8157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8350&TPaperId=1718157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133/74/coveroff/897291835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20260329 읽기 중단. 닉 레인.<br><br><br><br> 부록과 참고 문헌 소개 등을 제하고 나면 이 책은 320쪽 남짓이다. 162쪽까지, 절반쯤 읽었을 때, 남은 뒷부분을 챠르르 넘겨 보았다. 여전히 분자에서 전자가 왔다갔다 양전하를 띠다가, 음전하를 띠다가, 자기들만 떨어져 나갔다가, 난리가 난다. 일반적인 화학 구조식 아니고, 닉 레인 선생님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생화학 반응에 대해 말로 얘가 저기 갔다, 여기 갔다, 하는 걸 쉽게 설명해주려고 애쓰셨다. 그렇지만 내 눈은 그저 글자를 좇을 뿐, 내 뇌는 글자와 그림, 그림 속의 화살표를 연결할 수 없었고, 그 조그만 것들의 끝없는 변화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놓아주기로 했다. <br><br> 고1 과학의 공유 결합, 이온 결합 나오는 부분까지 ebs강좌를 듣다가 그만두었다. 기본만이라도 갖추고 싶었는데. 휴가 때니까 여흥으로 그런 공부라도 할 생각을 한 거지, 퇴근하고나서 수학 문제나 과학 문제를 풀 기력도 여유도 이젠 없다. 결정적으로 이해력이 딸렸다. 정말 그랬다… 또르르...<br><br> 고등학교 화학 과목까지 제대로 공부하고 나서 이 책을 읽으면 따라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닉 레인 선생님은 더 읽을거리를 소개하면서 ‘이 책은 교재나 연구 논문이 아니’라고 (340) 하시지만, 그렇다면 이 책의 정체성은 뭘까요… 적어도 과학에 큰 흥미를 느끼지만 더하기 빼기에서 혼선을 겪는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즐길 거리로 읽기에는 너무도 힘들었다. <br><br> 선생님이 책 후반에 제시한 읽을 거리 목록은 국내서 번역이 되어 있는 것 위주로 미리 훑어 보았다. 본인이 지은 ‘생명의 도약’, ‘미토콘드리아’, ‘산소’ 같은 걸 이 책을 쓸 때 참고한 책으로 넣어 뒀다. 산소 빼고 제일 유명한 책들은 두 권 봤으니 됐잖아… 그때도 너무 어렵다 싶긴 했지만 재미있기도 했다. 지금처럼 이온이나 분자의 형성, 변화 과정을 계속 따라가기란 어려운 것을 넘어 나는 안 되는 것으로...개미에게 드레스를 입히긴 좀 그렇다. 그나마 내가 가진 책 중에 ‘태양을 먹다’를 참고했다고, 광합성의 역사를 흥미롭게 다룬 책이라고 하니 그걸 나중에 천천히 봐야겠다. <br><br> 책을 읽는 동안 뭘 건진 게 있나 돌아보려 해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일단 이 책에서 크레브스 회로, 역 크레브스 회로 이런 말을 처음 들어봤다. 아직도 그게 어떻게 작동되는지 원리를 어렴풋이도 이해 못하겠다. 뭐에 쓰는 건지도 잊었다. 캘빈-벤슨 회로에서 캘빈이 벤슨한테 무슨 이유인지 빈정 상해서 해고해 버리고 자기 혼자 노벨상 탄 건 기억난다. 과학자가 등장인물인 대하 드라마 같은 게 펼쳐질 땐 조금 재미있었다. 똑똑한 선생님들조차 물질 대사의 중간 과정이 이 회로냐, 저 회로냐, 이게 맞냐, 아닌 거 같은데, 하는 걸 보고서 그나마 깨달은 건, 과학은 완벽하고 완성된 무언가를 찾아내고 만들어내는게 아니라, 끝없이 틀리는 걸 반복하고 참아가며 실낱 같은 뭐라도 건지면 다행인 작업이었다. 어차피 답이 없어서 사람이 선택하고 방향을 잡아가는 일들이 있지만, 과학은 그런 일은 아니었다. 에휴.<br><br> 닉 레인 선생 책은 이거랑 전에 읽은 두 권 말고도 ‘바이털 퀘스천’이랑 ‘산소’도 사 놨다. 그것들은 이 책보다는 덜 어려울까… 일단 좀 더 묵혀뒀다 만나는 게 좋겠는데 점점 더 바보가 될 텐데 걱정이다. 읽고 싶어도 읽지를 못하는 이 느낌 정말 안타깝다. 내 탓하지 말고 내 눈높이 못 맞춘 과학자 선생님 탓을 해야지...논문이나 교재 아니라면서요...<br><br>+밑줄 긋기<br>-센트죄르지는 그(비타민C)구조를 결정하기 위해서 씨름했다. 개구쟁이 같은 유머 감각을 지닌 그는 처음에는 이 물질에 “모른당ignos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nose˝는 당의 성질을 나타내고, “ig˝는 자신의 무지ignorance를 나타낸다). 이 이름이 거부되자, 그는 ”신만안당Godnose˝이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결국 이 물질은 항괴혈병적anti-scorbutic(비타민C결핍증인 괴혈병을 예방하는) 특성이 있다는 의미로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이라는 화학명을 얻게 되었다. (57, 비타민C를 처음 분리해낸 센트죄르지의 작명도 재미있고, 이걸 소개하는 닉레인도 유쾌하고, 모른당, 신만안당으로 번역한 번역가의 센스도 마음에 들었다.)<br><br>-산소는 광합성의 폐기물이다.(133, 우리는 폐기물 재활용사!)<br><br>-생명은 심해의 열수 분출구에 있는 이산화탄소와 수소에서 시작되었을까? 아니면 밀러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생물적 화학의 유서 깊은 전통적 주장처럼, 지표수에서 시안화물 같은 기체가 자외선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서 시작되었을까?<br> 이 생각들은 사실상 모든 측면에서 상반된다. 심해 대 따뜻한 연못, 빛에너지 대 화학적 불균형, 물질대사 우선 대 유전자 우선, 독립영양 대 종속영양, 빠른 화학 대 느린 축적, 국지적 규모 대 행성적 규모, 생물학 대 화학, 이 중 생명의 기원으로 이끈 궁극적 길잡이는 어느 쪽이었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135, 과학자님들도 아직 답을 내지 못하고 서로 대립하고 있는 근원에 대한 주제가 많다. 그러니 내가 뭘 잘 못 알아들어도 너무 스스로 뭐라고 하지 말아야겠다.)<br clear="all">]]></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133/74/cover150/897291835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1337472</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엄청나게 가깝고 믿을 수 없게 시끄러운.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80281</link><pubDate>Sun, 29 Mar 2026 00: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802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048&TPaperId=171802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84/14/coveroff/89374900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048&TPaperId=171802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a><br/>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br/></td></tr></table><br/>-20260328 조너선 사프란 포어.<br><br><br>‘사랑의 역사’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동시에 선물 받았다. 둘은 부부이고 둘다 작가라고 했다. 제법 그럴싸한 선물이었다. <br> 얼마 되지 않아 누군가에게 들었다. 그 둘은 진작에 헤어졌다고, 남자 작가 쪽이 모델과 바람이 났다고 했다. <br> 이 책 시작에는 헌사가 있다. ‘니콜 내 아름다운 여신 당신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13) 끝난 사랑 이야기를 들은 뒤 읽는 헌사는 조금 우스웠다. 그렇지만 사랑을 거둬간다고 바친 책까지 거둘 수는 없으니까, 이불을 팡팡 차며 사랑의 흑역사를 곱씹는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작가님.<br><br>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를 먼저 읽었다. 딱 4년 전 3월이라고 한다. 책 이야기는 별로 안 해 놓고, 내가 나중에 소설집을 내게 되면 ‘사랑의 흑역사’라는 제목을 붙일 거라고 야심차게 차례까지 짜 놨다. 이거야 말로 흑역사잖아. <br><br> 왠지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얄미워서 읽긴 해야 하는데 어쩌다보니 밀리고 밀렸다. 그러다가 읽었다. 신경과학적 실험을 한다고 책 곳곳에 이런 저런 그림과 텍스트로 장난치는 책을 함께 읽고 있었는데, 동시에 읽는 소설도 비슷하게 사진과, 겹친 글씨들과, 빨간펜과, 역재생되는 누군가의 소생 장면 같은 게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우연이었다. <br> <br> 오스카는 대놓고 양철북의 악동을 떠올리게 하려는 이름 아냐? 하고 어린 아이를 화자로 내세우는 건 치트키지...하면서 처음에는 조금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런데 화자는 오스카와, 오스카의 할머니와, 할머니를 떠났던 할아버지를 오간다. 조금 정신 없긴 했어도 페이지는 잘 넘어갔다. 열쇠와 블랙을 찾아라! 뭐 이런 미션 내지 추리물처럼 오스카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아빠의 흔적을 찾고자 한다. 가보지 않았던 퀸즈와 스태튼 아일랜드에도 걸어간다. 911 테러로 아버지를 잃은 오스카는 이런저런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모습이 언뜻 보인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차라리 찾아다니는 일에 몰두하느라 힘들어하거나 슬퍼하는 걸 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br><br>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학교에서 갑자기 방송부 애들이 텔레비전으로 세계무역센터에 비행기가 충돌하는 장면이 나오는 뉴스를 틀어줬었다. 무슨 기분이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20년이 넘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화씨911 같은 영화를 보면서 부시가 잘못했네...하는 생각을 했다. 영화 속 부시는 유치원에서 애들 책을 읽어주다가 귓말로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어쩌지, 하는 표정으로 망연자실해 있었다. 정말 이건 어쩌지. 안타깝다는 생각 정도는 했겠지만 머나먼 나라의 무고한 사람이 무수히 많이 죽는 일이 벌어진 게 피부에 와닿지는 않았었다. <br><br>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고통과, 그럼에도 살아갈 수 있는 건 남은 사람들끼리 아직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걸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들여다 보게 해 주었다.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그저 멀리 떠났다가 40년 만에 나타나서 내 손자, 하는 토마스 할아버지는 왜 떠나고 왜 돌아왔는지, 아버지와 오스카와 이어지는 연결고리 내지 땅 파는 일 시키려고 소환한 건지, 조금 납득이 안 되었지만 말이다. 폭격에 사랑하는 사람과 뱃속 아기와 가족을 동시에 잃는 건 말을 잃을 만큼 충격적인 일일 수는 있겠다. 그래도 자기 삶이 박살난 걸 애나의 동생한테 과거의 무언가를 찾으려다 잘 안 되니까 아이를 가진 그녀를 버리고 떠나고, 뒤늦게 자기 아이인 토마스가 죽고 나니 돌아와서 뭔 사모곡도 아니고 사자곡 같은 편지를 줄줄 풀어 놓고 있어서 보기가 싫었다. 집안에도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 더 그랬다.<br><br> 오스카가 아이어서 그런가, 뉴욕의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했다. 아이의 고통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모르는 척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자기 방식대로 애도하는 걸 냅두는 엄마도 그렇고, 한동안 오스카와 블랙 씨들을 만나러 함께 다녀준 위층 블랙 할아버지도 그랬다. 할머니의 보살핌이며, 경비 아저씨들이며, 리무진 기사랑 그 모든 블랙들까지, 다 오스카를 애 취급하지 않고 진지하게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눴다. 나에게도 그런 어른들이 조금 더 많았다면 덜 불행했을까. 그런 어른들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있긴 있었어서 이만큼이나마 버틸 수 있는 인간으로 자랐을까. 나는 그런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아직도 왜?를 향해 헤매는 아이인 것 같은데 말이다. <br><br> 이 시절도 온갖 공습 폭격으로 삶터가 다 망가지고 언제 또 죽음의 가능성이 다가올까 숨죽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지금 ‘우리는 무사할 것이다.’(456)는 닿지 않을 말이다. 그 우리는 살아남은 미국인들로 한정된다. 소설 속엔 제일 끔찍한 건물인 트럼프타워와 아름다운 건물인 유엔 본부가 잠시 나온다. 평화 대신 돈과 피를 택한 나쁜 사람들은 그만큼 되돌려 받았으면 좋겠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상상도 잘 안 되는 먼 곳의 사람들은 최대한 무사할 수 있었으면, 그래서 남은 고통도 사랑으로 문지르며 삶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br><br>+밑줄 긋기<br>-나는 어떻게 하면 덜 느낄 수 있는지를 배우는 데 평생을 바쳤어.<br> 날이 갈수록 느끼는 감정들이 줄어들었지.<br> 이런 것이 늙어간다는 것일까? 아니면 늙는다는 건 뭔가 더 나쁜 것일까?<br> 슬픔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려면, 행복으로부터도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단다. (248, 요즈음엔 비슷한 생각을 해요.)<br><br>-태어난 것은 모두 죽어야 한다. 그 말은 우리 삶이 고층 빌딩과 같다는 의미이다. 연기가 번져오는 속도는 저마다 다를지라도 불길에 휩싸여 있기는 다 마찬가지이고, 우리는 모두 그 안에 갇혀 있다. (340, 이런 세계관, 인생관을 아홉 살에 갖는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그런데 내 아홉 살도 딱히 다르진 않았던 것 같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84/14/cover150/89374900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841405</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다르게 보고 덜 알게 되며 죽지 않는 것. - [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 -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보 로토의 ‘다르게 보기’의 과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77694</link><pubDate>Fri, 27 Mar 2026 19: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776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636115&TPaperId=171776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112/71/coveroff/k1826361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636115&TPaperId=171776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 -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보 로토의 ‘다르게 보기’의 과학</a><br/>보 로토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9년 12월<br/></td></tr></table><br/>-20260327 보 로토. <br><br> 책의 편집이 재미있게 되어 있었다. 책 모서리에는 어렸을 때 한 번씩은 만들어봤을 프레임 애니메이션 같은 것이 양면으로 새겨져 있고, 감각을 자극할 만한 그림들, 착시를 보여주는 예시들, 어느 페이지는 처음에는 옅게 인쇄되어 있다가 점점 그라데이션처럼 글씨가 진해지기도 하고, 두 페이지를 맞닿게 해야 문장이 완성되는 때도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이 책이 기술하는 것 그 자체가 되게 만들려고 애썼는데, 이 책이 기술하려고 하는 것은 바로 다르게 보는 과정을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것’(10)이라고 했다. 흥미로운 시도였다. <br><br> 그렇지만 어찌저찌 이 책을 (별로 집중하지는 못한 채) 며칠에 걸쳐 다 읽고 나니, 신경과학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나 하면 잘 모르겠고, 신경과학에 기반하여 나의 지각과 인식을 바꾸게 되었냐 하면 그것도 잘 모르겠다. 내가 달라졌구나, 할 만한 상황에 맞닥뜨리거나 해결할 과제를 이전과 다르게 수행하는 경험을 아직 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br><br> 궁금하긴 하다. 사람은 자신이 예전과는 달라졌음을 쉬이 인식할 수 있을까? 어쩌면 스스로 난 달라질 거야, 달라졌어, 하고 선언하고 그렇게 믿는 것이 곧 달라짐이 아닐까 싶다. <br><br> 나는 항상 버릇처럼 일부러 남들이 보는 방향이 아닌 반대로 가기도 하고, 기본값이 상대에 대한 신뢰보다는 의심이고, 막상 저지른 일과 말 같은 것을 반추하며 그게 맞았나? 다른 건 없었나? 고민하는 일도 잦다. 나를 둘러싼 물건들을 자주 위치와 배열을 바꿔가며 조금 더 내게 맞는 느낌이 될 때까지 다시 놓고 치우고 반복하는 습관도 있다. 그렇게 나 자신 또한 놓고 치우고 다시 놓고를 반복하며 살았다. <br> <br> 다양한 연구와 작품과 사례를 들며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이렇게 해 봐, 저렇게 해 봐, 하는 것들이 많은데, 나는 과학책이라고 생각하고 펼쳤는데 하는 말은 자기 계발서랑 비슷한 것 같아… 생각을 바꾸면 사람이 바뀌고 미래가 바뀌고 어쩌고 저쩌고. <br><br> 책에서 이렇게 저렇게 해 보라는 걸 실험해 보고 싶긴 한데, 뭘 하라고 하는 게 많이 추상적이다. 그리고 이걸 읽고 내 뇌를 바꾸기 전에 잠시 전에 뭘 하라고 했는지 기억해 내는 게 더 어려웠다. 뭘 바꾸고 달라지려고 해도 그게 뭐였는지 인상 깊게 남아야 가능한 일 같다. 그러니까 책을 코로 읽었을지도 모른다는… 여튼 이 책을 읽고 저자의 말을 믿고 정말 독서와 함께 내가 조금은 달라졌어, 하고 더 나은 쪽(혹은 저자가 말하는 더 나쁜 쪽)을 향하는 사람이 있길 바란다. 바라면 또 이루어질 지도, 달라지는 게 나일지도-나는 빼고, 난 별로, 를 꾹 참은 것 만으로도 달라진 게 아닐까.<br><br>+밑줄 긋기<br>-우리는 실재를 보지 못하며, 따라서 우리는 과거에 보기에 유용했던 것을 보도록 진화했다. 이것은 모든 것은 착시이거나 아무것도 착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착시가 아니라는 것이 현실이다. (161)<br><br>-지각의 관점에서 볼 때, 의미의 과거 역사(즉, 우리의 내러티브)에 의미를 재부여하기 위해 자유 의지를 행사하면,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의 미래 역사가 바뀌고, 따라서 우리의 ‘미래 과거’가 바뀐다. 그리고 미래 지각도 자신의 경험적 역사에 대한 반사 반응이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미래 과거’를 바꾸는 것은 ‘미래’지각(아이러니하게도 각각의 지각은 자유 의지의 작용이 없는 상태에서 생겨난다)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 (262)<br><br>-“나는 갑자기 사람의 운명은 흔히 죽기 오래전에 완성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263, 밀란 쿤데라의 ‘농담’을 재인용하며 미래 과거의 변화 방법을 이야기 한다. 이후 이 문장을 부인한다. ‘왜’라는 질문이 누적되면 예측 불가한 일들이 가능해진다고 한다.)<br><br>-이것은 어떤 것이 기분을 상하게 했을 때, 실패한 가정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하는 실용적 과제를 제공한다. 이러한 사후 상황 분석은, 그것이 직업적인 것이건, 개인적인 것이건, 자신의 행동을 인도한 보이지 않는 가정을 찾도록 하기 때문에 아주 소중하다. 그 가정을 일단 보는 순간, 선택의 잠재력이 생긴다. (311-312)<br><br>-존재 방식의 다양성에 노출되는 경험은 공감뿐만 아니라 창조성 자체까지도 높인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315)<br><br>-(우리 조상들의) 세계는 적대적이고 불규칙한 장소로, 미래가 캄캄한 ‘어둠’속에 싸여 있는 불확실성이 전형적으로 펼쳐진 곳이었다. 그런 환경에서 예측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주 나쁜 생각이었고, 예측을 하는 것은 아주 좋은 생각이었다. (335)<br><br>-사람들은 확실성을 제공하는 제도를 중심으로 사회를 조직했다. 그런 제도로는 법원, 정부, 경찰, 그리고 슬프게도 교육 제도(심지어 대학 수준에서도)와 이것들과 관련된 과정들이 있다. (345, 정말이지, 슬프게도.)<br><br>-가트먼 부부는 그들이 ‘네 기사’라고 이름 붙인 것을 확인했는데, 이것은 거의 예외 없이 커플의 붕괴를 초래하는 네 가지 행동을 말한다. 그 네 가지는 비판(단순히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경멸, 방어적 태도, 완고함이다. (350)<br><br>-멈춤은 덜 알 기회, 우리가 항상 확인하려고 노력하는 인지 편향의 지각을 좁히는 힘을 막을 기회, 무릎 반사에서 반사를 제거하고 자극의 무의미성(설사 무의미하게 느껴지지 않더라도)과 함께 가만히 앉아 있을 기회를 준다. (354)<br><br>-특히 불안 발작의 경우, 거기서 벗어나는 경로 중 하나(설사 최선의 경로는 아니더라도)는 그것을 무시하는 것이다. 정말로 싹 무시해야 한다. 유명한 심리 치료사 카를 융은 문제는 결코 고쳐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지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바꿀 수 있을 뿐이다. (357)<br><br><br>-1. 불확실성 찬미하기: ’멈춤‘과 이 멈춤에서 생겨나는 모든 질문에 손실의 관점이 아니라 이득의 관점에서 다가가기 위해.<br>	2.  가능성에 열린 태도 보이기: 사회적 변화에서부터 진화 자체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엔진인 경험의 다양성을 장려하기 위해.<br>	3.  협력: 가능성 공간을 확장시키는 집단이나 시스템의 다양성에서 가치와 동정을 발견하기 위해-이상적으로는 순진성과 전문성을 결합함으로써. <br>	4.  내재적 동기 부여: 창조성 과정이 자체 보상이 되도록 하기 위해. 이것은 엄청난 역경 앞에서 불굴의 인내력을 발휘하게 해준다. <br>	5.  의도적 행동: 궁극적으로는 왜의 관점에서 자각을 가지고 행동하고 의식적으로 관여하기 위해. (372)]]></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2112/71/cover150/k1826361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1127147</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