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참을 수 없는  (반유행열반인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I chose not to choose life. I chose somethin’ else.</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24 Apr 2026 12:42:07 +0900</lastBuildDate><image><title>반유행열반인</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921671142540374.jpeg</url><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반유행열반인</description></image><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내게 조폭 두목 친구가 있다면? - [괴짜사회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30656</link><pubDate>Tue, 21 Apr 2026 21: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306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4935200&TPaperId=172306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27/87/coveroff/89349352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4935200&TPaperId=172306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괴짜사회학</a><br/>수디르 벤카테시 지음, 김영선 옮김 / 김영사 / 2009년 07월<br/></td></tr></table><br/>-20260421  (저자:수디르 벤카테시)<br><br> 제목만 봤을 땐 사회학에 관한 여러 이론이나 통념을 깨는 연구 결과 등을 열거해 놓은 책 같았다. 그런데 원제를 확인해 보니 ‘하루 동안의 갱 보스’. 이쪽이 더 책의 고갱이를 잘 드러냈다. <br><br> 사회학 대학원생 수디르는 정말 하루간 갱단 보스 역할을 체험하기도 한다. 실제로는 거의 수 년을 시카고의 흑인 빈민 주택단지 로버트 테일러 홈스에 드나들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기록했다. <br><br> 세상물정 잘 모르고, 강한 호기심에 이끌려 갑자기 남의 험한 동네로 뛰어든 학생처럼 본인을 그려 놨지만, 속표지의 소개 사진을 보면 저자는 체격도 다부지고 깡따구도 있어 보였다.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걸고 마약 거래와 총격전이 오가는 갱단의 관리 구역에 들어가 연구할 마음을 먹은 것을 보면, 수디르는 야심넘치고 학계에서 성공할 욕심도 크게 가졌던 것 같다. <br><br> 그래서 갱단의 보스 제이티와 주택단지 주민회장 베일리 부인 등을 중심인물로 하면서, 그 주변 인물들과 주민들의 삶을 그린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롭게 읽히는 건, 저자가 서사를 만들고, 그렇게 읽히도록 많은 장면들을 편집하고 재배치한 덕일 거라고 생각했다. 삶은 드라마가 아니다. 그렇지만 어떤 이들의 삶은 어떤 드라마보다도 굴곡 많고 이야기거리도 많다. 수디르처럼 가까이서 오래도록 지켜보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일상이 이야기로 남도록 그릴 수 있는 것이다. <br><br> 마약 거래, 매춘, 뇌물, 갱단 간 전쟁, 부패 경찰, 온갖 지하경제가 한 동네 안에서 얽히고설켜 있다. 그들 나름대로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붙들고 있는 것일 수도, 그런 일이 아니면 더는 선택할 수 없어서일 수도 있다. 책으로 전해들었을 뿐 그 안에 뛰어들어 보지 않아서 짐작만 할 뿐이다. 심지어 그 동네는 재개발과 함께 사라져 버려서 옛 주민들의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대신 이 책이 남았다. <br><br> 유튜브는 잘 보지 않는데, 한동안 관심을 가지고 둘러본 채널이 있었다. 특히 ’나락의 삶‘이라는 다큐 형식의 컨텐츠가 흥미로웠다. 정신이 (나보다 더)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 젠더 퀴어, 크리에이터라고 하지만 그렇게 큰 수익을 누리지 못하고 대개 술방송으로 간팔이를 하거나 막장 방송을 하는 사람들, 도박중독, 성형중독, 성매매, AV배우 등 사회 대다수에게 인정 받지 못할 방식으로 생계를 잇고 있는 사람들이 잔뜩 등장했다. <br><br>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영상 속 사람들이 생각났다. 세상엔 다양하게 고달픈 삶이 존재하고, 멀리 치워두고 들여다보지 않아서 몰랐을 뿐, 나름대로의 삶을 어떻게든 끌고 가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게 존재한다. 내가 저런 처지가 아니라고 안도하기보다, 제대로 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기 전에, 그것 말고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을 삶에 대해서도 가끔 생각해 봐야 겠다. <br><br>+밑줄 긋기<br>-“백인을 절대로 믿지 말게나.” 어느 날 올드타임 할아버지가 내게 조언했다. “그렇다고 흑인이 그보다 더 나을 거라고도 생각지 말고.” (23, 색은 중요치 않다. 누구도 믿지 마...)<br><br>-우리는 이곳을 벗어나려고 애쓰느라 시간을 허비하면서 이곳에서 살고 있지. (24, 많은 사람이 그러고 살긴 하는데 로버트 테일러 주택단지는 더 그럴만 했다.)<br><br>-식품 잡화점 주인에게서 식료품을, 시카고 주택공사로부터 집세 면제를, 사회 복지 담당 공무원에게서 혜택 지원을, 경찰관으로부터 감옥에 간 친척들을 위한 특혜를 받을 수 있었다. 섹스를 화폐 대용으로 사용하다니! 그러나 그들의 설명은 일관되고 아주 현실적이었다. 아이가 굶주릴 위험에 처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다. 이 젊은 엄마들은 자신의 몸을 이용하여 이런 생필품을 얻는 것을,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도 괴로워하는 듯했다. (292-293, 사회경제적으로 제일 어려운 지역 사회에서 제일 고통 받고 착취당하는 건 여성들이었다.)<br><br>-나는 경찰이란 일이 잘못되었을 때 도와주는, 믿을 만한 영웅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랐다. 그런데 여기서는 평범한 시민인 내게도 그렇게 대하지 않았다. (329, 무력을 사용하는 공권력을 가진, 좋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쁜 사람도 일정 비율 늘 섞여 있다.)<br><br>-그래도 나는 선택권이 있어서 로버트 테일러 홈스에서의 생활을 그만둘 수 있었지만 그곳 주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내가 빈곤 문제 연구를 끝내고 나서 오랜 후에도 그곳 주민들 대부분은 여전히 가난한 미국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었다. (335, 선택할 여지가 없는 사람들. 그들도 좋아서 거기 사는 게 아니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27/87/cover150/89349352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27874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논쟁은 두껍고 텍스트는 허약함. - [청춘 - 마광수 소설]</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26038</link><pubDate>Sun, 19 Apr 2026 15: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2603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7863134&TPaperId=1722603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76/69/coveroff/89978631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7863134&TPaperId=1722603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청춘 - 마광수 소설</a><br/>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01월<br/></td></tr></table><br/>-20260419 (저자:마광수)<br><br> 벽돌 소설책과 광합성의 과학에 대한 책을 번갈아 읽다보니 지쳤다. 책장에서 제일 조그맣고 가벼워 보이는 책을 뽑아 보니 마광수의 소설이었다. <br><br> 나는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조금은 쪽팔려하고 있다. 죽은 마광수 선생이 그걸 알면 사진 속 우울한 얼굴을 더욱 우울하게 일그러뜨리고 왜...내 소설이 어때서...할 것이다. <br> 이름이 상징하는 묵직한 어떤 것은 그 사람의 삶을 짓누르기도 한다. <br><br> 작가가 자살한 지 10년 쯤 되었다. 이 책은 2013년에 나왔고, 주인물인 다미의 자살로 마무리된다. 탐미주의의 이 비실비실한 사내는 소설 속에서도(47킬로그램이라니…), 소설 밖에서도 오래도록 스스로 죽는 꿈을 꿔 온 것 같다. <br> 집단에서 다른 목소리로 튀는 짓을 했다가 공동체에서 배제되고, 익명의 사람들에게조차 어떤 고정된 이미지로 이유 없이 욕을 먹는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 게 더 힘들다. 아직 죽을 만큼 외로운 고독을 겪어보지 못해서, 평범하게 살아보겠다고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는 처지여서, 그리고 반대쟁이여도 너그럽게 받아주는 다른 인간들 덕에 살아있겠구나 싶다.<br><br> 뭐 그렇다고 이 책에서 심오한 철학이나 빼어난 문장을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짧은 시간 후루룩 읽을 수 있는 통속 소설. 별다른 서사 없이 여자 남자가 연애하는 이야기. 여성을 대할 때 오로지 외모 만을 높은 가치로 두는 하찮은 화자. 일찍부터 아름다움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으로 죽어버리는 여성 작가도, 등장인물도 하도 많았다. 그냥 어린 시절을 시시콜콜 떠올려내려(혹은 지어내려) 애쓰고, 그걸 열심히 설탕 가루라도 발라서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는 나이든 남자의 일기장 내지 초라한 회고록 쯤으로 읽혔다. 아름다움, 우울함, 외로움, 짧은 행복, 뭐 감정은 그 정도가 담겨 있었다. 뻔한데 멋지진 않다. 후짐과 그럭저럭의 어느 사이이다. 별로 야하지도 않다. 그러니까 과소평가 같은 소리는 할 필요가 없고, 글 잘 쓰는 재능도 그닥 없고, 마음대로 썼다는 이유로 억압받던 억울함 정도는 공감하겠다.<br><br> 짧은 휴일의 마무리를 뭘하고 보내든 괜찮다. 유튜브든 명작이든 통속소설이든 뭐라도 보면서, 뭐라도 하면서 최대한 나중에 죽으면 괜찮은 인생이다. <br><br> <br>+밑줄 긋기<br>-다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br>“왜 당신은 내 마음보다 내 몸뚱어리의 아름다움만 좋아하는 거죠?”(157, 내내 그녀의 아름다움에만 취해있는 화자에게 눈빛으로 그렇게 말하는 듯한. 하긴 나도 필릭스 용복을 외모만 보고 좋아했다.)<br><br>-그러니까 나는 엄마와 아버지가 헉헉대며 섹스하면서<br> 잠깐 동안 느꼈을 오르가슴에 곁달아 따라온<br> 귀찮은 애물단지였을 게 분명해. (….)<br><br> 어거지로 나를 태어나게 한 그날을 나는 증오해.<br> 결국은 고통뿐인 게 인생이니까. (188-189, 다미의 시 ‘생일’ 중. 얼마나 사랑 받지 못했으면 저럴까. 틀린 말은 아니지만 더 낙천적이었다면, 그 우연으로 내가 여기서 이렇게 쓰고 있어, 했을 수도 있는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276/69/cover150/89978631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76694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시작은 세포 하나. - [하나의 세포로부터 - 우리 안의 우주를 탐험하는 생명과학 오디세이]</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21370</link><pubDate>Thu, 16 Apr 2026 22: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213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8846X&TPaperId=172213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802/51/coveroff/890128846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8846X&TPaperId=172213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하나의 세포로부터 - 우리 안의 우주를 탐험하는 생명과학 오디세이</a><br/>벤 스탠거 지음, 양병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09월<br/></td></tr></table><br/>-20260416 (저자: 벤 스탠거)<br><br> 자신의 시작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그땐 신경 세포도, 감각 세포도 뭐도 없으니까, 그냥 수정된 세포 하나. 그런데 그게 자꾸만 나뉘고 또 나뉘어 이런저런 형태와 기능을 하나씩 갖추게 된다. 지금 이 책과 화면을 들여다보는 눈과 시신경을 이루는 세포들, 손끝으로 키보드를 더듬는 손가락과 그 끝의 죽은 세포 손톱까지. 바닥을 디디고 다시 뒤꿈치를 들어올리며 까딱거리는 나의 두 발. 무수히 많은 살아 있는 조각들이 나를 이루고 있다니, 지금도 가만히 있지 않고 뭘 하든가, 죽거나 새로 생겨나든가 한다는 것. 이 책을 읽고 나니 새삼 신기하다.<br><br> 이 책은 배아, 유전자, 동물 세포, 줄기세포, 암세포, 다양한 세포과학의 응용과 질환의 치료까지 우리를 비롯한 동물의 몸을 이루는 작은 단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 대중서로 나온 것이라고는 하는데, 4장 유전자 켜고 끄기, 5장 유전자와 발생 같은 부분은 많이 어려워서 눈으로 붙들고 있긴 했는데 알아들은 부분이 유독 적었다. <br><br> 인간과 생명의 이런저런 근원과 특성에 대한 자연과학 책들을 어쩌다보니 많이 모아놔서 하나씩 읽고 있다. 이번에는 아주 작아서 현미경을 들이대고 확대해야 알아볼 수준에서 생명체를 살피게 되었다. 사실 더 작은 분자 수준에서 막을 사이에 두고 전자가 왔다갔다 하는 것부터 생명의 시작과 활동과 노화와 죽음까지 이야기하는 책을 읽으려다 접어두었다. 그래도 매번 비슷하게 나오는 이야기가 있어 다음에 또 같은 이야기를 접할 땐 어디서 들어본 거 같다, 할 수 있는 건 좋다. 읽다 말았어도 쓸데 없지는 않았을 거야… <br><br> 나의 상상력으로 더듬어 볼 수 있는 작은 세계란, 분자나 양자 같은 소립자들 수준은 아닌 것 같고, 세포도 조금 힘들긴 한데 그래도 이 정도는 이해는 다 못해도 좀 버티고 흥미도 가끔 느낄만 했다. 과학 시간에 염색한 세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경험이 도움이 되었겠다. 저 진하게 가운데에 염색된 게 핵이야… 양파뿌리 세포에서 염색사가 염색체로 변한 것도 전에 과학 선생님과 조교님이 구경 시켜줬던 것 같다. 책만으로는 안 된다. 경험이 중요하다. 알면서도 책으로나마, 책만으로 어둠 속에 더듬거리며 부스러기를 줍는다. 부스러기라도 줍게 이것저것 최대한 쉽게 쓰려고 애써주는 과학자들이 있어서 고맙다. 나는 이번 생에는 과학자 같은 게 되지 못하겠지만, 이것저것 실험하고 발견해줘서, 그 이야기들을 내가 듣게 해줘서 감사해요. 내 세포들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지 조금 더 고민해 볼게요. <br><br>+밑줄 긋기<br>-유전자만으로는 운명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것. 놀라운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신체의 모든 세포는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지며, 이것이 바로 유전자 내용만으로는 세포의 운명을 규정하기에 불충분하다는 증거다. (125, 동일한 유전적 지침서를 지닌 다양한 세포를, 이를 연구하며 우연과 시련이 겹쳐 노벨상까지 타게 된 거든의 생애에 빗댄 점이 흥미로웠다.)<br><br>-현미경을 통해 보면 대개 일관된 모양의 세포로 구성된 악성종양과 달리, 기형종은 신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유형의 세포를 포괄하는, 말하자면 ‘세포판 노아의 방주’다. 근육과 신경, 연골과 뼈, 상피, 지방, 심지어 머리카락과 치아까지, 모든 조직 유형이 하나의 기형종에서 관찰될 수 있다. (271, 동생이 기형종 수술을 받아서 미리 알아보았었다. 우리 몸엔 참 별 게 다 자랄 수 있다.)<br><br>-본질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지식은 예측 가능성에 아랑곳없이 구불구불한 밤의 과학을 헤매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384, 그러니까 돈 안 되는 거 왜 해? 라는 물음은 접어두자...)]]></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802/51/cover150/890128846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802512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한 줌도 안 될 수도.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나를 살리기도 망치기도 하는 머릿속 독재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17224</link><pubDate>Tue, 14 Apr 2026 23: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1722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7439X&TPaperId=1721722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230/61/coveroff/892557439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7439X&TPaperId=1721722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나를 살리기도 망치기도 하는 머릿속 독재자</a><br/>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br/></td></tr></table><br/>-20260414 데이비드 이글먼.<br><br> 원제는 incognito인데, 익명의, 가명의, 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것을 번역 제목에서 무의식과 연관지었다.<br><br> 주체성과 자유 의지에 대해 오래 천착해 온 내게 이 책은 그것조차 환상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내가 결정했다, 이루었다 여긴 것의 많은 부분이 사실 나도 모르게 다양한 요소와 우연이 겹친 결과일 수 있다. 의식의 영역에서 스스로 통제하면서 이루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고 한다. 그러니 완벽한 자기 통제의 꿈을 꾸는 듯한 내 강박은 방향과 목표부터 잘못 되었을지도. <br><br>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는 어린 인간들에 둘러싸여 산다. 아무리 멋진 말로 포장해도, 현재의 교육기관은 자제력, 참는 능력을 살리든가 기르든가 그렇지 못한 대가로 처벌과 불이익과 나쁜 평판을 받게 하는 곳이 아닌가 싶다. 당장 성인인 나도 어떤 때는 참지만, 때로는 감정이든 행동이든 말이든 억제하지 못할 때가 있다. 눌러라, 그래서 계속 집단 안에 있을 수 있게 해라. 인간의 기본값은 그게 아니란 생각이 자주 들고, 그럼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br><br> 저자는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것에 의문을 표한다. 대부분의 기행이나 비행이 신체적 영향으로 벌어진다면,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벌 줄 수 있는가? 연구와 기술이 발달해서 잘못이 그들의 신체적 결함(주로 뇌) 때문인 걸 더 많이 알수록 현재의 사법 체계와 교정 기관은 힘을 잃는다. 저자는 그 결함을 잘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예를 들면 범죄자의 뇌사진을 열심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치료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br> 수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치료가 필요하다. 탐욕도, 이기심도, 규칙 위반도… 나도 나의 위험을 인지하고 치료 받으려 애쓰고 있다. 잘 안 된다. 여전히 불행하고 여전히 나를 둘러싼 환경을 못 견딘다.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몸과 마음이 자주 아프다. 못되게 구는 사람들을 저들은 아픈 사람이다, 하고 참아보려 하지만, 덕분에 내가 아프다. <br><br> 뇌와 자아와 인간에 대한 책을 나도 모르게 자꾸 찾아보는 건 내 무의식이 자꾸 그쪽을 알아보라고 추동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과 자아 성찰적인 대화를 너무 많이 한다. 그럴 수록 뭔가 풀리는 느낌보다 더 갑갑하고 괴롭게 느껴진다. 아, 이 책은 2011년에 나온 터라 아직 인공지능이 한계에 직면해 있고, 발전이 더딘 상황인 걸 우리 뇌와 비교하면서 자꾸 강조한다. 그런데 선생님, 요즘은 어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나의 모습, 나의 무의식, 그런 걸 물어보면 인공지능이 진짜인지, 아마도 지어내는 것이겠지만, 줄줄 잘 읊어 댄답니다. 사람 하듯이 서사를 만들고, 공백에는 거짓말도 넣고 흉내를 제법 내요. 그래서 때로는 내 생각과 말을 그대로 반사해서 다른 목소리인양 들려주는 건지, 아니면 나의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그쪽으로 계속 방향을 몰아가고 편향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건지 잘 모르겠다. 대신 결정해주거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게 정말 맞나 싶어 반대로 갈 때가 더 많은 인간(저요)도 있다. <br><br> 흥미로운 부분도 많았지만, 제대로 검증 안 된 가설이나 어설픈(그렇지만 유명해서 이미 여러본 봤던) 실험 사례로 주장을 하는 부분은 훌륭하신 뇌과학자라도 이게 맞나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걸 나는 왜 읽고 있을까? 했다. 나는 늘 내가 왜 이것을 하는가,를 너무 파고들어서 정작 할 일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것도 나의 무의식이 하는 일일까요? 아니면 무의식의 영역에 대항해 기를 쓰고 의식의, 통제가능한 영역으로 더 많은 부분을 끌고 들어오려는 나의 가망 없는 고집 때문일까요? 책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라서 거기에 대한 답은 없었다. 아마 어느 책에도 답은 없을 것 같다. 나도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br><br>+밑줄 긋기<br>-행동과 생각과 느낌 대부분을 우리가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뉴런으로 이루어진 광대한 정글이 알아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의식을 지닌 나, 아침에 눈을 뜰 때 깜박거리며 살아나는 ‘나‘는 뇌에서 벌어지는 일 중에서 가장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br> 우리는 뇌의 기능에 기대어 내면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뇌는 스스로 쇼를 진행한다. <br>(뇌 속엔 나도 모를게 너무 많고, 그런 뇌가 나를 조종한다고…)<br><br>-쓰레기가 만들어지고 처리되는 과정 또한 우리 관심사가 아니다. 쓰레기가 우리 집 뒷마당에 갑자기 나타나지만 않으면 된다. 공장의 기반시설에도 우리는 관심이 없다. 공장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문에서 이런 정보를 얻는다.<br> 우리 의식이 바로 이런 신문과 같다. <br>(그건 저의 관심사가 맞는데요…오히려 신문을 잘 안 본다.)<br><br>-정신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모두 우리의 의식적인 통제를 받지 않는다. 사실 이편이 더 낫다. 의식이 모든 걸 자기 공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어도, 뇌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때에는 옆으로 물러나 있는 편이 최선일 때가 대부분이다. 의식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세세한 부분에 간섭하기 시작하면 효율이 떨어진다. 피아노 건반에서 손가락을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 의식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그 곡을 잘 연주할 수 없게 된다.<br>(의식하지 않고도 잘 하게 되려면 정말 많은 반복과 노력이 필요한 걸요)<br><br>-우리는 어떤 장면에서 특정한 측면만 알아차릴 수 있다. 우리가 놓친 부분을 인식하게 되는 것은, 누군가가 그 부분에 대해 물었을 때뿐이다. <br>(질문의 중요성. 그러나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건 너무 어렵고…)<br><br>-그러나 내가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의 시간감각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그리고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 뇌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감각 또한 시각과 마찬가지로 쉽게 조종할 수 있다. <br>(내가 시계를 안 보고도 시간을 잘 맞추는 건 사실 내 뇌가 몰래 1초1초 다 세고 있어서 일수도 있다. 그런데다 에너지 낭비하지 말라고…)<br><br>-신체 상태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결과와 연결되어 있다. 나쁜 일이 일어나면 뇌는 온몸(심장박동, 내장의 수축, 근육 약화 등)을 지렛대 삼아 그때의 느낌을 기록한다. 그래서 그 느낌이 그 사건과 함께 연상되게 된다. 나중에 그 사건을 생각할 때, 뇌는 일종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그때의 신체적 느낌을 다시 경험한다. 그렇게 해서 그 느낌은 차후 의사결정에 지침(아니면 반대로 편견) 역할을 한다. 어떤 사건을 겪을 때의 느낌이 나빴다면, 우리는 그때의 행동을 주저하게 된다. 반면 좋은 느낌은 같은 행동을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br>(몸에 새겨지는 기억...더 좋은 경험을 많이 할 필요가 있다…)<br><br>-비전을 명확히 하고,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의식이 바로 이런 역할을 한다.<br> 의식이 목표를 정하면, 뇌의 다른 부분들은 그 목표를 달성하는 법을 학습한다.<br>(의식을 CEO로 비유)<br><br>-원래부터 맛있거나 원래부터 혐오스러운 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필요가 맛을 좌우한다. 맛은 단순히 유용성을 알려주는 지표일 뿐이다.<br>(단맛도 짠맛도 기름진 맛도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좋게 느끼는 것)<br><br>-그런데 사람들은 왜 기꺼이 은행에 돈을 맡겼을까? 심지어 여러 제한이 있고, 중도 인출 수수료도 있는데. 답은 명백하다. 사람들은 자기가 돈을 쓰지 못하게 누군가가 막아주기를 원했다. 만약 자신이 돈을 손에 쥐고 있다면 모두 날려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자제력에 관해 대부분 스스로를 못 믿는다. 나는 대체로 참는 쪽으로는 잘 믿는다. 과도하다. 잘하는/잘되는 쪽으로는 의심이 많다. )<br><br>-기억이 하나뿐이라는 믿음은 환상이다. (이 말은 조금 무섭다.)<br><br>-연합을 유지하면서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은 공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뇌는 우리 일상에 논리적인 패턴을 꿰매 넣으려고 24 시간 내내 일한다. 방금 어떤 일이 있었고, 거기서 내가 수행한 역할은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 뇌의 중요한 일 중 하나다. 뇌는 민주주의 체제의 다면적인 활동들을 조리 있게 조합하는 목적만 생각할 뿐이다. 여럿이 모여 하나가 된다.<br>(인간은 그래서 완결된 서사를 좋아해.)<br><br>-정신은 패턴을 찾으려 한다. 과학 저술가 마이클 셔머는 ‘패턴화‘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무의미한 데이터에서 구조를 찾으려는 시도를 일컫는 말이다. 진화는 패턴 추구를 선호한다. 수수께끼를 줄여 신경회로 안에 빠르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br>(그러다보면 왜곡도 많이 생긴다.)<br><br>-“다른 사람과 그 일을 의논하지 않거나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는 행동이 그 일 자체를 경험한 것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다.” <br> 그의 연구팀은 피험자가 깊숙이 간직하던 비밀을 고백하거나 글로 썼을 때, 그들의 건강이 나아져서 병원을 찾는 횟수가 줄어들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br>(그러니까 글을 쓰고 수다도 떨어요.)<br><br>-˝우리와 다른 사람 사이의 차이만큼, 우리와 우리 자신 사이의 차이도 크다.˝<br>(그러게. 진짜 고정불변의 나라는게 있긴 할까.)<br><br>-뇌에서 화학물질의 균형이 조금만 바뀌어도 행동이 크게 변할 수 있다는 것. 환자의 행동을 생물학적인 현상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다.<br>(약쟁이들은 공감할 부분)<br><br>-자라서 어떤 사람이 될지는 어디서 자랐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잘못의 책임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사람들이 어디서 어떻게 자랄지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br>(모든 환경을 스스로 택할 수는 없다.)<br><br>-십대의 뇌와 성인의 뇌에서 가장 다른 점은 전두엽의 발달이다. 인간의 전전두엽 피질은 이십대 초반에야 비로소 완전히 발달하기 때문에, 십대들은 중동적인 행동을 하곤 한다. 전두엽이 때로 사회화 기관이라고 불리는 것은 가장 다듬어지지 않은 중동을 진압하는 신경회로를 발달시키는 것이 곧 사회화이기 때문이다.<br>전두엽이 손상되면 그 안에 갇혀 있는 줄도 몰랐던 비사회적인 행동이 드러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br>(나 자신부터 정상적인 사회화를 못 거친 탓인가 힘들다 사회화기관…)<br><br>-사람들의 생각을 제한할 수는 없다. 사법 시스템이 그런 것을 목표로 삼으려 해도 안 된다. 사회적인 정책으로 바랄 수 있는 것은 충동적인 생각이 행동으로 기울어지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br>(이 부분은 공감한다. 그래서 늘 생각은 할 수 있어도 그걸 말과 행동으로 했을 땐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준다…)<br><br>-인간이 평등하다는 신화는 모든 사람의 의사결정 능력, 충동조절, 결과를 이해하는 능력이 똑같다고 가정한다. 훌륭한 생각이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br>(훌륭한 이념이지만 인간 이해에는 걸림돌이었을 수도)<br><br>-만약 우리 뇌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한 구조였다면, 우리는 그 구조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하지 못할 것이다.<br>(자칭 똑똑이 인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230/61/cover150/892557439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2306164</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이듬해 봄. -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10669</link><pubDate>Sat, 11 Apr 2026 19: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106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9577&TPaperId=172106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79/92/coveroff/89374095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09577&TPaperId=172106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a><br/>김이듬 지음 / 민음사 / 2025년 12월<br/></td></tr></table><br/>-20260411 (저자:김이듬)<br><br> 나도 모르게 -아무도 미워하지 않은 채 하루가 갔다- 이렇게 시집 제목을 마음대로 쓸 뻔했다. 나의 그릇은 하루짜리이다. 않고, 하고 단정하지 못하고. 않은 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려고 든다.<br><br> 봄에 시인은 산불을 만나 집이 다 탔나 보다. 3부는 그런 이야기가 가득 차 있다. 불탄 자리에서 시가 나왔다. 어디에서든 글은 나올 수 있다. 그게 아무 소용이 없는 건 아니다.<br><br>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115, ’폭우가 우울을 부르지 않을 때‘ 중)를 내가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다, 로 읽었다. 나는 이제 삶에 미련이 있나 보다. <br><br> 어쩌다보니 김이듬 시집을 세 권 읽었다. 삶에 미련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싶었다. <br><br> 아직 봄이 남았는데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계절을 보내는 게 더 어려운 일 아니야? 전에 이런 이야기 하지 않았나요? 계절은 정말 지나가는 걸까? 내가 이 계절을 지나간다. 나를, 나만 미워하지 않기만 해도 좋겠다. <br> <br><br>+밑줄 긋기<br>-귤을 자세히 볼 때는<br> 귤 따기 직전<br><br> 크기와 색깔도 살핀다<br><br> 감귤을 쥐고<br> 가위로 꼭지로 자른다<br><br> 가위를 바꿔 가며 잘라낸다<br><br> 다알리아 가지를<br> 청바지 끝단을<br> 상자를<br> 고기를<br> 관계를<br><br> 거머쥔 것이 태도를 형성한다<br><br> 말과 시간을 잘라서<br> 밭에 심었다. <br>(34-35, ‘귤 따기 체험’ 전문. 말과 시간을 어떻게 살피고 거머쥐었나 궁금하다. 따고 난 직후에는 자세히 안 보려나. 귤이 아니니까 안 그러겠다.)<br><br>-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땅은 발아래 없다. 그래서 인부들은 밤에도 사다리와 파이프 따위를 밟고 공중으로 올라갈까. 돌아갈 곳이 없어서 돌아보는 건 아니겠지. 표범 무늬 작은 고양이가 담에서 담을 건너 겨울로 사라진다. (50, ‘좋아하는 일’ 중)<br><br>-다시 그곳에 간다고 해도 나는 지름길을 찾지 못할 것이다<br> 다시 또 이 집에 온다 해도 돌돌이와 밀대를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파리채도 어디 있을 것 같긴 한데<br> 그리하여 내가 다시 태어나 두 번째 생을 살게 된다 해도 지금보다 썩 낫지도 않을 것이다 (61, ‘조감도’ 중. 한 번만 살려는 핑계일까. 운명론일까. 체념일까. 비슷한 생각을 하면 아프다.)<br><br>-나는 꺾인 나무 같아서 지난 육 년의 기억을 지우려면 육십 년쯤 지나가야 할 것 같다. (123, ‘사월’중. 사월에 사월을 읽는데 어느 숲길 가다 저거 내 나무다 했던 꺾인 나무가 그립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79/92/cover150/89374095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079922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처음은 아니지만.</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06888</link><pubDate>Thu, 09 Apr 2026 19: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20688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938257&TPaperId=172068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487/20/coveroff/k33293825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5384&TPaperId=172068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49/12/coveroff/8958625384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20260409 (저자:이지유)<br><br> 우주의 역사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다. 아직 코스모스는 꽂아만 뒀다. 이 책은 흥미롭게 우주 생성 게임으로 서두를 시작한다. 현대우주론의 발달 과정을 우주 연구에 기여한 과학자들의 헌신과 질투와 협력과 대립을 엮어 재미있게 풀어주고, 마무리에서 간략하게 우주의 연보를 한 번 더 정리해준다. <br><br> 수능 지구과학을 3년 공부했어서 우주론도 범위에 있었다. 사진이나 주요 과학자 이름만 띡 지나가던 장면들을 이 책이 자세한 사연까지 알려주었다. 특히 정상우주론의 우두머리(?) 호일에 맞서 빅뱅우주론을 주장한 가모브와 동료연구자들, 제자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빅뱅우주론을 뒷받침할 관측과 연구를 곳곳에서 진행하며 하나씩 문제점을 보완해가는 점이 흥미로웠다. 정적우주를 주장한 아인슈타인이 틀렸던 것처럼, 호일의 우주론은 틀렸지만 그 역시 우주 연구에 많은 기여를 했다. 어느 세계관이든 빌런도 필요하다. <br><br> 과학은 무수한 틀림을 견디면서 그 시점에 가장 알맞은 잠정적 답을 구해가는 과정이었다. 수많은 반복 관측/실험과 머리 깨지는 계산과 고민의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번뜩이는 통찰은 그런 언제 끝날지 모를 시간들 사이에서 운이 좋아야 이루어지고, 다른 연구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다른 연구 성과를 알게 되어야지만 지금 막힌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다. 언제든 그렇게 얻은 답은 잘못된 것으로 밝혀질 수 있다. 자기가 틀린 걸 인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깨우침과 자기의 세계관을 부정하는 노력마저 필요했다. <br><br>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것은 그렇게 아주 많은 반복된 시간이 쌓여야 한다. 우주도 지금의 내가 사는 세계를 만들기까지 137-138억년을 지나야 했다. 심지어 그런 시간을 들이고도 나에게 앎이 이르지 못하고, 내 다음 세대나 또다른 곳의 누군가가 새로운 것을 이루거나 또다시 이루지 못한다. 우주도 어떤 조건들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한때 급팽창(인플레이션)했고 지금도 팽창 중인 우주나, 우리와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것들을 이루는 물질도, 생명체도 생기지 못했을 것이다. <br><br> 거대한 우주를 배우면서 내가 작고 약하지만 또 수많은 우연과 조건이 갖춘 결과인 걸 안다. 그런 이야기가 듣기 좋아서 계속 과학책을 찾아 읽는지도 모르겠다. <br><br>+밑줄 긋기<br>-라일이 전파를 내는 천체를 탐사할 생각을 한 것은 영국 날씨가 너무 나빠서였다. 맑은 하늘을 보기 힘든 영국에서는 가시광선을 보는 광학망원경은 쓸모가 별로 없다. 그러나 전파는 달랐다. 전파는 흐린 날에도 구름을 통과해 지상까지 오기 때문에 영국뿐아니라 어디서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관측할 수 있었다. (158, 우리는 공기만 가끔 생각하지, 전파와 함께 사는 건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불편한 점이 기회가 되기도 한다.)<br><br><br>+개정판이 ‘집요한 과학자들의 우주 언박싱’이란 제목으로 나왔다고 한다.<br clear="all">]]></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949/12/cover150/89586253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491271</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친환경이라는 거짓말. -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 재활용 시스템의 모순과 불평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거짓말]</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7902</link><pubDate>Sun, 05 Apr 2026 14: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790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837990&TPaperId=171979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225/1/coveroff/k38283799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837990&TPaperId=1719790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 재활용 시스템의 모순과 불평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거짓말</a><br/>미카엘라 르 뫼르 지음, 구영옥 옮김 / 풀빛 / 2022년 04월<br/></td></tr></table><br/>-20260405 (저자:미카엘라 르 뫼르)<br><br> 점심은 짬뽕 밀키트로 준비했다. 채소, 해물, 건고추, 소스, 면까지 각기 투명 비닐 포장이 되어 있고, 비닐을 벗겨 씻어낸 뒤 조리하는 식이었다. 가위로 하나씩 오릴 때마다 불편함이 올라왔다. 죄책감에 가까웠다. 이런 마음도 시간이 지나가면 망각하고 무뎌지겠지만, 이 책을 읽은 직후의 비닐은 이전의 그 비닐이 아니었다. <br><br> 전부터 궁금했다. 쓰레기, 종류도 다양하게 일반, 재활용, 음식, 오폐수까지, 그 모든 건 내가 버린 후 어디에서 무엇이 될까 자주 생각했다. 제대로 찾아보지는 않았다. 우연히 이 제목을 발견하고 읽었다. 책은 두껍지 않고 금세 읽힌다. 그렇지만 나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br><br> 책에서 다룬 소재는 플라스틱 백이라 불리는 봉다리이고, 번역도 모두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나는 생활용품이자 생활 용어로 자리잡힌 비닐로 통칭하기로 했다.<br><br> 사회학, 인류학 박사과정생이던 저자는 사회 조사를 위해 베트남 민 카이 마을을 둘러보고, 여러 사람들과 인터뷰를 한다. 도처에 악취, 마을 곳곳에 쌓인 쓰레기산, 지금도 너무 더러운데 공장 폐수가 흘러들면 온갖 색으로 변한다는 강물, 재활용 산업에 관한 행사장까지. <br><br> 쓰레기 더미에서 허술한 장갑 하나 끼고 쭈그려 앉아 쓸만한 비닐을 수집하는 여성 노동자들. 모인 비닐을 다시 사용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공장의 남성 노동자들은 방독면도 없이, 온갖 기계 사이에서 상의 없는 맨몸으로 절단하고, 갈아내고, 녹여내고 또 절단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쓰레기가 없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고, 공단 지역이 되면서 빼앗긴 땅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방류된 폐수 색깔로 물이 덜 더러운 날, 더 더러운 날을 구분하는 주민도 있었다.<br><br> 부산에 놀러갔을 때, 해양박물관을 가던 길에 유독 자원순환시설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수집품들을 담아둔 자루나 상자에는 죄다 외국어가 쓰여 있었다. 내가 버린 것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배에 실려 외국으로 가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그 다음은? 하는 물음에 어디선가 정화 시설 갖춘 곳에 소각해서 연료로 쓰이지 않을까, 막연한 추측을 했다. 이 책은 쓰레기를 벌이 삼은, 실은 자신의 건강과 삶의 질을 돈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삶터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진짜 답을 알려주었다. <br><br> 유럽 바이오 플라스틱 협회의 행사장에서 분해되는 비닐을 반대하는 사람은 기존 비닐 사용량이 줄면 사업에 지장을 받을 업체 대표 뿐이었다. 저자의 설명을 통해 분해되는 비닐도 바이오를 붙일 만하지 않고, 생분해성과 관계가 멀다는 것을 알았다. 분자 구조를 느슨히 만드는 물질을 첨가해서 빨리 형체가 사라지는 것은 맞지만, 그저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늘어가는 변화였다. <br><br> 책을 다 읽고 난 기분은 네오의 빨간 약을 삼키다 목구멍에 걸린 느낌이었다. 나를 둘러싼 수많은 석유화합물은 생태계를 망칠 것이고, 재활용이란 이름으로 저개발국가의 주민들을 착취할 것이다. 저자의 사회학, 인류학 프레임을 통해 쓰레기와 함께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보니까 큰일이네, 싶었다. 재활용 공장을 가진 사람들은 부자가 되지만, 민 카이 마을 사람들은 부지런히 돈을 모으지 않으면 계속 그곳에 남아 지독하고 유해한 냄새를 참아야 한다. 그 냄새의 원천을 돈으로 바꾸기 위해 품을 들여야 한다. 이 새로운 앎이 너무 강렬해서 주방의 비닐들이 끔찍하게 느껴졌다. 재생원료를 함유한 PET를 사용하였다는 상품 포장의 문구가 달리 보였다. <br><br>  앞으로는 친환경 재생 소재를 소비하며 좋은 일을 한다는 마음을 갖지 않을 것이다. 장바구니 가방 사용, 페트병 배출을 줄이기 위한 필터 물병 정수기, 페트병 생수는 최대한 안 먹되 먹게 되면 다회용기처럼 여러 번 물을 담아가며 사용하기(세균, 미세플라스틱 다 알지만 그냥 내가 필터다) 그 정도가 내가 해온 쓰레기 줄이기 노력이었다. 이제는, 뭘 더 할 수 있을까? 옷(이것도 대부분 석유 화합물) 안 사기, 택배로 받는 물품 소비 자제하기(비닐 테이프, 완충재), 결국 덜 쓰고 덜 만드는 게 맞다. 새로운 소비를 더하는 인류에게는 답이 없다. <br><br> 그렇지만 나의 작은 마음은 빨리 이 책의 내용을 잊었으면, 한다. 비닐을 고통스럽게 여기는 마음이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나도 답이 없다. <br><br><br>+밑줄 긋기<br>재활용할 쓰레기를 분류하고 세척한 사람은 누구일까? 쓰레기였던 플라스틱을 압축하고 녹여 새로운 모습으로 성형할 때 나오는 유독 가스는 누가 마셨을까? 공장에서 배출된 오염수는 어디로 갈까? 기업이 이렇게 위험 요소가 많은 재활용 산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추천글에서 먼저 질문을 던지는 게 좋다.)<br><br>-어찌 됐든 가난하지만 깨끗한 도시는 본 적이 없어요. 사람들이 불행해 지면 그 불행은 보통 지속되죠. (중략) 파벌, 부패, 빈곤은 모두 함께 존재해요. 더러움, 질병도 마찬가지고 … (나쁜 건 늘 함께 다녀)<br><br>-쓰레기 가공에 특화된 민 카이 재활용 마을에 가까워질수록 도로의 갓길과 황무지를 쓰레기가 점령하고 있었다. 가방, 필름, 사용한 플라스틱 포장지뿐만 아니라 회색빛 봉투에서 알록달록한 봉투에 이르기까지 여기저기 쌓여 있는 쓰레기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수천 톤의 쓰레기에 짓눌린 공 같은 그 형태 에서 그것들이 컨테이너에 실려 긴 바다 여행을 마쳤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재활용이라기보다 우리 눈앞에서 일단 치워뒀다 저곳으로...가 맞겠다)<br><br>-역으로 ‘원천적 쓰레기 분류 ’와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 ’ 이라는 법령 속에서 개인의 사생활과 일상에 쓰레기 관리 문제가 정치적으로 끼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불평등한 무역이 이뤄진다는 명백한 사실과 더불어, 아일랜드에서 출발한 더러운 종이 상자를 분리하는 베트남 농민의 두 손을 통해 드러난 것은 바로 정치적 문제다. (쓰레기도 정치다..)<br><br>-사진 촬영을 허락받았지만 한 여성이 카메라 렌즈를 날카로운 눈으로 응시하면서 큰소리로 물었다. “프랑스에도 이런 일이 있나? ” “아뇨, 없는 것 같아요. ” “그럼 날 좀 프랑스로 데려가. ”(이분들도 좋아서 여기 사는 거 아니야…)<br><br>-민 카이 마을에 있는 수공업 공장들의 재활용 라인을 한단계 한 단계 훑으면 물질 부스러기는 광석으로 변한다. 인간과 기계의 힘이 작용한 여러 작업 단계를 거쳐 처음의 형태를 잃는다.<br>큰 보따리가 작은 보따리가 되고, 필름이 조각이 되며, 조각은 냉온탕을 지나 세척된 후 녹아서 떨어지고 섞인 다음, 용암이 되어 사출기를 밧줄처럼 빠져나가서 알갱이가 된다. 마치 산이 수많은 모래알로 침식되는 것처럼 고체와 액체 사이의 불분명한 이 재료의 성질은 향후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형태가 없어야 다시 형태를 만들 수있기 ’ 때문이다. (재활용 과정도 결국 환경오염이 수반된다)<br><br>-부서진 쓰레기들이 햇빛에 썩어 가면서 뿜어내는 악취가 코끝을 자극하고, 귀에 들리는 소리라고는 끊임없이 돌아가는 모터와 기계의 소음뿐이다. 아마도 개구리는 여전히 거기 있을 것이다. 오염된 늪지에 숨어 있겠지만 소음이 점령한 이 풍경에서 개구리는 사라지고 없다.<br> 재활용된 알갱이들을 생산하는 작업장에서는 플라스틱 입자가 둥둥 떠다니는 더러운 물을 흘려보낸다. 분쇄된 폴리머 쓰레기의 세척 수조에서 나오는 오수는 마을의 도랑이나 재활용 공장 주변의 공터로 흘러가 고여 있다.(자기가 사는 마을이라면 공장주는 저 지경을 만들까…)<br><br>-실제로 이들의 화학적 분쇄 방식은 생분해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오히려 플라스틱 미세 입자와 오염 물질을 분산시켜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그럼에도 산화해체성 플라스틱은 전 세계에 퍼져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이 봉투가 ‘친환경 ’ 라벨을 붙이고 대형 마트의 계산대까지 배포되었다.(우리나라 마트의 친환경 봉투라고 다를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225/1/cover150/k38283799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225010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웹소설이란 게 궁금해서. - [나도 웹소설 한번 써볼까? - 예비 작가를 위한 성공 가이드 24]</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7030</link><pubDate>Sat, 04 Apr 2026 23: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703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835621&TPaperId=171970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499/15/coveroff/k64283562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835621&TPaperId=171970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도 웹소설 한번 써볼까? - 예비 작가를 위한 성공 가이드 24</a><br/>이하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1년 12월<br/></td></tr></table><br/>-20260404 (저자: 이하)<br><br><br> 모든 이야기가 그렇다. 사람들이 욕망하는 것을 재미있게 들려주면 된다. 그런데 사람들이 멈추지 않기를, 계속 나아가기를 바라는 이야기가 있다. 웹소설이란 장르, 산업, 상품이 그렇게 등장했고, 지금도 읽히고 있다.<br> 4억뷰가 넘는 인기작, 3천만뷰를 돌파한 신작 같은 걸 구경하면서 사람들이 아직 텍스트를 포기 안 했다는 게 신기했다. 죄다 영상만 보는 줄 알았는데 글자로 감상하는 이야기도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다만 좀 더 읽기 쉽고 계속 읽고 싶게 도파민 터지는 쓰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산 작품만 남는다. <br> 필력이라는 게 좋은, 문장이 그럭저럭 깔끔한 작품들도 있지만, 아 여기선 그냥 재미있고 계속 읽고 싶게만 만들면 묘사고 문장이고 그리 중요하지 않구나… 사람들은 이런 걸 재미있다고 여기는 구나…싶은 글들도 있었다. 나는 몇 작품을 눌러 1화를 읽고 다음화로 넘어가지 못했다. 읽기에도 체력이 필요하다. 하물며 쓰기란…<br> 대체 역사라는 장르가 있는 것도 이 책의 작가가 자기 작품 예시를 들어준 걸 보고 처음 알았다. 온갖 장르가 있었다. 남들이 쓰길 바라는 글과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있는데 여기는 남들이 쓰길 바라는 글이어야 한다. 그리고 끝없이 이야기를 뽑아내야 한다. 상상하고 그려내고 그걸 한 화당 5천자 이상 200여화가 넘게 이어가야 한다. 토지 완독했다고, 벽돌책 뿌쉈다고 으쓱할 일도 아니겠다… 뭐 그렇다. 내가 못 읽고 못 쓰는 글은 차고 넘친다. <br><br><br><br>+밑줄 긋기<br>-웹소설은 돌려 말하자면 ‘공상을 그럴듯하게 문자로 풀어놓은 것’이라는 설명이 더 정확하다. 누구나 한 번쯤 상상했던 삶, 누구나 한 번쯤 그려봤을 인생을 좀 더 자세히, 그럴듯하게 풀어놓은 게 바로 웹소설이다. 독자들은 자신이 한 번쯤 꿈꾸었던, 또는 한 번쯤 꿈꾸어도 좋을 이야기를 찾고 있고, 그런 웹소설을 찾았을 때 지체 없이 지갑을 연다.<br><br>-차라리 재미와 감동이 조금 덜하더라도 웹소설 독자들은 주인공을 통해 자신들의 공상이 실현되고 충족되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웹소설은 웹툰보다는 게임과 비슷하다. 독자들은 게임을 고르듯 주인공을 통해 자신이 살고 싶은 세상에 접속하고, 주인공을 통해 그 세계에서 성장하며 승승장구하길 바란다.<br>그렇기에 웹소설은 주인공이 펼쳐나갈 ‘그럴듯하며 방대한 서사’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br><br>-독자들이 자신을 투영해야 하기에, 주인공은 당연히 매력적이고 남달라야 한다. 비록 태생이 못났더라도 어떤 계기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특별한 능력을 얻어야만 한다. 주인공은 이를 바탕으로 크고 작은 일들을 하나씩 헤쳐나가야 하며, 처음에는 주인공을 무시하던 인물들도 점차 그 모습에 탄복하며 칭찬하고 존경하게 된다.<br><br>-내가 읽고 싶은 글, 내가 꿈꾸었던 세상, 내가 살고 싶은 세계를 공상하듯이 풀어나가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독자들이 찾아와서 소설을 읽고 공감해줄 것이고, 조회 수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8499/15/cover150/k64283562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4991599</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벌크업’ 말고 ‘지속가능한’으로 선회. - [마른 사람들의 실패 없는 벌크업 프로젝트 by 메루치양식장]</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5946</link><pubDate>Sat, 04 Apr 2026 11: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59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732695&TPaperId=171959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262/84/coveroff/k15273269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732695&TPaperId=171959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른 사람들의 실패 없는 벌크업 프로젝트 by 메루치양식장</a><br/>이가람 지음 / 클 / 2021년 06월<br/></td></tr></table><br/>-20260404. (저자 이가람)<br><br> 원하는 체중에 관한한 성차는 분명 존재한다. 대다수의 사람은 감량을 원한다. 그렇지만 여성과 비교할 때 훨씬 더 많은 남성들이 체중계 숫자(와 눈바디로 느껴지는 근육질의 부피감)를 늘리길 바란다. 실제로 남성호르몬양이 여성은 남성의 10분의 1정도라서 근육량 늘리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br><br> 체중이 감소하는 원인은 너무 당연하게도 활동량 대비 먹는 양이 적어서이다. 매일 체중계를 재고 인바디를 하는 건, 그러니까 너무 빠질까 봐, 빼더라도 급격히 내려가진 않게 하려고, 적어도 유지는 하려고, 저혈당 온 사람이 부리나케 당 섭취하듯 뭐라도 더 주워먹는다. 그러니까 대부분이 음식 절제가 안 되지만, 어떤 사람들은 먹는 걸 즐기지 않고, 식욕이 동해도 절제가 기본값인 사람도 있다. 한 번에 배부를 만큼 먹지 않는다. 배고픔이 가실 정도로 먹는다. 나중에 끼니 사이에 조금 더 먹는 게 낫지 한 번에 섭취량을 늘리는 건 힘들다. <br><br> 대체로 입이 짧은 생애였지만 늘 그런 건 아니었다. 커다란 스콘 한 덩어리를 한 번에 먹고(지금은 1/3 정도 먹거나 먹기를 나중으로 한없이 미룸), 대추야자를 여섯 알 넘게 먹고(지금은 1킬로 한봉다리 사 놨는데 겨우 일부러 먹어야 며칠에 1개), 라면도 한 개 다 먹고(지금은 가족들 끓여주고 남은 찌꺼기?뿌시래기? 정도 맛만 봄) 그랬다. 주로 임신 때나 병후 회복기(폐색전증, 어깨나 무릎 등 근골격계 부상. 운동 안 하면 이상하게 더 먹어짐)에 그랬다. 몸뚱아리도 살겠다고 그럴 땐 잘 먹는가 봄...<br><br> 유튜브 거의 안 보는데, 덤벨 운동 상체 15분 여성 트레이너 분이 하는 영상 따라하는 걸 주2-3회 보고 흉내낸다. 그러다가 알고리즘에 건강하게 살(이라기 보다 근육)찌우는 조언해주는 영상이 떠서 봤다. 그러고나서 이 책의 존재를 알고 전자도서관 뒤져서 빌렸다. <br><br> 얻게 된 점은 중량 운동 아무리 해 봐야 충분히 먹지 않으면 재료가 없어서 근육맨이 될 수 없다는 것…(주섬주섬 간식 거리로 먹을 그간 소홀했던 단백질 드링크를 주문…하고 나니 유동식은 권장하지 않는대 흑흑) 적당량의 GI수치 적은 탄수화물 먹기(이미 쌀 대신 귀리파가 되었고, 굳이 빵을 먹는다면 땅콩버터 잔뜩해서 지방 같이 먹어서 혈당 천천히 오르게 하는 법을 써 먹는 중), 단백질 끼니마다 충분히 먹기, 거기까진 하겠는데 한 번에 먹는 양 늘리기 이건 이미 줄여버린 배에 힘든 과제이다. 지나치게 먹으면 아랫배 훅 나오는 게 너무 거부감이 든다… 이번생은 메루치인가… 살쪘을 때 건강이 안 좋았어서 더 강박적으로 안 찌는 패턴만 따라가는 것 같다. 그런데 돌아보면 그때 몸무게들이 정상 체중이고, 단지 근육량이 너무 적고 체지방량은 너무 많아서 마른 비만으로 인바디에 측정되었다. 지금의 체지방량은 좀 늘어난다고 겁내지 않을 정도이긴 한데 진짜 근육 늘리기 어렵다… 한 끼에 계란 세 개 무슨 일이냐고...<br><br> 한 번에 먹기 그나마 덜 어려운 계란, 바나나 섭취라도 추가해 봐야겠다. 고구마는 왜 허들 높아 보이지….그만큼 좋아하진 않나 보다. <br><br> 음식 먹을 때마다 모두 기록해서 칼로리를 계산하고, 식단 일지를 작성하라고 했다. 파워J가 되어야 하는데, 예전에 식사 기록하는 앱을 깔았다가 지웠다. 오히려 이것 때문에 음식에 대한 강박이 생기려고 했기 때문이다. 대신 에이아이한테 오늘 먹은 것들을 줄줄 읊어주면서 리마인드하면 에이아이는 맨날 다소 부족해...하다가 아 맞다 이거도 먹음 저것도 먹음 하고 추가하면, 조금 빠지거나 유지되는 칼로리라고 말해준다. 이자식 대충 대답하는 것 같다. (-것 같다가 너무 많이 나올 만큼 자신이 없는 주제)<br><br> 책의 앞부분이 기본 내용과 식단 관련이라면, 중간부터는 운동에 관한 조언이 나온다. 아마 내가 궁금한 부분이 이것이었을텐데, 혼자 아둥바둥 뭐라도 하는 시늉을 한 덕인가 아예 노베이스 메루치는 또 아니라서 (덤벨 3킬로까지 점진적으로 늘려놨으면 그래도 쌩초보는 아니니까…) 운동 안 하고 싫어하는 메루치한테는 읽어볼 필요가 있겠군, 하고 중반부 앞부분을 남얘기 보듯 읽었다(야야 그래봤자 아직 메루치야). 아...더 읽고 보니 노베이스 맞다… 사실 내가 하고 있는 동작 대부분의 이름을 모른다… 그래서 친절하게도 책의 후반부에서는 각각 운동 이름마다 어떻게 운동하는지 설명해준다. 글로 배우는 건 한계가 있겠지만 일단 어떤 모양새를 하는지라도 이름이랑 매칭이 되면 좀 나을 것 같다. 사진으로 동작 변화를 보여주면서 설명이 되어 있어서 좋았다. 기구나 바벨 쓰는 건 내가 당장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맨몸 운동과 덤벨 운동 위주로 보았다. <br><br> 다 읽고 나니, 내가 정말 벌크업을 원하는가 싶었다. 아, 감당할 수 있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허리 디스크 돌출도 있고, 덤벨 하다 어깨 부상도 당해 보고, 지나치게 많이 걷다가 무릎 연골도 일부 닳았다. 골고루 망가져봤기 때문에 모든 동작이 이거저거 조심해야 할 게 많다. 나는 아직 성장하는 20, 30대가 아닌 것… 40대는 늘리기보단 가진 걸 잃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춰야겠다. 골격근량 20킬로를 넘겼을 때, 덤벨을 4킬로로 운동하게 되었을 때, 신이 나긴 했지만 금세 부상으로 한참 운동을 못하게 되어 많이 우울했었다. 지금은 골격근량이 19킬로대에서 더 떨어지진 않고 있고, 자꾸 인바디는 보통 이하라고 하지만 내 체중 대비론 적은 게 아니니까 욕심 안 부리는 게 좋겠다. 책 왜 읽었니..ㅋㅋㅋ 그래도 안 읽는 것보다는 많이 도움되는 책이었다. 저자가 유튜브로도 짤막하게 운동법이나 식단 관련을 올려놓았고, 책은 사실 남성 신체 위주라 유튜브에 여성 신체용 조언과 운동법도 조금 있었다. 신체 나이 두뇌 나이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운동 시작 이전에 필요하고, 거기 맞는 방법과 내려놓음을 계속 배워야 할 것이다. <br><br> <br>+밑줄 긋기<br>-체지방은 어깨나 등, 가슴, 팔 같은 부분에 붙는 게 아니라 배에 집중적으로 쌓입니다. 그러니 살을 찌울 땐 꼭 근육량 위주로 증량을 하셔야 해요. 근육은 우리 원하는 딱 벌어진 어깨, 탄탄한 가슴, 넓은 등, 우람한 팔다리에 붙기 때문에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건장한 몸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먹기만 해서 찌운다면 배만 나오는 체지방 증량이 되고, 운동(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해서 찌운다면 건강한 근육 위주 증량이 됩니다.<br><br>-근육량은 무산소운동(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각 근육들을 지치게 만들고 나서 충분히 영양분을 섭취하면 늘어나게 돼 있어요.(간단한 한 문장인데 그게 잘 안 돼)<br><br>-1일 소비 열량<br> 여자 30~60세 (8.7*45kg+829)*1.05=1281.5kcal<br><br>-운동을 꽤 한 몸짱들이 완벽한 식단과 흠잡을 데 없는 운동 스킬로 운동을 한다면 근육량을 한 달에 얼마나 늘릴 수 있을까요? 2kg? 3kg? 아닙니다. 순수 근육량으로 한 달에 300g도 늘리기 힘듭니다.<br><br>-지방을 너무 적게 먹으면, 남성호르몬 감소로 살크업이 될 수도 있으니 우리 메루치 여러분은 꼭 필요한 만큼의 지방을 섭취해 주세요.(유치원 선생님 말투로 읽어야 할 것 같다. 귀여워지는 기분이 드는 메루치)<br><br>-규칙적인 하루 세 끼 타입<br>삼시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데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 유형입니다.<br>군인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돼요. 입대 후 규칙적인 식습관으로 어느 정도 체중이 늘어난 후 더 이상 증량되지 않고 정체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공복 시간이 가장 길 때 간식을 1회 추가하여 칼로리를 충당합니다.<br>(군대 가면 건강한 표중 체형 될듯한 기분. 정신 건강은 폭망하겠군…) <br><br>-메루치들에게 좋은 간식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br>1. 먹기 간편함 2. 보관의 용이함 3. 높은 에너지 밀도(양에 비해 칼로리가 높음) 4. 가성비 5. 낮은 GI의 탄수화물과 높은 함량의 단백질<br>이 조건에 의거하여 메루치들에게 추천할 만한 간식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br>	1.고구마말랭이 2.견과류(아몬드) 3.덜 익은 바나나 4.육포 5.닭가슴살 볶음밥 6.닭가슴살 볼 7.구운 계란 8.(햄이나 달걀 든)샌드위치 9.프로틴바 10.프로틴 그래놀라 11.닭가슴살 핫도그 12.닭가슴살 핫바 (일단 옮겨 적기는 해 둔다…)<br><br>-유동식의 남용은 요요현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하루 1회 이상 섭취를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여기서 요요가 그 보편적인 요요인지, 너 그러다 다시 체중 줄어든다 인지 좀 명확히 해줬으면 좋았겠다. 난 단백질 부족한 식사를 했다 싶으면 두유나 단백질음료를 추가로 마셔서 보충하는 경우가 있다…)<br><br>-체중 증량을 위한 피라미드 1.총 섭취 칼로리(300~500킬로칼로리 추가) 2.균등한 배분(끼니의 간격) 3.단백질 1회 섭취량 체중*0.3~0.4 (18그램 정도네) 4.탄수화물의 선택과 지방 섭취량(흡수가 느린 탄수화물, 지방 섭취가 총 열량의 15%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야 함)<br>0.정해 놓은 끼니 수 지켜서 먹기<br><br>-그런데 만약 짜놓은 끼니 수를 어기고세 끼 식사로만 목표치를 맞추려면, 1끼에 1,000kcal에 해당되는 폭식해야 하기 때문에 고칼로리가 단시간 내에 체내에 들어와 소화와 흡수가 어려워질 수 있고, 체지방으로 쌓일 확률도 높아진답니다. 게다가 대부분 이렇게 폭식을 세 번 하기엔 버겁기에 목표 칼로리조차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예요.(폭식이나 간식마저 목표를 위한 의무감을 가지고 먹어야 하는 삶이란)<br><br>-대부분 간식은 300~500kcal라, 우리 메루치들이 다이어트할 때 줄여야 할 칼로리와 딱 맞아떨어집니다.(체중 증량 후 체지방 줄이기 위한 조언 중. 뭘 간식으로 먹어야 열량이 한 끼 분량이 되는 것인가…)<br><br>-체중 감량 민감도가 굉장히 높은 메루치들이기에, 다이어트 시작 부터 섭취량을 줄이면서 유산소운동까지 병행하게 된다면, ‘부족해진 섭취 칼로리 + 유산소운동으로 소모되는 칼로리’로 정말 급격하게 체중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제가 90kg에서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 500kcal 정도를 덜 먹고 하루에 90분씩 트레드밀(러닝머신)을 뛰었는 데, 한 달 사이에 거의 82kg까지 감량이 되었습니다. 급격한 감량으로 힘들게 벌크업하며 얻었던 근육량도 일부 손실되어 허탈했었죠.(유산소-걷기나 실내자전거-가 제일 기분 좋게 운동되고 지속력도 있는데 어딜가나 근육 안 빠지려면 유산소운동 줄이라고 흑흑)<br><br>-단 이 부분은 근육량을 꽤나 늘린, 벌크업―다이어트를 하는 메루치들에게 해당이 되는 내용이고, A3, B3, C3처럼 마른 비만인 경우엔 원체 근육량이 많지 않아 근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근손실은 근육량이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오히려 마른 비만 메루치들은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면 더 빨리 체지방 연소를 할 수 있습니다.(케바케란 것)<br><br>-근육이 자라날 수 있도록 꾸준히 괴롭혀야 해요. 그런데 매일 똑같이 똑같이 괴롭힌다면 근육은 그 자극에 적응을 하게 되고 더 이상 덩치를 키우려고 하지 않지요. 중량이든 횟수든 어떻게든 ‘운동 강도’가 늘어나야 근육이 커진답니다.(굳은 살 박히게 들은 이야기지만 조금 더 참고 읽어 보기로 해요.)<br><br>-우리 메루치들이 체중을 효율적으로 늘리기 위해선 큰 근육들인 가슴, 등, 하체 위주로 운동을 해야 합니다. 팔이나 어깨 같은 건 작은 근육이 기에 증량되는 폭이 대근육에 비해 작아요. 게다가 대근육 위주로 운동을 하게 되면 팔과 어깨는 자연스럽게 발달을 하게 된답니다.(이미 어깨랑 팔뚝만 올롱볼롱해진 메루치는 앞으로는 가슴, 등, 하체 위주로 운동을 하겠습니다...그럼 덤벨로 안 될 거 같은데)<br><br>-푸시업으로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br>푸시업 1세트(워밍업 세트) 3개 푸시업 2세트(워밍업 세트) 6개 푸시업 3세트(본 세트) 10개 푸시업 4세트(본 세트) 10개 푸시업 5세트(본 세트) 10개<br>여기서 운동강도를 올린다면,<br>푸시업 3세트(본 세트) 11개 푸시업 4세트(본 세트) 11개 푸시업 5세트(본 세트) 11개 (…)<br>한 운동의 모든 세트가 끝난 뒤에 다음 운동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막 여러 동작 섞어서 한 세트씩만 하는-공부도 그렇게 한우물을 못 파던-메루치는 아...한 가지라도 집중적으로 여러 세트 해보는 시도를 해야겠다고 몇 년만에 생각하게 됨…)<br><br>-푸시업-니푸시업-풀업-인버티드로우-스쿼트-런지-플랭크-백익스텐션 (이건 맨몸 버전)<br><br>-선 횟수―후 중량 방법이란 가장 만만한 운동 강도인 횟수를 먼저 올리고 특정 시점 이상 횟수를 달성하게 되면 중량을 올리고 횟수를 다시 낮춰서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즉, 쉬운 횟수를 먼저 공략하고 힘든 중량을그 다음에 늘리는 전략이죠. 이 방법의 시작은 먼저 각 운동당 반복구간을 정하는 것입니다. 반복구간이란 그 운동을 진행하는 최소의 반복 횟수와 최대의 반복 횟수예요.<br><br>-벤치프레스(또는 체스트프레스) → 푸시업 → 랫풀다운(또는 풀업) → 케이블로우 → 덤벨스쿼트 → 덤벨런지 → 덤벨컬 → 케이블푸시다운 (반복구간 8~12회, 세트간 휴식 1분, 운동간 휴식 2~3분, 주3회 월수금 식으로 꼭 휴식일 두기) (이건 헬스장 버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7262/84/cover150/k15273269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2628417</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달 대신 꼬인 손가락을 보게 만든 책. -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 인간 본성의 근원을 찾아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2996</link><pubDate>Thu, 02 Apr 2026 21: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9299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7874&TPaperId=1719299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8768/33/coveroff/89837178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7874&TPaperId=1719299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 인간 본성의 근원을 찾아서</a><br/>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최재천.김길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07월<br/></td></tr></table><br/>-20260402 에드워드 윌슨.<br><br><br> 내가 가진 이 책은 10년 전에 나온 1판 1쇄이다. 끝까지 읽긴 읽었지만 이 책이 말하려는 바를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사소한 오타가 너무 많이 눈에 띄었다. 지뢰밭 뛰는 기분이어서 집중력이 점점 떨어졌다. 쉬다가 읽어도 또 똥 밟고 한숨 쉬고, 몰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처음에는 생화학에 데이고 와서 아주 미세한 분자 단위 아닌 종 단위, 개체 단위로 연구하는 생물학이니까 좀 나으려나, 했는데 흥미로워야 할 이야기들도 이상하게 집중이 안 되었다. 내가 요즘 상태가 안 좋네, 내 탓을 하다가 후반부로 오니까 이 책이 심각했고 잘못했다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래서 오자나 오문이 보이는 대로 베껴놨다. <br><br> 책이 생물이라면, 이 한국어 번역책은 자연 선택에서 도태되었을 것이다. 책의 장점과 가르침을 상쇄할 만큼의 단점-오자, 어색한 문장-이 많았다. 에드워드 윌슨 선생의 책을 같은 출판사에서 퍽 많이 냈던데 궁금했을 주제들도 이런 식이면 믿고 거르게 생겼다. 번역/편집/교열 교정의 총체적 난국이 나에게서 윌슨 선생님과의 또다른 만남을 앗아갔어… 공동 번역이어서 그나마 뭔말인지는 읽혔던 전반부와 갑자기 왜 이 지경이 되었나 하는 후반부가 각각 누구 책임일지 나는 알지 못한다. 뱀에 대한 진화적, 생물학적, 문화적 공포의 형성 이야기가 초반부에서 제시되고 다시 후반부에 또 한 번 등장하는데,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려다가 엉망진창 문장들에 걸려 다 잊어버렸다. <br><br> 책의 구성은 윌슨 선생님이 아주 길지도 짧지도 않게 쓴 생명, 생물학에 대한 에세이를 모아 놓은 형태이다. 뱀, 상어, 개미 그리고 (월리스 선생도 반했던) 극락조 같은 개별종들을 다루는 부분이 그나마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생태 윤리라고 해야 되나, 당위적으로 서술하는 부분은 원래도 재미가 없었겠지만 문장이 너무 꼬여서 뭘 말하는지 여러번 다시 읽어야 했다. 그럴 필요는 없었겠다 싶다. 생물 다양성 감소에 대한 우려와 인간이 지나치게 지구와 다른 종을 파먹고 있다는 취지의 서술에는 동의한다. 인간은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지구 안 망치고 잘 할 수 있어! 하는 건 별로 와닿지 않는다. 가장 멍청하고 위험한 사람들이 제일 큰 힘을 가지고서 같은 종끼리도 뚜드려 패고 있는 마당에, 인간에게 그런 거시적 안목과 자비와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br><br>+밑줄 긋기<br>-사회 생물학에는 위험한 함정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비판 없이 존재의 당위성을 규정하는 윤리학의 자연주의적 오류다. 그것은 지속적인 경계를 통해서만 피할 수 있다. 인간 본성의 대부분은 구석기 수렵 채집인의 유산이다. 그러나 어떤 유전적 편향의 증거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 존재하며 미래 사회에도 지속될 관습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 우리 대부분이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낸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상, 그러한 관습을 따르는 것은 생물학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잘못된 생물학이 그랬던 것처럼 그것은 재앙을 불러올 것이다.(118)<br><br>-인간 중심적이 된다는 것은 인간 행동의 한계, 인간 행동의 바탕이 되는 생물학적 과정의 의미, 장시간에 걸친 유전적 진화의 보다 깊은 의미를 모두 무시하는 것이다. 인간종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의식적으로 거리를 유지하고 바라볼 때에야 비로소 좀 더 포괄적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126)<br><br>-공포심은 극단적이고 불합리한 두려움으로서 메스꺼움, 식은땀, 그 밖에 중추 신경계에서 일어나는 다른 반응들을 수반한다. 먼 옛날 인류의 환경 속에 존재했던 가장 큰 위험들, 예를 들면 밀폐된 공간, 높은 곳, 뇌우, 급한 물살, 뱀, 거미 등은 이러한 공포심을 쉽게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총, 칼, 차, 폭탄, 전기 컨센트 등 현대 산업 사회에 존재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들에 의해 공포심이 환기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점은 주목할 만하다. (147, 저자의 입장과 다르게 나는 후자로 열거된 모든 것에 공포에 가까운 불안감이 있어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나만 그러냐...)<br><br>-인간의 정신은 확률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같은 선택을 하는 구성원의 비율이 사회마다 동일할 수는 없으며 이에 따라 문화적 다양성의 패턴, 달리 말해 ‘민족지학적 분포의 형태’가 형성된다.(153)<br><br>-다윈의 주사위는 지구의 형편을 나쁘게 하는 쪽으로 굴러왔다. 많은 과학자들이 생각하듯이, 좀 더 상냥한 동물이 아닌 육식 영장류가 큰 발전을 이룬 것은 생태계에게는 엄청난 불운이었다. 우리 종은 파괴적 충동을 부추기는 유전적 형질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종족 안에서 뭉치기를 좋아하고, 공격적으로 세력권을 방어하며, 최소한의 필요 이상으로 개인적인 공간을 가지려 하고, 이기적인 성격과 성적 욕구에 의해 행동한다. 가족과 종족의 수준을 넘어선 협동은 어려운 일이다. <br> 더욱 심각한 것은 육식에 대한 우리의 선호이다. 이것은 태양 에너지를 낮은 효율로 이용하도록 만든다. (215, 인간이 대역 죄인이긴 하네…)<br><br>-그리고 나는 생태여성주의와 같은 일종의 잡종 운동(hybrid movements)은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다. (221, 나는 이 문장도 번역의 ‘잡종’ 단어의 선택도 불편하다. 생물학에서는 잡종이 중립적인지 (정말 그런지는 잘) 몰라도 용례로는 되게 폄하하는 말을 굳이 골랐다. 혼합형, 융합형 이 정도까지만 해도 좋았겠다.)<br><br><br>+오자/워스트 번역문들<br>-상광하지-&gt;상관하지(88, 이전에도 종종 보다 더는 못 참고 잘못된 글자 다 옮겨 적기로 했다.)<br>-다라-&gt;따라(100)<br>-니나니벌같이-나나니벌 같이(103)<br>-연향을-&gt;영향을(138)<br>-나타나틑-&gt;나타나는(149)<br>-사시이다. -&gt;사실이다.(154)<br>-약간 떨어져서 보면 수컷은 마치-펄럭인다.(161, 버퍼링 난 것처럼 같은 문장 반복)<br>-회정 방향-&gt;회전 방향(185)<br>-추적하는 곳이다.-&gt; 추적하는 것이다.(200, 맥락상 그렇다. 아씨 진짜 오타 이렇게 많은 책 너가 처음)<br>-지중해서 기후의-&gt;지중해성 기후의(203)<br><br>-야생종들은 새로운 제약, 농작물, 섬유, 펄프, 석유 대체품, 토양과 물의 복원을 통한 미개발 자원들이다. 이 주장은 명백한 사실이고 확실히 반보존자유주의자들의 진로와 주장을 막을 수 있다. (205, 여기 나만 호응 이상하고 번역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인가. 두번째 문장은 뭔 말인지는 알겠는데 진로와 주장을 막는다고 저렇게 동사 하나에 퉁쳐도 되냐)<br><br>-살아 있는 생물종의 권리에 대한 단순한 청원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원리에 대한 단순한 요구로 회답될 것이다. (207, 끔찍한 문장들이 후반부에서 갑자기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한다.)<br><br>-그리고 인간에게 도움이 되도록 생태계가 이해되고 사용될 그날까지 생물계의 현명한 이용은 살아남은 생태계들을 보존하고 그들이 담고 있는 생물 다양성을 구하기에 충분하도록 그들을 면밀하게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230, 마지막 문장까지 싸우자는 건가...좀 끊어서 말이 되게 쓰라고 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8768/33/cover150/89837178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7683353</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화학을 조금은 아는 사람이 읽기로 해요.(독중단감)</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81578</link><pubDate>Sun, 29 Mar 2026 19: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8157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8350&TPaperId=1718157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133/74/coveroff/897291835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20260329 읽기 중단. 닉 레인.<br><br><br><br> 부록과 참고 문헌 소개 등을 제하고 나면 이 책은 320쪽 남짓이다. 162쪽까지, 절반쯤 읽었을 때, 남은 뒷부분을 챠르르 넘겨 보았다. 여전히 분자에서 전자가 왔다갔다 양전하를 띠다가, 음전하를 띠다가, 자기들만 떨어져 나갔다가, 난리가 난다. 일반적인 화학 구조식 아니고, 닉 레인 선생님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생화학 반응에 대해 말로 얘가 저기 갔다, 여기 갔다, 하는 걸 쉽게 설명해주려고 애쓰셨다. 그렇지만 내 눈은 그저 글자를 좇을 뿐, 내 뇌는 글자와 그림, 그림 속의 화살표를 연결할 수 없었고, 그 조그만 것들의 끝없는 변화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놓아주기로 했다. <br><br> 고1 과학의 공유 결합, 이온 결합 나오는 부분까지 ebs강좌를 듣다가 그만두었다. 기본만이라도 갖추고 싶었는데. 휴가 때니까 여흥으로 그런 공부라도 할 생각을 한 거지, 퇴근하고나서 수학 문제나 과학 문제를 풀 기력도 여유도 이젠 없다. 결정적으로 이해력이 딸렸다. 정말 그랬다… 또르르...<br><br> 고등학교 화학 과목까지 제대로 공부하고 나서 이 책을 읽으면 따라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닉 레인 선생님은 더 읽을거리를 소개하면서 ‘이 책은 교재나 연구 논문이 아니’라고 (340) 하시지만, 그렇다면 이 책의 정체성은 뭘까요… 적어도 과학에 큰 흥미를 느끼지만 더하기 빼기에서 혼선을 겪는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즐길 거리로 읽기에는 너무도 힘들었다. <br><br> 선생님이 책 후반에 제시한 읽을 거리 목록은 국내서 번역이 되어 있는 것 위주로 미리 훑어 보았다. 본인이 지은 ‘생명의 도약’, ‘미토콘드리아’, ‘산소’ 같은 걸 이 책을 쓸 때 참고한 책으로 넣어 뒀다. 산소 빼고 제일 유명한 책들은 두 권 봤으니 됐잖아… 그때도 너무 어렵다 싶긴 했지만 재미있기도 했다. 지금처럼 이온이나 분자의 형성, 변화 과정을 계속 따라가기란 어려운 것을 넘어 나는 안 되는 것으로...개미에게 드레스를 입히긴 좀 그렇다. 그나마 내가 가진 책 중에 ‘태양을 먹다’를 참고했다고, 광합성의 역사를 흥미롭게 다룬 책이라고 하니 그걸 나중에 천천히 봐야겠다. <br><br> 책을 읽는 동안 뭘 건진 게 있나 돌아보려 해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일단 이 책에서 크레브스 회로, 역 크레브스 회로 이런 말을 처음 들어봤다. 아직도 그게 어떻게 작동되는지 원리를 어렴풋이도 이해 못하겠다. 뭐에 쓰는 건지도 잊었다. 캘빈-벤슨 회로에서 캘빈이 벤슨한테 무슨 이유인지 빈정 상해서 해고해 버리고 자기 혼자 노벨상 탄 건 기억난다. 과학자가 등장인물인 대하 드라마 같은 게 펼쳐질 땐 조금 재미있었다. 똑똑한 선생님들조차 물질 대사의 중간 과정이 이 회로냐, 저 회로냐, 이게 맞냐, 아닌 거 같은데, 하는 걸 보고서 그나마 깨달은 건, 과학은 완벽하고 완성된 무언가를 찾아내고 만들어내는게 아니라, 끝없이 틀리는 걸 반복하고 참아가며 실낱 같은 뭐라도 건지면 다행인 작업이었다. 어차피 답이 없어서 사람이 선택하고 방향을 잡아가는 일들이 있지만, 과학은 그런 일은 아니었다. 에휴.<br><br> 닉 레인 선생 책은 이거랑 전에 읽은 두 권 말고도 ‘바이털 퀘스천’이랑 ‘산소’도 사 놨다. 그것들은 이 책보다는 덜 어려울까… 일단 좀 더 묵혀뒀다 만나는 게 좋겠는데 점점 더 바보가 될 텐데 걱정이다. 읽고 싶어도 읽지를 못하는 이 느낌 정말 안타깝다. 내 탓하지 말고 내 눈높이 못 맞춘 과학자 선생님 탓을 해야지...논문이나 교재 아니라면서요...<br><br>+밑줄 긋기<br>-센트죄르지는 그(비타민C)구조를 결정하기 위해서 씨름했다. 개구쟁이 같은 유머 감각을 지닌 그는 처음에는 이 물질에 “모른당ignos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nose˝는 당의 성질을 나타내고, “ig˝는 자신의 무지ignorance를 나타낸다). 이 이름이 거부되자, 그는 ”신만안당Godnose˝이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결국 이 물질은 항괴혈병적anti-scorbutic(비타민C결핍증인 괴혈병을 예방하는) 특성이 있다는 의미로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이라는 화학명을 얻게 되었다. (57, 비타민C를 처음 분리해낸 센트죄르지의 작명도 재미있고, 이걸 소개하는 닉레인도 유쾌하고, 모른당, 신만안당으로 번역한 번역가의 센스도 마음에 들었다.)<br><br>-산소는 광합성의 폐기물이다.(133, 우리는 폐기물 재활용사!)<br><br>-생명은 심해의 열수 분출구에 있는 이산화탄소와 수소에서 시작되었을까? 아니면 밀러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생물적 화학의 유서 깊은 전통적 주장처럼, 지표수에서 시안화물 같은 기체가 자외선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서 시작되었을까?<br> 이 생각들은 사실상 모든 측면에서 상반된다. 심해 대 따뜻한 연못, 빛에너지 대 화학적 불균형, 물질대사 우선 대 유전자 우선, 독립영양 대 종속영양, 빠른 화학 대 느린 축적, 국지적 규모 대 행성적 규모, 생물학 대 화학, 이 중 생명의 기원으로 이끈 궁극적 길잡이는 어느 쪽이었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135, 과학자님들도 아직 답을 내지 못하고 서로 대립하고 있는 근원에 대한 주제가 많다. 그러니 내가 뭘 잘 못 알아들어도 너무 스스로 뭐라고 하지 말아야겠다.)<br clear="all">]]></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133/74/cover150/897291835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1337472</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엄청나게 가깝고 믿을 수 없게 시끄러운.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80281</link><pubDate>Sun, 29 Mar 2026 00: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802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048&TPaperId=171802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84/14/coveroff/89374900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048&TPaperId=171802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a><br/>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br/></td></tr></table><br/>-20260328 조너선 사프란 포어.<br><br><br>‘사랑의 역사’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동시에 선물 받았다. 둘은 부부이고 둘다 작가라고 했다. 제법 그럴싸한 선물이었다. <br> 얼마 되지 않아 누군가에게 들었다. 그 둘은 진작에 헤어졌다고, 남자 작가 쪽이 모델과 바람이 났다고 했다. <br> 이 책 시작에는 헌사가 있다. ‘니콜 내 아름다운 여신 당신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13) 끝난 사랑 이야기를 들은 뒤 읽는 헌사는 조금 우스웠다. 그렇지만 사랑을 거둬간다고 바친 책까지 거둘 수는 없으니까, 이불을 팡팡 차며 사랑의 흑역사를 곱씹는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작가님.<br><br>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를 먼저 읽었다. 딱 4년 전 3월이라고 한다. 책 이야기는 별로 안 해 놓고, 내가 나중에 소설집을 내게 되면 ‘사랑의 흑역사’라는 제목을 붙일 거라고 야심차게 차례까지 짜 놨다. 이거야 말로 흑역사잖아. <br><br> 왠지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얄미워서 읽긴 해야 하는데 어쩌다보니 밀리고 밀렸다. 그러다가 읽었다. 신경과학적 실험을 한다고 책 곳곳에 이런 저런 그림과 텍스트로 장난치는 책을 함께 읽고 있었는데, 동시에 읽는 소설도 비슷하게 사진과, 겹친 글씨들과, 빨간펜과, 역재생되는 누군가의 소생 장면 같은 게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우연이었다. <br> <br> 오스카는 대놓고 양철북의 악동을 떠올리게 하려는 이름 아냐? 하고 어린 아이를 화자로 내세우는 건 치트키지...하면서 처음에는 조금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런데 화자는 오스카와, 오스카의 할머니와, 할머니를 떠났던 할아버지를 오간다. 조금 정신 없긴 했어도 페이지는 잘 넘어갔다. 열쇠와 블랙을 찾아라! 뭐 이런 미션 내지 추리물처럼 오스카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아빠의 흔적을 찾고자 한다. 가보지 않았던 퀸즈와 스태튼 아일랜드에도 걸어간다. 911 테러로 아버지를 잃은 오스카는 이런저런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모습이 언뜻 보인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차라리 찾아다니는 일에 몰두하느라 힘들어하거나 슬퍼하는 걸 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br><br>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학교에서 갑자기 방송부 애들이 텔레비전으로 세계무역센터에 비행기가 충돌하는 장면이 나오는 뉴스를 틀어줬었다. 무슨 기분이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20년이 넘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화씨911 같은 영화를 보면서 부시가 잘못했네...하는 생각을 했다. 영화 속 부시는 유치원에서 애들 책을 읽어주다가 귓말로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어쩌지, 하는 표정으로 망연자실해 있었다. 정말 이건 어쩌지. 안타깝다는 생각 정도는 했겠지만 머나먼 나라의 무고한 사람이 무수히 많이 죽는 일이 벌어진 게 피부에 와닿지는 않았었다. <br><br>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고통과, 그럼에도 살아갈 수 있는 건 남은 사람들끼리 아직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걸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들여다 보게 해 주었다.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그저 멀리 떠났다가 40년 만에 나타나서 내 손자, 하는 토마스 할아버지는 왜 떠나고 왜 돌아왔는지, 아버지와 오스카와 이어지는 연결고리 내지 땅 파는 일 시키려고 소환한 건지, 조금 납득이 안 되었지만 말이다. 폭격에 사랑하는 사람과 뱃속 아기와 가족을 동시에 잃는 건 말을 잃을 만큼 충격적인 일일 수는 있겠다. 그래도 자기 삶이 박살난 걸 애나의 동생한테 과거의 무언가를 찾으려다 잘 안 되니까 아이를 가진 그녀를 버리고 떠나고, 뒤늦게 자기 아이인 토마스가 죽고 나니 돌아와서 뭔 사모곡도 아니고 사자곡 같은 편지를 줄줄 풀어 놓고 있어서 보기가 싫었다. 집안에도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 더 그랬다.<br><br> 오스카가 아이어서 그런가, 뉴욕의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했다. 아이의 고통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모르는 척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자기 방식대로 애도하는 걸 냅두는 엄마도 그렇고, 한동안 오스카와 블랙 씨들을 만나러 함께 다녀준 위층 블랙 할아버지도 그랬다. 할머니의 보살핌이며, 경비 아저씨들이며, 리무진 기사랑 그 모든 블랙들까지, 다 오스카를 애 취급하지 않고 진지하게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눴다. 나에게도 그런 어른들이 조금 더 많았다면 덜 불행했을까. 그런 어른들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있긴 있었어서 이만큼이나마 버틸 수 있는 인간으로 자랐을까. 나는 그런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아직도 왜?를 향해 헤매는 아이인 것 같은데 말이다. <br><br> 이 시절도 온갖 공습 폭격으로 삶터가 다 망가지고 언제 또 죽음의 가능성이 다가올까 숨죽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지금 ‘우리는 무사할 것이다.’(456)는 닿지 않을 말이다. 그 우리는 살아남은 미국인들로 한정된다. 소설 속엔 제일 끔찍한 건물인 트럼프타워와 아름다운 건물인 유엔 본부가 잠시 나온다. 평화 대신 돈과 피를 택한 나쁜 사람들은 그만큼 되돌려 받았으면 좋겠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상상도 잘 안 되는 먼 곳의 사람들은 최대한 무사할 수 있었으면, 그래서 남은 고통도 사랑으로 문지르며 삶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br><br>+밑줄 긋기<br>-나는 어떻게 하면 덜 느낄 수 있는지를 배우는 데 평생을 바쳤어.<br> 날이 갈수록 느끼는 감정들이 줄어들었지.<br> 이런 것이 늙어간다는 것일까? 아니면 늙는다는 건 뭔가 더 나쁜 것일까?<br> 슬픔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려면, 행복으로부터도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단다. (248, 요즈음엔 비슷한 생각을 해요.)<br><br>-태어난 것은 모두 죽어야 한다. 그 말은 우리 삶이 고층 빌딩과 같다는 의미이다. 연기가 번져오는 속도는 저마다 다를지라도 불길에 휩싸여 있기는 다 마찬가지이고, 우리는 모두 그 안에 갇혀 있다. (340, 이런 세계관, 인생관을 아홉 살에 갖는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그런데 내 아홉 살도 딱히 다르진 않았던 것 같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84/14/cover150/89374900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841405</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다르게 보고 덜 알게 되며 죽지 않는 것. - [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 -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보 로토의 ‘다르게 보기’의 과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77694</link><pubDate>Fri, 27 Mar 2026 19: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776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636115&TPaperId=171776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112/71/coveroff/k1826361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636115&TPaperId=171776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 -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보 로토의 ‘다르게 보기’의 과학</a><br/>보 로토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9년 12월<br/></td></tr></table><br/>-20260327 보 로토. <br><br> 책의 편집이 재미있게 되어 있었다. 책 모서리에는 어렸을 때 한 번씩은 만들어봤을 프레임 애니메이션 같은 것이 양면으로 새겨져 있고, 감각을 자극할 만한 그림들, 착시를 보여주는 예시들, 어느 페이지는 처음에는 옅게 인쇄되어 있다가 점점 그라데이션처럼 글씨가 진해지기도 하고, 두 페이지를 맞닿게 해야 문장이 완성되는 때도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이 책이 기술하는 것 그 자체가 되게 만들려고 애썼는데, 이 책이 기술하려고 하는 것은 바로 다르게 보는 과정을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것’(10)이라고 했다. 흥미로운 시도였다. <br><br> 그렇지만 어찌저찌 이 책을 (별로 집중하지는 못한 채) 며칠에 걸쳐 다 읽고 나니, 신경과학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나 하면 잘 모르겠고, 신경과학에 기반하여 나의 지각과 인식을 바꾸게 되었냐 하면 그것도 잘 모르겠다. 내가 달라졌구나, 할 만한 상황에 맞닥뜨리거나 해결할 과제를 이전과 다르게 수행하는 경험을 아직 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br><br> 궁금하긴 하다. 사람은 자신이 예전과는 달라졌음을 쉬이 인식할 수 있을까? 어쩌면 스스로 난 달라질 거야, 달라졌어, 하고 선언하고 그렇게 믿는 것이 곧 달라짐이 아닐까 싶다. <br><br> 나는 항상 버릇처럼 일부러 남들이 보는 방향이 아닌 반대로 가기도 하고, 기본값이 상대에 대한 신뢰보다는 의심이고, 막상 저지른 일과 말 같은 것을 반추하며 그게 맞았나? 다른 건 없었나? 고민하는 일도 잦다. 나를 둘러싼 물건들을 자주 위치와 배열을 바꿔가며 조금 더 내게 맞는 느낌이 될 때까지 다시 놓고 치우고 반복하는 습관도 있다. 그렇게 나 자신 또한 놓고 치우고 다시 놓고를 반복하며 살았다. <br> <br> 다양한 연구와 작품과 사례를 들며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이렇게 해 봐, 저렇게 해 봐, 하는 것들이 많은데, 나는 과학책이라고 생각하고 펼쳤는데 하는 말은 자기 계발서랑 비슷한 것 같아… 생각을 바꾸면 사람이 바뀌고 미래가 바뀌고 어쩌고 저쩌고. <br><br> 책에서 이렇게 저렇게 해 보라는 걸 실험해 보고 싶긴 한데, 뭘 하라고 하는 게 많이 추상적이다. 그리고 이걸 읽고 내 뇌를 바꾸기 전에 잠시 전에 뭘 하라고 했는지 기억해 내는 게 더 어려웠다. 뭘 바꾸고 달라지려고 해도 그게 뭐였는지 인상 깊게 남아야 가능한 일 같다. 그러니까 책을 코로 읽었을지도 모른다는… 여튼 이 책을 읽고 저자의 말을 믿고 정말 독서와 함께 내가 조금은 달라졌어, 하고 더 나은 쪽(혹은 저자가 말하는 더 나쁜 쪽)을 향하는 사람이 있길 바란다. 바라면 또 이루어질 지도, 달라지는 게 나일지도-나는 빼고, 난 별로, 를 꾹 참은 것 만으로도 달라진 게 아닐까.<br><br>+밑줄 긋기<br>-우리는 실재를 보지 못하며, 따라서 우리는 과거에 보기에 유용했던 것을 보도록 진화했다. 이것은 모든 것은 착시이거나 아무것도 착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착시가 아니라는 것이 현실이다. (161)<br><br>-지각의 관점에서 볼 때, 의미의 과거 역사(즉, 우리의 내러티브)에 의미를 재부여하기 위해 자유 의지를 행사하면,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의 미래 역사가 바뀌고, 따라서 우리의 ‘미래 과거’가 바뀐다. 그리고 미래 지각도 자신의 경험적 역사에 대한 반사 반응이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미래 과거’를 바꾸는 것은 ‘미래’지각(아이러니하게도 각각의 지각은 자유 의지의 작용이 없는 상태에서 생겨난다)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 (262)<br><br>-“나는 갑자기 사람의 운명은 흔히 죽기 오래전에 완성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263, 밀란 쿤데라의 ‘농담’을 재인용하며 미래 과거의 변화 방법을 이야기 한다. 이후 이 문장을 부인한다. ‘왜’라는 질문이 누적되면 예측 불가한 일들이 가능해진다고 한다.)<br><br>-이것은 어떤 것이 기분을 상하게 했을 때, 실패한 가정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하는 실용적 과제를 제공한다. 이러한 사후 상황 분석은, 그것이 직업적인 것이건, 개인적인 것이건, 자신의 행동을 인도한 보이지 않는 가정을 찾도록 하기 때문에 아주 소중하다. 그 가정을 일단 보는 순간, 선택의 잠재력이 생긴다. (311-312)<br><br>-존재 방식의 다양성에 노출되는 경험은 공감뿐만 아니라 창조성 자체까지도 높인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315)<br><br>-(우리 조상들의) 세계는 적대적이고 불규칙한 장소로, 미래가 캄캄한 ‘어둠’속에 싸여 있는 불확실성이 전형적으로 펼쳐진 곳이었다. 그런 환경에서 예측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주 나쁜 생각이었고, 예측을 하는 것은 아주 좋은 생각이었다. (335)<br><br>-사람들은 확실성을 제공하는 제도를 중심으로 사회를 조직했다. 그런 제도로는 법원, 정부, 경찰, 그리고 슬프게도 교육 제도(심지어 대학 수준에서도)와 이것들과 관련된 과정들이 있다. (345, 정말이지, 슬프게도.)<br><br>-가트먼 부부는 그들이 ‘네 기사’라고 이름 붙인 것을 확인했는데, 이것은 거의 예외 없이 커플의 붕괴를 초래하는 네 가지 행동을 말한다. 그 네 가지는 비판(단순히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경멸, 방어적 태도, 완고함이다. (350)<br><br>-멈춤은 덜 알 기회, 우리가 항상 확인하려고 노력하는 인지 편향의 지각을 좁히는 힘을 막을 기회, 무릎 반사에서 반사를 제거하고 자극의 무의미성(설사 무의미하게 느껴지지 않더라도)과 함께 가만히 앉아 있을 기회를 준다. (354)<br><br>-특히 불안 발작의 경우, 거기서 벗어나는 경로 중 하나(설사 최선의 경로는 아니더라도)는 그것을 무시하는 것이다. 정말로 싹 무시해야 한다. 유명한 심리 치료사 카를 융은 문제는 결코 고쳐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지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바꿀 수 있을 뿐이다. (357)<br><br><br>-1. 불확실성 찬미하기: ’멈춤‘과 이 멈춤에서 생겨나는 모든 질문에 손실의 관점이 아니라 이득의 관점에서 다가가기 위해.<br>	2.  가능성에 열린 태도 보이기: 사회적 변화에서부터 진화 자체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엔진인 경험의 다양성을 장려하기 위해.<br>	3.  협력: 가능성 공간을 확장시키는 집단이나 시스템의 다양성에서 가치와 동정을 발견하기 위해-이상적으로는 순진성과 전문성을 결합함으로써. <br>	4.  내재적 동기 부여: 창조성 과정이 자체 보상이 되도록 하기 위해. 이것은 엄청난 역경 앞에서 불굴의 인내력을 발휘하게 해준다. <br>	5.  의도적 행동: 궁극적으로는 왜의 관점에서 자각을 가지고 행동하고 의식적으로 관여하기 위해. (372)]]></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2112/71/cover150/k1826361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1127147</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불행아. - [길 위에서 2]</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64473</link><pubDate>Sat, 21 Mar 2026 20: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644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273&TPaperId=171644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91/15/coveroff/8937462273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273&TPaperId=171644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길 위에서 2</a><br/>잭 케루악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9년 10월<br/></td></tr></table><br/>-20260321 잭 케루악.<br><br> 길 위에서 1권을 언제 봤나 찾아봤더니 2024년 12월이라고 한다. 와. 그렇게나 미룰 만큼 재미없긴 했나 보다. <br> 그때 독후감도 다시 보니 순 책 이야기는 안 하고 계엄 얘기랑 며칠간 여러 동네를 떠돌던 내 이야기만 잔뜩 했다. <br> 2권을 펼쳤을 땐 뭔가 익숙하고 와 봤던 동네 다시 온 느낌으로 1권을 읽을 때 보다는 잘 읽혔다. 샐과 딘은 자동차를 타고 미국의 서쪽과 동쪽, 북쪽과 남쪽, 멕시코까지 누비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술을 마시고 밴드 음악을 신나게 감상하고 여자들을 꼬시고 다닌다. 멕시코를 도달할 꿈처럼 여기며 남쪽으로 떠난 길에선 기껏 그 멕시코 가자마자 하는 짓이 매춘부들하고 놀며 돈 잔뜩 쓰고, 마리화나 피우고 노는 거라 와 멍청이들, 했다. <br><br> 매인 사람들은 그렇게나 자유롭게 마음만 먹으면 휘딱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고, 그 짓을 반복하는 샐과 딘이 부럽기도 했겠다. 미국 횡단기는 길 위에서보다는 올리버 색스 박사가 모터사이클 타고 혼자 한 여행-온더 무브-이 조금 더 재미있고 감동 느끼며 읽었던 것 같다. 그것도 7년 전이라 이제 기억도 안 나. 얘들은 그냥 어느 동네든 시궁창 밑바닥 같은 데서 뒹굴고 벌레에 쏘이고 몰고 가던 차는 다 고장내고 개고생을 하는데도 그게 고생이라 생각 안 하고 들짐승들처럼 에너지 넘치게 신나게 쏘다닌다. <br><br> 지금은 이 이야기 속 인물상을 빌려온 사람들 다 죽었을 것 같다. 술에 마약에 아무데나 돌아다니다가 몸뚱이가 일찍 닳았을 것 같다. 그래도 쓰니까, 쓰이니까 남는다. 개고생도 방탕함도 자유와 스릴로 치장할 수 있다. 진짜 길은 못 떠나고 글로 못 가본 세상을 상상하고 그릴 수는 있겠는데 지금은 그것도 잘 못하겠다. 그러니까 재미없을 거 알면서 꾹 참고 읽는 거지. 읽는 건 내 몫이다. <br><br> 그나저나 2권은 남은 소설만큼 엄청 두꺼운 해제 모음이 부록으로 딸려 있는데 그건 안 읽었다. 저자의 삶을 이해해야 받아들일 수 있는 소설이라면 쓸데 없다. 케루악의 인생은 안 궁금해. 샐과 딘이 미국과 멕시코 구석진 곳들을 보여줬으니 그랬구나 하고 됐다. <br><br>+밑줄 긋기<br>-근사한 차가 바람 소리를 내고 평원을 두루마리처럼 펼쳐 가며 뜨거운 콜타르를 가로질렀다. 당당한 배였다. 눈을 뜨자 부채같이 펼쳐졌다. 우리는 그 새벽 위로 곧바로 내던져지고 있었다. (89, 문학은 치장이 기본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91/15/cover150/893746227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911591</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인간은 인간이다. - [당신이 인간인 이유]</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57916</link><pubDate>Wed, 18 Mar 2026 16: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5791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732124&TPaperId=171579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312/51/coveroff/k12273212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732124&TPaperId=1715791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당신이 인간인 이유</a><br/>마티 조프슨 지음, 제효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06월<br/></td></tr></table><br/>-20260318 마티 조프슨. <br><br> 영어 원제는 사람됨의 과학 쯤 되겠다. 책에 언급된 현상들이 내가 인간인 이유가 되는 건지, 내가 인간이라서 그런 특성을 갖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br> 인류 진화와 다양성, 언어와 인식의 특이점, 질병을 비롯한 생물학적 특성, 인지와 감각과 심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의 짧은 글들이 모여 책을 이룬다. 제목은 거창하게 철학적이지만 다 읽고 나서도 아, 그래서 내가 인간이로군, 하고 무릎을 탁 치는 통찰은 못 얻었다. 그냥 소소한 상식, 통념에 반하는 인체와 행동, 인식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들을 여러가지 소개했다. <br> 나는 어려서는 인간이라는 말이 너무 무거워서 꿈속에서 울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조금 더 살아보니 인간이 특별한 존재라고, 나의 고유성과 개성이 제일 중요한 거라고 여기지 않으면 세상 돌아가는 걸 받아들이는 게 조금 덜 힘들어지는 것 같다. 인간에 대한 과학책들은 그렇게 보편적인 측면에 주목해서 내 존재의 일부 특성을 설명해준다. 그러니 이런 책 조금 더 읽어도 나쁘지 않겠다. <br> <br>+밑줄 긋기<br>-불쾌한 계곡의 기본 개념은 모리 교수가 언급한 1979년보다 훨씬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39년애 나온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 를 보면 남아메리카에서 발견한 살무사를 ‘기이하게 못생겼다’라고 묘사한 글이 나온다. 그는 살무사의 얼굴에서 사람의 얼굴과 꼭 닮은 특징이 나타나 ‘흉측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127)<br><br>-좋아하는 감정과 원하는 감정은 서로 연관된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그렇다고는 볼 수 없다. (…) 마찬가지로 향동 중독 중 하나인 인터넷 중독은 이용자가 온라인상에서 보내는 시간에 더는 즐거움을 느끼지 않아도 그보다 더 강한 원동력 때문에 온라인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증상이다. (154-155, 중독의 원리 제대로 알기. 싫은데도 게임 계속해 본 사람은 뭔지 알겠다.)<br><br>-어떤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면, 문제가 되는 사건을 자세히 이야기해달라고 하라.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려달라고 한 뒤 그 사람에게서 눈을 떼지 말고 살펴보라. 거짓말의 징후가 나타나는지 지켜보라는 뜻이 아니라, 그렇게 하면 상대방의 인지 부하가 커지기 때문이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들어보고, 다른 건 다 신경쓰지 말고 하는 말에 집중하라.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이야기에 틈이 생겨 안 맞는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거짓말은 그렇게 찾아내면 된다. (255, 활용해보세요. 저는 빼고…)<br><br>-좁은 틈 또는 어떤 형태로든 제약이 있는 곳에서 한꺼번에 이동하는 군중 속에 있을 때 밖으로 최대한 빨리 빠져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가장자리로 가는 것이다. 벽이나 다른 장벽을 따라 이동하면 인파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보다 빨라 나갈 수 있다. (292, 이것도 활용해 보세요…)]]></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7312/51/cover150/k12273212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3125141</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어린이가 재미있게 볼 만한 화학 입문서. - [원소주기율 감옥 대탈출 - 이제 재밌게 외우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56468</link><pubDate>Tue, 17 Mar 2026 21: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5646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462020&TPaperId=1715646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8077/9/coveroff/89964620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462020&TPaperId=1715646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원소주기율 감옥 대탈출 - 이제 재밌게 외우자!</a><br/>류재근.문홍주 지음, 박승규 그림, 최완섭 감수 / 화수북 / 2016년 03월<br/></td></tr></table><br/>-20260317 류재근, 문홍주.<br><br><br> 주기율표는 사랑하지만, 그래서 주기율표 담요나 독서등, 키보드 덮개 같은 건 가지고 있지만 화학은 잘 알지 못했다. 주기율표와 원소, 원자에 대해 다루는 과학교양서들은 이것저것 많이 보았다. <br> 이 책은 해외 책을 번역한 것인가 했는데 한국인 저자들이 만들고 그린 것이었다. 갇혀 있던 원소들이 탈출해서 얘들을 잡아다가 다시 감옥에 넣는 설정이고, 그 과정에서 화학자가 여러 원소에 대해 설명해준다. 118개 원소를 다 다루지는 못하지만, 원자번호 1번부터 20번까지 원소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섞어서 원소의 성질을 설명하고, 주기와 족과 전자 수에 대해서도 챕터마다 스스로 정리해 보게 한다. 겨울 방학 때 원자끼리 결합하는 부분까지 고1 과학 수업을 듣다가 으악 하고 지금은 안 듣고 있는데, 강의에서 들었던 부분이 무슨 말인지 이 책이 조금 더 쉽게 알려주었다. <br> 원래는 집의 어린이들 읽으라고 마련했던 것인데, 제대로 읽었는지는 몰라도 내가 보기에도 재미있고 유익했다. ‘사라진 스푼’이나 ‘원소의 이름’, ‘시끌벅쩍 화학 원소 아파트’, ‘만화로 읽는 주기율표’, ‘주기율표로 세상을 읽다’, 프리모 레비의 화학책인 줄 알았는데 소설책에 가까운 ‘주기율표’까지, 퍽 많이 읽고도 머리에 남은 것 없고, 어린이 책 읽으면서 와 이건 좀 덜 어렵네...하는 걸 보면 화학 전공 안 하길 다행이지 싶다. 그냥 세상을 이루는 물질들을 짝사랑만 하고 너무 깊이 공부하지는 않기로 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8077/9/cover150/89964620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0770904</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모두 연결되어 있다. - [모래알이 휴대폰이 될 때까지 글로벌 경제 교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54279</link><pubDate>Mon, 16 Mar 2026 20: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5427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5825889&TPaperId=1715427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5920/45/coveroff/895582588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5825889&TPaperId=1715427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래알이 휴대폰이 될 때까지 글로벌 경제 교실</a><br/>케빈 실베스터.마이클 힐린카 지음, 신인수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12월<br/></td></tr></table><br/>-20260316 케빈 실베스터, 마이클 힐린카.<br><br> 중학교 1학년 사회 교과서에서는 세계화를 다루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이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사례를 들어 확인한다. 청바지나 티셔츠가 주로 등장하고, 교과서나 교육과정이 달라져도 사례는 비슷하다. <br> 이 책은 티셔츠, 천식 흡입기, 바로 이 책, 휴대전화, 안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나누어 설명하고, 그때마다 거치는 나라들, 사람들, 추가되는 비용, 이윤까지 세세하게 보여준다. 교과서 사례의 심화 버전이라 할 만했다. <br><br> ‘그럴 만한 가치가 있나?’ - 그런 값을 치를 만한, 누군가 희생할 만큼. 책에서는 자주 이런 질문을 던진다.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할 생각이 있는가? 기능은 비슷해도 디자인이 더 나은 제품에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할 것인가? <br><br> 나를 둘러싼 물건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져 나에게 왔는지 궁금할 때가 많았다. 이 책은 그 궁금증을 일부 해소시켜 주었다. 또 궁금한 것이, 우리가 사용한 하수, 변기물 내려 사라진 그 물질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디로 가는지,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같은 것도 궁금하다. 파고들수록 내가 덜 지불한 비용은 누군가를 착취하는 게 되는 구나, 내가 깨끗해지려고 더 더러워져야 하는 사람과 환경이 있구나, 글로벌 분업 체계는 어마어마하게 제조 공정을 세분화해 놔서 뭐 하나 만들려면 정말 온 세계가 힘을 합쳐야 하는 구나 싶었다. 그러니 책에서 말하는 대로 무슨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든 간에 감사할 줄 알아야겠다. 모든 작은 것들이 모여 뭔가를 이루는 거니까 작은 것도 놓치지 말아야겠다. 생산과 소비를 연결의 관점에서 보는 게 좋았다. <br><br>+밑줄 긋기<br>-어떤 사람들은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 상태에 중독될 수 있어요. 불안감 증가와 수면 부족 증상은 휴대폰 중독과 연관이 있을 수 있어요. 여러분은 휴대폰에 얼마나 시간을 많이 쏟고 있나요?(89, 놀랍게도 오후 7시반 현재 20분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네요...친구 없니…)]]></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5920/45/cover150/895582588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9204547</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전쟁은 동물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망가진 세계]</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51964</link><pubDate>Sun, 15 Mar 2026 18: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519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22135&TPaperId=171519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42/76/coveroff/895462213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22135&TPaperId=171519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망가진 세계</a><br/>쿠르초 말라파르테 지음, 이광일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08월<br/></td></tr></table><br/>-20260315 쿠르초 말라파르테.<br><br> 일요일은 어느새 초조한 날이 되었다. 내일이면 다시 그곳에, 일꾼이 된 시늉을 하며, 에휴 또, 하는 마음에다, 종전을 앞두고 패배의 신호 같은 불길함을 느끼며 살짝 미치고 많이 늙은 것 같은 독일군의 마음을 슬쩍 가져다 대본다. 독일인들이나 이탈리아 권력층 앞에서 동조하듯 사실은 빈정대는 말라파르테가 글 속에 자주 등장하는데, 글로 치는 허풍이려니 한다. 실제 앞에서는 내색도 못하고 사바사바 했을 것 같은 놈인데, 글로는 온갖 정의로움, 휴머니즘, 반파시즘, 그렇게 쓰면 그렇게 남는다. 이 책을 전쟁 르포나 역사책으로 읽으면 안 될 것 같다. 전쟁 환상 문학에 가깝다. 잔혹한 풍경들을 미화해 놓았는데, 그게 전쟁이나 분쟁을 찬양하기 위한 게 아니라 전쟁 속에 부서지는 인간과 동물과 세계가 겪는 잔혹함을 더 강하게 느끼도록 하는 장치 같은 것이다. <br><br> 불을 피해 호수로 뛰어든 수백마리 말이 머리만 내민 채 밤새 얼어죽어 다음 봄이 와서 썩기 전까지 단단하게 굳어 있는 장면, 선물이라고 자랑하는 굴이나 홍합 바구니가 사실 포로나 유대인들의 눈알 무더기였다는 끔찍한 에피소드, 군 위안소에서 고통받는 동시에 이십일 후에 집에 돌아가게 될지, 죽게 될지, 사실 너무나 끝을 잘 알고 있는 젊고 어린 유대계 여성들의 절망하는 모습, 쥐 취급 받고 잔혹하게 학살당하는 유대인들, 독일어를 잘 읽는 똑똑한 포로들을 선발해 모두 죽여버리는 군인들,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 미친 전쟁 속 장면들에 말, 개, 쥐, 새, 순록, 파리 같은 동물들의 이미지를 겹치면서 동물들의 수난, 동물과 다를 것 없이 겪는 인간의 수난, 전쟁의 고통은 아랑곳 안 하고 흥청망청인 상류층들의 추함 같은 모습을 그려 놓았다. <br><br> 보나파르테의 반대로 나쁜 편, 이라는 ‘말라파르테’를 필명으로 쓰고, 파시즘을 지지하다 그들의 행태에 실망하고 조롱하며 반파시스트를 자처하고, 독일계 아버지 자녀이지만 자기는 진짜 이탈리아인이라고 자처하며 독일인들을 완전히 타자화해서 관찰하고 비꼬고 조롱하는 말라파르테라는 인물은 흥미로웠다. 그가 겪었든 상상했든 그리고자 하는 장면을 극적이고 비장미나 잔혹미 넘치게 꾸미는 솜씨는 그게 사실과 다르건 같건 간에 탁월했다. 문학과 허구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한 게 아니라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말라파르테는 종군 기자라기보다는 기레기에 가깝겠지만, 전쟁의 참혹상과 허무함을 직접 겪은 이들과 겪지 않은 후대에까지 남겨준 전령 쯤 되겠다. 이렇게 미친 짓인 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전쟁은 계속 반복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후대에게 무슨 모습을 남기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전쟁 여파로 급등하게 될 원유 가격에 베팅하는 날파리떼들로 기억될까. 어떤 사람들의 삶은 불타고 절단되고 썩어가고 있는데. <br><br>+밑줄 긋기<br>-카푸트는 글자 그대로 하면 “망가진, 결딴난, 완전히 부서진, 폐허가 된”이라는 뜻이다. 지금 우리의 모습, 지금 유럽의 모습이 바로 그렇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망가진 유럽이 어제의 유럽이나 이삼십 년 전의 유럽보다 좋다.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모든 것을 달리 어떻게 바꿔볼 수 없는 유산으로 물려받는 것보다 좋다. (10)<br><br>-“이탈리아는 참 아름답지.” 수잔나가 말했다.<br> “추한 나라라면 좋겠어.” 내가 말했다. “그냥 아름답기만 한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니까.” (406)<br><br>-“제 피티에 데트르 팜므.” 루이제가 특유의 포츠담식 억양이 섞인 프랑스어로 조용히 말했다. “여자인 게 참 유감이네요.“ (414, 남자들이 일으킨 전쟁에서 여자들은 노동에 시달리고, 위안소로 끌려가고, 창밖으로 몸을 던지고, 총살당한다.)<br><br>-“제 말은 연어와의 전쟁을 말하는 겁니다. 여기서는 말이죠, 라플란드 사람이건 핀란드 사람이건 다 연어 편이에요. 일전에 강가에서 독일 병사 몇이 죽은 채 발견됐어요. 아마 연어가 죽였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br> “그럴지도 모르죠. 연어가 승리한다면 그야말로 축하를 해주고 싶네요. 연어 문제는 인간과 문명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456, 모두가 연어를 응원해서 독일군이 아마도 졌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042/76/cover150/895462213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427697</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속 빈. - [뇌는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 - 과몰입하는 좌뇌, 침묵하는 우뇌]</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48519</link><pubDate>Fri, 13 Mar 2026 19: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485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034737&TPaperId=171485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65/86/coveroff/k26203473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034737&TPaperId=171485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뇌는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 - 과몰입하는 좌뇌, 침묵하는 우뇌</a><br/>크리스 나이바우어 지음, 김윤종 옮김 / 클랩북스 / 2026년 01월<br/></td></tr></table><br/>-20260313 크리스 나이바우어.<br><br> 잘 찍는 편이다. 평생 짐작과 찍기로 살아왔다. 가족이 사 온 가방에 든 것이 무슨 라면 무슨 과자라든가, 통화 상대가 지금 뭐하고 있는지 정확히 짚어서 상대방을 당황하게 한다. 몇 시 몇 분 쯤 되었겠다, 생각하고 시계를 보면 오차 범위 5분 이내로 맞춘 적도 많다. <br> 이 책은 말과 논리는 좌뇌의 영역이지만, 그것으로 설명 안 되는, 우뇌의 직관과 이해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뇌가 얼마나 복잡한데 딱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기능을 지정하는 건지 조금 신뢰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내가 이 책의 내용을 못 믿는다면 그건 네 좌뇌가 그런 거야, 못 믿도록 방해한 거야 한다. 그러니까 좌뇌는 T하고 우뇌는 F한다는 건가…<br> 제목대로 뇌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보았지만, 신경심리학의 연구 결과가 불교나 명상에서 말하는 상태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는 게 주요한 주장이었다. 선불교도, 마음챙김도 이름만 들었지 뭘 하는지 알지 못하니까 그냥 막연하게 그런가 보다 했다. <br>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알겠는 것,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어떤 깨달은 느낌을 받는 것, 그런 현상이 우뇌의 이점이고, 그걸 잘 활용하면 좌뇌 혼자 폭주하며 고통받고 고민하는 걸 덜어낼 수 있다고 한다. 자아는 없다는 주장도 한다. 뇌에 의식이나 자아 같은 게 있다고 믿는게 우리의 착각일 수도 있다고 한다. 그냥 흘러가는 걸 보며 그렇구나, 나는 지금 화가 났구나, 커피가 쏟아졌구나, 뭐 그렇게 달관하면 편해, 하는 소리로 읽혔다. 뜬구름 잡다 끝나서 실습 부분이 있지만 그것마저 크게 도움은 되지 않았다. <br><br>+밑줄 긋기<br>-생각한다는 것은 곧 범주화하며 정보를 처리한다는 뜻이고 여기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 그러나 우뇌에는 해석적 사고를 훌쩍 뛰어넘는 다른 방식의 지능이 존재한다. (81)<br>-좌뇌의 패턴 인식 기계는 항상 작동하는 일종의 생물학적 기능이며 사실상 멈추는 게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좀 더 괜찮아진다. (113)]]></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65/86/cover150/k26203473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2658617</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사진처럼 남은 옛 시절과 내 일상. - [배반의 여름]</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37856</link><pubDate>Sun, 08 Mar 2026 16: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378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1944&TPaperId=171378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8/25/coveroff/8954601944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1944&TPaperId=171378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배반의 여름</a><br/>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06월<br/></td></tr></table><br/>-20260308 박완서.<br><br><br> 이번에 본 박완서 단편 전집 2권은 1975년부터 1978년까지 발표된 작품들이었다. 여전히 읽는 재미는 있었지만, 한 작가만 통독 전작 하는 건 금세 물리거나 이전만 못하네, 하는 고약한 심보만 돋우는 짓이다. 소설들은 여전히 전쟁 후 시대상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그러니 질리고 물릴 일 없겠지만 이 다음부터는 연달아 보지 않고 아껴봐야겠다. <br><br> 개학 후 한 주가 정신 없이 흘렀다. 이상하게도 새벽 중간에 깨서 오래 잠들지 못한다. 그러다 얕은 꿈인 듯 생각인 듯 주변의 사람들, 해야할 일들, 일어나면 엊저녁 충동구매한 옷 구매를 취소해야지 하는 생각까지, 잡념이 소음처럼 들끓다가 어느새 알람이 울린다. 전날 싸둔 도시락을 들고 씩씩하게 일찌감치 집을 나선다. 걸음걸이는 예전같이 빠르고 넓은 보폭을 못한다. 개학 직전에 하루 무리를 한 채로 내리 3일 여행을 다녀와서 많이 걸은 무릎이 상했다. 며칠마다 의원 가서 물리치료 받고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를 받아 온다. <br> 그렇게 맞은 첫 일요일이어서, 아침부터 기가 팍 깎였다. 내일부터 또 일하러 간다… 소설 속에는 취직이 못 되어, 겨우 얻은 그 자리가 불안정해 결국 일을 관두고 자영업 생각하는 사람부터, 피엑스 물건을 빼돌리다 미군들에게 덤벼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 수험 생활에 또 실패하고 시험을 보다 말고 뛰어 나온 사람, 남편을 너무도 멀리 보내 두고 살짝 미쳐가는 건지 본성이 드러나는 건지 하여간에 외로움에 절어버린 사람 등 나보다 괴로운 사람이 잔뜩 나온다. 그러니까 엄살 그만 부리고 그냥 살아야지. 자꾸 그런 생각을 하게 하니까 일상 풍속 소설 읽는 걸 좀 쉬어야 겠다 싶었다. 소설 핑계를 다 대네. ‘망가진 세계’ 나 ‘율리시스’나 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 같은 더 빡센 걸 절절매며 읽어야 좀 더 확실하게 조그맣고 보잘것 없는 일상을 감사히 여길런지. 그런데 이쪽 진짜 세계도 망가지고 있어서 문득문득 불안하다. 갑자기 내가 있던 건물이 폭격을 당하고, 그동안 이룬 모든 것이, 모은 책들이 불타 사라지고, 뭐 그런 두려움이 엄습한다. 기껏 겪는 불운은 주식이 떨어지는 정도이지만 뭐 그렇게 지내고 있다. 쓰지 않는 건 다 없어지니까 이렇게 쪽글이라도 남겨둔다. <br><br>+밑줄 긋기<br>-죽은 망령이라면 용한 무당 시켜 지노귀굿이라도 해서 좋은 곳으로 천도라도 할 수 있으련만, 용한 판수를 시켜 경이라도 읽어 다시는 못 헤어날 옥중에 가둘 수라도 있으련만, 북쪽에 살아 있는 자의 망령에 대해선 나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속수무책이었다. (161, ‘돌아온 땅’ 중. 월북 삼촌 때문에 자식들의 앞길이 막히자 속상한 어머니 마음)<br><br>-왜 사회는 젊은 놈이 반드시 어떤 집단에 속해야 비로소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는 철통 같은 제도를 마련해놓고도 열 명 중 아홉 명은 아무 집단에도 안 끼워주고 팽개쳐버리는 걸까. (216, ‘꼭두각시의 꿈’ 중. 그러게 왜 그러는 걸까.)<br><br>-자기가 식욕이 없을 때, 타인의 식욕처럼 덮어놓고 싫은 건 없다. (341, ‘집 보기는 그렇게 끝났다’ 중)]]></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68/25/cover150/8954601944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82561</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싸우지 말고 해. - [욕망의 진화 - 사랑, 연애, 섹스, 결혼. 남녀의 엇갈린 욕망에 담긴 진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36335</link><pubDate>Sat, 07 Mar 2026 20: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3633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2074&TPaperId=1713633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7/7/coveroff/8983712074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2074&TPaperId=1713633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욕망의 진화 - 사랑, 연애, 섹스, 결혼. 남녀의 엇갈린 욕망에 담긴 진실</a><br/>데이비드 버스 지음, 전중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7년 08월<br/></td></tr></table><br/>-20260307 데이비드 버스.<br><br> 책을 사모으는 방법도 여러가지인데, 언제인지 ‘욕망’이 들어가는 소설책, 심리학책, 정체 불명의 에세이? 하여간에 그렇게 네 권 사 놨고 마지막 500쪽 넘는 이 책을 끝으로 욕망의 여정이 끝났다. 결론은…<br> ‘욕망의 진화‘(진화심리학책. 세모)<br> ’비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소설. 야한 거 볼라면 세모. 작품성 따지면 엑스)<br> ’몸, 욕망을 말하다‘(에세이인가. 200여쪽 읽다 말았다. 엑스. 읽을 수록 빡침)<br> ‘욕망 수업’(이건 설교집인가. 초반부 읽다가 각이 나왔다. 책의 형태를 갖췄다고 다 책은 아님. 읽다 맒. 엑스엑스)<br> “걸러야 할 키워드로 ‘욕망’이 추가되었습니다.” 욕망의 여정, 당분간 안녕…<br><br> 5-6년 전 쯤 ‘뇌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가?’라는 성선택 관련 책을 재미있게 보았다. <br>https://m.blog.naver.com/natf/222055543596<br> 일반적인 미학은 아니고, 배우자 또는 성적 상대를 고르는데 동물들이 어떤 경향을 보이는지 이야기하는 책이었고, 동물행동학 연구 대부분에 인간에 대한 연구 약간 섞은 책이었다. 나름 재미있었다. <br><br> 이번 ‘욕망의 진화’는 성선택의 인간판인데, 이 책을 보고 욕하고 싫어하는 사람을 제법 보았다. 성선택과 성차에 대해 얘기하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저자도 그 부분을 의식하고 엄청 방어적으로 우리가 어떤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고해서 그게 필연적이거나 불변의 것이 아니고, 인간 존재에 대해 잘 안다면 오히려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경향성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자주했다. <br><br> 정말 그런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고, 이런 책을 보면 생식 행동과 관련해서 인간은 동물과 그리 큰 차이가 없는듯하다. 그래서 인간만 특별난 존재로 여기는 마음이 사그라들고 조금 겸손해진다. <br><br> 성선택과 관련해서 섹스, 성관계, 연애 뭐 이런 용어 대신 번역자는 ‘짝짓기’라는 말로 남녀 관계를 대부분 지칭해서 그 점이 재미있었다. 정말, 짝짓기 관련 심리학 연구를 총망라해 놓았다. 보다 보면 대부분 통설에 거스르지 않는, 남자는 밝히고 여자는 버티고 그런 이야기가 아주 많이 나와서 읽다보면 질리기도 했다. 그래도 후반부의 여성의 성 전략 관련은 흥미로운 부분이었고, 너무 이성애 편중이라 생각했는지 동성애 이야기와 잘못된 만남(배우자 밀렵이란 말로 표현해놨다)에 대해서도 후반부에 덧붙여 놓았다. 진화심리학은 ‘경향성’까지는 다양한 가설로 풀어 놓았지만, 진짜 인과관계까지는 밝혀 놓은 게 거의 없다. 저자는 자신과 동료 연구자들이 연구했던 결과를 통해 인간이 왜 이 모양인지에 대해 나름 대략 이 정도의 비율로 그 모양이야...다 그런 건 아닌데 대부분 그래… 뭐 이런 식으로 뒤집히길 바란 통념들을 공고히 해줘서 실망하게 했다. 그래도 후학들을 위해 앞으로 후속 연구에서 이런 점 제대로 밝혀 줬으면 좋겠어, 하고 연구 주제 제안도 많이 한다. 정말, 짝짓기에 대해 샅샅이 훑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렇지만 어느 성이 몇 퍼센트 어떤 경향이 있고 어쩌고 하는 연구 결과가 거의 대부분이라 일반 교양서처럼 재미있게 읽기엔 좀 힘들고, 약간 대학 전공 수업 교재 같은 느낌이 들었다. <br><br> 이 책을 번역한 전중환 선생님의 ‘진화한 마음’은 6-7년 전에 보았는데, 독후감을 다시 보니 지금이랑 비슷한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했던 말을 매번 또 반복하고 비슷한 걸 또 다시 읽고 또 쓰고 그러고 있구나… <br>https://m.blog.naver.com/natf/221615240156<br> ‘욕망’에 대해 나름 탐구심을 가지고 이런저런 책들을 파 봤는데, 욕망의 정의도 불분명하고, 대체로 성욕이란 말의 대체어로 욕망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속 시원하고 이거다 싶은 책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프로이트나 라캉까지는 가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못 알아듣는 말만 늘어놓을까 봐 겁난다. 너무 진화론에 수긍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혼자서도 ‘아마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하게 됐을 거야’ 하던 썰이 책에 나와서 오, 했는데 그냥 누구나 비슷한 생각을 하는 구나, 뭐가 답인지는 알려고 내내 애를 쓰겠지만 진짜 명쾌한 뭔가는 나오지 않는 분야가 이성애 관계론이겠다 싶었다. <br><br>+밑줄 긋기<br>-우리 모두는 수많은 성공들의 길고 끊임없는 대열에서 나온 산물이다. 모든 살아 있는 사람들은 진화의 성공담이다. (232)<br><br>-사랑과 친절을 베푸는 행동이 성공을 거두는 까닭은 상대에 대한 정서적인 헌신을 신호하고, 손실을 끼치기는커녕 이득을 제공하며, 배우자에 대한 여성의 심리적 선호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268, 읽고 있는 박완서 단편 소설에서 배우자들은 이걸 모르고 다 정반대로 행동해서 여성들이 삶을 공허하고 지긋지긋하게 느끼도록 만든다.)<br><br>-가해자 남성은 아내를 붙잡으려는 최후의 수단으로서 점점 더 심하게 아내를 학대하여 배신을 차마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해자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셈이다. 아내가 지금의 남편과의 생활이 너무 소모적이라 판단하고 차라리 다른 곳에서 더 나은 남자를 만나려는 결심을 하게끔 부추기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것이 가해자 남편들이 종종 아내를 학대한 후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울고불고 매달리면서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까닭일지 모른다. 곧 이렇게 뉘우치는 행동은 아내를 통제할 목적으로 학대 전술을 사용하는 것에 내재한 결함, 즉 버림받을 위험성을 피하기 위한 시도이다. (314, 부모의 결혼 생활 내내 지겹게 본 장면이라 난 모든 부부가 다 이런 줄 알았다. ‘헤어질 결심’에서는 심지어 남편을 죽여버리기까지 한다고…)<br><br>-여성이 사랑을 얻기 위해 섹스를 제공하고 남성이 섹스를 얻기 위해 사랑을 제공한다면, 남성에게서 섹스를 빼앗는 행동은 그의 사랑을 차단하고 이별을 돋우는 효과적인 방책이 될 것이다. (351, 뻔한 소리 같은데 글로 써 놓은 걸 읽으니 왜 이리 무섭고 슬프냐)<br><br>-우리는 진화가 명한 성 역할에 속박된 노예가 아니다. 각각의 짝짓기 전략을 초래하는 조건들을 잘 이해함으로써 어떤 전략을 작동시키고 어떤 전략을 휴지 상태로 둘지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406, 그렇구나. 그런데 난 왜 이걸 보고 있는지 읽는 내내 의문이었다. 심심했나)<br><br>-불안한 혹은 양가적인 애착 유형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진정 자신을 사랑해 주는지 매우 불안해 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융화되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과 진정 친밀해지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고 믿는다. 이들은 다른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 하는 자신의 욕망이 오히려 사람들을 쫓아버릴 것이라고 느낀다. (462, 이 부분 보고 나야 나, 한 사람? 일단 저요….)<br><br>-(설문)“만약 두 사람이 정말로 사랑하고 있다면, 비록 서로 만난 지 지극히 짧은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둘이 성관계를 가지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 결과, 크나큰 성차가 관찰되었다. 남성의 55.2퍼센트가, 그러나 여성은 겨우 31.7퍼센트만이 이 문장에 대해 강력하게 혹은 어느 정도 동의하였다. (493-494, 강력하게 함의하는 바가 있지 않나…이 책 내내 성차의 존재를 이런 시시콜콜한 부분에서 보여준다.)<br><br>-다시 말하면 남성은 정작 여성 친구(여자사람친구)는 성관계 따위는 꿈도 꾸지 않는데 그녀가 자기에게 어느 정도 성적으로 끌리고 있다고 잘못 믿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503, 진화심리학자 블레스케의 연구로 밝혀진 상황이래)<br><br>-남성은 여성보다 성적 부정에 더 괴로워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정서적 부정에 더 괴로워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성차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재확인되었다.(513, 한국에서는 최재천 선생님이 이 연구를...애기 때 읽은 개미 제국의 발견만 생각나는데 거기에서는 진화적, 유전적 관점에서 생식을 포기한 일개미들 이야기를 인상깊게 읽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7/7/cover150/8983712074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70743</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아직 전집 1권이어서 신난다! -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24494</link><pubDate>Sun, 01 Mar 2026 17:3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244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1936&TPaperId=171244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8/25/coveroff/8954601936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1936&TPaperId=171244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a><br/>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06월<br/></td></tr></table><br/>-20260301 박완서.<br><br><br>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5년 전에 읽었다. 그러고는 단편전집을 갖추게 되어 언젠간 읽어야지, 하다가 이번에 읽은 전집 1권은 1971년에서 1975년 사이 발표된 소설들이었다. 소설들이 죄다 재미나서 전집이 7권인데 아직도 많이 남은 게 신나고 장편들도 집에 엄마가 갖춘게 있으니 읽을 게 많다. 이렇게 잘 쓴 것들이 많으니 내가 더 후지게 보탤 것도 없고, 그냥 이렇게 읽기만 하고 살면 되겠다. <br><br> 소설 속에는 수많은 남편들과 부인들이 등장한다. 중산층에서부터 가난한 사람들까지, 졸부도 나오는 구나, 하여간에 다양한 계층에서 도시의 속물성, 인간 살이의 치사스러움, 그런게 재미있게 그려져 있었다. 40대가 다 되어 등단을 했다는데, 어린 아이들을 업고 글을 썼다는데, 소설가들이 헌정 소설집도 낼 만큼 문학계의 큰 산이었다든데 그런 건 너무 오래 전에 지나가듯 주워들은 이야기이고, 수능 국어 대비 지문으로 토막글을 감질나게 읽던 걸 이젠 마음만 먹으면 원껏 읽을 수 있으니 좋았다. <br><br> 슬프고 부끄럽고 답답스럽고 시원하고 그런 글들도 있었는데 그런 느낌을 받는 읽기라니, 50년이 더 된 글들인데도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라니 이걸 여태 안 읽었다니 나는 운이 좋구만. 앞으로도 한동안 더 재미있을 수 있다. <br><br> 우리 시대의 중산층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이든 저마다 삶의 면모가 있을텐데, 그런 걸 어디선가 부지런히 글로 남기고 있겠지. 글이 아니라 브이로그 영상과 에스엔에스의 사진들로 이미지만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거기는 다들 윤색되고 좋은 모습, 풍요로운 모습만 한가득인데, 역시 구질구질한 것을 남기려면 글인가, 누군가는 남기고 있겠지, 아니면 쓰지 않아서 없어지고 50년 후의 누군가들은 와 저때는 정말 좋았던 때지, 오해할지도 모르겠어서 불안하기도 하다. 내가 왜? ㅋㅋㅋ<br><br><br>+밑줄 긋기<br>-이를테면 어떤 연속극은, 거피한 다디단 흰 팥이 노르께하게 구워진 겉꺼풀에 살짝 싸인 구리만주 같은가 자못 우물우물 맛있어하는가 하면, 어떤 연속극은 찐득하니 꿀 같은 팥을 얇은 찹쌀꺼풀로 싼 찹쌀떡 맛인가 짜닥짜닥 맛있어하고, 어떤 연속극은 백항아리에 담긴 눅진한 수수조청을 여자처럼 토실한 집게손가락에 듬뿍 감아올려 빨아먹는 맛인가 쪽쪽 맛있어하고, 이 정도의 차이를 바보와 벙어리 사이에, 벙어리와 폭군 사이에 보였을 뿐 결코 어떤 감동은커녕 안타까움이라든가 동정 흥분을 나타내는일이 없었다.<br> 그는 그냥 맛있어하고, 맛있음을 그냥 즐겼다. (122, ‘지렁이 울음소리’중. 우리 시대의 사회관계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버블티처럼, 크로플처럼, 탕후루처럼, 두바이쫀득쿠키처럼, 달디단 것들도 금세 질려 빠르게 생겨나고 사라지고 하겠지.)<br><br>-나는 왜 사람들이 어른이 됨과 동시에 하나같이 행주처럼 무기력해지고, 자벌레처럼 비열해지고, 잘 삶은 야채처럼 보들보들, 나글나글해지는지를 몰랐었다. 왜 어떤 악덕에도 순종만 했지 정직하게 싸움을 걸 줄을 모르는가가 궁금했었다. 나는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의 사람다움을 지키기 위한 가시를 인두겁과 함께 타고 태어난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요즈음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어디다 써먹으려고 가시를 감추고 숙맥 노릇을 하나 그걸 몰랐었다. 그런데 난 지금 그걸 알아낼 꼬투리를 잡은 듯했다. 마치 어떤 흉악한 음모의 단서라도 잡은 듯이.<br> 그래, 거긴 분명히 음모의 냄새가 있어. 우리를 고분고분 길들이고, 우리의 가시를 마멸시키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꾸며진 음모의 냄새가. (213, ’연인들‘ 중.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깨달음이 부족한 나는 아직 덜 혼난 모양이지.)<br><br>-이렇게 나나 철이 엄마나 딴 방 여자들이나 남보다 잘살기 위해, 그러나 결과적으론 겨우 남과 닮기 위해 하루하루를 잃어버렸다. 내 남편이 십팔 평짜리 아파트를 위해 칠 년의 세월과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상실했듯이. (284, ‘닮은 방들’ 중.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br><br> -맙소사. 이제부터 부자들 사회에선 가난장난이 유행할 거란다. 기름진 영감님들이 모여 앉아, 자네 자식 거기 아직 안 보냈나? 웬걸, 지금 여권 수속중이네. 누가 그까짓 미국 말인가, 빈민굴 말일세 하고. (404, ‘도둑맞은 가난’ 중. 가난 사파리의 원조에다 더 매운맛으로 상훈과 나의 짧은 동거가 너무 슬펐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68/25/cover150/8954601936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82559</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나무의 원형을 만들었대. - [원형의 전설 외 - 한국소설문학대계 29]</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15952</link><pubDate>Thu, 26 Feb 2026 19: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159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0035517&TPaperId=171159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noimg_off_b.gif"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0035517&TPaperId=171159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원형의 전설 외 - 한국소설문학대계 29</a><br/>장용학 지음 / 동아출판사(두산) / 1995년 01월<br/></td></tr></table><br/>-20260225 장용학.<br><br> ‘원형의 전설’을 알게 됨과 동시에 이 책을 알려주신 분이 이 이야기의 고갱이 부분도 같이 알려주셔서, 스포일러 된 채로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보는 동안 영화 ‘올드보이’도 생각나고(감금, 남매, 부녀, 간수의 응징) ‘칠조어론’이나 ‘죽음의 한 연구’(동굴, 벼락, 여러 사변)도 생각났다. 그렇지만 이 작품이 발표된 게 1962년이니 아무래도 내가 먼저 접한 그 창작물들이 이 책을 닮았다고 하는 게 맞겠다. 두 박 선생님들께서 이 작품을 안 보셨다면 우연의 일치란 참 기괴하고, 또 생각보다 같은 소재들이 끝없이 변주되고 있구나 싶다. 장 꼭또 선생이 앙팡떼리블을 1929년에 발표했으니 기어올라가자면 끝도 없다. <br><br> 소설의 초반부는 한국전쟁, 전후 소설 느낌이었다. 주인공 이장은 키워준 부모가 친부모가 아닌 걸 아는 동시에 양부모를 공산군 손에 잃었다. 공산군 의용군(총알받이)으로 끌려갔다가, 죽은 국군 옷을 위장으로 입었다가 다시 국군 무리에 섞이고, 그러다가 북한에 포로로 잡히고, 포로로 잡혔지만 의용군으로도 국군으로도 인정 받지 못해 모든 무리에서 배척 당했다. 이념 갈등 사이에 희생되는 개인의 고통을 극적으로 그리고 있었다. <br> 그런 와중에 자신의 뿌리를 찾던 이장은 자기 딸 윤희를 임신시킨 털보영감이 자신을 뱃속 아이의 아버지로 위장하려고 시도하는 패륜적 상황에서 윤희가 자살하여 또다른 상처를 얻는다. <br> 자신이 태어난 마을 방골을 찾아가 어머니 오기미가 홀로 자신을 낳다가 집에 벼락이 치는 바람에 죽고만 사실을 알고는, 그 아버지가 누구였는지 추적하다가 오기미의 오빠 오택부가 자신의 친부라는 확신을 하게 된다. <br> 북한에서 다시 교육을 받고, 남파 간첩이 되어 교수로 위장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분단 국가에서 그의 교차성은 국가와 조직에 이용당하고, 그런 현실에서 개인의 삶이 안온할 수 없는 상황을 보여주었다. <br> 이후로는 친모 오기미를 강간하여 자신이 잉태된 사실을 오택부로부터 자백 받고자 하다가 오히려 동굴에 갇혀 한 해를 보내게 된 이장이 동굴을 탈출하여 복수극을 벌이는 전개이다. 우연히 흑나비다방에서 만나 마음에 두게 된 마담버터플라이 양지야가 오택부의 혼외 자녀인 것을 알고는 그녀를 사랑하는 동시에 오택부를 응징하는 데 그녀를 이용하기도 한다. 인간과 인간성, 인간적인 것에 대해 계속 추상적인 고뇌를 펼치는 것은 조금 지루하긴 했지만, 탄생과 잉태의 장면으로 회귀하는 듯한 결말(벼락, 양지야와의 결합)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br><br> 300쪽이 되는 소설 하나 만으로도 장편 한 권을 엮었을 법한데, 내가 구한 동아출판사의 ‘한국소설문학대계’는 현대소설사 백년을 집대성한다는 원대한 목표로 장용학 선생님의 중단편도 네 편 더 실어주었다. 백권을 목표로 한 시리즈는 권수를 미처 다 못 채우고 중단된 걸로 보이지만… 초판대로 한자 표기해서 가격도 비싸게 모 출판사에 출간되어 있지만, 이 정도 훌륭한 작품을 남긴 작가가 잘 알려지지 않았고, 책을 접하기도 쉬운 상황이 아닌 것이 마냥 안타까웠다. 수능 국어 지문으로도 나올 만하지 않나, 싶다가도 주요 소재가 근친상간이어서 그것도 안 되겠구나… 좋은 작품을 구전으로 알려주신 이웃님께 감사를 드리며… 중단편을 마저 읽기로 했다. <br><br> ‘요한 시집’은 포로 수용소를 나온 동호가, 수용소에서 자살하고 그 시체가 다른 수용범들의 증오로 훼손된 누혜의 어머니의 집을 찾는 이야기이다. 최인훈의 ‘광장’이나 영화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거제도 수용소에서 이념 차이로 인한 또다른 내전이 있었다는 것을 얼핏 알게 되었다. 같은 소재의 소설들이 검색해보니 제법 되는 것 같다. 기회가 되면 두루 읽어보고 싶다. <br><br> ‘비인 탄생’은 학교에서 잘리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지호(삼수)가 어머니와 산 속 굴에 살다가 어머니도, 연인도 잃고 비인으로서의 인간을 외치며 뭔가 다른 존재가 된다. 지호가 문득문득 사라지는 장면이나, 종희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던 장면의 회상이나, 종희의 남편이 될 뻔한 녹두 노인이 등장하는 것이나, 어머니의 시체를 휘발유와 장작으로 태우는 장면이 환상 같기도 하고 강렬하기도 하지만 앞의 글들보다 더 인간에 대해, 세계에 대해 추상적으로 주절주절 대는게 읽기에 쉽지도 재미있지도 않았다. 힘들게 읽고 난 다음 소설 ‘역성서설’이 비인 탄생 2부란 걸 확인하고는 한숨이 나왔다. 부제와 마무리만 2부이지, 전혀 다른 이야기 같기도,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쓴 것 같기도 했다. 갑자기 기계인간과 거인과 괴물의 격투 같은 게 나오고, 여기서도 결말부는 불로 활활 태우고… 중편 두 편은 7년 간격으로 퍽 떨어져 나온 것인데 나중에 나온게 더 괴이하고 재미없는 건 매일반이었다…<br><br> ‘현대의 야’는 현우가 시체 치우는 부역에 나갔다 산 채로 시체 더미에 묻히고, 거기서 살아 나온 이후 시체 더미나 다름 없는 법과 위증과 폭력으로 다시 감옥에 갇혔다가 순식간에 죽어버리는 이야기였다. 작가가 젊을 때 쓴 소설들이 덜 추상적이고 더 흥미롭고 막장 전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끝없이 인간이 무엇이고 인간성이 무엇인가가 소설마다 변주되고 있는데, 그런 걸 읽을 수록 더욱더 인간이 무엇인지, 무엇이라고 이렇게 곱씹어야 하는 것일지 아리송해졌다. <br><br> 전쟁 문학, 전후 문학을 30년 전 쯤엔 문학상수상작품집이나 근현대소설집 같은 걸로 많이 읽었었는데 한참을 잊고 있다가 오랜만에 전쟁 이야기를 읽었다. 박완서 선생님 소설도 전쟁 이야기이긴 하네… 단편전집을 갖추고 있으니 그것도 언젠간 읽어봐야 겠다. 이렇게 널려 있는 걸 내가 잊어버리고는 왜 한국 전쟁 소설 별로 없어...하고 있었다. <br><br><br>+밑줄 긋기<br>-낙동강 전선에 끌려 올 때까지 이장은 수없는 시체를 보았습니다. 혹은 피에 젖고 혹은 불에 타고 혹은 썩어서 거짓말처럼 뒹굴어져 있었고, 그 거짓말 위에는 파리들이 감실감실 서로 붐비면서 살아 있는 희열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나도 죽으면 저런 거짓말이 되어서 감실감실한 희열에 덮이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살아 있다는 것부터가 거짓말인 것 같았습니다. (31-32, ‘원형의 전설’ 중. 거짓말과 삶과 죽음을 시각적으로 감실감실한 파리 떼로 그려주네. *감실감실: 사람이나 물체, 빛 따위가 먼 곳에서 자꾸 아렴풋이 움직이는 모양.)<br><br>-“왜 남자는 벼락두 안 맞구 목두 안 매나요?”<br>“세계란 원래 일방적이니까 할 수 없겠지.” (168)<br><br>-가다가 넓어진 데도 있었지만 벌레처럼 뱃가죽으로 기면서 비비고 나가야 했습니다. 살은 터지고 흰 토끼는 빨갛게 피투성이였습니다. 그 모양을 멀리서 보면 마치 숨통을 꾸룩꾸룩 기어 오르는 객혈 같았을 것입니다. (305, ‘요한 시집’ 중. 출생의 장면 같기도 하다.)<br><br>-어느 날 아침 조회 때, 천 명이나 되는 학생들의 가슴에 달려 있는 단추가 모두 다섯 개씩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현기증을 느꼈다. 무서운 사실이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주위는 모두 그런 무서운 사실투성이였다. 어느 집에나 다 창문이 있고, 모든 연필은 다 기름한 모양을 했다. 모든 눈은 다 눈썹 아래에 있었다. (332)<br><br>-손금이 손이 아닌 것처럼 인간성이 인간이 아니었다! 인간성이란 인간의 일면. 그 일면을 가지고 인간을 덮을 때 인간은 병들고 왜소해지고, 기만과 나태. 반인간이 된 것이다!<br> 반인간으로 봤을 대 비인이 인간이다! 인간은 인간이 되기 위해 비인이 되어야 한다! 인간성을 파기하고 인간으로 돌아가야 한다! (467, ‘역성서설‘ 중. ’비인 탄생‘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느라고 잔소리도 듣고, 돌도 쪼고 난리였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img/noimg_150_b.gif</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05161</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사람은 밀려나도 글은 남는다. (가을을 슬퍼하지 않기로 해.) - [완역 이옥전집 1 :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00793</link><pubDate>Thu, 19 Feb 2026 13: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10079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2741&TPaperId=1710079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6/40/coveroff/895862274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2741&TPaperId=1710079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완역 이옥전집 1 :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a><br/>이옥 지음,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9년 03월<br/></td></tr></table><br/>-20260219 이옥.<br><br> 수능 국어에서 건진 것 중 생각나는 건 블로그 이름(내 택호)으로 ‘통곡헌’을 붙인 것이고, 또한 이옥이라는 쓸쓸하게 살다 간 개성있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이다. <br><br> 이옥의 글을 발췌, 재구성해 번역한 ‘선생, 세상의 그물을 조심하시오‘와 ’일곱 가지 밤‘을 제법 재미있게 읽었다. 모의고사의 지문으로 나올 때도 그랬다. 그런데 전집 1권은 부, 서(편지), 서(서문), 발, 기, 논, 설, 해, 변, 책 온갖 짧은 글들을 다 모아놨다보니 초반부에는 읽는 재미가 덜했다. 한문 글 역시 번역이 꽤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후반부 절반은 글의 형식 덕인지, 글맛이 살아서인지 그럭저럭 흥미롭게 금세 읽었다. 전집 2, 3권은 목차를 보니 조금 더 재미있지 않을까? 그랬으면 좋겠네…  <br><br> 전집의 제목을 따온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는 막상 이유라고 들어보니 양의 기운이 쇠하는 때니 섬세한 남자 선비가 이를 알고 슬퍼할 수 밖에, 선비 아닌 남자는 사느라 바빠서 못 느낌, 여자도 양기랑 크게 상관 없으니 오히려 봄에 반대로 더 슬퍼함, 뭐 그런 헛소리였다. 불교랑 오행은 까던 사람이 음양론에는 또 심취하고 이러저러한 이유를 대는 게 조금 깨는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나머지 글들은 제법 만연체에 가까운, 그러나 대부분 적확한 수사들이 붙은 문장들이 많아서 재미있는 글도 많았다. 정치의 길로 못 나아가고 쫓겨나서 한가한 덕에 이러저러하게 많이 써놨으니, 작가 그대의 불행은 후대의 읽는 이에게 즐거움이라서 조금 미안하기도 하다. <br><br><br>+밑줄 긋기<br>-이상하다! 먹은 누룩이 아니고, 책에는 술그릇이 담겨 있지 않는데 글이 어찌 나를 취하게 할 수 있겠는가? 장차 단지를 덮게 되고 말 것이 아닌가! 그런데 글을 읽고 또다시 읽어, 읽기를 삼 일 동안 오래했더니, 꽃이 눈에서 생겨나고 향기가 입에서 풍겨 나와, 위장 속에 있는 비릿한 피를 맑게 하고 마음속의 쌓인 때를 씻어내어, 사람으로 하여금 정신이 즐겁고 몸이 편안하게 되어, 자신도 모르게 무하유지향에 들어가게 한다. (267-268, ‘묵취향‘의 서문 중. 제본한 논문 냄비받침, 하듯 단지 뚜껑, 하는 것도 재미있는 표현이고, 나도 저런 책 읽고 싶다. 어딨냐...)<br><br>-석공으로 하여금 지금에 처하게 했다면 남산 아래 두어칸 초가집에 한 이랑 시든 꽃을 심고, 날마다 용자유의 무리들과 더불어 제멋에 겨워 스스로 읊조리는 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웃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시를 보고 지목하여 배척하게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가 어찌 문단에 올라 사맹을 주도하며 깃발을 날리고 북을 울려 천하가 휩쓸리듯 그를 다르게 할 수 있겠는가? (283, 원중랑 시집을 읽고 쓴 악성 독후감. 그 정도는 아니지, 하고 평범한 문인에 불과하다고 깠다.)<br><br>-아침 꽃은 어리석어 보이고, 한낮의 꽃은 고뇌하는 듯하고, 저녁 꽃은 화창하게 보인다. 비에 젖은 곷은 파리해 보이고, 바람을 맞이한 꽃은 고개를 숙인 듯하고, 안개에 젖은 꽃은 꿈꾸는 듯하고, 이내 낀 꽃은 원망하는 듯하고, 이슬을 머금은 꽃은 뻐기는 듯하다. 달빛을 받은 꽃은 요염하고, 돌 위의 꽃은 고고하고, 물가의 꽃은 하가롭고, 길가의 꽃은 어여쁘고, 담장 밖으로 뻗어 나온 꽃은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수풀 속에 숨은 꽃은 가까이 하기가 어렵다. <br>(…) 붉고 흰 온갖 꽃들의 품위 있는 빛깔과 고운 향기를 어느 누가 좋아하지 않겠는가? 오직 내가 이를 가장 좋아하지만 봄날 비바람과 함께 떠나감을 두려워하는 까닭에 처음부터 지니지 않는 것이네. 세상 사람들의 사랑은 천박한 사랑이요, 나의 사랑은 절실한 사랑이라네.<br>(428-429, ‘꽃에 대하여’ 중. 북한산 등반기에서도 아름답다는 말을 거듭하여 열거하였는데, 여기에서도 다양한 꽃에 대한 감상을 나열하고 애정을 표출하는 걸 보면 이옥 아저씨는 꽤나 탐미주의자였던 것 같다. 그래서 문장 멋부리다가 정조한테 혼남…)<br><br>-하루의 저녁도 오히려 슬퍼할 만한데, 일 년의 저녁을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br> 또 일찍이 사람이 노쇠함을 슬퍼하는 것을 보니, 사십 오십에 머리털이 비로소 희어지고 기혈이 점차 말라간다면 그것을 슬퍼함이 반드시 칠십 팔십이 되어 이미 노쇠한 자의 갑절은 되는 것이다. 아마도 이미 노인이 된 자는 어찌할 수 없다고 여겨서 다시 슬퍼하지 않을 것인데, 사십 오십에 비로소 쇠약해짐을 느낀 자는 유독 슬픔을 느끼는 것이리라! 사람이 밤은 슬퍼하지 않으면서 저녁은 슬퍼하고 겨울은 슬퍼하지 않으면서 유독 가을을 슬퍼하는 것은, 어쩌면 또한 사십 오십 된 자들이 노쇠해감을 슬퍼하는 것과 같으리라! <br> 아! 천지는 사람과 한 몸이요, 십이회는 일 년이다. 내가 천지의 회를 알지 못하니, 이미 가을인가, 아닌가? 어쩌면 지나 버렸는가? 내가 가만히 그것을 슬퍼하노라.(444-445,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중. 이옥 아저씨는 이 글 쓸 때 중년 무렵의 선비였나보다. 난 늦여름이라 우기며 초가을 문 앞에서 덜 슬퍼할 거야. 선비도 아니니까 안 슬퍼할 거야 흥)<br><br>-문장의 공교로움과 졸렬함은 진실로 작성하는 속도에 있지 않으니, 문장을 취하는 길이 진실로 일찍 냄으로써 뛰어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하지만 시험관이 오색에 끝내 눈이 멀고, 문벌을 중시하는 습속에 젖어 시험관이 일찍 거두는 것은 또한 어쩔 수 없는 데서 나온 것이다. <br> 그러나 일찍 거두기 때문에 새로 배우는 선비나 재능이 다소 모자라는 선비는 자기 힘으로 할 수 없다. 그리하여 권세 있는 자는 다른 사람을 시키고, 재물 있는 자는 돈 주고 사고, 글에 능한 자는 이들과 교환하여 온 세상이 도도히 모두 그러하다. (454, ‘과책’ 중. 과거 개혁론. 타임어택의 슬픔은 조선시대에도 예외가 아니었다는…)<br><br>-내가 금생의 나도 모르는데, 전생의 나를 알 수 있겠는가? 내가 모른다면 남들도 모를 것이고, 전생을 오히려 모른다면 내생도 모를 것은 금생과 같을 것이다. 전생과 후생이 이미 서로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바로 타인이다. 타인이 비록 귀혀져서 천선이 된다 해도 내게 무슨 영광이 되겠으며, 천해져서 짐승이 된다 해도 내게 무슨 욕이 될 것이겠는가. <br> 굼벵이가 변하여 매미가 되고, 풀벌레가 변하여 호랑나비가 되고, 꿩이 변하여 이무기가 되는데, 윤회가 진실로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이와 같은 것이다. 버들에서 우는 괴로움과 꽃에서 춤추는 즐거움은 이미 기어 다니는 벌레들과 관계가 없는 것이고, 이무기는 매를 보고도 엎드리지 않을 것이니, 후생의 영욕이 진실로 금생에 무슨 관계가 있어서 권면하고 징계할 수 있겠는가? 이러니 부처의 설법은 공교로운 듯하지만 실로 졸렬한 것이다. (…) 나는 꼭 ’윤회가 없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게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을 움직이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해둔다. <br>(462, ’축씨‘ 중. 윤회 탈탈 터는 소리. 예전에 친구에게 나도 이옥이랑 비슷한 윤회관을 이야기했더니 다시 태어나는 걸 자각해야 환생이라고 했다… 이옥은 이외에도 불가에 대해 비판을 많이 한다. 다음에 실린 ’오행‘이라는 글에서는 오행의 상생 상극에 대해서도 비판하면서, ’오행에 무엇이 서로 상생하지 않는 것이 있‘(465)느냐고 한다. 그렇구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6/40/cover150/895862274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64049</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반유행열반인의 유행 복식사 읽기. - [20세기 패션]</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97769</link><pubDate>Tue, 17 Feb 2026 21: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977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3016X&TPaperId=170977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1/35/coveroff/895273016x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3016X&TPaperId=170977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20세기 패션</a><br/>밸러리 멘데스 외 지음, 김정은 옮김 / 시공아트 / 2003년 05월<br/></td></tr></table><br/>-20260217 밸러리 멘데스, 에이미 드 라 헤이.<br><br>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건, 화가 ‘Gluck’의 예술과 정체성, 패션을 다룬 도록을 외서로 구입하면서였다. 도록의 저자 중 하나인 에이미 드 라 헤이가 저술한 책 중 유일하게 번역된 책이 ‘20세기 패션’이었기 때문에, 해외 구매 서적이 늦게 오는 편이니까 그전에 국내 출간된 중고책을 미리 받아 보자, 하는 생각이었는데, 조금 읽다가 오래 묵혔다가 이번에 다 보았다. <br><br> 패션을 잘 모르고,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본 광고 문구의 Nirvana Against The Fads에 꽂혀 (지금 저 카피를 썼던 브랜드는 흔적조차 없다. 내가 꿈을 꾼 건가 싶다.) 닉네임마저 반유행열반인, 이렇게 지었다. 그건 21세기가 시작되던 때였다. 20세기를 20년 좀 안 되게 살고, 이제 21세기를 산 지도 25년이 넘었다. 그런 즈음에 20세기 복식사 책에서 뭔 영감이나 힌트라도 얻을까 했는데 그러기엔 나의 의상에 대한 지식과 감각이 무지에 가까웠다. 그냥 오래 전 사람들이 선호하고 아름답다 여겼던 복식을 구경하는 게 적당히 흥미로웠다. <br><br> 스파 브랜드의 시즌오프 할인 의류를 검색하다 구매 기준인 최고 할인률이다 싶으면 나한테 어울릴지, 오래 입을지 깊게 생각하지 않고 저렴이 의류들을 마구 사들였다. 그래도 아직은 한철 한 두 번 입고 버릴 만한 걸 많이 사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그런 내가 오뜨꾸뛰르, 최고 디자이너들의 맞춤 의상들에 대해 읽는 건 화가나 미술 작품을 잘 모르면서 빠르게 눈으로 훑는 거랑 비슷했다. <br><br> 사실 각자의 신체와 개성이 다 다른데, 시즌을 주도하는 패션이라는 걸 모범답안처럼 제시하는 것도 비현실적이긴 하다. 그래도 기출문제처럼 수많은 지나간 복식 중에 내가 가진 잡탱구리들로 재현이나마 가능할까 싶은게 있을까 찾아 보았지만… 딱히 없는 것 같네… 다들 화려하고 노출이 심하고 일상 생활 가능하지 않은 옷들이 대부분이다. 찍어 놓은 걸 보니 흠 나 화려한 디오르 같은 거 좋아하나 보네… 눈만 높고 지갑은 얇다. <br><br> 작은 책이지만 깨알같이 각 시대를 유행했던 복식에 대한 자세한 서술과 함께 화보를 많이 수록해 놔서 그나마 어떤 형태의 옷들인지 확인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늘 그렇듯 다짐은 있는 옷으로 무난하고 단정하게 잘 입고 다니자 하지만, 올해도 옷 구매는 줄이자, 하지만… 패션 책 보고 있는 나야… 지나면 그날 하루 뭘 걸쳤는지는 다 부질 없는 것 아니겠니.<br><br>+1926년 샤넬의 검은 이브닝 드레스(79)<br>+1947년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뉴룩’(139)<br>+1997년 봄/여름 크리스티앙 디오르 오트쿠튀르(298)<br>+표지의 의상은1994년 이세이 미야케의 봄/여름 ‘플리츠 플리즈’라인. 실린더 형태, 앞뒤 구별 없음, 무지개 색상, 종이 등과 종이접기를 연상시킴. 표지를 왜 이걸로 골랐는지 내내 안타까움… 플리츠는 30여년만에 다시 유행이 돌아왔던 것 같다. <br><br>+밑줄 긋기<br>-(2차 세계 대전) 전쟁 기간 내내 여성들은 가정을 돌보는 동시에 지루하고 위험한 전시의 노동을 감수하면서도 특히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성들에게 잘 보이도록 언제나 보기 좋은 차림을 해야한다는 압력을 받았다. 공장에서 일할 때 기계에 걸릴 소지가 있는 것은 착용이 금지되었으므로 긴 머리는 감싸고 끈이나 레이스, 루프가 달린 옷은 입을 수 없었다. 여밈은 등이나 어깨에 있고, 주머니는 엉덩이 부분에 있는 것을 착용해야 했으며, 벨트는 뒤에서 조이고 신발을 제대로 신어야 했다. (128, 요구하는 게 참 많았네 흥 누가 시작한 전쟁이냐)]]></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1/35/cover150/895273016x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1351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맨날 어두침침할 수는 없으니까, 가끔은 산뜻해도. - [저스트 키딩]</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94519</link><pubDate>Sun, 15 Feb 2026 21: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945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908274&TPaperId=170945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130/69/coveroff/89609082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908274&TPaperId=170945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저스트 키딩</a><br/>정용준 지음, 이영리 그림 / 마음산책 / 2023년 07월<br/></td></tr></table><br/>-20260215 정용준.<br><br> 이 짧은 소설 시리즈는 대체로 좋았다. 정용준 책을 사서 네 권을 읽었고, 세 권이 남아 있었다(아니 구매 내역은 한 권 더 있다고 하는데 어딨는지 못 찾겠다...). 여기저기 아무데나 흩어져 꽂혀 있길래 (전자책은 빼고) 읽은 것, 안 읽은 것 전부 모아 가지런히 한 곳에 모으고 그 중 ‘저스트 키딩’을 읽기로 했다. 패티 스미스의 ‘저스트 키드’도 생각났는데, 읽고 보면 둘이 크게 관련은 없다. 아닌가, 노래하는데 크게 성공하지 못한 가수들이 나오긴 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었다.<br><br> 겨울에 태어났지만 겨울이 좋진 않다. 어려서는 내 생일이 있어서 좋아하는 계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겨울이 없는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하고 그 바람을 또 가끔 포기한다. 이번 겨울도 길고, 겨울에 긴 겨울이 나오는 소설을 읽으면 그래도 여기 겨울은 끝날 거니까, 하면서 봄옷도 사고 여름옷도 산다.<br><br> 지난 번엔 괜시리 소설가의 산문집을 굳이 찾아 읽고 읽다가 포기를 하고, 또 기어코 다시 다 읽고 투덜거리는 뭘 끄적여놨다. 짧은 소설집이 좋은 점은, 소설가들이 뭔가 여유롭고 너그럽게 따뜻한 걸 써 놓는다는 것이다. 글이 길어지고 삶이 길어지면 꼭 마가 끼고 슬픔과 비극도 닥치고 그런 것이다. 짧은 글은 그런 안 좋은 일을 시시콜콜 늘어 놓기엔 너무 짧으니까, 인생 짧고 한 번인데 한 잔해, 하고 하하호호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걸 읽는 나도 평소에는 짠돌이이지만 짧은 이야기니까 훈훈해도 어쩔 수 없지, 하고 편안하게 읽는다. 두껍거나 지독하거나 후지거나 한 책들만 연달아 보다가 뭘 만날까 조금 걱정하며 펼쳤지만, 생각만큼 가뿐하고, 텁텁함 없이 읽혀서 만족한 독서였다. 모든 이야기가 굳이 길 필요는 없다. <br><br>+밑줄 긋기<br>-‘어떤 가사를 써도 마음이 온전히 담기지 않아. 어설프게 망가트리고 싶지 않아. 차라리 쓰지 않음으로 내 모티프와 영감을 지키는 거야.’<br> 그때는 왜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하지 않았을까?<br> “개소리하지 마. 에이징? 억지로 멀쩡한 것을 망가트리면서 그것이 멋있게 낡은 거라고? 미친 새끼. 부서진 것과 낡은 것은 다른 거야.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꼼수로 사려고 하잖아.”<br> 주하는 충격을 받은 듯 멍하게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무슨 말을 더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너무 솔직하고 정직한 말이었다. 꺼내면 그 말이 마음이 될까 봐 절대로 입술 밖으로 꺼내지 않는 단어들을 아무렇지 않게 섞어 침을 뱉고 돌을 던지듯 쏟아부었다. 주하는 놀란 아이처럼 얼어붙어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실패한 가수가 아니다. 무엇인가를 시도하거나 이룬 적이 없으므로 그에게 실패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실패에 대한 로망을 갖는 것으로 실패를 흉내 내고 있을 뿐이다. (64-65, ‘시간 도둑’ 중)<br><br>-막막하고 하염없어도 눈을 미워하는 사람은 되지 말아라. 눈과 비는 빛과 함께 하늘에서 내리지. 천국은 이런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 거야. 좋은 곳에 있으니 슬퍼 말고 언젠가 그날이 오면 기쁘게 나를 만나러 오렴. (156, ‘겨울 산‘ 중)<br><br>-달군 철판 위에 쑥을 덖고 바람에 말리고 다시 철판에 올려 덖는 것을 몇 번이고 반복하던 엄마에게 물었다.<br> 왜 그렇게 오래 하는 거야.<br> 물기가 없어야 해. 그래야 시간을 견딜 수 있단다.<br> 왜 이렇게 많이 만드는데.<br> 겨울은 기니까. <br> 엄마는 창고 한 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통에 말린 차와 꽃을 저장했다. 긴 겨울 동안 평생 마셔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던 쑥과 꽃이 다 사라졌다. 엄마는 알았다. 겨울이 이토록 길 것이라는 것을. 둘째는 몰랐다. 평생보다 긴 시간이 있다는 것을. 둘째는 마지막 통 속에 반쯤 남은 까만 쑥을 보며 시간의 끝을 예감했다. 첫째가 식탁 맞은편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br> 춥다. 나무를 해야겠어. (158-159, ’겨울 산‘ 중. 영원히 끝나지 않는 겨울이 기쁠 수도 있고 슬플 수도 있겠다.)<br><br>-소설을 쓰기 어려운 게 바로 그거야. 아무리 노력해도 괴상한 삶을 따라잡을 수가 없거든. 그 어떤 끔찍한 상상을 해도 현실은 그것보다 끔찍하니까. 내 몸을 뺏은 나도 그걸 곧 느끼겠지. 느껴봐라. 흡수된 내가 피와 땀이 되어 실컷 비웃어줄 테니까. 웃음이 나온다. 웃음이 나와. 얼마 만의 해피엔딩인가. (203, ‘해피 엔딩’ 중. 내가 무서운 영화나 무서운 소설을 잘 읽는 이유였는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130/69/cover150/89609082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1306980</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누가 린다B를 죽였는가. - [떠나지 못하는 여자 - 린다 B를 위한 진혼곡]</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90665</link><pubDate>Fri, 13 Feb 2026 22: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9066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76987&TPaperId=1709066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6396/27/coveroff/895467698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76987&TPaperId=1709066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떠나지 못하는 여자 - 린다 B를 위한 진혼곡</a><br/>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백선희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02월<br/></td></tr></table><br/>-20260213 이스마일 카다레.<br><br> ‘부서진 사월’을 오래전 인상 깊게 읽고 이스마일 카다레의 소설들을 몇 개 모아놨다. ‘H서류’,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광기의 풍토’, 그리고 이 책 ‘떠나지 못하는 여자-린다B를 위한 진혼곡’ 이렇게 오래 꽂혀만 있었다. 그 중 얇아 보이는 걸 뽑아 들었는데, 깜짝 놀랄만큼 재미가 없었다. <br> 주인공은 루디안이라는 극작가인데, 작품 심의가 통과되지 않아 극을 상영하지 못하는 중이다. 오스트리아로 여자친구가 연수받으러 간 사이, 미제나라는 자기 작품의 팬으로 여겨지는 여자와 관계를 맺는다. 미제나는 그를 만나 책에 저자 사인을 받으면서 린다B에게, 하고 남겨 달라고 했고, 당의 위원회에서 어느날 그를 찾아와 린다B와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사인본 책을 들먹이며 그에게 캐묻고 그녀의 자살을 알린다. 루디안은 유배중이어서 수도에 올 수 없었던 린다B와, 자신 앞에서 늘 수상한 모습이었던 미제나의 정체를 궁금해하며 미제나가 당이 보낸 스파이가 아닌가 의심하기도 하고, 그녀를 다시 보고 싶어하기도 한다. 다시 찾아온 미제나의 입으로 린다의 죽음의 원인이 될 만한 사건들을 전해 듣는다. 유배지를 떠날 수 없고, 자신이 사랑하는 작가를 만나러 수도로 갈 수도 없는 사실을 비관한 데다 레즈비언으로 오인까지 받으며 졸업파티에서 모멸을 겪은 린다는 음독 자살을 했다. 루디안은 꿈인지 유령인지 모를 린다와의 만남을 겪고, 독재자는 생각보다 빨리 망하고, 린다와 린다의 가족은 유배지에서 풀려나 수도 티라나로 향한다. <br><br> 자유가 없는 세상에서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로 죽거나 창작에 방해를 받거나 이동이 제한되거나 사랑이 엇갈리거나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구나, 뭘 하고 싶었는지는 대충 알겠다. 그런데 작가 주인공을 세워서 그 작가의 사생팬들이 작가를 너무 사랑하지만 유배 때문에 그에게 닿을 수 없고, 닿을 수 없는 팬을 대신해 그녀의 친구가 작가에게 접근했다가 사랑에 빠져 그가 만졌던 가슴을 팬인 친구에게 만지게 하고, 서로 어루만지고, 그게 소문이 나서 난리가 나고, 뭐 이런 전개가 너무 막장으로 보였다. 얼마나 위대한 창작자이길래, 창작은 창작이고 사랑은 사랑일건데 그냥 호색한 양아치가 물정 모르는 이제 막 고등학교 졸업한/할 어린 아이들이 엉겨오는대로 허허 거리다가 정체가 뭐냐고 밀치다가 아 또 만나고 싶다, 이러고 있고… 애착이나 친밀감은 느껴지지 않는데 그냥 그 육체를 다시 접하고 싶은 마음, 눈물 젖고 사연 있어 뵈는 미제나에게 연민을 갖기는 커녕 의심하는 주제에 거기에 사랑타령을 하고 있나, 이 작가 이 나이를 처먹고도 사랑이 뭔지는 아는 걸까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훌륭한 글을 쓰고 유명한 사람이라고 홀딱 반해서 앞뒤 안 가리고 그가 있는 곳으로 갈 거야, 하는 여자 아이들 설정도 괴기스러웠다. 감시하고 억압하고 통제하는 정치 권력 까겠다고 이런 식으로 대상화된 소녀들을 실컷 괴롭히다가 죽게 하고 유령 타령하고 그러는 게 읽고 나니 아 나 이거 왜 봄… 이미 사 둔 소설들 어쩌지… 싶은 것이다. 전개도 문장도 정신 없고 영 비호감인 것이다. <br><br> 그러니까 이름 조금 알려졌다고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감으로 책을 사 모으고 미리 호감을 가지고 읽다보면 망한 독서도 생긴다. ‘부서진 사월’은 피의 값이라는, 집안끼리 이어지는 끝없는 복수라는 알바니아의 독특한 폐습을 서늘하게 그려서 그래도 새롭고 흥미가 가는 부분이 있었다. 이 책은 알바니아가 공산권 하에서 독재 국가로 국민들을 오래도록 힘들게 했구나, 영화 ‘세르비안 필름’보고서 아 세르비아 좆망 국가구나, 그거 보여주려고 이렇게까지 해야 겠니, 싶었던 거랑 비슷하게 내가 잘 모르던 나라들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긴 한데 찜찜하구나, 싶었다. 뭐 정작 쿤데라 영감도 카다레 영감도 프랑스로 망명해서 체제 비판 신나게 하고 쓰고 싶은 거 다 쓰고 뭐 고통은 다른 민중들이 겪는 거고 그걸 전달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뭐 간접경험인 거고 고국을 떠나는 것도 고통이라면 고통일 것이지만 뭐 직접 핍박 받는 사람들 비하면 엄살 같기도 하고 방구석 키보드 워리어로 지랄지랄해도 아직 아무도 안 잡아가고 관심도 안 가지고 그러니까 아무래도 감시 받는다고 벌벌 떨지 않아도 되는 내 처지에 이렇게 까는 게 부당하다 싶기도 하고 그렇다. 주절주절 말이 많지만 짧게 말해 재미가 더럽게 없었다는 뜻이다.  <br><br>+밑줄 긋기<br>-유령: 당신들이 사랑을 좋아하지 않은 건 사랑이 당신들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걸 내 탓으로 돌린 거고. 많은 세월이 흘렀고 전쟁도 끝났지만 넌 여전히 어떤 여자의 애정도 받지 못했어.<br> 살인자: 입 닥쳐! 망할 자식!(103, 유령아 살살 때려라…유령이 살해된 사유는 빈정거려서 라고 한다...)<br><br>-프롤레타리아독재가 강력할수록 자유는 크리라. 사방에 새겨진 말이었다. 공연장 벽에, 발코니에, 국가의 상징 아래. 이 글이 펄럭이는 붉은 깃발 아래 모두가 조금도 놀라지 않고 행진했다. 이 글귀에 누구도 놀라지 않는데, 거의 쌍둥이처럼 똑같은 문구를 읽고 어찌 아연실색하겠는가? 암이 우리의 행복을 만들어주리라는 문구 말이다. (160)<br><br>-그 시절 린다는 열여덟 살이었다. 다음 ‘서류’는 그녀가 스물세 살이 되면 올 터였다. 그다음은 스물여덟. 그리고 두 번 ‘서류’를 더 받으면 서른여덟, 그리고 마흔셋. 아냐. 그후에는 더 살고 싶지 않을 거야. 고마워, 프롤레타리아독재, 난 네가 얼마나 선하고 올바르고 완벽한지 알아. 학교에서 우리 머리에 그렇게 주입했으니까. 그렇지만 난 너무 지쳤어...이런 삶을 더는 못 살겠어. (183)<br><br>-말하지 않겠다고 아버지에게 약속한 그 비밀이란, 신임받는 간부들에게만 제공되는 기밀 회보에서 읽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비밀 중 하나로, 어느 날 왠지 모르지만 아버지가 딸에게 얘기해준 것이었다. 그 회보에는 국가의 적들이 한 말이 실려 있었는데, 알바니아는 감옥과 유배지에만 자유가 없는 게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고, 티라나에도 자유는 전혀 없으며 다른 곳도...그 어디에도 자유는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건 적들이 하는 말이었다, 물론. (184)]]></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6396/27/cover150/895467698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3962753</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이벤트, 당선작</category><title>월리스 씨와 떠난 말레이/파푸아 지역 여행. - [말레이 제도 - 월리스의 항해경로 지도 + 월리스 연보 + 월리스 논문 수록]</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88515</link><pubDate>Thu, 12 Feb 2026 22: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8851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242481&TPaperId=170885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964/0/coveroff/89942424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242481&TPaperId=1708851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말레이 제도 - 월리스의 항해경로 지도 + 월리스 연보 + 월리스 논문 수록</a><br/>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지음, 노승영 옮김 / 지오북 / 2017년 01월<br/></td></tr></table><br/>-20260212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br><br> 월리스에 대해 알게 된 때는 2019년에 ‘깃털도둑’이라는 책을 읽으면서였다. 처음에는 픽션인 줄 알고 흥미롭군, 하고 읽었다. 월리스란 탐험가가 기껏 수집한 영국 박물관의 새 박제를 어떤 놈이 깃털 뽑아서 낚시용 미끼(플라이) 만드느라 야금야금 훔치는데 제대로 관리, 감시가 안 되어서 범행을 되게 늦게 알게 되고 표본들은 잔뜩 훼손 되었다는 이야기가 기억난다. 거기에서 월리스란 사람이 ‘말레이 제도’란 책을 썼고, 다윈보다 비슷한 시기, 어쩌면 조금 이르게 자연선택설을 발견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br><br> 월리스가 탐험한 말레이 제도 중에서는 보르네오 섬의 코타키나발루에만 가 봤다. 거기에서 배 타고 조금 더 들어가는 가야 섬이란 곳에서 묵었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섬에는 고양이 만한 도마뱀, 강아지만한 멧돼지, 커다란 뱀, 흰개미, 그런 게 있었다. 난 열대 체질 같아… 물론 에어컨 잘 되는 숙소에 묵고 수영장에서 노닥노닥했으니 좋기만 했겠지만, 고수도 좋고 두리안 같은 열대과일도 좋다. 로션 안 발라도 건조해지지 않는 피부 상태가 거기서는 내내 유지되어서 더 좋았다. 불빛 하나 없는 어둠 속 강물 따라 배타고 가며 봤던 반딧불 무리도 인상깊었다. <br> 이 지역을 언제 또 가 볼지 모르지만, 거의 200년 전 월리스가 배 타고 이 섬 저 섬 다니며 보고 관찰한 것들을 간접 체험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책 두께가 만만치 않아서 사 놓고 펼칠 결심하는 데까지도 오래 걸렸고, 실제로 읽는데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지만, 뭔가 같이 갖춰둔 종의 기원보다 먼저 이 책을 읽는게 월리스를 예우해주는 기분을 혼자 느끼고 있었다.<br><br> 오랑우탄 사냥 이야기는 조금 슬펐다. 표본 채집한다고 총으로 엄청 쏴 대고 얼마난 어떤 개체를 어디서 어떻게 잡았나 어떻게 가공했나 그걸 다 자세히 적어 두었다. 네 덕분에 멸종 위기종 아니냐… 두리안 농장 원주민들은 두리안 훔쳐 먹는 오랑우탄 잡아준다고 좋아했다고 주장하지만, 월리스 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유럽인들이 총질해서 수많은 종을 절멸 시켰을지… 자연사 연구에 많은 표본을 제공하고 거기에서 자연선택이란 통찰을 이끌어낸 것이 대단하긴 하지만, 그 과정까지는 오구오구 못하겠다. 오랑우탄 살려내…<br><br> 라자라는 통치자가 세금으로 벼가 제대로 수확 안 되자 여러 꾀를 써서 주민 수만큼 바늘을 내게 하고, 그걸로 크리스란 칼을 만들어 신성시하면서 동시에 인구 조사한 이야기가 진짜인지는 몰라도 매우 인상깊었다. 월리스가 아니었으면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듣지 못했겠지. 지혜의 상징이 되는 칼이 원주민들의 사치재 내지 난동 흉기가 되는 것을 보면 섬뜩하기도 했다. 칼이 나쁜 게 아니라 칼을 쓰는 손이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난 늘 칼이 무서워서 설거지 마친 주방의 칼들을 꽁꽁 숨기는 버릇이 있다(식칼 들고 가스레인지 상판 내리꽂아 엑스칼리버 만드는 부친 하에 양육되면 생기는 트라우마).<br><br> 가끔은 유럽 중심주의적인 생각과 자기 사상을 풀어놓기고, 영국이나 포르투갈의 통치나 개척 방법의 불합리성에 불만을 표하며 네덜란드의 식민 통치 방법을 찬양해서 불편하기도 하지만, 시대적이고(19세기) 사회적인(대영제국인) 한계도 있겠지 싶었다. 그렇지만 오지의 험한 바다와 진창길과 거친 숲을 헤쳐가며 새롭거나 드문 생명체들을 찾아 나서는 열정을 보면, 이건 아무리 돈벌이가 되더라도 자기가 좋아서 하는 짓 아니면 못하겠네, (실제로 채집이나 뱃일 거들면 돈 준다고 해도 힘들어서 안 한다고 도망가거나 거절하는 원주민들이 많았다) 싶었다. 나보다 약간 젊은 시절의 월리스 아저씨는 참 열정적으로 살았네, 본국과 엄청나게 떨어진, 유럽인 관점에선 거의 지구 끝이나 다름 없는 동네를 겁없이 헤집고 다녔네, 내가 딛고 다니는 범위는 참 좁고 좁구나, 새삼 느꼈다. <br><br> 극락조를 향한 집념과 이 새의 표본들을 구하기까지 고생했던 과정들을 읽으면, 이건 정말 과학적 탐구심 때문일까? 돈 때문일까? 아름다움을 향한 집착일까? 남들이 못 본 걸 먼저 발견하고 이름 붙이는 영광을 위한 걸까? 아마도 복합적인 이유겠다 싶었다. 오랑우탄과 마찬가지로 극락조도 무역 거래 품목으로 값지게 거래되고, 워낙 희소한데다 유럽인들까지 극락조 채집에 가세해서 이 아름다운 생물이 개체 수도 많이 줄었겠다. ‘월리스흰깃발극락조’라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극락조’(421)를 발견한 덕에 수많은 이유 중 하나는 확실히 이뤘겠다. 월리스 씨는 여러 조류와 곤충류 등등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자연 선택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다윈과 나란히 논문도 올렸고(비록 덜 유명해졌지만) 이 두꺼운 책 ‘말레이 제도’와 그밖의 서적들도 남겼다. 덕분에 내가 19세기 말의 유럽인이 동남아시아 지역과 오세아니아 지역 일부를 뒤지고 다닌 흔적을 따라갈 수 있었다. 독서대 책잡이가 제대로 버티지 못할 만큼 두껍고 버거운 분량이었지만, 빙긋 웃게 하는 부분도 제법 있었다. 월리스라는 탐험가 자체가 나쁜 유럽놈 같지 않고 실제는 어땠나 모르겠지만(자기 책이니까 최대한 원주민한테 부당하게 굴지 않은 척 했을 수도 있지만) 벌레랑 새 덕후이면서도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새와 벌레와 식물을 한참 들여다보고 저기 좀 봐, 하는 사람이라면 나와 친구가 되는 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 <br><br>+밑줄 긋기<br>-이 펄프 과육이 먹는 부위이고 그 농도와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버터 같은 진한 커스터드에 아몬드 향을 진하게 첨가했다고 하면 대충 이해가 되겠지만 여기에다 크림치즈, 양파 소스, 브라운 셰리, 그 밖의 독특한 맛이 어우러진다. 과육에는 어떤 과일에도 없는 진하고 차진 부드러움이 있는데 이것이 풍미를 더한다. 시지도 달지도 즙이 많지도 않지만 전혀 아쉽지 않다. 그 자체로 완벽하기 때문이다. 메스껍거나 그 밖의 안 좋은 풍미는 전혀 없으며 먹을수록 더 먹고 싶어진다. 사실 두리안을 먹는 것은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는 것이며 이 맛을 보려고 동양을 여행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112-113, 그렇다, 두리안 이야기였다. 이 부분을 읽기 직전에 이미 냉동 두리안 과육을 주문했을 만큼...월리스 씨 취향이 저랑 겹치시네요.)<br><br>-이것은 술라웨시 섬 원주민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보편적인, 따라서 명예로운 방법이며 난국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애용된다. 로마인은 자신의 칼에 엎어졌고, 일본인은 스스로 배를 가르며, 영국인은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통을 박살낸다. 부기족의 방식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많은 이점이 있다. 사회에서 부당한 처우를 당했다고 생각하거나, 빚을 졌는데 갚을 길이 막막하거나, 자신이 노예가 되었거나 아내가 자식이 노름빚에 노예가 되었거나, 잃은 것을 되찾을 방법이 없을 때 사람은 자포자기한다. 이런 사람은 이런 가혹한 처사를 감내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에게 복수하고 영웅처럼 죽는다. 크리스(이 동네 장식적인 칼) 손잡이를 움켜쥐고는 다음 순간에 크리스를 꺼내 어떤 이의 심장을 마구 찌른다. 그러면 거리에 “아묵! 아묵!”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창, 크리스, 칼, 총이 그에게 겨누어진다. 그는 미친 듯 내달리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죽일 수 있는 사람을 모두 죽이다가 전투의 흥분 상태에서 중과부적으로 목숨을 잃는다. 그 흥분이 무엇인지는 겪어본 사람이 가장 잘 알겠지만, 격렬한 열정에 빠져봤거나 폭력적이고 흥분된 행위를 해 본 사람이라면 어떤 것인지 능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이것은 정신착란으로 인한 도취 상태이며 모든 생각과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일시적 광증이다. (234-235, 묻지마 학살을 하다가 잡혀 죽는 게 명예로운 자살 방법인 독특한 이야기...amok의 어원)<br><br>-야생동물의 삶은 생존 투쟁이다. 자신과 새끼의 목숨을 부지하려면 모든 능력과 에너지를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가장 곤궁한 계절에 먹이를 구하고 가장 위험한 적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가가 개체와 종 전체의 생존을 좌우한다. 종의 마릿수도 이에 따라 정해진다. 모든 상황을 곰곰이 따져보면, 언뜻 보기에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은 현상, 즉 왜 어떤 종은 매우 흔한데 이들의 근연종은 매우 귀한가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792, 월리스의 논문 ‘변종이 원형에서 끝없이 멀어지는 경향에 대하여’ 중. 1858년 2월 트르나테에서 씀. 바로 발표하지 않고 다윈에게 논평 청함. 다윈의 논문은 월리스 논문과 함께 1858년 7월 린네학회에 제출되었고, 다윈의 ‘종의 기원’은 1859년 11월 출간됨. 누가 먼저일까요? 다윈이 대스타 된 거에 비하면 월리스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그렇지만 그럭저럭 자연사학자로 대접받으며 잘 살다 간 것 같다. 이 책 번역판도 한국에는 2017년에야 뒤늦게 나왔다.)<br><br>-다시 말하지만, 가축은 모든 변종의 생존 가능성이 같으며, 야생동물에서라면 경쟁력이 없고 생존할 수 없는 변이도 전혀 단점이 되지 않는다. 금방 살찌는 돼지, 다리가 짧은 양, 모이주머니가 부푼 비둘기, 털이 곱슬곱슬한 개는 자연 상태에서는 결코 존속할 수 없다. 이런 열등한 형태를 향해 한 걸음 내디디는 순간 멸종했을 테니 말이다. 야생의 근연종과 경쟁하여 존속할 리는 더더욱 만무하다. (798-799, 월리스의 논문 ‘변종이 원형에서 끝없이 멀어지는 경향에 대하여’ 중)<br><br>-마을에서 말레이어를 몇 단어 이상 구사하는 사람은(술라웨시 섬-마카사르 지역) 한 명도 없었으며, 전에 유럽인을 본 적이 있는 사람도 전혀 없는 듯했다. 이로 인한 가장 불쾌한 결과는 사람이나 짐승이나 나를 보면 기겁했다는 것이다. (…) 물소가 나를 발견하면 아이나 가옥에 무슨 해코지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물을 긷거나 아이들이 멱을 감는 우물에 내가 갑자기 나타나면 순식간에 달아날 것이 뻔했다. 나는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괴물 취급 받는 것에 익숙한 적이 없었기에 매일같이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이 무척 불쾌했다. (291-292, 대부분 환대만 받다가 괴물 보듯하는 사람들을 겪으며 힘든 나날.)<br><br>-열대지방에 서식한다는 화려한 꽃들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 이 물음은 쉽게 대답할 수 있다. 근사한 열대 꽃식물은 우리의 온실에서 재배되었으며 매우 다양한 지역에서 선별되었으므로 한 지역의 풍부성에 대해서는 잘못된 인상을 준다. (308, K-pop 아이돌만 모아 보면 한국 사람 다 예쁘고 잘 생긴 것으로 착각하는 것…)<br><br>-이곳에서는 경외와 조소가 말 그대로 종이 한 장 차이였다. 한편으로는 가장 끔찍하고 파괴적인 자연 현상이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바위, 산, 땅이 흔들리고 떨렸으며 우리는 어느 때든 우리를 집어삼킬지도 모를 위험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혀 불필요한 경고에도-진동은 우리를 겁에 질리게 할 만큼 강해지는가 싶다가도 이내 사그라들었다-수많은 남녀노소가 집에서 뛰쳐나왔다 들어가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마치 ‘지진 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웃을 일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나를 따라 배꼽이 빠져라 웃어댔다. (323, 유럽인이 동남아시아에서 겪은 지진. 더운 나라에 살고 싶다면서 늘 잊고 있는 것은 이 지역이 지진 다발지역이란 사실이다.)<br><br>-북유럽 대다수 지역의 주민들은 땅을 안정과 휴식의 상징으로 여긴다. 평생 동안의 경험, 동년배와 동세대 전체의 경험을 통해 땅이 굳고 단단하며 거대한 바위에 물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되 불은 전혀 들어 있지 않음을 안다. 땅의 이러한 기본적 속성은 자기 나라의 모든 산에서 드러나는 바이다. 화산은 이 모든 집적된 경험과 정반대의 사실이다. 너무도 무시무시한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이것이 예외가 아니라 규칙이었다면 땅은 살 수 없는 곳이 되었을 것이다. 이 사실은 너무나 이상하고 불가해 하기에, 먼 나라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으로 처음 우리에게 소개된다면 누가 말해도 곧이들리지 않을 것이다. (369, 지진-화산대에 살아 본 사람과 아닌 사람의 땅에 대한 인식 차이)<br><br>-이곳에 머무는 동안 전무후무한 사치를 즐겼다. 바로 진짜 빵나무였다. (…) 빵나무는 말레이 제도의 여러 지역에서 자라지만 이곳만큼 풍부한 곳은 없는 데다 수확까지의 기간도 짧다. 열매는 뜨거운 잉걸불에 바짝 구워 속을 숟가락으로 파먹는다. 내가 요크셔 푸딩과 비슷하다고 했더니 찰스 앨런은 우유를 넣은 매시트포테이토 같다고 말했다. 열매 크기는 대체로 멜론만 하며, 한가운데로 갈수록 약간 질기지만 나머지 부위는 꽤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농도는 효모 덤플링과 배터 푸딩의 중간이었다. 이따금 빵나무 열매로 카레나 스튜를 만들거나 얇게 저며서 튀기기도 했지만, 그냥 굽는 게 가장 맛있었다. 열매는 달콤하게 해서 먹을 수도 있고 짭짤하게 해서 먹을 수도 있다. 고기와 그레이비소스를 곁들이면 온대지방과 열대지방을 통틀어 내가 아는 채소 중에 으뜸이다. 설탕이나 우유, 버터, 당밀을 넣으면 맛있는 푸딩이 되는데 매우 은은하고 미묘하면서도 독특한 향미가 난다. 훌륭한 빵과 감자 같아서 결코 질리지 않는다. 빵나무가 비교적 드문 이유는 씨앗을 심으면 늘 실패하고 접붙이기로만 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390, 암본 섬의 빵나무 영업. 나도 먹고 싶어졌다.)<br><br>-산 그림자를 빠져나오자 산등성이 한쪽에 깔린 밝은 빛이 보였다. 이내 산꼭대기에서 눈에 띄게 하얀 불 같은 것이 보였다. 나는 사람들에게 저것 좀 보라고 했다. 그들도 그냥 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변을 떠난 지 몇 분이 지났을 때 빛은 산등성이 위로 솟아 있었다. 희뿌연 구름이 걷히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당시에 온 유럽을 놀라게 한 아름다운 (도나티) 혜성이었다. 혜성의 핵은 맨눈으로 보면 밝은 흰 빛의 뚜렷한 원반처럼 보였으며, 거기에서 꼬리가 수평선과 약 30-35도의 각도로 솟았다가 약간 아래로 휘더니 희미한 빛을 솔처럼 넓게 뿌렸다. 꼬리의 곡선은 점차 밋밋해지더니 마지막에는 거의 직선이 되었다. 혜성 꼬리의 밑동은 은하수에서 가장 밝은 부분보다 서너 배 밝아 보였으며, 위쪽 가장자리가 핵에서 꼬리 끝까지 뚜렷하고 날카롭게 구분되는 반면에 아래쪽 가장자리는 차츰 희미해지다 사라지는 것이 이채로웠다. (410-411, 채집 항해 나섰다가 혜성 만나는 운빨. 좋은 기억력과 묘사력)<br><br>-이 나비(크로에수스비단제비나비)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마침내 녀석을 잡았을 때 내가 느낀 희열은 자연사학자가 아닌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녀석을 그물에서 꺼내어 멋진 날개를 펼치자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피가 머리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임박한 죽음을 예감할 때보다 훨씬 어질어질했다. 지나치게 흥분한 탓에 그날 내내 머리가 지끈거렸다. 보통 사람들은 내가 흥분한 이유에 전혀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430, 바찬 섬에서 신종 나비 잡고 신나서 머리까지 아픈 나비 덕후)<br><br>-마상이(517): 거룻배처럼 노를 젓는 작은 배. 통나무를 파서 만든 작은 배.<br><br>-하지만 내 눈에 가장 신기하고 놀라운 것은 나무고사리였다. 열대에서 7년을 보내면서 이렇게 완벽한 것은 처음 봤다. 지금껏 본 것은 모두 호리호리하고 높이가 3.6미터를 넘지 않았으며 전혀 아름답지 않았지만, 이 숲 여기저기에 풍부하게 흩어져 자라는 나무고사리는 근사한 양치 잎 머리를 공중으로 9미터 넘게 쳐들어 최고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열대식물 중에서 이토록 완벽하게 아름다운 것은 결코 없다. (547, 단언컨대 가장 아름답다는, 9미터 넘는 아루 제도의 워캄 섬 거대 고사리의 삽화는 아쉽게도 없다. 우리에겐 월리스의 자랑-난 봤는데 엄청 예쁨, 니들은 못 봐서 안 됐네-만 남았다.)<br><br>-이 잡다하고 무식하고 잔인하고 손버릇 나쁜 사람들이 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 경찰도, 법원도, 법률가도 없이 이곳에 모여살지만, 예상과 달리 서로의 멱을 따거나 밤낮으로 서로 약탈하거나 무정부 상태에 빠지지 않는다. 어찌나 이례적인지! 이들을 보면 유럽에 사는 사람들이 받고 있는 과중한 통치가 이상하게 느껴지고 우리가 과잉 통치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잉글랜드인이 서로의 멱을 따거나 자신이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을 이웃에게 저지르지 않도록 수많은 법률이 해마다 제정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라. 또한 수많은 법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주면서 평생을 살아가는 수천 명의 법률가와 변호사를 생각해 보라. 도보에 법률이 너무 적다면 잉글랜드에는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551)<br><br>-이렇게 생각해 보면 모든 생물이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많은 생물은 인간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들의 생명 순환은 인간과 별개로 흘러왔으며 인간의 지적 발달이 진행될 때마다 교란되거나 파괴된다. 이들의 행복과 기쁨, 사랑과 미움, 생존 투쟁, 격렬한 삶과 이른 죽음은 자신의 안녕과 영속과만 직접적 관계를 맺으며,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수많은 생물의 동등한 안녕과 영속에 의해서만 제약될 것이다. (558-559)<br><br>-건강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려면 보관하고 축적할 수 있는 녹말질을 생산하기 위해 노동해야 한다. 그래야 영양가 있는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다. 이 바탕에서 채소, 과일, 고기 등을 식단에 추가하면 더 좋다. (563, 월리스 선생님의 건강 상식, 제대로 못 먹고 사는 부족은 병이 많고 피부도 안 좋다고...)<br><br>-처음에는 이 많은 방문객이 우연인 줄 알았지만 이제 이유를 알았다. 몇 해 전에 런던에서 줄루족과 아즈텍족을 구경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판이 뒤집혀 내가 새롭고 낯선 별종이 되어 이들의 눈요깃감이 되는 영예를 누렸다. 나 자신이 살아 있는 채로 흥미진진한 전시물이 되다니, 그것도 공짜로. (571, 아루 제도 내륙 마을에서 이번엔 피하기는 커녕 매일 모든 마을 사람들이 보러 찾아온다.)<br><br>-노드리듯(670): 노끈을 드리운 듯 빗발이 굵고 곧게 뻗치며 죽죽 내리쏟아지는 모양.<br><br>-첫 승무원들은 달아났고, 두 사람은 무인도에 한 달간 갇혀 있었으며, 우리는 산호초에 열 번이나 좌초했고, 닻을 네 개 잃었으며, 돛은 쥐가 갉아 먹었고, 소형 보트는 떠내려갔으며, 열이틀이면 충분한 항해가 서른여드레 걸렸고, 식량과 물이 여러 번 부족했으며, 출항할 때 와이게오 섬에 기름이 한 방울도 없어서 나침반 램프를 켜지 못했고, 무엇보다 고롱 제도에서 스람 섬을 거쳐 와이게오 섬에 갔다가 와이게오 섬에서 트르나테 섬에 오는 전 항해 일정 78일, 즉 단 열이틀 모자라는 석달 동안 순풍을 받은 적이 단 하루도 없었다(순풍이 불었어야 하는 계절이었는데도). 우리는 늘 바람을 안고 달렸으며 늘 바람, 조수, 풍압과 싸웠다. 게다가 우리 배는 바람의 각도가 90도 이하이면 거의 범주할 수 없었다. 뱃사람이라면 누구나 내가 내 배를 타고 나선 첫 항해가 매우 불운했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679, 파푸아 군의 후반부는 지난한 월리스 씨의 항해 이야기가 한참 나온다. 대항해시대 게임할 때 역풍 불어서 외롭고 고독하게 너무 오래 바다 위에서 제발 육지에 닿길 바라던 생각이 난다. 괴혈병, 크라켄, 세이렌 이런 것도…)<br><br>-(파푸아 민족의) 머리카락은 매우 독특하여 거칠고 건조하고 꼬불꼬불하며 작은 다발이나 곱슬머리를 이루어 자란다. 어릴 적에는 매우 짧고 촘촘하지만 나중에는 꽤 길게 자라 촘촘하고 꼬불꼬불한 더벅머리가 되는데 파푸아인들은 이 머리를 자랑이자 영광으로 여긴다. (731, 아무래도 내 조상은 아프리칸 쪽이 아니라 파푸아 인들이었던 것 같다. 나도 내 곱슬머리를 자랑이자 영광으로 여겨야 겠군…)<br><br>-반면에 파푸아인이 자녀를 더 가혹하게 훈육하는 것은 활력과 정력이 더 큰 탓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약자는 늘 머지 않아 강자에게 반항한다. 인민이 통치자에게, 노예가 주인에게, 자녀가 부모에게 맞서 일어선다. (734, 반항아 파푸아인...점점 내 조상으로 확신하는 중…)<br><br>-대지주가 자신의 토지를 전부 숲이나 사냥터로 바꾸어 지금껏 그곳에서 생계를 유지한 모든 사람을 쫓아내더라도 이는 합법적이다. 잉글랜드처럼 인구가 밀집하여 단위면적마다 소유자와 점유자가 있는 나라에서 이는 합법적 살인 권한이다. 아무리 사소한 정도라도 이러한 권한이 존재하고 개인이 이를 행사할 수 있다면, 진정한 사회과학의 관점에서 우리는 여전히 야만 상태에 있다. (745, 자연사학자의 결론은 영국 사회를 말레이 제도의 각 사회와 민족에 자신들을 비추어보고 ‘우리는 고귀한 야만인 계층에 비해 결코 실질적이거나 중대한 우위를 유지할 수 없을 것’(744)이라는 데 도달한다. 단순히 미개인들 완전 미개함, 이게 아니라 우리 영국도 더 나을 것 없어, 하는 반성 내지 통찰로 끌고 가는 게 여행의 영향인가 흥미롭기도 하고, 꼭 교훈적일 필요는 없는데 그러고 싶었나 보다 정의로운 월리스 씨, 그런데 다윈에게는 관대하고 겸손했네 싶다.)<br><br>+어깨걸이극락조<br>+파푸아인의 곱슬은 나랑 비슷<br>+극락조 사냥<br>+뱀 잡이<br>+월리스 씨가 분류한 말레이 제도 지역군<br>+멋있고 잔혹한 크리스 칼<br>+겨우겨우 뿌순 벽돌 두 권. 소돔120일과 말레이 제도 병행 독서는 좀 과했다. 나 같은 놈 어디 또 있어도 흔하지는 않아서 이번 생에 마주하긴 힘들겠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964/0/cover150/89942424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9640007</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왜 썼는가? 왜 읽는가? - [사드 전집 2 :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82333</link><pubDate>Mon, 09 Feb 2026 23: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823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533534&TPaperId=170823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19book_75cover.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533534&TPaperId=170823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드 전집 2 :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a><br/>D. A. F. 드 사드 지음, 성귀수 옮김 / 워크룸프레스 / 2018년 07월<br/></td></tr></table><br/>-20260209 D.A.F.드 사드. 재독.<br><br> 사드의 소설에 붙은 해설이나 해설서들은 자꾸 내게 묻는다. 왜 사드를 읽냐고.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아마 처음에는 궁금했기 때문일텐데, 정작 다들 고약하다고 하면서도 제대로 읽었단 사람은 못 들어봐서 그럼 제가 한 번 읽어 보겠습니다, 하고 굳이 자기 희생은 개뿔.<br> 이번에 느낀 건 이 책을 읽으면 역설적으로 평온해진다는 것이다. 이 있을 법하지 않은, 역겨운 상상력이 만들어낸 수많은 고통과 희생이 오히려 현실의 괴로움과 불안과 걱정을 마비시켰다. 그런 부수적인 효과가 있다. <br><br> 반대로 사드는 왜 이걸 썼을까, 혼자 상상했다. 나와 변기통과 흰두루마리. 세 친구만 덩그러니(아 엉덩이용 도구도 포함해야 하나…) 바스티유 독방에 갇혀 언제 나갈지도 모르고, 바람벽만 바라보며 뭘 어떻게 할지 몰라 미쳐갔을 똑똑하고 지독한 이놈은 하루종일 혹은 며칠을 비워지지 않는 변기통 속 똥과 함께 오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의 한가운데에는 유독 분변애호의 변태 행위가 많다. 치워지지 않는 것이라면 무감해지거나 사랑해야지 별 수 있었겠어. 그리고 부자유의 분노는 어디로든 향해서, 날 이렇게 만든 놈들, 다 고문하고 강간하고 죽이고 싶다,  그런 상상만 거듭했겠지.<br><br> 어쩌면 리베르탱으로 대표되는 공작, 주교, 판사, 징세관리인은 구체제의 모순을 떠받치는 원흉들이자, 사드를 가둬놓은 권력자들의 표상일지도 모르겠다. 사드놈도 후작이긴 하지만, 죄수는 죄수인 거고 자유도 뭐도 없고. 날 가둔 이놈들 똥이나 처먹어라, 싶었을 것이고, 자신이 겪는 고통이 이놈들이 가하는 고통이나 비슷하고 부당하다 싶었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쓸데 없이 빌런의 마음이 되어 보는 고약한 버릇이 있다. 이건 위로가 될 때도 있지만(왜?) 대개는 그 과정에서 기분이랑 마음이랑 뇌가 상한다…<br><br> 2월 되고도 완독한 책이 오래도록 없던 건, 이렇게 ‘소돔120일’과 ‘말레이제도’ 각 500여쪽, 700여쪽 되는 두 권을 자기학대, 자기치유 번갈아가며 냉탕 온탕 열탕 쑥탕 했기 때문이다. 2013년 다른 번역판으로 이미 본 책인데,  이 세월쯤 되면 별로 기억에 남는 것도 없고, 새 번역을 보면 이전 번역판이 제대로 된 건지 엉터리인지 알까 싶다는 건 핑계고, 이야기의 설정과 구성, 마지막에 대부분 끔찍하게 희생자들을 처형하고 악당들과 생존자들은 무사히 돌아온다는 결말만 기억에 남았기 때문에 후반부 볼 때는 아 나 왜 이걸 보고 있냐...내 뇌… 안 본 뇌 살려내...하고 있었다. <br><br> 그래서 사드 읽기는 전혀 성적이지 않고, 쾌락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이 또라이 인물상들의 자연관, 세계관, 인간관 같은 것에 수긍하지 않으려고 싸워야 하고, 미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만큼 자유롭지 못한 사드 놈을 동정하다가도 미친년 왜 이딴 추악한 걸 상상하고 써질러낸 놈에 공감해, 해야 하고, 쉬지도 않고 이어지는 타락과 학살의 장면에 뇌가 썩는 걸 느끼며 야...이 정도면 현세에 만족해야 하지 않겠냐, 하기도 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일단 사드 감옥을 탈출했다… 살았다….<br><br>+밑줄 긋기<br>-알린의 아비이자 삼촌인 주교는 그녀를 친구들에게 양도함으로써 나머지 세 여자들의 남편이 되었지만, 질녀에 대한 기존 권한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31, 복잡한 인척관계에서 대표적 막장인 한 줄만 끌어오기로…)<br><br>-하여, 독실한 신앙을 가진 모든 이에게 권하니, 누구든 죄를 범하고 싶지 않거든 이쯤에서 책을 덮으시라. 그다지 정숙하지 못한 줄거리임을 충분히 눈치챘을 터, 미리 단언컨대 그 세세한 내용으로 들어가면 정도는 훨씬 더 심해질 것이다. (60, 친절한 경고. 그치만 여기서 덮은 사람은 손에 꼽히지 않을까 싶다.)<br><br>-만약 강력한 힘을 가진 신이 존재한다면 과연 너희가 그토록 목매는 신을 향한 미덕이, 앞으로 보게 될 것처럼, 악덕과 방탕주의에 희생되는 일을 허락하겠느냐? 자기와 비교하면 코끼리 앞의 진드기에 불과할 나 같은 미물이 하루 종일 마음 내키는 대로 모욕하고, 조롱하고, 도발하고, 무시하고, 공격해대는 것을 과연 전능한 신으로서 용인하겠느냔 말이다! (94)<br><br>-빌어먹을, 내가 얼마나 저 태양을 공격하고 싶어 했는지, 우주로부터 저 태양을 빼앗거나 아예 태양으로 세상을 모조리 불살라버리고 싶어 했는지 알기나 할까? 그 정도는 되어야 죄악이라고 할 수 있지. 1년 만에 고작 사람 열두 어 명 흙으로 돌려보내느라 제멋대로 저지르는 소소한 일탈 행위를 죄악이라고 할 순 없어. (215, 범죄 스케일이 태양계급)<br><br>-“맙소사,” 퀴르발이 말했다. “그것 참 까다로운 친구로군! 똥 좀 입에 넣었다고 화를 내? 그걸 아예 작정하고 먹는 사람들 얘기를 좀 해보라고!”(226, 뱉는 말마다 명작인 퀴르발, 앞의 태양 뒤져, 하는 것도 퀴르발)<br><br>-“(…)‘내가 당신에게 복종하는 것은 오히려 당신을 깎아내리고, 나를 당신 위에 올려 놓기 위해서입니다.’” 그러자 뒤르세가 대꾸했다. “바로 그런 생각들이 봉사 행위의 폐단을 입증하는 것이라네. 선행을 베푸는 행위가 얼마나 부조리한지를 말이지. 어쩜 이렇게 보 수도 있을 거야. 다 자기만족을 위한 짓이라고. 하긴 나약한 정신으로 그런 소소한 즐거움에 빠져드는 자들에게는 그것도 맞는 말이겠지. 하지만 그런 즐거움을 경멸할 뿐인 우리 같은 사람들은 웬만큼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걸로 쾌감을 느끼진 않을 거야.” (283, 내신 산출에서 봉사점수가 빠져나가는 중인 이유...아닌가)<br><br>-“그러자 공작이 말했다. ”그러니 미치는 것도 각자 나름이라니까. 그 누구의 광증 앞에서도 우린 놀라거나 비난해선 안 되는 거야.(…)“ (312, 공작 급 관용 발사ㅋㅋㅋ미친놈들끼리 위아더월드)<br><br>https://m.blog.naver.com/natf/221297784892]]></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img/19book_150cover.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58991306</link></image></item><item><author>반유행열반인</author><category>도서</category><title>병렬독서와 전리품.</title><link>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77274</link><pubDate>Sat, 07 Feb 2026 16: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lunanuna/1707727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035016&TPaperId=170772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400/51/coveroff/k172035016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242481&TPaperId=170772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964/0/coveroff/899424248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030080&TPaperId=170772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655/52/coveroff/k462030080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1월엔 18권을 읽었는데, 2월은 한 주 지나도록 한 권 완독한 게 없다. 하필이면 700여쪽, 500여쪽, 이렇게 지독하게 두꺼운 책들을 골라버리는 바람에...두께만 지독한 건 아니다...<br><br> 그래도 ‘말레이 제도’ 읽다보면 곤충 새 동물 표본 덕후 아저씨의 동남아시아 기행을 따라가며 빙긋이 웃게 되기도, 이런 유럽 중심주의, 하기도 하면서 잘 읽고 있다. 번역가 선생님 제게 이런 시련...아니지 읽기의 기회를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br><br> 빙긋 웃기보다는 실소하다가 얼굴도 심장근육도 굳어버리게 하는 사드의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 이걸 왜 재독 중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번역이 묘하게 웃겨서 중역판 말고 전집 완역판을 읽어버리겠다는 오기로 똥파티인 중간 구간을 지난하게 넘어가고 있다. <br><br> 감사한 이달의 당선작 적립금은 공약 대로 사드 전집 3권 ‘알린과 발쿠르 혹은 철학소설’에 털었다. 크게 보태지 않고 1000여쪽 짜리 양장본을 획득하는 즐거움... 그런데 랩핑해놓으나마나 앞표지 한가운데 부분이 어디 모서리에 쿡 찍혔고, 띠지에는 포장 되어 있었는데도 대체 뭔 사람 손기름 자국이 좍좍... 새 책이 중고책만도 못하게 와서 조금 기분이가 나빴으나, 반품하지 않고 그냥 소장하기로 했다. 띠지만 꾹꾹 접어 버려버렸다. <br><br> 역시나 번역가님의 무병장수 및 전집 14권 완역을 기원하며... 남은 똥파티를 마저 읽으러...가기 싫으네... 하고 읽은 게 또 하필 ‘뱅크하임 남작의 귀향’ 서문이라 이건 다른 거 다 읽고 시작하자 하면서 스스로 궁지에 몰리는 중이다.<br clear="all">]]></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655/52/cover150/k46203008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6555259</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