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내년에도 이맘쯤 가을 나들이는 없을 것이다. 시흥시의 작은도서관에 가서 황인찬 시인이 강연하는 걸 다녀왔다. 물기 없는 바다도 보고 갯벌 따라 실컷 만오천걸음 넘게 걸었다. 알라딘은 사진 올리기 힘들어서 네이버 블로그 링크로 후기 덧붙임…https://m.blog.naver.com/natf/223254781918

 샛길로 안 갔으면 못 봤을 서해안의 개망초와 빨간 나뭇잎 콜라보…(거 식물 사진 올리면 정말 나이 든 게 아닌가)


 저자 사인 받는 거 처음이야…이거도 올려보자…이고지고 간 황인찬 시집/산문집 사인들(다 들고 가진 못함…)


여기에 영혼은 없습니다. (이거 자꾸 밈처럼 쓰게 됨)




집에 와서 어제 받은 온두라스 커피를 내렸다. 캡슐 먹는다고 씻어 모셔놨던 아로마보이를 오랜만에 꺼냈다. 향이 진하진 않고 신선한, 그냥 커피였다. 커피 봉다리 사진빨만 잘 받고 커피 포리 느낌 별로 안 난다. 그냥 보관에 불편함. 지퍼백이나 달아주면 좋겠음. 드립해 먹으려고 그때 그때 꺼내서 가는데 지퍼백에 이중으로 넣어 보관하려니까 저 모양이라 넣고 빼기가 영… 예쁘고 쓸모 없는 것들. 쓸모 없다고 없애지는 말자고 오늘 시인이 그랬다. 



 사진빨만 잘 받음 실제로 보면 옆구리랑 뒤태는 안 예쁨. 삼각 딱 안 잡힘.

사진이 기울어져 올라가서 커피 쏟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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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1-03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시중에 파는 삼각 커피우유가 먹고 싶어졌습니다. ㅋ

반유행열반인 2023-11-03 19:35   좋아요 1 | URL
알라딘 마케팅은 의도치 않게 서울우유 봉다리 버전만 더 팔아주고 있네요 ㅎㅎㅎ

Falstaff 2023-11-03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좋아요 황인찬.... ㅎㅎㅎㅎ.... 정말? 아 몰라, 몰라. ㅎㅎㅎㅎ 모, 아니면 도!
(이건 이거고)
가까운 시간 안에 한 권, 심각하게 읽어보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1-03 21:40   좋아요 1 | URL
팔백작님 술 드셨어요? ㅋㅋㅋ아니 숨쉬셨어요?책 보셨어요? 같은 걸 물은 건가 ㅋㅋ베스트는 사랑을 위한 되풀이이고, (이건 아직도 아무데나 펼쳐도 좋네요) 최신 시집은 다른 분들 평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베스트가 있는 게 어디에요 나는 워스트도 뭐도 없구만...

hnine 2023-11-04 0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비하면 네이버는 사진 올리기 훨씬 편하지요. 네이버블로그가서 잘 보고 읽고 왔습니다.
황인찬 시인, 잘 생겼지요 ^^

반유행열반인 2023-11-04 10:13   좋아요 1 | URL
일부러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에이치나인님 ㅎㅎㅎ
제 기준으로 황인찬 시인은…시가 더 잘 생겼어요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11-05 12:43   좋아요 1 | URL
잘생김을 좋아하는 저는 참지 못하고 바로 검색하러 갑니다요!!

게다가 시가 더 잘생겼다는 말씀에, 그럼 시집도?^^

반유행열반인 2023-11-05 13:03   좋아요 0 | URL
다들 잘 생겼다, 하는데 다들 시인한테는 잘생김 기준 관대한가 싶기도 그럭저럭 준수함+아우라? 잘생긴 건 윤동주…하고 보니 윤동주랑 아우라는 또 비슷하네요 ㅋㅋㅋ저는 백석 처럼 송충이 눈썹을 더 좋아하는 듯요 ㅋㅋㅋ

새파랑 2023-11-04 17: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 님과 시는 안어울릴거 같은데 아니었군요~!! 좋아하시는 시인 사인도 받으시고 부럽습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3-11-04 10:14   좋아요 1 | URL
말씀 듣고 보니 저 저자 사인 처음 아니에요 거의 십 년 전에 기생충박사 서민 선생님한테도 기생충책에 사인 받아봄!!! 시집 보단 이쪽이 어울리나요? ㅋㅋㅋ

새파랑 2023-11-04 10:40   좋아요 2 | URL
열반인님은 ‘필립 로스‘ ....

은오 2023-11-04 16:57   좋아요 3 | URL
필립 로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유열님 글에서 맨날 비유 기가막히게 하시는 거 보면 누가봐도 시 읽는 사람....

반유행열반인 2023-11-04 19:06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그런데 저를 필립 로스랑 엮기엔 꼴랑 다섯 권 읽은 꼬꼬마라 진짜 마니아들이 코웃음 칠 거에요…그런데 이게 기분 안 나쁜 거 보면 제가 이상한 걸지도 ㅋㅋㅋ필립 로스 등신 같은 걸 잘도 쓰잖아요 이젠 죽었지만.,.아직 안 읽은 거 많아서 좋음…ㅋㅋㅋ
은오님, 여기 다들 시알못이라 저처럼 시린이 보고도 시 읽는 사람 취급하는 거라 낯부끄러워집니다 ㅋㅋㅋ저는 시나 은유랑 연결되어 있다기 보다 그…마당놀이에 말뚝이처럼 말장난 하고 농담하고 조롱하고 그러다 잡혀가서 곤장 맞고 풀려나서 정신 못 차리고 또 그짓하는 스타일에 가깝습니다…ㅋㅋㅋㅋ쓰고 보니 나새끼 나한테 너무 야박하네 말뚝이…

얄라알라 2023-11-05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사인 멋지옵니다. 시집을 3권 가져가셨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11-05 12:59   좋아요 1 | URL
시집 셋 가져가려다 산문집이 뭔가 행사 메인(?)처럼 되어 있어서 산문집 하나 시집 두 개 이래서 더 무거워졌어요 ㅋㅋ그날 시인은 저녁에 정지아 선생 북토크 진행도 했더라구요…시인계의 유재석이 된 것인가…
 
몸과 여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4
이서수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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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1 이서수.

가슴이 너무 없고 말라 자신 없어 하는 내 또래 화자를 보면서 오, 나냐, 했었다. 나는 그래도 내 몸이 마른 건 좋아했다. 생애 최고로 살이 찌는 걸 보고 이 산 저 산 돌아당기다가 발목 인대를 뿌서 먹은 걸 보면. 그 발목 나아지자 마자 실내 자전거 빙빙 돌리다가 허리 고장낸 거 보면. 그래도 물리치료랑 자세 교정이랑 폼롤러에 드러 눕기 열심히 해서 허리 많이 나았다. 히히. 작은 가슴은 아직도 아쉽지만 두 아이 일년 반씩 젖 먹이면서 크기와 상관없이 할 기능은 다 했다, 하고 심미성은 부족해도 실용성은 갖췄으니 만족하기로 했다. (실용주의자)
임신도 출산도 처음에는 계획대로가 아니었대도 나는 그것을 유지하고 실행하기로 마음 먹었고, 그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임신한 동안 늘 혼자가 아니었고 내곁에 누군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선택해 내가 만든 식구들이 나를 둘러싸게 되서 외로움이 많이 줄어들었다.

나는 그냥 그런 선택을 한 것이고, 또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않기로 선택한다. 소설 속 화자처럼 내 몸을 섹스를 하는데, 아이를 낳는데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마음 먹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는 그런 사람을 불쌍하게 보거나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에이섹슈얼이나 그레이섹슈얼 같은 말들이 알려져서 누군가의 욕망의 상태를 설명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인 것도 같다.

소설 읽다가 화자가 처음 사랑했던 남자에게 강간을 당하는 장면이랑, 거칠지 않고 화자의 말을 듣고 곰곰 생각해보는 남자랑 혼인했지만 성적 욕구나 횟수, 출산에 대한 의견이 달라 결국 이혼하고 마는 장면을 보고서 조금 울쩍했다. 뭔가 공감하고 오버랩 되는 장면이 있어서 라기보다, 욕망의 불균형에 관해 생각했다. 자신의 강한 욕망을 실현하겠다고 상대를 비집고 윽박지르는 인간은 못되먹었고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것도 알겠다.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과 상대가 바라는 만큼의 간극이 너무 큰 것도 불행이니까, 그런 것에 대한 합의나 이해 없이 연애나 혼인 관계를 맺는 상황 자체가 부조리하게 느껴졌다. 혼인신고서에 추가될 칸이 있다고 생각해… 배우자 각각 어느 정도의 빈도로 상대방과 성행위를 원하는지...주 몇 월 몇 연 몇 이런식으로… 적어낸 숫자의 간극이 크면 관청에서 등기를 보류하고 다시 합의하고 오세요...하는 식으로… 사람 욕망과 바람이 살다보면 변하고 건강 상태 따라서도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초기에 어느 정도를 바라나 딱 까고 확인해봐야 헥 그렇게 많이/적게 하자고? 난 반댈세, 이러고 신중해질 수 있지 않겠냐고… 사귈 때도 애초에 성애에 많이 관심 없으면 저는 로맨틱한 관계만 원하고 신체적 행위는 여러모로 사절인데요, 하고 딱 밝혀줘야 서로 맞는 사람한테 찾아가시라고 보내줄 수 있지 않겠냐고…

말은 쉽지만 슬프게도 (요즘 사람들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내 또래나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뭘 원하고 뭘 원하지 않는지 잘 모르는 채로 자라나 남들 하는대로 연애를 시작하고 혼인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자라면서 생각했던 거보다 신체적으로 사랑 받고 사랑 주는 일을 많이 원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데 놀랐던 부분…

이 소설도 그런 이야기였다. 몸의 서사를 솔직하게 늘어놓고, 나 내 몸 그런데다 쓰기 싫거든? 하면서 침범받은 몸의 경험들을 그려 놓았다. 그런데 와… 나 이서수 단편들은 엄청 좋아했는데 장편보니까 진짜 확 깨는 느낌이었다. 단편에서 반복되던 언니들 나오고 여자 셋 친하면서도 서로 이해 못하는 부분 나오는 거랑, 엄마와 딸 반복인 건 공통점인데, 소설 중간에 잠시 엄마 목소리 나오는 챕터 툭 꼈다가 사라지는 것도 구성 엄청 어색하고, 엄마 미복씨 목소리랑 딸 목소리랑 습니다, 해요체로 담담하게 서술하는데 둘이 전혀 분간도 안 되게 써 놓았다. 화자가 설파하는 방식도 너무 촌스럽고 직설적이어서 뜻이 아무리 좋대도 되게 프로파간다 같이 읽히고, 그래서 공감하거나 설득되기 보다 그냥 와...어쩌라고… 왜 이렇게 못 썼어...하고 꾸역꾸역 읽게 되었다. 언니 장편 못 쓰네… 단편은 너무 좋았는데… 흑흑.

몸과 욕망의 서사는 너무나 다양하고 그 중 하나다...하고 공감하며 좋게 읽는 사람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거기 들지 못했다. 공감의 문제라기보다 그냥 무슨 말 하고 싶은지 정리가 안 된 것 같고, 내가 좋아하던 재치나 웃픈 분위기 걷어내니까 이걸 왜 읽고 있나 모르겠고...그래도 혹시 모르니, 하고 끝까지 봤지만 몸과 욕망의 담론을 깊게 끌어가기엔 여러모로 서사든 표현이든 구성이든 많이 실망스러운 소설이었다. 그래서 그럼 니가 제대로 써 보든가 흥, 하면 난 더 못 쓰겠고요 데헷-

+밑줄 긋기
-우리 가족은 나를 무참히 짓밟고 결국 죽일 것이다.
저는 그런 마음으로 집을 나왔습니다.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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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0-31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솔직한 리뷰, 잘 읽었어요. 내돈내산책의 리뷰가 그래서 좋아요.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10-31 23:04   좋아요 0 | URL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시우행님. 제가 이 작가님 단편에 꽂혀서 이 소설책 너무 싸게 파시는 개인셀러 분께 신나서 샀는데요. 그 분도 다 읽어보시고 가격 매기셨구나...내가 중고책이나 빌린 책에는 후한데 이번엔 안 되겠어... 장편 말고 단편들은 다 제 취향이었는데 그래서 더 충격이 컸습니다. 몸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책은 읽는 이가 무릎 탁 치든가 입틀막 하게 잘 써줬으면 하는 기대치가 있습니다...

hnine 2023-11-01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서수 작가에 대해 더 알고싶어 ‘문장의 소리‘ 에서 이서수 작가 초대편을 찾아듣고 있는데 이 소설이 나오기 전에 녹음된 것이네요. 흥미있는 작가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3-11-01 11:39   좋아요 0 | URL
단편집 두 권은 저한테는 확실히 흥미롭고 재미있었고 이 장편(?) 사실 장편이라기엔 한 권이지만 많이 짧아 중편에 가까운데 단편보다 호흡 긴 이 책은 정말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원래는 당신의 4분 33초라는 장편이 먼저 궁금했는데 이번에 한김 가라앉아서 조금 많이 미뤄뒀다 보려고 합니다 ㅎㅎㅎ
 
작은 미래의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6
양안다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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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0 양안다.
 
 시를 너무 빨리 읽으면  되겠다고 다짐한지 삼일도   새끼가  시집은 금세  읽어 버렸다책은 가벼웠고처음 읽은 양안다 시집보다 실린 가짓수도 적고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봤다고 익숙해서 그랬다고 하기에는 역시나 너무 빨리 읽었잖아삐뚤빼뚤한 글씨로 시를 일부 옮겨적어 놓고 옛다 독후감이다  글에 검색어 유입이 너무 많았다시집 읽고 독후감 쓰는 사람은 적어서 쏠림 현상 같은  있나 보다. 나는 유입된 검색어를 반대로 다시 검색해서 채널예스에서 양안다를 인터뷰한 글을 훑어 보았다좋아하는 작가를 자기 자신으로 꼽아서 웃겼고 거기에서 ‘작은 미래의 책’이  시집인 것도 알았다 책이 나와서 너무 좋았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책은 여기서 끝난다
(‘작은 미래의 책’ )
- 영화는 여기서 끝난다
(에세이 ‘극장에서 엔딩 크레딧’ )
 
 시집을 받고 뒷부분부터 훑어보다 자꾸 끝난다  문장에 눈이 멈췄다. 4  여름에 식탁을 버리는 여자가 나오는 소설을 썼었고 마지막 부분이 이것과 아주 비슷했다
 
-새 식탁이 얼마나 매끈하고 단단한지단단하지만 부딪혀도 전보다는 덜 아픈지과연 예전부터 그려왔던 모습 그대로인지그래서 볼 때마다 미소지어지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그러나 조만간 알 게 될 것이다우리는 알 수 없다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나기 때문이다.
(‘식탁’ )
 
 내가  소설에 인용 표시 붙이니 개웃기다ㅋㅋㅋㅋ저렇게 끝나면 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나 소설을 읽은  친구   명은  마무리를 좋게 여기지 않았고 명은 저런 마무리라서 좋다고 했었다시집에서 마주친 끝난다 연타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소설을 다시 읽는데 이걸 내가 썼다고? 너무 낯설었다식탁을 너무 버리고 싶었던 마음이 식탁을 버린 뒤에도 남아서 썼던 소설인 건 알겠고 나머지는 남이   처럼 생소했다키보드에 손을 얹고   번만 쉬면 이야기가 술술 나오던 때가 짧지만 있었다사나흘이면 만오천자 만육천자 뚝딱 단편   분량 나올 때가 있었다설익은 글들이지만   정말 재미있었는데 말야고쳐보려고  년만에 문서를 열면 엄두가 나질 않는다. 내가   같지 않게 너무 멀어졌는데 이걸 어떻게 고치냔 말이야. 다시 뭔가를  보자고  문서를 열면 이제는 기력을 잃은 손가락과 뇌가 삐걱삐걱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고 중언부언하는 느낌이다금세  마음이 사그라지고 온몸이 쑤신다 하겠어이야기는 대강 정해져 있지만 끝맺지 못하게  나는 이렇게 소설쓰기를 잃은 기분이다
 
 시집 이름을 보며 관형어가 이중으로 해석되는 상황을 헤아려 보았다. ‘작은’은 책을 꾸밀 수도, 미래를 꾸밀 수도,시인은   가지를  노렸을 것이다얇고 가볍고 시가 많지 않아 금세 봤으니 작은 책인  맞을 수도. 책이 쓰이고 아주 오랜 뒤는 아니지만 약간 지나서 내가 봤으니 그게 작은 미래일수도 속에서 고아랑 개랑 죽은  귀신이 내려다 보는 이미지를 상상해 그렸으면 그게 쭈그러든 나쁜 미래일수도시의 말들은 온통 열려 있고 쫓아가서 대체 이게 무슨 말이요 시인 양반, 내가 모자라니 수는 없으니까 나는 주어진 말맛이나 슬쩍 보고 생각을 굴려가며 짐작만  뿐이다
 
 마지막에 시인의 짧은 산문을   있어서 그건 조금 참신한 책묶음 방식 같았다. (평론  싣는 거 좋음…나는 소설  평론도 싫지만  뒤의 평론이  싫다  읽기에  오답입니다 하고 태클거는 나보다  멍청한 선생을 보는 기분시인은 뭔가 산문도 느릿느릿한  같다읽다 보면 산문도   놓은  같은데 사실 크게 재미는 없다문득 영화보다 자원 투입도 적고 지구한테도  미안한   아닌가?! 영화는 프레임이 이어지지 않으면 미완이지만 시는 프레임으로도 완결성을 갖춘 예술의 궁극 아니냐 움하하하  이런 생각한  없어하면 으쓱 하고 노코멘트 하는 시인의 모습이 상상되었다나새끼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영화찍고  한다… 뭔가를 계속해 나간다는  대단한 일이고지금  쓰는 사람들 옛날 작품 봤을  지금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그건 일관성개성이라  수도) 그러면서도  나아진 기분이 들면 이게 꾸준함과 끈질김의 힘… 존버란 그렇게 속된 아니라 나아짐의 전제조건이겠다 하는 생각도 했다생각 그만하고 뭐라도 해라…  독후감은 여기서 끝난다.
 


+밑줄 긋기
-우리는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남들도 그러고 있으니까특별함에 가까울수록 평범함에 가까워지지 않습니까
(’레몬 향을 쫓는 자들의 밀회‘ . 이거 애기  이상  프린트해서 읽던 애들은 끄덕끄덕 하겠지.)
 
 
-지금 나와 같은 순간에 어떤 이도  책을 읽고 있을 거라는 믿음
(‘작은 미래의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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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10-30 2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을 쓰셨군요! (뭔가 댓글을 잘 끝맺고 싶은데 뭘 써야 할지 모릅니다….) 굿나잇?

반유행열반인 2023-10-30 22:41   좋아요 2 | URL
이 댓글은 여기서 끝난다. 같은 거요? ㅋㅋㅋㅋㅋㅋ안녕히 주무셔요 유부만두님!!

yamoo 2023-10-31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뭐 시는 안 읽는데...
이 시리즈는 책 표지가 겁나 좋아요~~
간만에 책 표지로 페이퍼 하나 쓸 듯해요..^^

반유행열반인 2023-10-31 16:45   좋아요 0 | URL
Fabric drawing #35, fabric. frame, 이렇게 설명 되어 있네요. 한국 분이 그리신 거구요. 저는 표지를 관심 있게 잘 안 보는 편/ 안 가리는 편인데 (그래서 차라리 문학동네 시인선의 색채 외에 형체 최소화 된 표지를 선호하는데) 또 가끔 관심 있는 화가 그림 표지라는 이유로 소설을 사기도 하네요 ㅋㅋㅋ
 

 나는 서재 한 지 5년 밖에(?) 안 된 꼬꼬마라 지박령, 화석화 된 유저들은 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조금 전에 탐구하다 찾아낸 걸 전한다.

 북플 중독을 회피하려고 가끔 앱을 지우고 태블릿의 웹페이지로 모바일 접속을 하는데, 거기서 북플 메뉴를 보다 딴짓하다 다시 들어와 보면 로그인이 풀린 채로 타임라인을 보면 내 계정이 아닌 희한한 내용들이 뜬다.

 바로 비로그인님의 타임라인. 처음에는 한 유저의 정보가 오류로 우루루 뜨는가 했었다. 오늘 보니까 저기 좋아합니다-뒤의 따옴표가 글의 첫문장인데 몇 가지는 글의 다음 내용이나 무슨 책을 읽고 쓴 건지 너무 궁금해 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반새끼 흥신소 가동-


궁금한 문장을 긁어서 서재 통합 검색을 해 본다. 안 나오는 거 같죠? 저기 옆 메뉴에 ‘마이 리뷰’를 눌러 봅니다.



  ‘원융과 조화’라는 책의 내용을 글쓴이가 옮겨 적은 것이었다. 저거 말고도   "친구 명훈이가 진짜 재미있는 책이라고해서 읽어보았는데 책이 이렇게 재미있다고 느낀건 ..." 아 명훈아, 그 책 뭔데?


같은 방법으로 검색하니 ‘게임 속으로 사라진 도시’라고 한다. 이외에도 저 첫문장 중 궁금한 책들을 찾아보니 이런 저런 책들이 나왔다. 




 아마도 2001-2002년 무렵의 알라딘은 비로그인 회원도 글을 쓸 수 있었던 모양이다. 비로그인이라는 이름은 한 명이 아닌 여러 독서가들, 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그렇지만 책 읽은 감흥을 남기고 싶던 이들이 리뷰를 남겨 놓았고, 지금은 그 책들 중 판매 중인 건 하나도 없고, 그렇게 책 판매 페이지도 감상평도 유령처럼 남았다. 거의 20년 넘게 찾는 이 없는, 나 같이 할 짓 없고 심심하고 파고들기 좋아하는 놈이 번거롭게 뒤져야지나 닿을 남들의 흔적을 발굴했다. 뭔가 동네 놀이터 모래 심심하다고 엄마 모종삽 훔쳐다가 마구 팠더니 죽은 고양이 뼈를 발견했던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든다…


 네이버블로그 20주년이라고 기록이 쌓이면- 된다- 하는 이벤트에 원래는 ㅈ된다…(예전에 이상한 커뮤나 SNS에 빻은 글 남겼다가 뒤늦게 알려져서 욕보고 심지어 자살도 하고 그런 사람 여럿 봐서…) 하려다가 전자쓰레기 된다- 했었다. 그런데 뭐 그게 또 그렇게 나쁜 건 아니겠다 싶었다. 안 볼 사람은 알아서 안 보고 못 볼 거고, 심심한 사람들은 또 보고 이런 저런 상념에 젖을 거고, 오래 전에 나왔다 사라진 책들 보며 잊히지 않고 계속 읽히고 팔리는 책이란…새삼 대단한 것… 그렇게 아무거나 사거나 읽지 말자 잘 골라 보자 각오도 다질 거고 알라딘은 어쩌면 이 글을 보고 어맛 버그잖아 개발팀, 일해라 일해! 할 수도 있는 것… 미안해요 야근… 제가 만 나이대로 저 30대로 안 보내줬다고 골내는 건 아니구요… 한국에서 저는 마흔이죠… 비로그인님들이 열일하던 2001년엔 18살이었네요… 그 때 안 태어난 꼬꼬마들도 있겠네요 많겠네요…. 미국가면 써리 에잇 이얼즈 올드 합니다만… 이래도 계속 비로그인 훔쳐보기가 된다면 연령 패치나 이거나 그냥 원래 버그 처리가 느린 걸로 알기로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로그인님이 “책 제목은 차라리 평범했다.” 하셨는데 저는 뭔가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 제목 잘 지은 거 같습니다… 저는 멍청한 자의 멍청한 짓을 자주 하는 것도 같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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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10-28 15: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은 원융이라는 어려운 한자를 아시는 분… 심지어 30대 젊으신 분이야,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0-28 15:45   좋아요 2 | URL
으아니 원융은 저기 검색결과에서 한글로 친절히 읽어주더라고요? ㅎㅎㅎ유부만두님이 말씀해주셔서 방금 한자구나, 했어요. 저 알라딘 북플 통계가 공인인증한 40대인뎁쇼? ㅋㅋㅋㅋㅋ 병원 침대에는 38세라고 붙여주는데 알라딘은 40대 119위(순위 하나 밀림…누구세요 저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시는 40대 여성 유저분…)라고 해줬어요!!! (막 일름 울먹울먹) 유부만두님이 젊다고 해주셔서 헤헤 신난다…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은오 2023-10-29 15: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앱 지우고 모바일 접속 ㅋㅋㅋㅋ 절 보는 것 같군요... 북플 앱은 아니지만 그 짓 맨날 함ㅠ
2. 통검에 안뜨는거 세부 검색 누르면 나오는거 첨 알았어요!!
3. 명훈이의 취향도 처음 알았네요..
4. 기록이 쌓이면 ㅈ된다 ㅋㅋㅋㅋㅋ 연예인 정치인 할 거면 쌓지 말자...

반유행열반인 2023-10-29 17:19   좋아요 1 | URL
1. 알림 기능 없어서 수시로 더 들어오게 되는 맹점…나만 저러는 거 아니구나…(인류애 동포애 샘솟)
2. 저도 검색 결과 읎음에 낚이다 옆에 눌러보니 숨겨 놓은 알라딘
3. 명훈아 명훈이 친구야 초딩이었으면 이제 2-30대 되었겠다…
4. 연예인 정치인 안/못 되어서 여기 저기 똥을 쌓고 있는 나…(은오님은 저보다 될 확률이 높아 혹시 모르니 적당히 치워가며 쌓으시길…)
 

 이서수를 조금 더 읽고 싶은데, 엄청 싸게 핀 시리즈 소설을 내놓은 판매자가 있어서 담아 놨었다. 핀 시리즈 시인선이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궁금하던 양안다 시집은 다른 곳보다 약간 비쌌지만 그래도 궁금하니까, 서효인 시인은 역시나 궁금해만 하고 아직 안 읽어 봤는데, 그런데 황인찬 산문집 펴낸이가 이 시인 이름이어서 같이 담았다. 다른 책들도 넣다 뺐다 하다가 꾹 참고 세 권만 사기로 했다.



 조금 전에 택배 봉지-알라딘에서 커피 싸 주고 소량 구매시 보내주는 뽁뽁이 봉지. 나도 중고 도서 부칠 때 재활용 많이 한다- 가위로 오려 보니 으아니, 비닐이 한 겹 더. 뭘 이리 꽁꽁 숨겨 놓으셨대-하고 한 겹 더 잘라내니 으아니, 여기에 뽁뽁이 한 겹 더! 두 겹이면 그랬냐 할 것을 세 겹의 섬세함은 마침내 나를 감동시키고 말았다. (이거 주동문으로 썼다가 일부러 피동문으로 고침. 봉투 세 겹에서 그러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느꼈어…ㅋㅋㅋㅋ)


 그리고 내가 안 시킨 뭔가가 한 권 더 있었는데 펼쳐 보니 수첩? 다이어리? 다른 책 사은품이었나 본데 당장은 필요 없어도 쓸만해 보이는 뭔가를 덤으로 주셨다. 그린라이트? 매튜 맥커너히가 누군데? 하고 검색해보니 인터스텔라의 머피 아빠 배우가 책도 썼구나. 오 신기한 걸 많이 얻는 구매였다.


 중고책 포장할 때도 이렇게 섬세해 본 적이 있느냐 너는… 저널에서 인삼 껌 냄새가 나는 건 기분 탓이거나 진짜일지도 모르지만 예쁘고 깨끗한 책도 싸게 얻고 수첩도 생기고 몰랐던 것도 알게 되고 작은 일에도 공들여 마음들여 이루는 사람들이 지탱하는 세상을 생각한다. 내가 몇 초 안 걸려 읽는 단어들도 문장들도 그렇게 몇 날 밤을 거쳐 쓰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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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0-28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겹뽁뽁이라니!! 😱
저였음 결혼신청했습니다 증말 아름다운 판매자....

2023-10-28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0-28 14:28   좋아요 1 | URL
겉면 일뽁뽁 이면 그냥 비니루 삼면 최심부층 이뽁뽁이라 세겹 뽁뽁이는 아니고 하이브리드(?)요

2023-10-28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28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ueyonder 2023-10-28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은 일에도 공들여 마음들여 이루는 사람들이 지탱하는 세상을 생각한다. 내가 몇 초 안 걸려 읽는 단어들도 문장들도 그렇게 몇 날 밤을 거쳐 쓰인 것을.˝

요즘 반유행열반인님 글을 읽으며 좋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 청명한 가을 날이네요.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반유행열반인 2023-10-28 14:31   좋아요 1 | URL
늘 찾아주시고 좋아요 눌러주셔서 감사한 blueyonder님! 친히 부족한 제 글 옮겨 주시고 칭찬 댓글 남겨주셔서 한 번 더 정말 감사합니다. blueyonder님도 맑고 건강한 가을 날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유부만두 2023-10-28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린라이트 번역본이 나왔군요!

반유행열반인 2023-10-28 16:41   좋아요 0 | URL
작년 말 쯤 나왔대요! 그런데 미리보기를 보니 저는 취향에 안 맞아 안 봐도 되겠다 했어요 ㅎㅎㅎ매튜 엄마 아빠가 케찹 뿌리고 칼부림하며 싸우다 다 집어던지고 주저 앉아 울다 섹스하는 장면에서 미리보기 끝나는데 아...이 뭔 아수라장이야 이걸 애가 다 본 거야? 이러고 저는 이걸로 됐네 내 집중력 잡아두는 건 이부분 이게 다일 듯 했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