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알라딘 후르츠바스켓 블렌드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월
평점 :
품절


십대 후반인가 이십대 초반에 애니메이션 후르츠바스켓을 보았다. 주인공 토오루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같이 살던 할아버지도 다른 집에 살러 가서 홀로 야산에 천막 치고 노숙(?)하다가 산사태가 나는 바람에 살 곳이 없어진다. 그러다 우연히 같은 학교 쥐군(?)과 고양이군(?)의 집에 얹혀 살면서 그 집안의 비밀을 공유하고, 비밀 때문인지 조금 삐딱하고 어두운 집안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말과 행동을 하며 계속 씩씩하게 산다.
교생 실습 가서 아침 조회 실습(?)을 하는데 후르츠바스켓에 나오는 등 뒤에 붙어 정작 주먹밥 본인에게는 안 보이는 우메보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아직 찾지 못한 각자의 장점을 찾아 등짝, 등짝을 보자… 뭐 이런 건가… 벌써 오래전이라 가물가물… 또렷한 기억력이 자랑이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 가까운 과거조차 전생처럼 흐리다.

오랜만에 책을 샀다. 커피도 샀다. 새로 산 커피 이름이 후르츠바스켓이라 그런 어렴풋한 기억들이 소환되었다.
캡슐이나 먹고 원두는 당분간 안 사야지 했었다. 드립 커피 내리는 시간도 아까웠다…그래도 드립백이면 금속 드리퍼보다 금세 내려가고 안 씻어도 되니까? 하고 새 커피 사봤다. 커피가 절실했다기 보다 허송하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알라딘 블렌드는 늘 기대에 못 미쳤는데 이번 커피는 향도 맛도 무난했다. 그치만 커핑노트의 오렌지의 뭔맛, 자두의 뭔맛 하는 건 역시나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 적당히 신선하고 적당히 맛있는 커피였다.

하루에 여섯에서 여덟 시간씩 수학한테 바치는 몇 달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오래는 안 됐고 두세달 됐나… 진성 문돌이에서 그렇게 조금 했다고 갑자기 수학왕 될리가 없는데 성질 급하고 참을성 없는 나는 아이 수학 못하는 바보 멍충이 나새끼야 하고 나를 잠시 많이 미워했다. 공부 더 해야 되는데 생활이 다 짐 같고 주변이 온통 방해물 같고 막 뭣이 중헌지가 뒤바뀌어 힘들었다. 그러다가 뭐 이런다고 더 잘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내가 너무 나빠지겠다 너무 불행하겠다 싶어서…(그리고 유월 모의고사 끝나고 열받아서 겨우 한 주 정도였지만 하루 열에서 열두 시간 공부해보니…아 이러면 금방 죽겠구나 싶어서…) 그냥 무리하지 않고 되는대로 차분하게 지내기로 했다. 커피도 내리고 책도 며칠마다 몇 줄 보고 곁의 사람들에게 좀 더 다정하자고… 수학은 뭐 계속 여섯 시간씩 하겠지만…

이십년전 고삼 때 쓴 다이어리를 뒤적뒤적해보니 그때도 내내 수학이 고민이었나 보다. 맨날 수학수학 이러고 달력마다 써놓더니(그렇다고 열심히 하지도 않음…) 결국 첫 수능에서 기대에 못 미치게 95퍼센트가 나와서 2등급이었다. 수학을 잘했던 적이 없던거지… 그래도 엄청 어려웠다는 국어랑 사회 잘 본 덕에 대학 가는데 지장은 없었다. 그리고 사회 공부 하면서 덕분에 십오년은 먹고 살았구나… 이제는 그나마 전문 분야(?)인 사회는 싹 접어두고 국영수과로 팔자를 고쳐보겠다고 이러고 있는데 뭔들 쉬울리가 없다. ㅋㅋㅋ 결과는 접어두고 엣헴 수능 수학은 이 정도면 하얗게 불태웠다… 이제는 원이 없다…할 정도까지는 꾸준히 해야겠다.

나란 주먹밥 뒤에는 아주아주 맛있는게 붙어 있다고, 그러니까 스스로 쉰밥 취급하지 말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 그런데도 아직 왜 난 피자가 아니야…치킨이 아닐까… 그러는데 시간을 너무 오래 썼다. 결국 내가 바라는 삶은 많이 읽고 계속 쓰고 꾸준히 사랑하고 오래 행복한 것이니까, 그렇게 사는 건 쉽지 않으니까, 노력해야지 뭐.


うまれかわることはできないよ
다시 태어날 수는 없어요

だけどかわってはゆけるから
그렇지만 변해 갈 수 있을 테니까

Let‘s stay together いつ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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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6-28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6시간에서 8시간 수학 공부 하시다니 넘 대단한걸요~~
고3 수험생들이 생각보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있지만
상위 1% 녀석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데 또 두려움이 존재하죠~~
열반인님!
날씨가 더워 힘드시죠
건강 잘 챙기시고 잘 드시면서 공부에 매진하시길 바래요~~
언제나 화이팅!

반유행열반인 2022-06-29 11:38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 화이팅 감사합니다 ㅎㅎㅎ 열심히 안 하는 친구들보다 젊은데다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더 무섭죠 ㅋㅋ생각보다 많구요...그 친구들 최소 2-3년에서 길게 4-5년 달리는 거 보면 몇달 깨작거린 제가 너무 징징대지 말아야겠습니다. 매진 정진 하겠습니다. 감사해요 ㅎㅎ

scott 2022-06-28 22: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돌이가 하루에 여섯, 여덟시간 동안 수학의 세계에 빠져 버렸다는 건...
시험 성적에서 벗어난
진정으로 열반이님이 열정을 받힐 수 있는 대상을 만났다는 것!

알라딘 드립백 커피 맛 보다 열반인님의 추억이 담긴 후르츠 바스켓 맛!

뒤늦게 타오르는 수학의 열정
응원합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2-06-29 11:41   좋아요 2 | URL
늘 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한 스콧님 ㅎㅎㅎ수학은 뭔가 애정보다 애증의 대상이에요 ㅎㅎ얘를 안 뽀개버리면 내가 뽀개지겠다 하고 그냥 붙들고만 있네요. 그 시간이 아직 잘 풀려서 신난다 까지 못 가서 절반 이상이 으으으 자괴감 하는 기간이라 더 힘든 거 같구.... 블랙슈가랑 얘랑 보다가 샀는데 후르츠바스켓 오늘도 먹었는데 맛있네요 ㅎㅎ

새파랑 2022-06-29 0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필립 로스 좋아하는 열반인님은 뼛속까지 문과인이 맞습니다만 이제 수학 달인이 눈앞인거 같아요~!! 수능때 모르시면 2번으로 찍으시길^^

반유행열반인 2022-06-29 11:42   좋아요 2 | URL
그쵸 수학 하면서 제 우당탕탕 사고 과정 논리 없음 보면 뼈문과에요 ㅋㅋㅋ저는 4번으로 찍는데 다음 모의고사는 새파랑님 말씀대로 2로 찍고 경과 보겠습니다. ㅎㅎㅎㅎ감사합니다.

Yeagene 2022-06-29 18: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ㅎㅎ
오랜만에 소식 주셔서 넘나 감사합니다.글잖아도 며칠 전 열반인님 생각했었는데 ㅎㅎ
수학은 계속 안늘다가 갑자기 쭉 는다고 예전에 제 수학쌤이 그러셨어요.로그 그래프처럼ㅎㅎ
전 그렇게 늘어본 적 없지만 열반인님은 꼭 그렇게 느실 거에요!
날씨 더운데 건강 챙기면서 공부하세요♡

반유행열반인 2022-06-29 19:47   좋아요 1 | URL
가만 보면 성장을 느낄 새 없이 살았는데 그게 요행이기도 하고 운이 좋았구나, 하며 겸손과 인내를 배우는 요즘이에요 ㅎㅎ
이과 출신 예진님 말씀 믿고 계속 열심히 할게요. 늘 궁금히 여겨주시고 인사 건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예진님!!!

syo 2022-06-29 1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시간 투자하면 반드시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나름 수학 40점에서 시작해 인서울 공대 찍은 사람입니다 제가! 으하하하. 라떼는 말이죠......

반유행열반인 2022-06-29 19:49   좋아요 1 | URL
역시나 이과 출신 syo님 말씀
믿고 계속 열심히 할게요. (윗 댓글 복붙 같은 건 기분 탓입니다 그냥 똑같이 일일이
적었을 뿐입니다 ㅋㅋㅋㅋㅋ) 배운 사람 이과 사람 라떼 syo님…. ㅋㅋㅋㅋ
 
인도네시아 와하나 만델링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7월
평점 :
품절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온통 회색이다. 비가 오는지 오려는지. 어제 온 커피를 까서 내렸다. 신맛은 적고 쓴맛 단맛 적당한 이것은 커피, 하면 생각나는 그 맛이 났다. 좋았다.
무슨 커피인지도 모르고 만델링 하는 이름이 부드러우니 좋아서 샀다가 뒤늦게 커피 마시면서 상품 소개 페이지를 봤다.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섬 아체, 오 나 가 본 동네야! 진짜로 말고 대항해시대에서 가 본 항구 아체에서 키운 커피였다. 거기 명산품은 후추, 코뿔소뿔, 용뇌였는데. 유럽 출신 나새끼 캐릭터가 열심히 항해를 하면 결국 플랜테이션 농업이 자리 잡아 무역품목에 커피가 추가되는구나…(게임에서 커피는 주로 아프리카랑 중남미랑 인도 정도에서 팔았던 듯…역사에 충실한 대항해시대…)
지난 달 커피가 아직 남았다. 심심한 맛이라 이름도 기억 안 나네…찾아보고 옴…니카라과 산타 루실라… 커피가 남았는데도 또 산 이유는…원래 커피를 사려던 게 아니라 문제집을 사다가 그거 하나만 장바구니에 담으니 너무 팍팍해서 신간 커피마저 담고 만 것이다.

공부 몇 달 해보니 사교육의 팽창 정도가 아니라 폭발 빅뱅인 걸 이제야 슬슬 실감하고 있다. 이십년 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 어릴 때는 동네 대형학원 유명 출판사 문제집 이런 정도였다. 도농복합시 촌출신에서 이웃 (1기)신도시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아 거 이번에 대선 후보 나온 사람 집이 내 모교 바로 앞이었어…ㅋㅋㅋ) 거기 애들은 장난 아니라더라, 학원도 과외도 진짜 많이 다닌다더라, 겁을 먹고 고1 입학 전 겨울방학부터 그 동네 영수 단과 학원을 다녔다. 그런데 방학 때만해도 수강생 들끓고 강사는 마감되기 전에 얼른 등록해라 그럼 교재 공짜로 줄게…뭐 이럴 정도였는데 4월쯤 되니 영어 수학 전부 수강생이 다 떨어져나갔다. 수학은 심지어 나랑 어떤 아이 단둘이만 강의실에 남았는데, 그래서 소수 정예 과외…를 해 준 게 아니라 강사놈이 정석 펼치고 자습시켜 두고 강의실 밖으로 나갔다… 2000년 4월, 그때가 마지막이었죠, 제가 입시 사교육을 체험한 건…

운이 좋게도 학교 수업이나 따라가고 야자하고 문제집 좀 풀고 해서 첫번째 대학은 수월하게 갔다. 문돌이였으니. 그런데 이과돌이를 해 보려고 보니까, 시작은 교과서부터 챡챡 그리고 이비에스에도 수업 많던데 그걸로 어떻게 해보자 하고 넉달 정도 비비대고 보니까… 사설 인터넷 강의는 필수고 그쪽도 사이트나 강사에 대해 쏠림은 엄청나고 그렇게 모두가 쏠린 강사의 강의와 교재는 옛날 정석 개념원리가 양분하던 때와는 또 비교가 안 되게 그냥 그것은 바이블인 것이고…신성모독적인 나놈은 또 그런 숭배와 독점이 거슬린다고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수학 실력은 달팽이마냥 나무늘보마냥…하여간 그런 상황인 것이다…
모바일앱도 그렇고 심지어 인터넷 장보기까지 월구독형 서비스가 늘고 있는데 사교육 시장도 당연히 그런 형태의 판매를 하고 있었다. 주간지, 라고 해서 문제집도 한 권 두꺼운 걸 턱 파는 게 아니라 한 주 분량 한 권 씩 감질나게 보내주는 그런 시스템이 있더라…(주간지라 그러면서 구몬?눈높이?처럼 주별로 오는 건 아니고 택배비 아낄라고 한 달치 몇 주 분량 묶어 보냄…)
이름만 보면 생명과학 같은 내장(?)이름 붙인 게 국어 주간지이고, 그게 원래는 학원 수강생이나 월결제로 구독하는 사람만 살 수 있는 건데, 잘한다는 애들은 이거는 필수로 하고, 국어는 이비에스 수능특강은 연계 교재로 외우다시피 해야 하며, 근데 그 수능특강을 다룬 구독 자료를 이번에만 특별히 구독 형식이 아니라 알라딘에서 판매 풀었다, 이번 아니면 다시 팔지 아닌지 모른다, 그런 꿀정보(?)를 전해 듣고는 결국 사교육 마케팅 네 이놈…하면서도 눈물을 머금고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커피 한 봉지 더 담고… 하여간에 그런 사연이 있는 커피를 먼저 마셨고, 나는 아직 올해 수능특강 국어는 펼쳐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저 귀하다는 문제집도 토끼가 잘 씻어 말려 바위 틈에 숨긴 간처럼(문제집 이름이 간*개임…광고 아님…알라딘에 판다구요…) 책꽂이에 얌전히 모셔 두었다.

사교육하니까 학교 선배 중에 1타 강사(이 말도 뭔 야구선수인가 했는데 어느 새 자연스럽게 스며든…각 과목에서 수강생 제일 많고 인지도 제일 높고 하여간에 잘 나가는 학원/인강선생님…)가 된 분이 있다. 나 대학 1학년 때는 과 안 정하고 광역으로 뽑아서 아무 과나 새내기 생활하다 2학년 때 전공 정하는 식으로 입시를 운영했는데, 그래서 내 전공은 아니지만 대학 첫 해를 보낸 그 과의 선배였다. 선배는 밥도 사주고 이래저래 챙겨주고 2학년 올라갈 땐 얼른 진로를 결정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잔소리도 해주었다. 과가 정해지고 나서는 직접 만나거나 교류한 건 아닌데 추억의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으로 어찌어찌 안부 인사 정도를 이어갔다. 선배는 인터넷 강의와 강남 큰 학원 강사를 거쳐 점점 인기를 모으는 중인 강사가 되었고 나는 꼬꼬마 중학교 교사가 되었다. 내 전공은 일반사회(네, 경제, 정치, 법, 사회문화, 기타 등등)이고 발령도 그대로 받았지만 첫 학기 가르쳐야 할 것은 세계사의 서양사(주로 유럽사) 파트였다. 복수전공으로 역사랑 지리했대도 겉핥는 수준이고 완전 새로 공부하고 자료 준비해서 가르쳐야 하니 많이 힘들었다. 노베이스 신규는 수업 22시간에 담임한다고 공강은 없다시피하고 근무 시간 넘겨서 공문 처리랑 학급 운영이랑 애들 학폭 문제 등등 우웩 이러다 늘 수업 준비는 집에 와서 잘 때까지 불나게 하는 중이었다.
선배가 강의 준비 중인지 메신저로 질문을 했다. 대충 마르크스 어쩌구 기능론 갈등론 사회학 할 때 들어본 건데 그런 걸 물었고, 나는 지금 그리스 로마의 고대사를 뚜까 패야 해… 그래서 더 생각해보지 않고 몰라요, 했다. 선배는 학교 선생들 공부 좀 해야된다고 두들겨팼고, 나는 따끔하면서도 화가 났다. 아니 제가 고등학교 발령나서 사회문화를 가르쳤음 그걸 했겠죠… 내가 지금 지리도 아니고 유럽사를 한다고 세계사신문 이런 걸 뒤적거리고 있는데… 뭐 그런 건 마음의 소리고 긴 말 안 하고 다음부터 선배가 말을 걸면 막 씹었다. 그래서 우리의 인연은 거기까지…
선배는 열심히 공부하고 무럭무럭 자라서 수퍼카 여러 대를 보유한 수퍼 강사가 되었다. 존경하고 존중하고 (가끔 부럽고) 그럴수록 음 나는 가르치는 건 안 되겠네…

그러고서 겨우 다시 사교육의 그늘막에 발가락만 걸치고 문제집 뭐 풀어야 돼? 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ㅋㅋㅋㅋㅋㅋ
커피 마시고 문제 풀라고 했는데 그 공력을 쓰잘데기 없는 주절거리기로 다 써 버림… 이거라도 필요해… 간밤에 나는 왜 이렇게 공부를 못하지… 하고 줄줄 울다 잠들었거든… 전교1등만 하던 과거의 영광일랑 집어두고… 나는 그 때와는 다른 사람… 아마도 내신 50퍼센트쯤 되는 맨날 학교에서 공부만 하는데 성적 안 나와서 주변 친구들이 안타까워하던 그 친구가 내가 되었다…. ㅋㅋㅋㅋ 그 친구가 할 수있는 건 뭐 그냥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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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4-13 10: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회 샘 열반이님 !ㅎㅎ

열반인님이 강의 하시는 유럽사 수강 하고 싶습니돠!

공문처리 학급 운영 그리고 학폭 문제 ㅠ.ㅠ

열반인님 건강 잘 챙기세요
커피는 필수!^^

반유행열반인 2022-04-14 07:10   좋아요 2 | URL
딱 신항로개척 시기만 대항해시대 덕에 신나서 할 걸요 ㅋㅋ scott님도 늘 건강하세요. 첫 고3(?)때는 녹차만 마시는 카페인 청정 아이였건만...(커피 시작한 지가 십 년이 안 되었어요 ㅋㅋ)

Yeagene 2022-04-13 1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그래도 기본이 있으셔서 금방 잘 하실 거에요.아무래도 이십년만에 다시 공부하시려니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잘 해내실 겁니다.힘내세요!♡

반유행열반인 2022-04-14 07:12   좋아요 3 | URL
저 저한테 기본이 있을 줄 알았는데...뒤져보니 안 나오더라구요. 밑바닥부터 시작해야했어 ㅋㅋㅋㅋ 예진님 말씀대로 잘 해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응원 언제나 감사합니다!!!!!

햇살과함께 2022-04-13 13: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공부하다 힘드시면 여기서 또 이렇게 스트레스 푸시고 가세요!
그래도 사회 역사는 공부 안하셔도 되겠네요! (이과라 필요없는 건가?? 요즘 입시 너무 어려워요 ㅎㅎ)
화이팅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4-14 07:13   좋아요 2 | URL
그러고보니 입시에 전혀 영향 없는 한국사 외에는 제 전공 사탐 싹 빼고 국어 수학 영어 과탐만 하네요. 뭔가 공정(?)한 경기 ㅋㅋㅋ 파이팅 감사합니다!!!!

2022-04-13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4 0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22-04-14 18: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시간 필요해요!! 줄줄 울 일이 있으면 줄줄 울고, 또 다시 하면 되구요!!! 저는 전교 거꾸로 일등이었던 사람이라 어쩌면 잘 버텼을지도 몰라요,, 나 혼자 막 잘한다 잘해, 많이 좋아졌어, 혼자 그러면서.^^;;(아 부끄럽다) 아무튼 잘 하실거라 믿어요. 전교 1등의 저력은 곧 나옵니다. 근데 저는 커피 신맛 이런 거 뭐야? 했는데 요즘 커피 빈을 갈아서 마셔 보면서 (그러니까 스타벅스의 커피는 다 썼어.ㅎㅎㅎㅎ) 느끼고 있어요,,, 신맛이든 쓴맛이든 저는 그냥 커피니까 마셔요. (공부를 이런 식으로 해서 거꾸로 전교 1등이었나봐요.ㅠㅠ) 암튼 늘 화이팅!! 알라딘에 글 더 자주 올리고 공부 하다가 이해 안 되는 거 알라딘에 올리면서 해봐요. 그럼 서로에게 도움 될 듯??^^;;;

반유행열반인 2022-04-14 19:45   좋아요 2 | URL
알라딘에 수학 고수들도 계실까요? ㅋㅋㅋ저 질문을 되게 못해요. 늘 혼자 하는 버릇이 있어서 몰라도 남한테 도움 잘 못 받고 사회 지능 중요한 세상에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이네요 ㅋㅋ 저도 라로님 응원 기운 받아서 저한테 너무 뭐라 하지 말고 잘한다 잘해 할 수 있게 애써볼게요. 감사합니다 라로님!!!
 

오랜만에 원두 샀다. 그동안 신제품은 내가 선호하지 않는 블렌딩 제품이거나 아침에는 효용이 낮은 디카페인이라 건너뛰었다. 처박아 두었던 드리퍼랑 드립주전자랑 꺼내서 내려먹는데 커피 자체는 신선하지만 나는 향과 맛을 즐기지 못한다. 코로나19에 걸린 것도 아닌데. 그냥 방울방울 느리게 떨어지는 커피를 보면 조바심이 난다. 바삐 할 일이 있지도 않은데 시간에 쫓겨 산다.
2월에는 미처 책 한 권도 완독하지 못했다. 3월도 비슷할 것 같다. 앞으로 살 길을 휙 바꿔보겠다고 휴직을 했다. 출근도 안 하는데 왜 이리 후달리나!! 가만 돌아보니 2월 완독한 책들이 있긴 하다.

2021 수능특강 수학1(2회독)
한 권으로 (라고 하면서 전5권 )완성하는 수학1+2 중(5권 중 아직 한 권이네…)
개념의 나비효과 국어/워크북
영원한 일등급 지구과학1

20년 만에 하는 고등학교 공부, 생전 처음하는 이과 미적분 공부는 힘들지만 재미있다. 재미있지만 힘들다. 안 풀리는 어려운 문제 보면 슬프다. 선생이기 싫어서 올 한 해는 학생이기로 했는데,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그 말에 수십년 만에 공감. 공부는 쉽되 문제풀이가 어려울 뿐…

하여간에 로또도 주식도 살던대로 계속 사는 것도 아닌 걸 알아서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쓸 수 있는 여생(!)을 위해 한 해를 얌전히 바치는 중입니다. 그게 그저 허사가 되더라도 좋았다 할 날들을 (머리 쥐어뜯으며 책상머리 지키며) 보내고 있습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가끔 드립커피도 먹고 스스로 잘 다독이며 지내겠습니다. 아아아아주 가끔 원래 보던 책들도 좀 보겠습니다. 밤마다 그날 하루 일 다 끝나면 조금씩 보던 소설책도 요즘은 으으 공부 밀렸어 하고 교재 뒤적이다 이잉 하고 소설책 표지만 쓸어내리고 잡니다… 그래서 엠마는, 레오는 어떻게 됐어? 새벽 세시, 아니고 사랑의 역사인데 주인공 이름이 비슷하네…
(다 쓰고 제목 붙였는데 글이랑 왜 상관 없음?ㅋㅋㅋ)
(커피 리뷰 쓰러 왔다가 엉망진창 글 됨ㅋㅋㅋ너무 오랜만에 글 써서 출력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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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2-03-12 11: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휴직! 응원합니다! 어떤 목적으로든, 일과의 거리두기 시기가 가끔 필요한 것 같아요. 열반인님 여전히 열공중이셨네요~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45   좋아요 2 | URL
일은 원래 고달픈 것인데도 제가 적응이 더딘 것 같아요ㅎㅎㅎ 뭐든 간에 계속 열심히 하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햇살과함께님!!!

scott 2022-03-12 11: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스트레스 받지 말귀! 커피는 힐링! ㅎㅎ건강 잘 챙기세요!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46   좋아요 3 | URL
스트레스는 자기가 기대하는 것에 비해 능력이 안 따라주는 거라고 영어 지문에 나왔어요 ㅋㅋㅋ 영어 보면 언어 천재 scott님 생각남…알라딘은 scott님이 잘 지키고 계시니 무럭무럭 자라서 다시 열심히 읽는 날 만들어 보겠습니다 ㅎㅎㅎ

페넬로페 2022-03-12 11: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혹시 올해 수능시험에서 최고령 만점자에 등극하시는건 아니신지요?
ㅎㅎ
계속 뭔가를 열심히 하시는 모습, 좋아보여요^^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47   좋아요 4 | URL
만점은 너무너무 어려운 일 같고 올 1등급은 애써 보겠습니다. (전생의 수능은 수학이 2등급이었대요…) 돌아보면 정말 가만 있질 않는 저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Yeagene 2022-03-12 1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올해 수능을 위해 달리시는 건가요 ㅎㅎㅎ 그래도 넘 스트레스 받지말고 쉬면서 하세요♡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49   좋아요 3 | URL
지금 직장을 벗어나는 게 가장 큰 목적인데 다시 안 끌려돌아가려면 기를 쓰고 해보려구요. 말씀대로 스트레스가 가장 적인 것 같아요. 그냥 되는대로! 맘 편하게 달려보겠사옵니다. 늘 감사합니다 예진님!!!

미미 2022-03-12 13: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열반인님!! 미적분 재미있다니 역시 놀라운 분~😍👍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50   좋아요 3 | URL
미미님 저 눈팅은 가끔 하는데 꾸준히 읽고 올리시는 거 보며 저도 겨울부터(?)는 미미님처럼 다시 책탑 쌓고 달리고 싶어요 ㅎㅎ 아 미적분이랑 삼각함수는 안 재미있는 듯 ㅋㅋㅋ

새파랑 2022-03-12 14: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역사는 다 읽으셔야 하는데 😅 왠지 열반인님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는거 같아요 ㅋ 삼각함수 정복을 응원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51   좋아요 4 | URL
사랑의 역사 이백 몇 쪽 까지 읽었는데 어쩌다 보니 아껴두고 있네요. (시간은 수능특강에 양보하자) 삼각함수 안 끼는데가 없어서 꼴보기 싫어요..도형 급수에도 나오고 삼각함수 미분에도 나오고…으으으

라로 2022-03-13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앙~~ 그래서 잘 안 보이셨군요!!! 휴직 응원해요!!!! 수능이 안 될리가 없지만 안 되더라도 돌아갈 수 있는 거잖아요?? 똑똑한 분들은 그렇게 하는데 저는 걍 퇴직하고 간호사 공부 했어요. 운이 좋아서 휴직하지 않고 퇴직한 거 문제가 안 되었지만요. 어쨌든 인생에 이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더라구요. 저는 꽤 여러 번 있었는데 앞으로 또 있을지도 모르는데,, (하아 나여 참아라~~.ㅋㅋ) 그때가 되더라도 같을 것 같아요. 그러니 열심히 하시길요!!! 물론 열심히 하시겠지만, 열심히 하라고 하면 괜히 느낌이 좋잖아요?(나만 그런가??ㅋㅋㅋ) 어떤 일을 생각하고 계신지 그게 젤로 궁금합니다!!!!

2022-03-13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5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link123q34 2022-06-20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덕분에 한참 슬럼프?가 올 때쯤 응원하게 되네요. 열반님 멋져요 화이팅!!

반유행열반인 2022-06-22 08:51   좋아요 1 | URL
안 그래도 며칠 전 예전 글에 링크님이 달아준 다정한 댓글들 보고 잘 사시나…했는데 텔레파시 통했나봐요 ㅋㅋㅋ이 글이 석달 전인데 지금은 더 센(?) 것이 몰려와 허우적 거리는 중이지만 일단 못하는 수학이라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화이팅 감사합니다!!!

2022-06-26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6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8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8 2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4 0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스타리카 엘 베나도 라 로마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7월
평점 :
품절


크라잉넛-갈매기
https://youtu.be/dRn6trsY59M

다달이 새로 나오는 알라딘 커피 찾아 먹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다. 월간 구독으로 운영해도 찾는 사람이 제법 많을 것 같다. 나는 평일에는 겨우 캡슐이나 믹스 챙겨 먹고 주말에나 드립을 내리니 한 달에 200그램 한 봉다리면 족하다. 지난 달 엘살바도르 커피도 아직 다 못 먹었는데 오늘 새 커피 까고 보니 내 입에는 산미나 단맛 쓴맛 비율이나 향이나 이번 달 코스타리카가 더 낫다. 11월8일에 구워 부순 신선함 덕일지도...가장 맛있는 커피는 새로 만든 새 커피 입니다…풍요로운 해안은 오늘도 안녕하십니까. 지난 번 코스타리카도 맛있게 먹었던 것 같은데 개별 원두의 맛과 향을 다 기억할 만큼 똑똑하지가 못합니다.

다들 늦잠자는 주말에 평소대로 일어나 커피 한 잔 내리는 시간이 좋다. 언제들 깨서 아침 먹고 부산 떨까 싶어 아 조금씩만 더 주무시라, 바라며 조바심 나는 짧은 시간이지만. 언제부터 왜 핸드 드립하는 일이 호사롭고 사치로운 일이 되었을까, 사실 핸드 드립 커피 직접 내린지는 채 2년이 안 되었군요…ㅋㅋㅋ

삶은 견디는 일로 알고 그와중에 게임도 해보고, 책도 읽어보고, 일기도 써보고, 소설도 써보고, 이거저거 하며 지내왔다. 마지막 소설 완성한 지 이제 일 년이 넘었다. 그러고나서 가을부터 갑자기 이사 준비를 하고, 올봄에 이사를 마치고, 잠시 아 편안하다, 하다가 여름에 뜬금없이 주식을 하고(여러분, 마지막 비관론자가 낙관론자가 될 때가 제일 위험합니다…그때 코스피가 최초 3300을 찍고 이후로 주우우우우욱…), 추석 좀 안 되서는 고등수학 공부를 시작했다. 틈틈이 책 읽고 독후감쓰기는 여전하지만 조금 줄어든 듯. 아침 출근길에는 영어 문제집 회사에서 공짜로 뿌리는 독해 지문 읽어주는 mp3를 반은 알아 듣고 반은 흘려가며 걷고 오후 퇴근길에는 단풍이랑 파랑하늘 보며 또 걷는다.

빈틈 없이 꽉 채워 사니까, 그리고 나는 중3이다…하고 남몰래 시간을 이십년 쯤 돌려 그렇다면 나는 새 삶을 어찌 다시 그릴까 하며 지내니까 삼십년 쯤 견디던 불안, 외로움, 불면증은 많이 가신 느낌이다. 사십년 쯤 살면 그제야 저절로 없어지는 것이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적당히 만족하고 살면 좋은데 월급 따박따박 주는 직장 만큼은 어쩌다보니 견디는 것조차 힘든 장소가 되어 밥 먹다 말고 중3 때 듣던 크라잉넛의 갈매기가 갑자기 머릿속에서 자동재생이 되었다. 난 여길 떠나고 싶어. 난 여길 떠나가야 해. 내가 하는 모든 일도 조직이 유지되고 돌아가기 위해 정해지고 요구되는 모든 규정도 다 의미 없고 불합리하고 지긋지긋하게 느껴지는 날이 많다. 그러다가도 생각해보면 정말로 쓸모 있는 실물을 만들어내는 건 일이차산업 빼고는 대부분 아니잖나, 소위 가치와 서비스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만족감과 편의와 삶의 질 향상을 느끼게 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 않나, 결국 내가 채우고 있는 자리도 누군가 해야 하는 시간 때우기, 문서 채우기, 관리하기, 시간에 맞추기, 뭔가를 알리고 알려주고 연락하고 그런 일도 사람이 해야 돌아가는 일이잖아, 그러니 너무 폄훼하지 말자, 하고 스스로를 달래며 추운 복도를 걸었다. 자기 일에 만족하며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동료들 앞에서 다 쓸데 없어!하는 마음은 티 내지 말아야지.

로또도, 부동산도, 주식도 나를 구해주지는 못하니 결국 하던 일이나 열심히 하면서 수학 문제를 열심히 풀고 틈틈이 책 읽고 커피 마시면서 잘 살자(?) 아무말 잔치나 가끔 하면서 남은 삶을 버티자, 하는 결론 이상 가지 못했다. 이제 거의 다 읽은 오바마 회고록 속 수많은 사람들처럼 나는 세상을 바꾸거나 원대한 이상을 실현하는 꿈은 꾸지 못하겠다. 나 자신을 조금 더 견딜만한 쪽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일 밖에는. 그거라도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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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3 1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는 중3이다 좋네요ㅋ 열반인님은 그래도 바른생활 중이신거 같아요~!! 주식은 안타깝습니다 ㅜㅜ

반유행열반인 2021-11-13 13:51   좋아요 3 | URL
주식은 장기 투자야… 하고 그냥 내버려두고 있고요 ㅋㅋ(그러면서 또 자꾸 사모음…) 중3인데 수학도 풀고 맥주도 먹고 할 거 다(?)하는 날라리네요. 어릴 땐 안 그랬던 거 같은데 ㅋㅋㅋㅋ고1때 되어서야 소주마셨는데…

붕붕툐툐 2021-11-13 1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원래 중3때가 술 가장 많이 마실 때 아닌가요?ㅎㅎ
주식이 반열님 구원할 거 같음!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1-13 19:35   좋아요 2 | URL
저는 좀 늦되서 첫 중3 때는 아직 못 마셔봤는데 현재 예비고1(?) 중에는 적당히 마시고 있네요. 알콜이 머리 둔하게 해서 수학 안 풀려서 이제 안 마셔! 하고는 또 어쩌다 보니 치킨 삼겹 앞두고는 쳐마시고 있음요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11-13 19:36   좋아요 2 | URL
주식은 그냥…삶의 태도에 관해 배우는 하나의 방법입니다…누구도 구하지 못해 그놈들은… ㅋㅋㅋ

붕붕툐툐 2021-11-13 22:45   좋아요 2 | URL
그래도 혹시 구원 받으면.. 꼭 알려주세요~ㅎㅎ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1-13 22:48   좋아요 1 | URL
넴 열반은 대승해야쥬 ㅎㅎㅎㅎ

Yeagene 2021-11-13 19: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이런 글 너무 좋은데요..요즘 열반인님께 궁금해하던 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요 ㅎㅎ뜬금없지만 열반인님 소설 보고 싶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11-13 19:48   좋아요 2 | URL
소설은 재미없고 구질구질해요 ㅋㅋㅋ 늘 좋게 봐주시는 예진님 감사합니다! 저는 겨우겨우 커피먹고 도핑하는데 차 한 잔 예쁜 잔에 담은 사진 올려주시는 거 보면 잔잔하고 차분한 기품이 느껴져요 ㅎㅎ
 
엘살바도르 아파네카 이사벨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7월
평점 :
절판


점심 식사 시간에 내 식판을 건네다 보며 중년 여성 직장 동료(같은 부서는 아님)들이 한 마디씩 한다. 적게 드시네요. 그러면 나는 대꾸할 말을 못 찾고 그냥 웃어 보인다. 진짜 적게 드신다. 속이 안 좋으신가. 재차 던지는 인사 치레의 말이지만, 뭔가 리액션을 바라듯 같은 말이 반복되지만, 먹는 양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하면 진짜 할 말이 없다. 칸막이가 있어도 마스크 벗은 자리에서는 말을 아끼려한다. 그런데도 친화력 좋고 수더분한 어른들은 구성원 중 최고의 아웃사이더, 내내내향성 젊은이와 중년 사이에 낀 이 늙은 밀레니얼(?)에게 말을 건네며 사회성을 단련시켜 주려고 애를 쓰신다. 그러다보면 가장 작은 아이의 나이, 큰 아이의 나이, 두 아이의 나이 차를 물으며 호구조사를 하다가 드디어 공통점을 찾았다!하듯 우리 아이들도, 우리 아이들도 차이가 많이 나지, 하면서 말문을 이어간다. 한창 신나게 자녀들 이야기를 풀어가는 어른들을 앞에 두고 금세 식판을 비운 내가 맛있게 드세요, 하고 먼저 일어나 식당을 벗어나 일하는 자리로 돌아간다.

지금의 이 삶을 벗어나고 싶다.

오늘 박상영 신작 소설 읽는데, 이 문장에 팍 꽂혀 가지고. 저런 기분을 어려서는 너무나 자주 느꼈다. 지금은 삶까지는 아니고, 삶은 그래도 그럭저럭 견딜만한 형태를 갖추어 가는 중인데 밥벌이 공간만은 여기를 벗어나고 싶다, 하며 번민하는 시간이 길다. 아 그런데 박상영 진짜 좀 짱이다. ㅋㅋㅋ 방구석에서 찔찔 짜며 듣던 넬의 어차피 그런 거가 나오고, 중경삼림이 나오고, 콜드플레이도 잠깐 나오고, 캔모아와 월드컵과 비기알! 피엠피!가 나온다!! 박상영이 나보다 쬐에에에끔 어린데 나는 그때 고등학생이었는데 문화 코드가 맞는 거 보니 작가님 중학생 때 성숙했구나… 주마등을 마구 돌려주는 우리 상영이…

오바마의 회고록도 읽고 있는데, 야심차게 세상을 바꾸겠다며 열심히 달리고 있는 사람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잠깐씩 든다. 저런 어마어마한 낙관주의라니. 세상에 관한, 타인에 관한, 자신에 관한 저만한 믿음이라니. 나 하나도 어떻게 못하겠는데 거대한 수억 인구, 더 나아가 나라 밖 전 세계 사람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큰 나라를 이끌어 보겠다는 꿈을 꾸다니. 수많은 사람 앞에 비전과 약속을 설파하는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확신 혹은 완벽한 자기기만. 자기최면과 집단최면. 다시 삐딱해짐ㅋㅋㅋㅋ

대충 이런 안타까운 성향으로 굳어진 인간이라 퇴근해서 안전한 공간으로 기어 들어와 새로 온 커피 봉지를 까서 드립하고, 아이참 냄새도 꼬소하고 진한게 이번 커피 내 취향, 중남미 원두 좋다…하면서 적게 먹고 금세 꺼진 뱃속으로 냉동 부리또랑 펑리수랑 아몬드 쿠키 같은 걸 커피와 함께 넘겼다. 잔뜩 먹고 보니 나 적게 먹는 사람 아닌 거 같은데…그저 한 번에 많이 못 먹고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할 사람일 뿐…일 할 때는 바빠서 그게 안 될 뿐… 나는 안 되는 게 참 많다.

그런데도 욕심은 많아서 이 책도 보고 싶고, 저 책도, 참 주식도 사야 하고, 주식 공부도 더 해야 하고, 수학 문제는 이제 도함수를 마치고 접선의 방정식도 풀어야 하고, 화학 공부는 하다 마네 언제 하지 시무룩, 듀오링고에서 영어랑 아랍어 공부도 시작해버렸어,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챙겨야 하고, 북플에서 걸음 수를 눌러야 매일 50원이라도 벌지, 농협 앱에서 입금도 하고 또 걸음 수 업데이트해야 우대 금리를 준대, 빙글빙글빙글 챙길 게 참 많다. (꼬맹이 둘을 제일 안 챙기는 듯…방치형 육아)

주중에는 캡슐커피만 겨우 마시니까, 토요일이랑 일요일은 새로 산 원두 열심히 드립드립 해서 마셔야겠다. 새 커피 이름도 예쁜데 맛있어서 신난다. 아이참 이쯤 되면 진짜 성인 ADHD아닐까 싶게 생활도 글도 산만하다…오랜만에 일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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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10-15 21: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이 일기 너무 좋네요!ㅎㅎ내 일기를 부르는 이 일기~♡ 저는 식당에서 들으신 그런 질문에 응대법이 따로 있습니다. 초반차단ㅋㅋㅋㅋㅋ박상영을 아무래도 읽어야겠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6 07:01   좋아요 5 | URL
앗 그래서 미미님 일기 어딨나 찾았는데 역시 일기는 일기장에 였나요! ㅋㅋ 원래는 차단 스킬 잘 쓰는데 오랜만에 혼자 앉을 자리 대신 다른 분들 앉은 자리 가서 먹었더니 동료분들도 애써 신경 써(?)주시는 거 같아서ㅋㅋㅋㅋ박상영 십대 시절의 이불킥 흑역사 지금 나의 시원 뭐 이런 걸 잘 풀어나갈 분위기입니다. 아직 초반 읽는 중 ㅋㅋ

scott 2021-10-16 00: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커피에
이런 리뷰 ,상념들 빙의되어 읽었습니다.!(아랍어! ㅎㅎㅎ)


알라딘은 열반인님의 이 리뷰 담달 당선작으로 뽑아 달롸!
박상영 신작이 좋군요 ㅎㅎㅎ열반이님 주말 주식 공부에 열독 하실 것 같습니다 ^ㅅ^

반유행열반인 2021-10-16 07:05   좋아요 5 | URL
저 대학 때 중국어 수강은 실패하고 (안 맞는 언어...) 아랍어 배워서 두바이 가고 싶다 하고 아랍어 수강했는데 재미는 있었는데 이거도 교수님한테 공부 안 한다고 구박만 듣고 ㅋㅋㅋ
알라딘이 저 안 예뻐해서 지난 석달이나 당선작 준 거도 기적이에요 ㅋㅋ 주식 공부는 이제 좀 쉬고 수학문제이랑 책 볼래요 ㅎㅎㅎㅎ다정 박식 scott님도 열독하는 주말 보내셔요!!

Yeagene 2021-10-16 11: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잖아도 박상영 작가 신작나왔다길래 읽어볼까 하던 중이었는데...열반인님 칭찬하시니 읽어야겠네요ㅎㅎ
아랍어라니...그거 디게 배우기 어렵다고 소문났잖아요..열반인님 대단하세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6 10:08   좋아요 4 | URL
그래서 어려워 하고 있어요 ㅋㅋㅋ박상영 신작 순한 맛이라 잘 읽혀요

붕붕툐툐 2021-10-16 11: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 상영이...ㅎㅎㅎㅎ
반열님을 북플에서 만나서 다행이에요~ㅎㅎㅎㅎㅎ
저도 엄청 내향적인데 또 쓸데없는 친화력도 있어가지고 삶이 좀 괴롭습니다~ 그래도 막 밥 양이 적네 이런 류의 이야기는 진짜 안하려고 하는데, 언젠가 했을 수도 있는 거 같아요..ㅠㅠ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10-16 12:28   좋아요 2 | URL
붕툐님 정도면 핵인싸급 사회성 아닐까요 ㅋㅋㅋㅋ심지어 산행으로 전국구급ㅋㅋㅋㅋ 저도 여기서 붕툐님을 만나서 매일매일 너무나 반갑습니다!!! (현실에서 봤으면 반열님 왜 밥 쬬끔 드세요? 묵묵 묵묵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