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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도 내년에도 이맘쯤 가을 나들이는 없을 것이다. 시흥시의 작은도서관에 가서 황인찬 시인이 강연하는 걸 다녀왔다. 물기 없는 바다도 보고 갯벌 따라 실컷 만오천걸음 넘게 걸었다. 알라딘은 사진 올리기 힘들어서 네이버 블로그 링크로 후기 덧붙임…https://m.blog.naver.com/natf/223254781918

 샛길로 안 갔으면 못 봤을 서해안의 개망초와 빨간 나뭇잎 콜라보…(거 식물 사진 올리면 정말 나이 든 게 아닌가)


 저자 사인 받는 거 처음이야…이거도 올려보자…이고지고 간 황인찬 시집/산문집 사인들(다 들고 가진 못함…)


여기에 영혼은 없습니다. (이거 자꾸 밈처럼 쓰게 됨)




집에 와서 어제 받은 온두라스 커피를 내렸다. 캡슐 먹는다고 씻어 모셔놨던 아로마보이를 오랜만에 꺼냈다. 향이 진하진 않고 신선한, 그냥 커피였다. 커피 봉다리 사진빨만 잘 받고 커피 포리 느낌 별로 안 난다. 그냥 보관에 불편함. 지퍼백이나 달아주면 좋겠음. 드립해 먹으려고 그때 그때 꺼내서 가는데 지퍼백에 이중으로 넣어 보관하려니까 저 모양이라 넣고 빼기가 영… 예쁘고 쓸모 없는 것들. 쓸모 없다고 없애지는 말자고 오늘 시인이 그랬다. 



 사진빨만 잘 받음 실제로 보면 옆구리랑 뒤태는 안 예쁨. 삼각 딱 안 잡힘.

사진이 기울어져 올라가서 커피 쏟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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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1-03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시중에 파는 삼각 커피우유가 먹고 싶어졌습니다. ㅋ

반유행열반인 2023-11-03 19:35   좋아요 1 | URL
알라딘 마케팅은 의도치 않게 서울우유 봉다리 버전만 더 팔아주고 있네요 ㅎㅎㅎ

Falstaff 2023-11-03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좋아요 황인찬.... ㅎㅎㅎㅎ.... 정말? 아 몰라, 몰라. ㅎㅎㅎㅎ 모, 아니면 도!
(이건 이거고)
가까운 시간 안에 한 권, 심각하게 읽어보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1-03 21:40   좋아요 1 | URL
팔백작님 술 드셨어요? ㅋㅋㅋ아니 숨쉬셨어요?책 보셨어요? 같은 걸 물은 건가 ㅋㅋ베스트는 사랑을 위한 되풀이이고, (이건 아직도 아무데나 펼쳐도 좋네요) 최신 시집은 다른 분들 평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베스트가 있는 게 어디에요 나는 워스트도 뭐도 없구만...

hnine 2023-11-04 0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비하면 네이버는 사진 올리기 훨씬 편하지요. 네이버블로그가서 잘 보고 읽고 왔습니다.
황인찬 시인, 잘 생겼지요 ^^

반유행열반인 2023-11-04 10:13   좋아요 1 | URL
일부러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에이치나인님 ㅎㅎㅎ
제 기준으로 황인찬 시인은…시가 더 잘 생겼어요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11-05 12:43   좋아요 1 | URL
잘생김을 좋아하는 저는 참지 못하고 바로 검색하러 갑니다요!!

게다가 시가 더 잘생겼다는 말씀에, 그럼 시집도?^^

반유행열반인 2023-11-05 13:03   좋아요 0 | URL
다들 잘 생겼다, 하는데 다들 시인한테는 잘생김 기준 관대한가 싶기도 그럭저럭 준수함+아우라? 잘생긴 건 윤동주…하고 보니 윤동주랑 아우라는 또 비슷하네요 ㅋㅋㅋ저는 백석 처럼 송충이 눈썹을 더 좋아하는 듯요 ㅋㅋㅋ

새파랑 2023-11-04 17: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 님과 시는 안어울릴거 같은데 아니었군요~!! 좋아하시는 시인 사인도 받으시고 부럽습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3-11-04 10:14   좋아요 1 | URL
말씀 듣고 보니 저 저자 사인 처음 아니에요 거의 십 년 전에 기생충박사 서민 선생님한테도 기생충책에 사인 받아봄!!! 시집 보단 이쪽이 어울리나요? ㅋㅋㅋ

새파랑 2023-11-04 10:40   좋아요 2 | URL
열반인님은 ‘필립 로스‘ ....

은오 2023-11-04 16:57   좋아요 3 | URL
필립 로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유열님 글에서 맨날 비유 기가막히게 하시는 거 보면 누가봐도 시 읽는 사람....

반유행열반인 2023-11-04 19:06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그런데 저를 필립 로스랑 엮기엔 꼴랑 다섯 권 읽은 꼬꼬마라 진짜 마니아들이 코웃음 칠 거에요…그런데 이게 기분 안 나쁜 거 보면 제가 이상한 걸지도 ㅋㅋㅋ필립 로스 등신 같은 걸 잘도 쓰잖아요 이젠 죽었지만.,.아직 안 읽은 거 많아서 좋음…ㅋㅋㅋ
은오님, 여기 다들 시알못이라 저처럼 시린이 보고도 시 읽는 사람 취급하는 거라 낯부끄러워집니다 ㅋㅋㅋ저는 시나 은유랑 연결되어 있다기 보다 그…마당놀이에 말뚝이처럼 말장난 하고 농담하고 조롱하고 그러다 잡혀가서 곤장 맞고 풀려나서 정신 못 차리고 또 그짓하는 스타일에 가깝습니다…ㅋㅋㅋㅋ쓰고 보니 나새끼 나한테 너무 야박하네 말뚝이…

얄라알라 2023-11-05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사인 멋지옵니다. 시집을 3권 가져가셨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11-05 12:59   좋아요 1 | URL
시집 셋 가져가려다 산문집이 뭔가 행사 메인(?)처럼 되어 있어서 산문집 하나 시집 두 개 이래서 더 무거워졌어요 ㅋㅋ그날 시인은 저녁에 정지아 선생 북토크 진행도 했더라구요…시인계의 유재석이 된 것인가…
 
온두라스 SHG EP 코판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포장지가 세모나졌을 뿐인데…개명했을 뿐인데…구매욕에 졌다. ㅋㅋㅋ분쇄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드륵드륵 해야겠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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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0-27 2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때 목욕탕에서 목욕 다 하고 마시는 삼각 커피우유가 그렇게 맛있었는데!!

반유행열반인 2023-10-27 23:20   좋아요 1 | URL
와 난 목욕 가면 그지라서 아무 것도 안 사먹었던 거 같은데 커피도 이십살 넘어서 마신 거 같은데 커피 우유 마시는 으른 은오 어린이였군요!

Falstaff 2023-10-28 0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게 배송이 일 주일 쯤 걸리네요. 벌써 주문했는데 다음 주에 보내준다니..... 커피 없는 주말을 보내야 합니다. 돼지고기 한 근 무게 주문해서 그런가요?

반유행열반인 2023-10-28 08:07   좋아요 1 | URL
팔백작님은 알라딘이 매달 당선금 챙겨줘서 책은 빌리고 커피는 커피연금?같은 거죠? ㅋㅋㅋ온두라스는 처음이야! 했는데 원래 먹던 데서 한 번 사먹었었네요...스펙도 산지도 워시드인 거도 거의 같음...큰 특색 없었음 ㅋㅋㅋㅋ그래도 알라딘에선 온두라스 처음이야! 하고 질러 봅니다. 저 유통기한 지난 에스프레소 캡슐 없애느라 원두 없이 거의 일주일 지내고 있는데 알라딘 덕에 재고 처분 더 하겠어요 ㅋㅋㅋ제 배송일은 11월2일?
 
콜드브루 파우치 브라질 산토스 NY2 디카페인 - 40ml*5ea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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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타서 얼음 넣고도 나쁘지 않은데 찬 우유에 라떼 하니까 잘 어울린다. 디카페인이라 더운 오후에 먹기 좋다. 요즘 커피 권태기인가 매일 아침 드립 먹긴해도 감흥이 없는데(아...케냐AA 니가 맛이 없던 것이냐...) 콜드브루 번갈아 먹어주면 좀 낫다. 콜드브루도 콜롬비아 디카페인 먹는 중이었는데 얘 사서 브라질이랑 왔다갔다 하는 중...
내내 좋은 건 왜 없을까... 왜 뭐든 줄창 먹으면 물리는 걸까... 인간(다들 안 그렇다면 나란 인간)은 참 싫증 잘 내는 존재, 그래서 병렬 독서도 하고 병렬 커피도 하고 산수 풀다 만화책 보다 번갈아 하는 것... 질리지 말라고 계절도 바뀌고... 금세 또 덥다덥다가 가고 춥다춥다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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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페리엔 게이샤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7월
평점 :
품절


 아직 먹던 분쇄 커피(인도네시아 만델링, 유기농 콜롬비아)가 남았다. 그런데 어쩌다가 보고 말았다. 알라딘에서 파나마 게이샤를 판대… 300개 한정이래…

 다른 데서 에티오피아 게이샤 두 봉다리 먹을 만한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또 파나마 게이샤 에스메랄다 뭐 이런 유명한 커피의 사악한 가격에 비하면… 돈도 못 버는데 돈지랄인가 비싼 커피란…조금 고민하다가 깨달았다. 음, 파나마와 에티오피아의 떼루아? 같은 품종을 다르게 키워낸 대지를 느낄 기회다! 만약 차이를 못 느낀다면, 기뻐하며 더 저렴한 에티오피아 게이샤를 퍼 먹으면 된다!!! 한 번의 투자로 비싼 커피에 대한 로망을 치유할 수 있다면…


 그런데 월초에 케냐AA 콜드브루 산다고 쿠폰 다 씀…7월까지 기다리다 저거 다 팔리면 어떡하지…(응 아직도 다 안 팔렸어…)

 여러분께 플래티넘 선물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플래티넘 계정에 한함)

 알라딘 서재 달인 된 분들은 일 년 자동 플래티넘인데 저는 작년에 짤려가지고…플래티넘 안 짤리려고 구매액 맞춘다고 6월에 달림…플래티넘이 뭐라고…

 나의 계정에 가시면 ‘당신의 플래티넘을 지인에게 선물하세요!’ 배너가 나옵니다. 거기가서 누르시고 선물 받을 분(알라딘 계정 가졌으면서 플래티넘 아닌 사람) 전화번호와 암호를 적고, 암호는 따로 알려드리면 되고…



 나는 나의 가족들에게 플래티넘을 보내고, 그 계정으로 쿠폰 써서 내 커피와 책을 사면 된다… 

 그래서 커피 쿠폰, 도서 할인 쿠폰 탈탈 털어 어젯밤 도착한 파나마 게이샤와 사강 책…


 첫 원두 구매도 알라딘, 첫 홀빈 구매도 알라딘이다. 그동안은 분쇄 커피만 먹다가… 직접 갈아 마셔 보라는 커피가게 주인(?) 말에 홀린 듯이 마트에서 자동 그라인더 저렴이를 사고 만다… 그런데 홀빈 갈아 본 적도 없으면서 비싼 커피로 막 연습해도 되냐?


두근두근… 갈아 보자…

…는 망함… 뚜껑을 잘못 닫은 것인가 기계의 결함인가 나의 결함 같은데…

집에 있는데 집에 가고 싶은 격한 감정을 느낌…



어찌어찌 내리고…

기운 빠져서 못 마시겠다… 대추야자도 위로가 안 됨… (아직도 다 못 마심…) 


에티오피아 아바야 게이샤는 그냥 내리는 중에도 내린 후에도 마시는 중에도 꽃!!꽃이야 왜!!! 커피야 꽃이야!!! 그런 향이 마구마구 났었다. 내가 분쇄나 추출을 삐꾸로 한 건가, 저렇게 퍼끼얹고 로스가 많이 나서 그런가(대부분 주워담아 그냥 먹음…) 모르겠는데, 파나마 페리엔 게이샤는 흠…꽃인가? 오히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랑 비슷한 향이 났다. 살짝 구운 커피라 그런지 산미가 세고, 그런데 달달하고, 신선하고 맛있긴 했다. 그치만 내 꽃향기…어디갔어… 컵에다 코를 박고 훔하훔하 이러면 조금 갸웃하는 정도이다. 맛있는데 일단 나는 다음에는 분쇄커피를 사야겠어… 아니 좀 저렴이 홀빈으로 연습을 먼저 해야겠다… 앞으로는 비싼 원두라고 혹하지 말고 그 돈으로 좀 싼 걸 두 배로 먹기로 합니다… 싸도 맛있는 커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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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8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8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r2do834 2023-07-01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직접 내리는 커피는 좋은 그라인더가 답 아니겠어여 허허

반유행열반인 2023-07-01 13:08   좋아요 0 | URL
역시 비싼 커피니까 그냥 알라딘에게 분쇄해달라고 할 걸 그랬나요 ㅋㅋㅋ
 

알라딘 커피 안 산대고서 또 샀다. 콜드브루 생산 위탁한 곳이 내가 좋아하는 연*커피…(맞지만)여서는 아니고 케냐 커피 좋아하니까! 그리고 오랜만에 알라딘님이 당선작 적립금을 주셨기 때문에 보은을 해야지…
…는 사실 어제 와 황인찬 새 시집이 나왔어, 또!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도 드립이 너무 심하긴 하지만 전작을 봤으니 후속작도 봐야지…하면서 직배송이랑 회원중고랑 무려 21권(…)을 산 뒤였다. 그래도 저는 어린이 줄 300원짜리 중고 이런 걸 섞어 사기 때문에 저렇게 사도 7만원 밖에 안 듭니다. 할인 카드도 있어서 헤헤 여기서 만원 할인 이러고 혼자 좋아하고 있었다…아니 내가 책 사나 안 사나 보구서 적립금 줄까 말까 결정한 걸까 하루만 미리 주지…(그건 너무도 자기중심적 사고)…

그렇지만 아침에 거금 3만원 용돈을 받았으니까 받은 건 받은 거대로 받은 날 플렉스해야지, 하고 큰어린이가 사달라던 스티커 컬러링북(이게 제일 비쌈)도 사고, 커피도 슬쩍 끼워 넣고, 우주점 배송이랑, 회원 직거래 배송까지 15권(개?)샀다. 이틀에 36권 샀다니 이게 무슨 일이야 나야… 이렇게 판매처 여러곳 섞어 사면 품절 났을 때 저번에도 겪어봤지만 적립금이랑 쿠폰이랑 막 꼬여서 좋지 않지만 그래도 저는 최저가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그만… 여기서 싸게 사면 그 돈 아껴서 저기서 한 권 더 사고…그렇게 제가 집을 헌책방으로 만들었습니다…(북플에서는 관련 상품이 열 개 밖에 안 들어가서 다 열거는 못함…)

내가 맨날 알라딘 커피 맛있지만 비싸 우웨웨웨 하고 배신 때리고 그래서 나만 적립금 안 줘…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니 반대로 나만 적립금 안 주니까 깽판 쳐야지 우헤헤 하고 생각한 건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러고 있었는지도…

나의 어그로는 대개 처음에는 나의 짝사랑으로 시작한다. 호감과 친밀해지고 싶은 욕구, 상대방이 주변 다른 이들 아끼듯 나를 아껴줬으면 하는 마음, 그런데 늘 속도 조절 온도 조절 못해서 친해지기도 전에 막 돌진을 하다가 거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뭐야 선 넘네, 저리 안 떨어져? 하고 진저리 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그렇게 상대방의 미움을 넘어선 혐오를 보고 나면 왜 날 뷁…곰곰 돌아보며 내가 뭘 잘못하긴 했나 보네… 이제 망했다 별 수 없지 날 싫어하는 이유가 분명치 않다면 싫어할 이유를 만들어주자! 하고 흑화되어 버렸다. 그렇게 내가 너보다 더 미워할 거야!! 하고 열심히 못되게 굴다보면 어느새 상대가 측은해지기도 하고(…) 너무 격렬하게 미워했나 하고 미안해지기도 하고 그렇게 좋아함도 싫어함도 물에 탄 콜드브루처럼 적당히 희석이 되어 맛있어지…는 건 아니고 그럭저럭 적응이 된다. 친구는 이것도 나의 집요한 균형 맞추기 중 하나로 평가하며 힘들게 산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니까 집에는 이미 미처 못 다 먹고 묵어가는 분쇄 원두도 네 봉지나 있고! 디카페인 콜드브루도 파우치로 잔뜩 쟁여 놨고! 그런데 아 카페인 든 아프리카 출신 콜드브루는 없네? 하고 사 버렸지요. 여러분 케냐나 에티오피아 붙은 커피 사면 대부분 꽤 좋구요 아프리카 나라들 커피 사면 새로운 동네 것이라도 평균 이상은 합니다… 중남미 커피는 무난하지만 막 고급지고 그렇진 않고 그렇다고 나쁜 건 아니지만 비싸게 사 먹을 건 아닌 것 같고…(나는 판매자의 최저 이윤을 선호합니다…)

입원한 날 부터 열흘 정도는 원두커피를 끊었다. 딱히 끊으라 의학적 권고가 있던 건 아닌데 곁의 사람이 심장에 왠지 나쁠 것 같다고 말려서…그러다가 약 먹고 심박수도 산소포화도도 조금 안정된 것 같을 때부터 다시 신나게 하루 두 잔씩 드립커피 먹고 더 먹고 싶으면 디카페인 콜드브루 퍼먹었다. 그리고 스텐 드리퍼랑 캡슐 머신도 있으면서… 왠지 나보다 더 커피를 잘 만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밀리타의 아로마보이라는 드립 메이커를 사 버렸다. 1979년부터 커피 만든 놈이면 잘 만들겠지? 내가 좋아하는 스매싱펌킨스 노래네? (Smashing Pumpkins-1979 https://youtu.be/4aeETEoNfOg ) 그런데 내가 스텐 드리퍼에 손주전자로 내리는 커피가 더 맛있다… 나는 종이 필터로 깔끔하게 내린 거보다 지저분하게 미분이랑 오일 동동 뜨는 원시적 커피를 좋아했음이 밝혀졌다… 그래도 아로마보이 녀석이 훨씬 빨리 커피를 내려주기 때문에 맛은 좀 덜하지만 애용하고 있다.

2년 전에 안나 카레니나 2권 읽고 독후감 쓴 제목이 나를 미워하세요? 였는데 요즘 권여선 소설 읽다 보니 그런 문답법이 인상 깊어서 나도 흉내를 내고 싶었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언제부터든 이렇게 됐어. (‘사슴벌레식 문답’ 중)

나를 미워하세요?
나를 미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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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3-06-09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틀에 36권 ㅎㅎ과연 열반인님답게 책을 착실히 쟁이고 계시는군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6-09 19:41   좋아요 0 | URL
택배박스 마구 쏟아지니까 좋은데 꽂을 데가 없네요… 정작 산 것들은 안 보고 전자책 두 개 빌려 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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