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전집 6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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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5 밀란 쿤데라. 재독.

밀란 쿤데라를 처음 읽은 지도 이십 년이 넘었다. 한 번 만난 적 없는 경상도 소년을 짝사랑했고, 그 아이가 좋다는 밴드며 책이며 모범생처럼 받아 적고 갈증을 느끼며 다 받아 마셨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그랬다. 끝내준다고 그래서 읽었는데 정말 끝내줬다. 1999년에 프랑스어판을 한국어로 옮긴 초역이 나왔고, 나는 2000년엔가 2001년에, 만나이 16살에 그걸 읽었다. 2002년 고3 여름 방학 때 두번째로(이건 수첩에 적어 놔서 확실하다) 읽었다. 소년은 하나가 아니라 시기마다 바뀌었다. 그 소년마다 이 책을 선물했고 사랑하는 소년이 아니라도 책 사줄 생각이 들면 이 책을 사고 또 사서 최소 열 번은 사고 또 열 번은 넘게 읽었다.
누굴 주고 사고 반복하다보니 지금 가진 건 1999년판과 표지가 같은 2004년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름이 테레사 토마스에서 테레자 토마시로 바뀐)2009년판, 그리고 2018년에 30주년 기념으로 나온 밀란쿤데라가 그린 카레닌 표지는 저거 멍멍이 아니고 영감님 ㄲㅊ야 했다가 서재관리자한테 블럭 먹고 겨우 안 샀고, 전자책 신청했다 수 년 만에 나온 밀란 쿤데라 전집판을 2021년에 바로 사 둔 것까지 세 권이다. 이번에는 전자책으로 처음 읽었다. 대화체가 몇 군데 경어-반말 바뀐 것도 같고 완전 갈아 엎진 않았지만 문장 매끄럽게 가다듬은 것도 같고(기분 탓일 수도), 하여간에 오랜만에 읽으니 좋았다.

밀란쿤데라 전집 나오자마자 얼마 안 되서 메롱, 하듯 2014년에 무의미의 축제를 툭 농담처럼 던져 전집 머쓱하게 하던 할배는, 10년 조금 안 되게 더 살다가 2023년 영면하셨다. 더는 새 작품이 나오지도, 대중에게 언론 인터뷰나 X같은 걸로 잔소리 던지지도 않는 먼 곳의 침묵한 사람이라면, 물리적 죽음이 언제인지는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적어도 내가 읽는 동안은 할배 목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으니까. 나한테 할배는 죽지 않았다.

새삼 이번에도 이건 참 아름다운 소설, 했다. 그리고 나는 비극과 불행 읽는 걸 좋아하지만 이 소설은 결코 비극이 아니었다. 태어난 나라를 떠나거나, 터전이던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옮기거나, 천직으로 알던 직업을 잃거나, 사랑하는 생명체(사람/개 포함)를 영영 볼 수 없게 되거나, 죽거나 하지만, 주요 인물 대부분은 삶의 어느 시점에 죽는 순간까지 떠올릴 사랑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품었다. 심지어 테레자와 토마시는 그런 사랑이 아직 지속되는 상태로 둘이 한날 한곳에서 함께 죽는다. 역사, 권력, 이념, 조국, 혼인, 혈연, 모든 것을 농담 삼을 수 있고 냉소하거나 비판할 수 있지만, 밀란 쿤데라는 사랑 만은 거기에서 예외로 두었다. 많은 당위와 의무와 강요에 아니라고, 나는 그렇게 안 하겠다고 하면서 굴러 떨어질 수 있지만, 사랑의 부름만은 거절하지 못하고 끝까지 쥐고 가는 인물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끝이 불행이나 파멸 아니고 전원의 평온, 머리 맡 램프 같은 안온함이라 더 좋았다.

소설 읽을 때마다 애 없는 세계, 애를 개가 대체한 세계로 읽었는데 애가 아예 안 나오진 않았다. 엄마의 그늘 아래 불행한 딸이었던 테레자의 어린 시절이 나오고, 프란츠의 딸도 잠시 나오고, 토마시의 아들 시몽도 아빠랑 똑닮은 모습으로 평행하게 그 뒤를 쫓아 추방되고, 농촌으로 가서 종교에 안착한다. 다시 보면 그게 그렇게 우스꽝스럽게 그려지지 않았고 토마시 인생 말년에는 아들과 관계를 회복하고 왕래하는 모습도 보인다. 생각보다 시몽한테는 해피엔딩이었잖아… 지 맘대로 아빠 비석에 하나님의 왕국도 세우고 말야… 죽은 뒤의 모든 일들은 (장례절차 조차) 죽은 이를 위한 게 아니라 남은 이를 위한 일 같다. 그러니 풍장을 하든 장기 기증을 하든 미라를 만들든 나 죽으면 너들 좋을 대로 해라 다 해라…

카레닌에 대한 사랑은 그동안 가장 공감하지 못하던 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어렴풋하게나마 개와 인간의 사랑에 대해 알 것 같았다. 그 사이 내가 안나 카레니나를 읽어서 카레닌은 카레니나랑 크게 상관 없는, 오히려 그녀의 냉담한 남편 이름이었다는 걸 알아서, 랑은 아무 상관이 없고, 그냥 마음 붙일 곳이 있다면, 그리고 그게 말로 불평할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닌 존재이면서도 내내 나만 바라보는 존재라면, 내가 무한하게 책임져야 할 존재이면서 나보다 먼저 떠날 것이 더 명확한 수명이 짧은 존재라면 더 애틋할 것도 같다. 카레닌을 보내주는 장면에서 떠오른 것은 재미있게도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이었다. 부모보다 조로하고 그런데도 조숙해서 두 사람을 잇던 사랑스러운 아이가 먼저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거랑 카레닌의 죽음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크게 상관은 없는데 며칠 전 산책 나섰을 때 겪은 일도 떠올랐다. 공원을 걷다 맞은편에서 주인이 붙잡은 목줄을 팽팽 당기며 뭔가 불만에 찬 하얀 보숭보숭 멍멍이가 걸어왔다. 어쩐지 개가 나를 막 째려 봐서 나도 모르게 어머, 되게 못 되게 생겼어, 했다. 개와 나는 스쳐지나가는데, 열받은 개가 계속 뒤를 돌아보며 한참을 마구 짖어댔다. 마치 너 얼굴 봤어! 뭐라고! 죽고 싶냐! 내가 너 잘 사나 지켜 본다! 악을 쓰면서 주인한테 끌려가는 것 같았다. 확실히 못된 개긴 했네...그래도 다 알아들으니까 대놓고 말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매번 사람이나 개나 듣거나 말거나 할 말 다 하는 나도 못 됐다.ㅋㅋㅋㅋㅋㅋ그러니까 처음 본 놈이 자기 욕하는 거도 알아듣는데 매일 같이 지내는 사람이 자기 사랑하는 걸 왜 모르겠어...

우리는 한 번 밖에 살지 못한다. 이미 산 때를 다시 살 수도 없다. 내가 수능 봐서 기를 쓰고 대학생이 다시 되려고 하는 것도 이렇게 어렵지 않은가… 삶의 흐름을 거스르는 자는 필히 고통 받는다. (syo야 넌 행복했다고? 어디나 괴물 같은ㅋㅋ 예외는 있는 법이지…) 그렇지만 소설 속 사람들은 내가 읽고 또 읽으면 그때마다 다시 산다. 읽히는 한 불멸에 가까워진다. 적힌 내용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읽는 사람 따라, 그 사람의 시절과 상황 따라 그들의 삶은 조금씩 변주된다. 예전에 읽을 때는 세상 바람둥이 같아 원망스럽던 토마시는 이제 저렇게나 대책 없이 낭만주의자에 애정지상주의자일 수 있나...싶고, 멍청해 보이던 프란츠도 비슷하게, 사랑 때문에, 사랑 속에 죽을 수도 있구나, 대단하네, 싶다. 나는 테레자였다가 사비나가 되고, 다시 프란츠와 토마시가 되었다가 카레닌이면 좋겠네, 싶다. 이곳을 떠나고 싶다가 떠나고 싶지 않고, 또 다시 떠나고 싶다. 체코에 가보고 싶다가 안 가도 되겠다 싶다. 사는 동안 몇 번 더 읽으면 나는 또 이들과 몇 번을 더 살게 되겠지. 어디선가 같은 책을 읽으며 누군가는 또 다른 방식으로 토마시와 테레자를 살거나 관찰할 것이다. 그러니 걱정말고 푹 잠이 드세요. 비행기를 타고 있으니 별이 우리 아래에 있는 거예요.


+밑줄 긋기
-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고자 하는 자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다. 테레자의 망명 욕구를 토마시는 죄인이 유죄 선고를 받듯 받아들였다. 그는 그 선고에 따라 얼마 후 테레자, 카레닌과 함께 스위스의 가장 큰 도시에 있게 되었다.

-호텔을 나와 취리히의 집(테이블, 의자, 소파, 양탄자를 들여놓은 것도 오래전 일이다.)으로 돌아가면서 토마시는 달팽이가 자신의 집을 메고 다니듯 자기도 자신의 삶의 방식을 휴대하고 다닌다는 생각을 하며 행복을 느꼈다. 테레자와 사비나는 그의 삶에 있어서 두 극점, 서로 멀리 떨어져 화해가 불가능하지만 하나같이 아름다운 극점을 표상했다.
그러나 토마시가 몸 안에 맹장을 달고 다니듯 삶의 방식을 어디에나 지니고 다녔기에, 테레자는 언제나 같은 꿈을 꿨다.

-우리 생각에는 인간을 위대하게 하는 것은, 아틀라스가 어깨에 하늘을 지고 있듯 인간도 자신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베토벤의 영웅은 형이상학적인 무게를 들어올리는 역도 선수다.

-모성애가 희생 그 자체라면, 태어난 것은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죄인 셈이다.

-그 순간 그녀를 부르는 토마시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목소리는 중요했다. 그 목소리는 그녀의 어머니를 모르고, 매일 음탕하고 끈적끈적한 말을 건네는 술주정뱅이들도 모르는 어떤 사람으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라는 점 때문에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높이 자리 잡고 있었다.

-테레자에게 책이란 은밀한 동지애를 확인하는 암호였다. 그녀를 둘러싼 저속한 세계에 대항하는 그녀의 유일한 무기는 시립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뿐이었다. 특히 소설들.

-필연과는 달리 우연에는 이런 주술적 힘이 있다. 하나의 사랑이 잊히지 않는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성 프란체스코의 어깨에 새들이 모여 앉듯 첫 순간부터 여러 우연이 합해져야만 한다.

-그녀의 사랑에 발동을 걸고, 끝나는 날까지 그녀에게 힘을 준 에너지의 원천은 아마도 이런 몇몇 우연들일 것이다.(이런 하찮은 도시에 걸맞게 변변치 않고 진부하긴 하지만.)

-인간의 삶은 마치 악보처럼 구성된다. 미적 감각에 의해 인도된 인간은 우연한 사건(베토벤의 음악, 역에서의 죽음)을 인생의 악보에 각인될 하나의 테마로 변형한다. 그리고 작곡가가 소나타의 테마를 다루듯 그것을 반복하고,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것이다. 안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삶을 마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역과 죽음의 테마, 사랑의 탄생과 결부되어 잊을 수 없는 이 테마가 그 음울한 아름다움으로 절망의 순간에 그녀를 사로잡았던 것이다. 인간은 가장 깊은 절망의 순간에서조차 무심결에 아름다움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삶을 작곡한다.

-여자로 사는 것, 이것은 사비나가 선택하지 않은 조건이다. 선택의 결과가 아닌 것은 장점이나 실패로 간주될 수 없다. 우리에게 강요된 상태에 대해서는 그에 대한 적합한 태도를 찾아야만 한다는 것이 사비나의 생각이다. 여자로 태어났다는 사실에 분개하는 것은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만큼이나 그녀에게는 부조리하게 보였다.

-그때 그녀는 공산주의 세계란 이러한 음악의 야만성이 군림하는 유일한 곳이라 생각했다. 나라 밖으로 나가 보았을 때, 그녀는 음악의 소음화가 인류를 총체적 추함이라는 역사적 단계로 밀어붙이는 세계적 과정임을 확인했다. 추함의 총체적 성격은 우선 도처에 편재된 음향적 추함으로 발현되었다. 자동차, 오토바이, 전기 기타, 파쇄기, 확성기, 사이렌. 시각적 추함의 편재도 이에 뒤질세라 나타났다.

-그날 이후 그녀는 아름다움이란 배반당한 세계라는 것을 알았다. 그 아름다움이란 박해자들이 실수로 어딘가에서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만 만날 수 있다. 아름다움은 노동절 행렬의 배경 뒤편에 숨어 있는 것이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배경이 그려진 화폭을 찢어야만 한다.

-그녀는 자기에게 참을성이 없었던 것을 후회했다. 함께 더 오래 있었더라면 그들은 조금씩 그들이 사용했던 단어들을 이해하기 시작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어휘는 너무도 수줍은 연인들처럼 천천히 수줍게 가까워지고, 두 사람 각각의 음악도 상대편의 음악 속에 녹아들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나 이제 너무 늦었다.

-그는 그녀와 함께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지만 손에 잡히는 증거라곤 하나도 남지 않았다.

-이상한 것은, 우리들은 눈만 뜨면 상스러운 말을 내뱉지만, 존경받는 유명 인사가 말끝마다 시팔이라고 하는 것을 라디오에서 얼핏이라도 듣는다면 왠지 모르게 조금은 실망한다는 점이다.

-범죄적 정치 체제는 범죄자가 아니라, 천국으로 가는 유일한 길을 발견했다고 확신하는 광신자들이 만든 것이다. 그들은 수많은 사람을 처형하며 이 길을 용감하게 지켜 왔다. 훗날 이 천국은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광신자들은 살인자였다는 것이 백일하에 밝혀졌다.

-문제는 몰랐다고 해서 그들이 과연 결백한가에 있다. 권좌에 앉은 바보가, 단지 그가 바보라는 사실 하나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렇게 많은 건 아니지. 내가 여자와 관계를 맺은 지 이제 거의 이십오 년이 넘었어. 200을 25로 나눠 봐. 매년 새 여자가 여덟 명쯤 있었던 셈이지. 그리 많은 건 아니잖아.”(그리 많은 게 아니구나...평생 여덟 명도 어려운 거 아니냐…이새키)

-이 은유가 위험하다는 것을 나는 이미 말한 적이 있다.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 달리 말하자면, 한 여자가 언어를 통해 우리의 시적 기억에 아로새겨지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는 것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그녀만이 중요했다. 여섯 우연의 소산인 그녀, 외과 과장의 좌골신경통에서 태어난 꽃 한 송이, 모든 “es muss sein!”의 피안(彼岸)에 있던 그녀, 유일하게 그가 진정으로 애착을 갖는 그녀.

-역사란 개인의 삶만큼이나 가벼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 무엇처럼 가벼운 것이다.

-그러나 이 세계는 너무 추해서 누구도 죽은 자 사이에서 부활하기를 원치 않았다.

-만약 흥분이 창조주가 재미 삼아 즐기는 기계 장치라면, 사랑이란 오로지 우리의 권능에만 속한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창조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사랑, 그것은 우리의 자유다. 사랑은 “es muss sein!”을 초월하는 것이다.

-정치 운동은 합리적 태도에 근거하지 않고 표상, 이미지, 단어, 원형 들에 근거하며 이런 것들이 모여서 이런저런정치적 키치를 형성한다.

-그리고 그다음도 또 계속될 것이다. 잊히기 전에 우리는 키치로 변할 것이다. 키치란 존재와 망각 사이에 있는 환승역이다.

-인간에 비해 개에게는 특권이랄 것이 거의 없지만 부러워할 만한 것이 하나 있다. 개의 경우에는 안락사를 법으로 금지하지 않았다. 짐승은 자비로운 죽음에 대한 권리를 누린다.

-하지만 원칙상 합의를 보았다 해도 불안한 불확실성을 더는 것은 아니었다. 고통이 어느 순간부터 불필요한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더 이상 살 만한 가치가 없는 순간을 어떻게 확정할 수 있을까?

-그는 그녀에게 그 조그만 것을 손에 쥐여 주었다. 그것은 공포에 사로잡혀 몸을 떨었다. 토끼였다. 그는 토끼를 테레자에게 건네주었다. 그러자 공포와 슬픔은 사라졌고 그녀에게 속했던 이 작은 동물, 그녀가 품에 껴안을 수 있는 이 작은 동물을 손 안에 든 그녀는 행복했다. 너무 행복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울었고 울음을 멈추지 않았으며 눈물 너머로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그녀는 마침내 목표를 달성해 그녀가 가고자 했던 곳, 더 이상 도망칠 이유라곤 없는 그런 곳에 있다고 생각하며 토끼를 집으로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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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1-26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존가에 대한 찐한 애정이 느껴지는 리뷰! 좋네요...🥹 이런 독자가 있으니 밀란쿤데라는 저멀리서 흡족해하지않을지 ㅋㅋㅋ
근데 카레닌 표지 보고 ㅈ같다는 생각 안했는데 유열님 글 보고 다시 보고오니까 보이네요...보여... 흠.... ㅈ같군요..

반유행열반인 2023-11-26 16:24   좋아요 3 | URL
ㄱㅊ같아서 ㄱㅊ 같다고 했을 뿐인데...(곤충입니다!!!) 그때부터였어요. 알라딘이 절 미워한 게...ㅋㅋㅋㅋ 밀란쿤데라는 저 멀리서 됐고 알 바 아니고 니 읽거나 말거나 난 그냥 썼을 뿐이고 이러고 딱딱 하고 먼저 보낸(그래서 자기보다는 더 젊은) 여자들하고 하렘 만들고 있을 거 같습니다...

유수 2023-11-26 2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바보야..

반유행열반인 2023-11-26 22:38   좋아요 3 | URL
갑자기? 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은 자본주의야. 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11-28 0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yo님 글 읽고 이어서 바로 읽은 열반인님 글^^

인용 - ˝넌 행복했다고? 어디나 괴물 같은ㅋㅋ 예외는 있는 법이지…˝ - 열반인님 스타일 유머감각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11-28 20:26   좋아요 1 | URL
늘 후하게 재미있어해주시는 얄님 ㅋㅋㅋ 근데 수능공부하며 행복하면 괴물 아닙니까…ㅋㅋㅋㅋㅋ

syo 2023-11-28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해의 괴물 같은 예외가 내년의 괴물 같은 예외께 인사드립니다! 안녕! 🤓

반유행열반인 2023-11-28 20:29   좋아요 1 | URL
안녕 글 예쁘게 쓰는 괴물!!!

페크pek0501 2023-11-29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이네요. 제가 읽은 책이 나오면 반가워서 댓글을 남기게 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1-30 11:13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좋아하는 책과 겹치는 분들 보면 참 반가워요 ㅎㅎㅎ

잠자냥 2023-11-30 13: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리뷰는 그 책을 쓴 작가에게 보내는 러브레터가 아닌가.... 싶은.
<참을 수 없는...>을 다시 읽어보고 싶게 하는 아름다운 글이네요.

반유행열반인 2023-11-30 18:05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말씀 듣고 보니 그동안 닿을지 말지 모를 편지들을 여기저기 잔뜩 쓰고 다닌 것 같은 기분입니다 ㅎㅎㅎ부족한 글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정말 어디에 있는 걸까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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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3 요시타케 신스케.


 책 안 사! 이러고서 또 샀다. 요시타케 신스케 신간이랑 중고책이랑 접어 만들기, 뜯어 만들기 이거저거 샀다. 호구 새기야 그만 사. 그만 읽어. 수학이랑 물리나 해.
 작은 어린이 잠들기 전에 읽어주니 좋아했다. 요즘 세계 지도랑 국기에 푹 빠진 여섯 살은 국기 그림 지나가는 영상 보고 바누아투! 마셜 제도! 레바논! 신나게 맞추고 색연필로 열심히 국기를 그린다. 
 지금이 언제인지 몰라서 지금이 일 년 전이야? 묻는다. 
 지금이 언제야? 묻는 그때는 이미 지금이 아니긴 하겠다. 
 지도 이야기인데, 지도랑 도표랑 그래프랑 다 뭉뚱그려서 비슷한 걸로 해 놨다. 대충 여기가 어딘가 저기가 거긴가 보여주는 건 다 비슷하긴 하지. 

 제목은 내가 묻고 싶은 그대로다. 나는 정말 어디에 있는 걸까. 


 굿즈도 골랐다. 예전보다 적립금 까는 게 꽤 쎄졌다. 그래도 손수건 귀엽다. 


 거울도 귀엽다. 머리는 내 머리인가? 이런 책도 나왔구나…일 년 전에… 거울이 내가 놓친 책을 알려준다… 살 지 말 지는 봐서…


 백 몇 조 년 전엔 뭐가 있었냐 먼지만 있었냐 해서 우주 나이가 137억년 정도래, 하고 알려주었다. 책을 (백 만년 만에) 읽어 주니 어린이는 금세 쿨쿨 잘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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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여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4
이서수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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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1 이서수.

가슴이 너무 없고 말라 자신 없어 하는 내 또래 화자를 보면서 오, 나냐, 했었다. 나는 그래도 내 몸이 마른 건 좋아했다. 생애 최고로 살이 찌는 걸 보고 이 산 저 산 돌아당기다가 발목 인대를 뿌서 먹은 걸 보면. 그 발목 나아지자 마자 실내 자전거 빙빙 돌리다가 허리 고장낸 거 보면. 그래도 물리치료랑 자세 교정이랑 폼롤러에 드러 눕기 열심히 해서 허리 많이 나았다. 히히. 작은 가슴은 아직도 아쉽지만 두 아이 일년 반씩 젖 먹이면서 크기와 상관없이 할 기능은 다 했다, 하고 심미성은 부족해도 실용성은 갖췄으니 만족하기로 했다. (실용주의자)
임신도 출산도 처음에는 계획대로가 아니었대도 나는 그것을 유지하고 실행하기로 마음 먹었고, 그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임신한 동안 늘 혼자가 아니었고 내곁에 누군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선택해 내가 만든 식구들이 나를 둘러싸게 되서 외로움이 많이 줄어들었다.

나는 그냥 그런 선택을 한 것이고, 또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않기로 선택한다. 소설 속 화자처럼 내 몸을 섹스를 하는데, 아이를 낳는데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마음 먹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는 그런 사람을 불쌍하게 보거나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에이섹슈얼이나 그레이섹슈얼 같은 말들이 알려져서 누군가의 욕망의 상태를 설명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인 것도 같다.

소설 읽다가 화자가 처음 사랑했던 남자에게 강간을 당하는 장면이랑, 거칠지 않고 화자의 말을 듣고 곰곰 생각해보는 남자랑 혼인했지만 성적 욕구나 횟수, 출산에 대한 의견이 달라 결국 이혼하고 마는 장면을 보고서 조금 울쩍했다. 뭔가 공감하고 오버랩 되는 장면이 있어서 라기보다, 욕망의 불균형에 관해 생각했다. 자신의 강한 욕망을 실현하겠다고 상대를 비집고 윽박지르는 인간은 못되먹었고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것도 알겠다.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과 상대가 바라는 만큼의 간극이 너무 큰 것도 불행이니까, 그런 것에 대한 합의나 이해 없이 연애나 혼인 관계를 맺는 상황 자체가 부조리하게 느껴졌다. 혼인신고서에 추가될 칸이 있다고 생각해… 배우자 각각 어느 정도의 빈도로 상대방과 성행위를 원하는지...주 몇 월 몇 연 몇 이런식으로… 적어낸 숫자의 간극이 크면 관청에서 등기를 보류하고 다시 합의하고 오세요...하는 식으로… 사람 욕망과 바람이 살다보면 변하고 건강 상태 따라서도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초기에 어느 정도를 바라나 딱 까고 확인해봐야 헥 그렇게 많이/적게 하자고? 난 반댈세, 이러고 신중해질 수 있지 않겠냐고… 사귈 때도 애초에 성애에 많이 관심 없으면 저는 로맨틱한 관계만 원하고 신체적 행위는 여러모로 사절인데요, 하고 딱 밝혀줘야 서로 맞는 사람한테 찾아가시라고 보내줄 수 있지 않겠냐고…

말은 쉽지만 슬프게도 (요즘 사람들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내 또래나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뭘 원하고 뭘 원하지 않는지 잘 모르는 채로 자라나 남들 하는대로 연애를 시작하고 혼인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자라면서 생각했던 거보다 신체적으로 사랑 받고 사랑 주는 일을 많이 원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데 놀랐던 부분…

이 소설도 그런 이야기였다. 몸의 서사를 솔직하게 늘어놓고, 나 내 몸 그런데다 쓰기 싫거든? 하면서 침범받은 몸의 경험들을 그려 놓았다. 그런데 와… 나 이서수 단편들은 엄청 좋아했는데 장편보니까 진짜 확 깨는 느낌이었다. 단편에서 반복되던 언니들 나오고 여자 셋 친하면서도 서로 이해 못하는 부분 나오는 거랑, 엄마와 딸 반복인 건 공통점인데, 소설 중간에 잠시 엄마 목소리 나오는 챕터 툭 꼈다가 사라지는 것도 구성 엄청 어색하고, 엄마 미복씨 목소리랑 딸 목소리랑 습니다, 해요체로 담담하게 서술하는데 둘이 전혀 분간도 안 되게 써 놓았다. 화자가 설파하는 방식도 너무 촌스럽고 직설적이어서 뜻이 아무리 좋대도 되게 프로파간다 같이 읽히고, 그래서 공감하거나 설득되기 보다 그냥 와...어쩌라고… 왜 이렇게 못 썼어...하고 꾸역꾸역 읽게 되었다. 언니 장편 못 쓰네… 단편은 너무 좋았는데… 흑흑.

몸과 욕망의 서사는 너무나 다양하고 그 중 하나다...하고 공감하며 좋게 읽는 사람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거기 들지 못했다. 공감의 문제라기보다 그냥 무슨 말 하고 싶은지 정리가 안 된 것 같고, 내가 좋아하던 재치나 웃픈 분위기 걷어내니까 이걸 왜 읽고 있나 모르겠고...그래도 혹시 모르니, 하고 끝까지 봤지만 몸과 욕망의 담론을 깊게 끌어가기엔 여러모로 서사든 표현이든 구성이든 많이 실망스러운 소설이었다. 그래서 그럼 니가 제대로 써 보든가 흥, 하면 난 더 못 쓰겠고요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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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나를 무참히 짓밟고 결국 죽일 것이다.
저는 그런 마음으로 집을 나왔습니다.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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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0-31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솔직한 리뷰, 잘 읽었어요. 내돈내산책의 리뷰가 그래서 좋아요.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10-31 23:04   좋아요 0 | URL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시우행님. 제가 이 작가님 단편에 꽂혀서 이 소설책 너무 싸게 파시는 개인셀러 분께 신나서 샀는데요. 그 분도 다 읽어보시고 가격 매기셨구나...내가 중고책이나 빌린 책에는 후한데 이번엔 안 되겠어... 장편 말고 단편들은 다 제 취향이었는데 그래서 더 충격이 컸습니다. 몸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책은 읽는 이가 무릎 탁 치든가 입틀막 하게 잘 써줬으면 하는 기대치가 있습니다...

hnine 2023-11-01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서수 작가에 대해 더 알고싶어 ‘문장의 소리‘ 에서 이서수 작가 초대편을 찾아듣고 있는데 이 소설이 나오기 전에 녹음된 것이네요. 흥미있는 작가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3-11-01 11:39   좋아요 0 | URL
단편집 두 권은 저한테는 확실히 흥미롭고 재미있었고 이 장편(?) 사실 장편이라기엔 한 권이지만 많이 짧아 중편에 가까운데 단편보다 호흡 긴 이 책은 정말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원래는 당신의 4분 33초라는 장편이 먼저 궁금했는데 이번에 한김 가라앉아서 조금 많이 미뤄뒀다 보려고 합니다 ㅎㅎㅎ
 
작은 미래의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6
양안다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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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0 양안다.
 
 시를 너무 빨리 읽으면  되겠다고 다짐한지 삼일도   새끼가  시집은 금세  읽어 버렸다책은 가벼웠고처음 읽은 양안다 시집보다 실린 가짓수도 적고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봤다고 익숙해서 그랬다고 하기에는 역시나 너무 빨리 읽었잖아삐뚤빼뚤한 글씨로 시를 일부 옮겨적어 놓고 옛다 독후감이다  글에 검색어 유입이 너무 많았다시집 읽고 독후감 쓰는 사람은 적어서 쏠림 현상 같은  있나 보다. 나는 유입된 검색어를 반대로 다시 검색해서 채널예스에서 양안다를 인터뷰한 글을 훑어 보았다좋아하는 작가를 자기 자신으로 꼽아서 웃겼고 거기에서 ‘작은 미래의 책’이  시집인 것도 알았다 책이 나와서 너무 좋았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책은 여기서 끝난다
(‘작은 미래의 책’ )
- 영화는 여기서 끝난다
(에세이 ‘극장에서 엔딩 크레딧’ )
 
 시집을 받고 뒷부분부터 훑어보다 자꾸 끝난다  문장에 눈이 멈췄다. 4  여름에 식탁을 버리는 여자가 나오는 소설을 썼었고 마지막 부분이 이것과 아주 비슷했다
 
-새 식탁이 얼마나 매끈하고 단단한지단단하지만 부딪혀도 전보다는 덜 아픈지과연 예전부터 그려왔던 모습 그대로인지그래서 볼 때마다 미소지어지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그러나 조만간 알 게 될 것이다우리는 알 수 없다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나기 때문이다.
(‘식탁’ )
 
 내가  소설에 인용 표시 붙이니 개웃기다ㅋㅋㅋㅋ저렇게 끝나면 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나 소설을 읽은  친구   명은  마무리를 좋게 여기지 않았고 명은 저런 마무리라서 좋다고 했었다시집에서 마주친 끝난다 연타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소설을 다시 읽는데 이걸 내가 썼다고? 너무 낯설었다식탁을 너무 버리고 싶었던 마음이 식탁을 버린 뒤에도 남아서 썼던 소설인 건 알겠고 나머지는 남이   처럼 생소했다키보드에 손을 얹고   번만 쉬면 이야기가 술술 나오던 때가 짧지만 있었다사나흘이면 만오천자 만육천자 뚝딱 단편   분량 나올 때가 있었다설익은 글들이지만   정말 재미있었는데 말야고쳐보려고  년만에 문서를 열면 엄두가 나질 않는다. 내가   같지 않게 너무 멀어졌는데 이걸 어떻게 고치냔 말이야. 다시 뭔가를  보자고  문서를 열면 이제는 기력을 잃은 손가락과 뇌가 삐걱삐걱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고 중언부언하는 느낌이다금세  마음이 사그라지고 온몸이 쑤신다 하겠어이야기는 대강 정해져 있지만 끝맺지 못하게  나는 이렇게 소설쓰기를 잃은 기분이다
 
 시집 이름을 보며 관형어가 이중으로 해석되는 상황을 헤아려 보았다. ‘작은’은 책을 꾸밀 수도, 미래를 꾸밀 수도,시인은   가지를  노렸을 것이다얇고 가볍고 시가 많지 않아 금세 봤으니 작은 책인  맞을 수도. 책이 쓰이고 아주 오랜 뒤는 아니지만 약간 지나서 내가 봤으니 그게 작은 미래일수도 속에서 고아랑 개랑 죽은  귀신이 내려다 보는 이미지를 상상해 그렸으면 그게 쭈그러든 나쁜 미래일수도시의 말들은 온통 열려 있고 쫓아가서 대체 이게 무슨 말이요 시인 양반, 내가 모자라니 수는 없으니까 나는 주어진 말맛이나 슬쩍 보고 생각을 굴려가며 짐작만  뿐이다
 
 마지막에 시인의 짧은 산문을   있어서 그건 조금 참신한 책묶음 방식 같았다. (평론  싣는 거 좋음…나는 소설  평론도 싫지만  뒤의 평론이  싫다  읽기에  오답입니다 하고 태클거는 나보다  멍청한 선생을 보는 기분시인은 뭔가 산문도 느릿느릿한  같다읽다 보면 산문도   놓은  같은데 사실 크게 재미는 없다문득 영화보다 자원 투입도 적고 지구한테도  미안한   아닌가?! 영화는 프레임이 이어지지 않으면 미완이지만 시는 프레임으로도 완결성을 갖춘 예술의 궁극 아니냐 움하하하  이런 생각한  없어하면 으쓱 하고 노코멘트 하는 시인의 모습이 상상되었다나새끼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영화찍고  한다… 뭔가를 계속해 나간다는  대단한 일이고지금  쓰는 사람들 옛날 작품 봤을  지금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그건 일관성개성이라  수도) 그러면서도  나아진 기분이 들면 이게 꾸준함과 끈질김의 힘… 존버란 그렇게 속된 아니라 나아짐의 전제조건이겠다 하는 생각도 했다생각 그만하고 뭐라도 해라…  독후감은 여기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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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남들도 그러고 있으니까특별함에 가까울수록 평범함에 가까워지지 않습니까
(’레몬 향을 쫓는 자들의 밀회‘ . 이거 애기  이상  프린트해서 읽던 애들은 끄덕끄덕 하겠지.)
 
 
-지금 나와 같은 순간에 어떤 이도  책을 읽고 있을 거라는 믿음
(‘작은 미래의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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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10-30 2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을 쓰셨군요! (뭔가 댓글을 잘 끝맺고 싶은데 뭘 써야 할지 모릅니다….) 굿나잇?

반유행열반인 2023-10-30 22:41   좋아요 2 | URL
이 댓글은 여기서 끝난다. 같은 거요? ㅋㅋㅋㅋㅋㅋ안녕히 주무셔요 유부만두님!!

yamoo 2023-10-31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뭐 시는 안 읽는데...
이 시리즈는 책 표지가 겁나 좋아요~~
간만에 책 표지로 페이퍼 하나 쓸 듯해요..^^

반유행열반인 2023-10-31 16:45   좋아요 0 | URL
Fabric drawing #35, fabric. frame, 이렇게 설명 되어 있네요. 한국 분이 그리신 거구요. 저는 표지를 관심 있게 잘 안 보는 편/ 안 가리는 편인데 (그래서 차라리 문학동네 시인선의 색채 외에 형체 최소화 된 표지를 선호하는데) 또 가끔 관심 있는 화가 그림 표지라는 이유로 소설을 사기도 하네요 ㅋㅋㅋ
 

 나는 서재 한 지 5년 밖에(?) 안 된 꼬꼬마라 지박령, 화석화 된 유저들은 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조금 전에 탐구하다 찾아낸 걸 전한다.

 북플 중독을 회피하려고 가끔 앱을 지우고 태블릿의 웹페이지로 모바일 접속을 하는데, 거기서 북플 메뉴를 보다 딴짓하다 다시 들어와 보면 로그인이 풀린 채로 타임라인을 보면 내 계정이 아닌 희한한 내용들이 뜬다.

 바로 비로그인님의 타임라인. 처음에는 한 유저의 정보가 오류로 우루루 뜨는가 했었다. 오늘 보니까 저기 좋아합니다-뒤의 따옴표가 글의 첫문장인데 몇 가지는 글의 다음 내용이나 무슨 책을 읽고 쓴 건지 너무 궁금해 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반새끼 흥신소 가동-


궁금한 문장을 긁어서 서재 통합 검색을 해 본다. 안 나오는 거 같죠? 저기 옆 메뉴에 ‘마이 리뷰’를 눌러 봅니다.



  ‘원융과 조화’라는 책의 내용을 글쓴이가 옮겨 적은 것이었다. 저거 말고도   "친구 명훈이가 진짜 재미있는 책이라고해서 읽어보았는데 책이 이렇게 재미있다고 느낀건 ..." 아 명훈아, 그 책 뭔데?


같은 방법으로 검색하니 ‘게임 속으로 사라진 도시’라고 한다. 이외에도 저 첫문장 중 궁금한 책들을 찾아보니 이런 저런 책들이 나왔다. 




 아마도 2001-2002년 무렵의 알라딘은 비로그인 회원도 글을 쓸 수 있었던 모양이다. 비로그인이라는 이름은 한 명이 아닌 여러 독서가들, 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그렇지만 책 읽은 감흥을 남기고 싶던 이들이 리뷰를 남겨 놓았고, 지금은 그 책들 중 판매 중인 건 하나도 없고, 그렇게 책 판매 페이지도 감상평도 유령처럼 남았다. 거의 20년 넘게 찾는 이 없는, 나 같이 할 짓 없고 심심하고 파고들기 좋아하는 놈이 번거롭게 뒤져야지나 닿을 남들의 흔적을 발굴했다. 뭔가 동네 놀이터 모래 심심하다고 엄마 모종삽 훔쳐다가 마구 팠더니 죽은 고양이 뼈를 발견했던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든다…


 네이버블로그 20주년이라고 기록이 쌓이면- 된다- 하는 이벤트에 원래는 ㅈ된다…(예전에 이상한 커뮤나 SNS에 빻은 글 남겼다가 뒤늦게 알려져서 욕보고 심지어 자살도 하고 그런 사람 여럿 봐서…) 하려다가 전자쓰레기 된다- 했었다. 그런데 뭐 그게 또 그렇게 나쁜 건 아니겠다 싶었다. 안 볼 사람은 알아서 안 보고 못 볼 거고, 심심한 사람들은 또 보고 이런 저런 상념에 젖을 거고, 오래 전에 나왔다 사라진 책들 보며 잊히지 않고 계속 읽히고 팔리는 책이란…새삼 대단한 것… 그렇게 아무거나 사거나 읽지 말자 잘 골라 보자 각오도 다질 거고 알라딘은 어쩌면 이 글을 보고 어맛 버그잖아 개발팀, 일해라 일해! 할 수도 있는 것… 미안해요 야근… 제가 만 나이대로 저 30대로 안 보내줬다고 골내는 건 아니구요… 한국에서 저는 마흔이죠… 비로그인님들이 열일하던 2001년엔 18살이었네요… 그 때 안 태어난 꼬꼬마들도 있겠네요 많겠네요…. 미국가면 써리 에잇 이얼즈 올드 합니다만… 이래도 계속 비로그인 훔쳐보기가 된다면 연령 패치나 이거나 그냥 원래 버그 처리가 느린 걸로 알기로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로그인님이 “책 제목은 차라리 평범했다.” 하셨는데 저는 뭔가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 제목 잘 지은 거 같습니다… 저는 멍청한 자의 멍청한 짓을 자주 하는 것도 같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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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10-28 15: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은 원융이라는 어려운 한자를 아시는 분… 심지어 30대 젊으신 분이야,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0-28 15:45   좋아요 2 | URL
으아니 원융은 저기 검색결과에서 한글로 친절히 읽어주더라고요? ㅎㅎㅎ유부만두님이 말씀해주셔서 방금 한자구나, 했어요. 저 알라딘 북플 통계가 공인인증한 40대인뎁쇼? ㅋㅋㅋㅋㅋ 병원 침대에는 38세라고 붙여주는데 알라딘은 40대 119위(순위 하나 밀림…누구세요 저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시는 40대 여성 유저분…)라고 해줬어요!!! (막 일름 울먹울먹) 유부만두님이 젊다고 해주셔서 헤헤 신난다…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은오 2023-10-29 15: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앱 지우고 모바일 접속 ㅋㅋㅋㅋ 절 보는 것 같군요... 북플 앱은 아니지만 그 짓 맨날 함ㅠ
2. 통검에 안뜨는거 세부 검색 누르면 나오는거 첨 알았어요!!
3. 명훈이의 취향도 처음 알았네요..
4. 기록이 쌓이면 ㅈ된다 ㅋㅋㅋㅋㅋ 연예인 정치인 할 거면 쌓지 말자...

반유행열반인 2023-10-29 17:19   좋아요 1 | URL
1. 알림 기능 없어서 수시로 더 들어오게 되는 맹점…나만 저러는 거 아니구나…(인류애 동포애 샘솟)
2. 저도 검색 결과 읎음에 낚이다 옆에 눌러보니 숨겨 놓은 알라딘
3. 명훈아 명훈이 친구야 초딩이었으면 이제 2-30대 되었겠다…
4. 연예인 정치인 안/못 되어서 여기 저기 똥을 쌓고 있는 나…(은오님은 저보다 될 확률이 높아 혹시 모르니 적당히 치워가며 쌓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