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 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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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받는사람들을위한쇼펜하우어 #우르줄라미헬스엮음 #홍성광옮김 #열림원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간다.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사는 삶은 사실상 어렵다. 나 또한 여러 문제와 책임 속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깊이 고민한 적이 있다. 특히 내가 원인이 아닌 외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더 다루기 힘들다. 이럴 때 우리는 흔히 주변의 도움을 기대하거나 상황이 바뀌길 기다리지만, 쇼펜하우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외부가 아닌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나만의 믿음으로 스스로 위로해야 한다”는 그의 조언처럼, 내 내면을 가장 잘 이해하고, 내 고민을 가장 정확히 들을 수 있는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다. 주변 사람이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줄 수는 없지만, 방향을 잡아주고 조언을 줄 수는 있다. 그러나 결국 스스로의 내면의 소리를 듣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삶은 본질적으로 고통과 어려움으로 가득하지만, 우리가 어떤 태도로 마주하느냐에 따라 그 무게는 달라진다. 냉철하게 현실을 바라보되, 동시에 따뜻하게 자신을 다독이는 것, 그것이 삶을 견디고 성장시키는 힘이 된다. 다른 사람을 평가하거나 바꾸려 애쓰기보다, 나 자신의 마음을 먼저 살피고 단단히 세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와 평온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결국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지만, 내 안에서 길을 찾을 때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P.99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기쁨을 느끼는 것은 자연의 진실과 일관성 덕택이다. 자연의 모든 것우 일관성 있고, 규칙적이고, 의심의 여지 없이 옳다. 여기에는 아무런 술수가 없다.

인생을 살면서 나이가 먹어가니 유독 10년전 보아왔던 분의 검은 머리가 흰 머리로의 변화나 삶의 위치가 달라짐을 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내가 자연을 바라보며 경탄하고 좋아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았다. 의심여지 없이 그대로이고 옳다. 술수가 없다. 그대로 있는 것을 보면서 조화로움의 풍요로움을 보며 새로움을 느끼고 활기를 얻으며 정신이 정화되는 작용이다. 그 가운데 인간은 올바로 사유가 가능하다.

P.190 그러므로 현재를 즐기고 그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는 것이 가장 위대한 지혜라는 이론을 펼 수 있다. 다시 말해 오직 현실만이 실재하며, 다른 모든 것은 단지 사고의 유희에 불과하다.

-현재를 즐기고 그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는 것이 가장 위대한 지혜다.- 쇼펜하우어의 이 말은 내 삶의 방향을 잡아준 문장이다. 그는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실재한다고 했다. 과거는 이미 사라졌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건 오직 현재뿐이다. 나는 이 말을 오래 곱씹으며 나만의 삶의 태도로 삼았다. 현재를 즐기고, 지금 주어진 순간에 감사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하면 마음속 불안이 줄고, 스트레스도 한결 가벼워진다. 결국 삶의 평온은 외부의 환경이 아니라 내가 현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려한다. 특별함에 얽매이지 않고 평범한 하루에 대한 것도 말이다.

이제 마흔 중반의 길목에 서서 나는 내 삶의 10년 후를 그려본다. 그때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몸도 마음도 건강한 나로 남고 싶다. 그래서 새벽마다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운동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한다. 새벽의 고요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마주한다. 그 시간은 누가 대신해줄 수 없는, 나를 가꾸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쇼펜하우어의 글은 내게 단순한 철학이 아니다. 그의 사상은 삶의 현실 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붙잡아주는 손잡이 같다. 그의 문장을 읽을 때마다 나는 다시금 ‘지금 여기’의 삶을 돌아본다. 그리고 오늘도 다짐한다. 과거에 머물지 말고,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불안해하지 말자. 오늘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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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반복 - 트라우마를 가로지르는 마음의 지도
권요셉 지음 / 샘솟는기쁨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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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반복_권요셉 #샘솟는기쁨 #트라우마를가로지르는마음의지도

변화의 반복은 남수단에서의 극한 경험 그러니까 전쟁을 겪고 금이 간 마음의 결을 섬세히 포착한 책이다. 트라우마가 어떻게 생겨나고 치유해가는가의 과정이었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고통을 피하지 않는다. 자신의 고통이 어떻게 배가 되어 커지고 그 커지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어떻게 자신을 바꾸었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글쓰기는 버티고 살아내는 호흡, 그리고 그를 살아내게 하는 통로이다.

P. 270 반복적인 행동으로 내 몸처럼 익숙해지는 것도 일종의 필요화이다. 타자기 치기, 자동차 운전, 악기 연주를 계속 연습하면 점점 익숙해진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러워지면서 안정성을 갖는다.

보통 트라우마는 개인의 문제로 생각하기 쉽다. 상처는 나의 내면, 나의 약함, 나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그러나 『변화의 반복』의 저자는 그 익숙한 생각의 틀을 단호히 벗어난다. 그는 고통을 개인의 심리적 결함으로 축소하지 않는다. 대신 ‘나’라는 울타리를 넘어 가족, 사회, 역사라는 더 큰 맥락 속에서 고통의 구조를 해부한다. 그에게 트라우마는 한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여러의 상황들이 인간에게 새겨놓은 흔적이며, 우리가 속한 관계망 전체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그 과정에서 저자의 시선은 놀라울 만큼 균형 잡혀 있다. 그는 냉철하게 분석하지만, 인간의 감정에 대한 깊은 연민을 잃지 않는다. 글을 읽다 보면, 학문적 언어와 감정의 언어가 서로 부딪히지 않고 조심스레 공존한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저자는 트라우마의 치유는 혼자서 이뤄지는 일이 아니라고 한다. 치유는 관계 속에서, 반복되는 일상의 작은 변화 속에서 천천히, 아주 미세하게 이루어진다. 타인과의 관계가 무너졌던 자리를 다시 연결하고, 세계와의 접점을 되살리는 일. 그것이 곧 회복의 시작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떠오른 말이 있다. 사람이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그 고통의 두세 배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되묻는 듯하다. 진짜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 속을 어떻게 살아내느냐라고.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이에게 이제 그만 이야기할 때가 됐지 않느냐, 이제는 좀 잊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라고 말한다. 나도 들었던 말이다. 치유가 되려면 그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아무렇지 않기까지의 상태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말은 언제나 고통 밖에 있는 사람들의 것이다. 그들은 그 상처를 살아낸 적이 없기에, 고통의 밀도를 전혀 모른다.

저자는 그 지점을 정확히 짚어낸다. 치유는 타인이 정해주는 시점이 아니라, 내가 내 안에서 도달해야 하는 자리라는 것을. 그것은 어떤 선언이나 결심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치유는 느리고 불완전하다. 그리고 어쩌면 완전한 치유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 옅어지고, 마음의 살결이 다시 덮여가며, 이전보다 덜 아픈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다. <변화의 반복>은 바로 그 덜 아픈 상태로 살아가는 법을 탐구한다. 고통을 지우거나 잊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끌어안은 채로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법. 저자는 그것을 글쓰기라는 반복된 행위 속에서 실천한다. 글쓰기는 그에게 치료이자 기도이며, 현실과의 재접속이다. 반복되는 문장 속에서 그는 자신을 새롭게 구성하고, 세상과 다시 연결된다.

욕망이라는 단어는 늘 부정적으로만 느껴졌지만 이 책의 글에서 만난 욕망은 달랐다. 그것은 타인을 해치는 충동이 아니라 삶을 앞으로 밀어주는 근원적인 힘이었다.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서려면, 살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필요하다. 그 욕망은 자기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신을 세우는 에너지로 작동한다.

저자는 고통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고통을 글쓰기를 통해 해부하고, 변화의 반복 속에서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간다. 완전한 치유란 없을지 몰라도, 그는 반복되는 글쓰기와 욕망의 힘으로 조금씩 자신이 되어간다. <변화의 반복>은 그렇게 고통을 삶의 움직임으로 바꾸어낸, 단단하고도 조용한 회복의 기록이다.

#트라우마 #변화 #글쓰기의힘 #자신을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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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묻고 마음이 답하다
서은희 지음 / 이비락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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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묻고마음이답하다_서은희 #이비락

저자는 요가 13년, 20년 차 직장인이 허리 부상 이후 시작한 5년간의 근력운동 기록. 몸을 공부하며 등 근육을 만나고, 마음과 삶까지 달라진 경험을 담았다. <몸이 묻고 마음이 답하다>는 건강한 몸과 마음의 변화를 기록한 이야기다.
저자가 자신을 소개한 것 처럼 나도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책을 읽으면 운동이 하고싶고, 운동을 하면 책이 읽어지는.

예전에는 운동과 춤을 꾸준히 하면서 몸에 대한 자부심, 일종의 ‘부심’을 가지고 살았다. 그러나 몸을 쓰는 활동과 멀어진 뒤로는 스스로의 몸을 완전히 놓아버린 듯한 상태가 되었다. 다시 몸을 만들고 싶어도 여러 가지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실행하지 못했고, 자연스럽게 의욕도 사라졌다. 몸이 굼뜨니 나조차 내 몸을 외면하게 되었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하나둘씩 노화의 신호가 찾아왔다. 살이 찌면서 허리도 불편해지고, 주변에서도 내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게 했다. 결국 더 이상은 몸을 외면해서는 안 되겠다는 자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러닝을 시작한 지 4주 차에 접어들고 있다. 과연 나도 꾸준히 몸을 가꾸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전공으로 배웠고, 누구보다 몸의 변화를 잘 아는 내가 못할 리 없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노력해도 몸의 변화가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공존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나에게,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터닝포인트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내가 책에서 느낀 그런 삶의 닻을 런닝도 그러해주기를 바란다.

P. 123
퇴근 후 2시간 운동 루틴은 내 삶의 닻이 되어 주었다. 넘실거리는 파도를 버텨 낼 지지대가 되어 주었다.

저자는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더욱 깊이 체감하며, 총 40권의 추천 도서를 토대로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는다. 이상적으로 꿈꾸는 몸과 마음이 단단한 사람을 향한 그의 여정은, SNS에서 운동에 심취해 강사로 발돋움하는 사람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저자 역시 꾸준히 몸을 쓰고 운동을 공부하며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신의 몸을 깊이 이해하고 배우는 과정 속에서, 몸이 곧 마음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더욱 인상 깊게 깨닫게 되었다. 몸과 내면을 잘 가꾸고 있는 저자를 보며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는 최고로 멋진 사람이라고 느꼈다.

나는 혼자서도 훈련 프로그램을 따라 꾸준히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운동은 정직하고, 매 순간 바로 보상을 주는 활동이다. 한때 타고난 체질 덕분에 근육이 잘 붙고 유연성도 좋았으며, 지구력 역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몸을 최고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생활습관과 식습관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것이 관건이다. 운동을 하면서 몸의 변화와 컨디션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힘든 순간에도 하나씩 목표를 넘어서는 법을 알고 있다. 나이 들어서도 건강한 몸으로 삶을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움직인다. 코치 앱의 조언도 충실히 따르면서,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시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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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고통당하는 하나님만이 - 의심, 눈물, 기독교의 소망
비노스 라마찬드라 지음, 김종호 옮김 / IVP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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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고통당하는하나님만이_비노스라마찬드라 #IVP #의심눈물기독교의소망

비노스 라마찬드라의 책은 단순히 고통을 설명하거나 이론적으로 정리하려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암에 걸린 아내를 잃은 개인적 경험과 스리랑카 내전이라는 공동체적인 고통을 깊이 겪은 한 사람이다. 단순히 교리적인 해답을 주기보다는 고통을 직면하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 묻는다. 책을 읽으며 읽기전에도 불과 얼마전이지만 내 마음은 이전보다 훨씬 고통과 가까워졌다. 전에는 다른 사람의 아픔에도 병치레에도 마음으로 와닿기보다는 남의 일이었다. 그런데 어인일인지 이제는 남의 아픔도 직접적으로 와 닿는다. 무엇이 이리도 이런 마음을 주셨을까 싶다. 그것은 아마도 나 자신이 고통앞에 외면치 않고 더 정직히 서보았기 때문일까. 내 삶의 일부로 생각하고 간절히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전에 나에게서의 하나님은 마치 숨어계신 분처럼 느껴졌다. 아니 저어기 아주 멀리 나와 동떨어져있는 분. 내가 믿고 있지만 아주 멀리 떨어져 계시는 분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은 하나님이 단순히 고통의 이유를 설명해주는 교사로서의 거리를 두고서 계신분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오히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고통의 한복판에서 서 계신다. 내가 새벽마다 손을 모으고 치켜들며 입으로 고백하는 기도속에서 내 여러감정을 쏟아내도 하나님이 다 아신다는 믿음은 고통속에서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위로와 같다.

기도 속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 사람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내 마음이 기도를 통해 전달되어 조금이라도 견디기를 바라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나아지라는 기도일까? 혹은 고통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라는 기도일까? 기도하면서도 하나님께 묻는다. 내가 지금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 걸까? 그래서 나는 기도할때에 단순한 위로나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기도는 단순히 누군가를 위해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과 하나님이 함께 하는 자리에서, 고통 속 사람에게 전달되는 작은 연대의 표현이 된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왜 하나님은 해결해 주시지 않지? 왜 착한 사람들이 이런 아픔을 겪어야 하지?”라는 질문이 더 크게 다가오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억지 해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하나님이 멀리서 방관자가 아니라 고통을 함께 당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새기게 한다.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는 자유롭게 하나님께 질문하고 도전하며 심지어 분노를 표출할 수도 있다. 사랑받는다는 안정감이 탄식할 수 있게 하고, 탄식할 용기를 준다.
_1장 오 주여, 왜 당신의 얼굴을 숨기시나이까?>

<하나님은 고통을 가하거나 고통을 회피하는 분이 아니라 고통을 당하시는 분으로 계시되었다. 그러나 이 장의 초반부에 인용된 “오직 고통당하는 하나님만이 우리를 도울 수 있다”는 본회퍼의 유명한 문구대로라면, 그 하나님은 자유롭게 우리와 함께 고통당하기를 선택하면서도 고통에 압도당하거나 패배하지 않으셔야 한다. 하나님께 고통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다만 하나님은 창조와 창조 세계의 관계에서 이룰 목적을 위해 고통을 수단으로 받아들이신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부활과 이를 통해 시작되는 ‘새 창조’는 십자가형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
_3장 하나님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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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이는 없다
오인태 지음 / 책고래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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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아이는없다_오인태 #책고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문제아로 낙인찍힌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일까? 싶었다. 제목이 사회적으로나 교육적으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책은 시인이자 교육자로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해 온 오인태 선생의 어린이시론서이다. 저자는 20년동안 교단과 교육행정 현장을 넘나들며, 동시에 시인과 아동문학평론가로 꾸준히 활동해 온 분으로 아이들을 향한 깊은 이해와 애정으로 이 책을 썼다.

책은 동시와 어린이시의 차이를 초반부터 명확히 설명해준다. 동시는 어른이 아이를 위해 쓴 시이고, 어린이시는 어린이 스스로가 쓴 시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둘 사이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걸 설명한다. 저자는 수천편의 어린이시를 모으고 분석하며 아이들의 언어와 사고의 동일성, 현재성, 집중성이라는 세가지 핵심개념으로 정리했다. 책은 말한다. 나쁜것은 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억누르고 규격화하는 사회와 교육때문이라는 것을. 아이의 생각과 표현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지 못하고, 획일적 기준과 억압을 들이대는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아이의 언어와 시선을 있는 그대로 지켜봐야 교육이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간혹 나도 아이를 대할때에 무의식적으로 어른처럼 대할때가 있거나 어른의 논리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아이의 세계를 오롯이 바라보는 방법을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아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길러주는 따뜻한 안내서이다. 어린시절을 마주하게 하기도 하고 아이의 고유성을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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