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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여성, 나혜석과 후미코
나혜석.하야시 후미코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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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으로 봐서는 핫핑크의 잘 갖춰진 중산층이상의 느낌이 후미코인가 싶었고, 블랙의 다소 어두운 옷을 입은 일반여성이 나혜석인 줄 알았으나 반대였다. 그리고 나혜석과 후미코를 잘 몰랐던 나는 둘이 함께가는 여행기인 줄 알았으나 4년이라는 차이를 두고 떠난 각자의 여행기이다. 내 딴에는 반전의 반전이었다. 일등칸을 탄 식민지여성 나혜석과 삼등칸을 탄 후미코의 여행기를 머릿속에 그려보기도 했다.
나혜석은 일제강점기시대에 '신여성'이다. 집안에서 그 시대에 유학까지 갈 정도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화가, 시인, 작가로 다양한 분야에서도 뛰어났다. 나혜석은 <<구미여행기>>를 남겼다.
- 결혼하고 아이까지 있는 여성이었지만 나혜석은 1927년 남편과 함께 세계여행길에 나섰다. 자식까지 두고 세계 일주를 한 것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남녀는 어떻게 평화스럽게 공존할 수 있을까, 여자의 지위는 과연 어떤 것인가, 나의 그림은 어떤가” 하는 철학적·예술가적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지식백과 발췌>
하야시 후미코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갖가지 일을 다하며 작가를 꿈꾸며 <<방랑기>>를 출간하여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둘의 공통점이라고 꼽자면 신여성, 사회의 문제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자신의 올곧은 뜻을 내비치며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나혜석은 출국전부터 많은 사람의 배웅을 받으며 사회적지위를 쌓은 여성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결혼할때에도 신문에 나올정도로 유명인사였으니, 거기다가 결혼한 여성의 신분으로 아이는 놔두고 남편과의 단둘이 긴시간의 여행이럐 언론이 어떤 말들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반면 후미코는 겨우겨우 여행경비를 모아 만주사변전후로 여성 혼자다니면 위험한 시기에 혼자 떠나는 돌아 올 여비도 없이 떠나는 무작정 여행이다. 아무래도 일등칸은 여유가 넘치고 글에서도 편안함이 묻어난다. 사회적지위가 가져다주는 여유로움이랄까? 기차에서는 독창도 들리고 나혜석은 창가도 부르기도 했다. 후미코는 시베리아기차타기전에 물건을 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빵두개, 젤리, 주전자, 포크 등등 그녀의 꼼꼼한 면모를 볼 수 있었다. 후미코는 주변을 세세히 관찰하고 둘러보며 해외에서의 분위기도 느끼며 19일의 도쿄에서 파리까지의 여행 경비까지 적는 그녀가 신기하기도 했다. 나는 어디 여행다닐때에 이렇게 적었던 적이 있던가 하고 말이다.
두 여인의 긴 세계여행을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두 신여성의 이루고자 하는 것을 했다는 면도 멋있기도 했다.